|
손톱을 벗긴다던지 눈알을 뽑는다던지 하는 징그러운 장면에 약간 몸서리가 쳐지긴 하지만 그건 아마도 내가 공포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리라.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뭘까 하는 부담감을 벗어버린채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이런류의 영화가 요즘 은근히 땡기는 탓에 보게 된 영화인데 나쁘지 않다. 마호가니 역의 비니 존스가 강하게 인상에 남는다.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는 분이라곤 믿겨지지 않을만큼 다소곳하게도 앉아 있던 모습에 웃음이.
도시의 숨겨진 모습을 찍는 뉴욕의 젊은 사진작가 레온은 아트 갤러리스트 수잔 호프에게 좀더 긴장감 있는 사진을 찍어오라는 요구를 받고 새벽 1시가 넘은 시각 스릴있는 사진을 찾기 위해 밤도시를 배회하다가 우연히 어여쁜 아가씨가 건달들에게 돈을 뜯기는 장면을 목격하고 마구 사진을 찍어댄다. 자신들의 목표가 빗나감에 화가난 건달들은 레온을 위협하지만 CCTV화면에 찍힌 범행현장으로 다행히 레온은 건달들에게서 위기를 모면한다.
다음날 아침 어제 저녁 건달들에게서 자신이 구해준 여인의 실종 사건이 신문에 실린걸 보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유명한 모델이었던 에리카를 찍어 돈이나 뜯어내려는 스토커의 수작으로 경찰은 오히려 레온을 의심한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뿐이다. 건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여인의 사진을 몹시 맘에 들어하는 수잔은 리얼한 사진 2장만 더 찍어오면 사진작가로서 데뷔시켜 주겠다고 레온을 유혹하고 의욕에 차 도시의 밤거리를 배회하던 중 음산한 느낌의 마호가니를 만나게 되고 마호가니를 미행해 찍은 사진을 인화하다 이상한점을 발견한다. 실종된 여인이 차에 오르기전 닫히려던 문을 막아주던 사진에 찍힌 손에 끼인 반지가 마호가니의 손가락에 있는 반지와 같다.
레온은 모델을 납치한 용의자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의 행적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도축사 일을 끝내고 밤이면 정해진 시간에 지하철을 탑승하는 마호가니의 행동이 갈수록 수상하기만 한데 행방불명 사건 용의자로 여러번 지목되었지만 이렇다 할 혐의점을 찾을 수 없어 구속되지 않은채 실종자들은 행방불명으로 처리되었다는 기사를 찾아낸다. 분명 연쇄살인범일거라는 확신을 지울수가 없는 레온.
정확한 증거자료를 위해 마호가니가 탑승한 지하철을 오르는데 몰래 살인을 하는 장면을 찍어대던 레온은 자신의 미행을 이미 알고 있었던 마호가니에게 오히려 역습을 당하게 되고 실신했다 깨어나 보니 카메라가 없다. 마야는 잃어버린 카메라를 찾기위해 마호가니가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가 집안을 뒤지던중 마호가니의 가방에서 100년동안의 지하철 심야 운행표를 발견하고 마호가니에게 들켜 죽음의 위기에서 간신히 그곳을 빠져 나온다.
사진전에 출품된 마호가니의 사진을 들여다 보던 레온은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기운에 이끌려 마호가니가 일하던 도살장으로 찾아가게 되고 마치 오래도록 살인을 저질러온 사람처럼 익숙하게 그의 도살 기구들을 차례차례 자신의 몸에 입는다. 도살자의 복장으로 갈아입고 지하철을 기다리던 레온은 자신을 지나쳐 가는 지하철에 애인 마야가 탑승하고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이에 달리는 지하철에 뛰어올라 마호가니와 한판대결을 벌이는데. |
|
제목 :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Midnight Meat Train, 2008 원작 : 클라이브 바커-소설 ‘한밤의 식육열차 Midnight Meat Train, 1998’ 감독 : 기타무라 류헤이 출연 : 브래들리 쿠퍼, 레슬리 빕 등 등급 : 국내 18세 관람가 작성 : 2008.10.23. “모든 것의 균형. 당신은 그 어두운 반면을 마주할 용기를 지닌 자인가?” -즉흥 감상- 8월 22일의 금요일 밤. 영화를 보러가는 모임에서 ‘한밤중에 만나는 기차(?)’라는 영화를 보러간다기에 “오홍~ 영화 ‘크립 Creep, 2004’ 같은 기차괴담일까?”했었는데요. 당일 아침, 알 수 없는 느낌에 의해 예전에 선물로 받았던 소설 ‘피의 책 Books of Blood, 1998’을 통해 제목에서의 ‘미트’가 ‘만남 Meet’이 아닌 ‘고기 Meat’임을 알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순식간에 스쳐지나가는 지하철 차창의 불빛들과 잠들어 있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러다 문득 잠에서 깨어난 그는 어떤 느낌을 따라 천천히 움직여나가던 중 갑자기 뒤로 넘어지게 되는데요. 자신이 찐득하고 미끄러운 검붉은 액체를 뒤집어썼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모자라 옆 칸에서 ‘무엇’인가를 도축죽인 다른 한 사람의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렇게 한 낮의 그저 바쁜 도시의 일상을 보여주게 되는 화면은 그런 모습을 사진기에 담기 시작하는 한 남자에게 이야기의 바통을 건네주게 되는데요. 예쁜 여자 친구와 함께 살고 있던 그는 여자 친구의 도움으로 유명 갤러리에 자신의 사진을 전시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잠시, 좀 더 살아있는 사진을 찍어오라는 요구에 도시의 밤을 돌아다니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하철에서 경험하게 된 어떤 사건을 시작으로 한 남자를 만나게 된 그는 알 수 없는 어떤 느낌을 따라 그의 뒤를 쫓게 되고, 그 결과로서 무참한 살육을 목격하는 것에 이르게 되는데요. 어느덧 그런 죽음으로의 손길이 자신을 향하고 있었음에 살아남기 위한 버둥거림을 시작하게 되지만……. 글쎄요. 영화로만 본다면 그저 잔혹하다 할 수 있을 장면을 CG를 통해 그 자극을 극대화시켰으며, 예술영화도 아니면서 어려운 주제를 같이 말하고 있었다고 적어볼 수 있겠는데요. 음~ 이번 작품의 영향으로 영화 ‘헬레이저 Hellraiser’ 시리즈를 보게 되었다는 것은 일단 넘기고, 원작을 먼저 읽고 봐서인지는 몰라도 ‘밝음’의 하늘을 찌를 듯 높기만 한 빌딩 숲과 그 이면 속에 존재하는 그 반대의 상징인 지하 깊은 곳으로의 ‘어둠’에 대해 영상적으로 잘 담았다는 평가를 내려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소설에서는 주인공과 그의 상대역인 ‘백정’의 시점이 왔다 갔다 하면서 조금 헷갈렸던 기분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두 개의 시점이 존재하면서도 이왕이면 주인공의 시점을 좀 더 비중 있게 다뤘던지라 안정적인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한 가지 짚고 넘겨야 할 것은, 음~ 비위가 약하신 분들과 임산부 등 자극에 민감하신 분들에게는 절대비추천이 되겠다는 점과 ‘어둠의 힘’에 대한 설명이 조금 부족했다는 점이 그저 아쉬웠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역시 원작을 먼저 접하시고 영화를 즐겨보실 것을 권장해보는 바이군요. 밝음과 어둠이라.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 세상을 구성, 유지하는 힘의 흐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저는 상호보완의 성질로서 좋고 나쁨이 번갈아가며 평형을 유지한다는 것에 어느 정도 동의를 하고 있는 편이었지만, 아직 클라이브 바커 님의 작품을 몇 개 본 것 없을 지라도 정말이지 ‘피와 어둠’에 대한 그 찐득한 설명은 끔찍한 동시에 참으로 매혹적이었습니다. 아아아! ‘피’라!! ‘피’라는 것이 민감한 저까지 빠져들게 한 작품을 창조하신 작가님께 찬양의 노래를 바쳐 불러보는 바입니다!!! 으흠. 너무 흥분해버린 것 같아서 쉬었다 자리에 앉아봅니다. 그러고 보니 지인 분께 빌려드린 ‘피의 책’이 그리워져버렸는데요. 못 다 읽은 책도 빨리 만나보고 싶지만, 그 지인 분을 더 보고 싶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804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