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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8편의 동시가 차곡차곡 담긴 동시집입니다. 한 시인의 동시집은 접해보았지만, 여러 시인들의 동시집은 처음 접해봐서 느낌이 남달랐습니다. 여러 시인들의 감성이 동시에서 생겨나는 듯해 한편 한편마다 새로운 기분이 들었어요. 총 4부로 나뉘어졌는데요, 곽해룡 시인의 12편의 동시, 김정신 시인의 12편의 동시, 초대시인들의 24편의 동시가 있습니다. 동시의 소재도 아이들 일상에서 접하는 식구들, 놀이터나 학교의 주변 생활, 산이나 곤충 등의 자연이여서 아이도 저도 동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어요. 생활 속에서, 아름다운 마음을 담아서, 흙냄새와 산 냄새를 담아서, 우리들의 마음을 담아서 만들어진 동시들을 읽고 있자니 제 마음도 깨끗해지고, 어릴 적 추억이 떠올라서 기분 좋은 시간이였어요. 더불어 예쁜 말들로 지어져서 그냥 쓰는 말과는 또다른 느낌이였고요. 이 책 속엔 많은 동시가 있지만, 제 가슴에 찔린 동시를 소개할께요. 점수 -이옥용 92점을 받았다. 오늘 난 92점짜리 애다. 집에 오니 엄마는 안 계시고 싱크대엔 그릇이 수북이 쌓여 있다. 엄마는 몇 점짜리 엄마일까? 아빠는? 내 맘에 가끔 안 드는 선생님은? 하느님은? 이 동시를 읽고 정말 몇 점짜리 엄마인지 저를 되돌아보게 하는 순간이였습니다. 텔레비전만 말한다 -박방희 어떤 날 우리 집은 아버지도 말 안 한다. 어머니도 말 안 한다. 누나도 말 안 한다. 아무도 아무 말 안 한다. 푸들도 말 안 한다. 야옹이도 말 안 한다. 모두 다 입 다물고 네모반듯한 얼굴 거실에 주인처럼 앉은 텔레비전만 말한다. 이 동시를 읽고 가슴이 철렁했답니다. 정말 동화나 그림책을 읽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이였어요. 짧지만 그 속에 담긴 생각을 엿볼 수 있으니깐요. 동시는 이래서 짧지만 강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이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적은 부분을 살펴보면, "여러분은 이 동시집에 실린 많은 동시를 읽고 나면, 시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나도 일상생활에도 깊은 뜻이 담겨 있고 아름답고 훈훈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길을 가다가 본 강아지풀 하나, 골목길에서 마주친 도둑고양이 한 마리까지도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시는 바로 이렇게 작고 하찮은 것까지도 아끼고 사랑하게 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런 사랑하는 마음이 시가 가진 위대한 힘임을 알 수 있게 되었어요. 저도 동시집을 읽고 주위를 바라보는 시각이 좀 더 따뜻하게 바뀌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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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책 읽는 도령'인 우리 짱구가 과학책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게도(?!) 동시집이다. 오래 전에 <콩 너는 죽었다>에 나오는 '감꽃 피면 감꽃 냄새 / 밤꽃 피면 밤꽃 냄새 / 누가누가 방귀 뀌었냐 방귀 냄새'라는 시를 읽은 뒤 웃겨죽겠다고 낄낄 웃어대며 툭하면 아무데서나 외우고 다니던 이후부터다. 그래서 최근에 역시 김용택 선생님 동시집 한 권을 사줬는데, 이번에는 한 부모 또는 조부모와 함께 사는 외로운 시골 아이들 이야기에 뜻밖에도 감동을 느꼈는지 숙연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동시집을 읽기도 했다. 이번에 푸른문학상을 받은 동시집 <도둑고양이와 문제아>는 여러 시인들의 다양한 작품이 들어 있어서 특히 좋았다. 우리 짱구가 감탄하며 나에게 읽어준 시는 '개 이름' 이다. '행복이, 사랑이 고운 우리말 놔 두고 / 해피, 허니 왜 영어로 짓나, 개 이름 / 고운 우리말 개한테 주기는 아까워서 그럴 테지.' 이 시를 읽어주더니 '마지막 연에 가서 우리말로 개 이름을 지으라는 교훈적인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긍정적인 분위기로 마무리한 것이 놀랍다'는 제법 예리한 평을 하기도 했다. 어쭈~ ^^ 내가 제일 좋았던 시는 '좋아하게 되면서' 이다. 좋아하는 친구가 생기고 그 친구에게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그 친구에 대해 알고 싶고 알게 되는 설레는 마음을 어쩜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표현했는지 모르겠다.
과학책만 너무 읽어대고 명작동화라고 할 만한 것은 그리 읽지를 않아 가끔은 걱정이 되기도 해서 어떤 독서선생님께 여쭤봤더니, 아이가 스스로 충분하다고 느끼고 다른 분야로 관심이 넘어갈 때까지 가만히 놔두라고 하셔서 참고 기다리고 있는데, 그래도 이런 동시집을 좋아하는 것을 보면 안심이 된다. 동시 한 편에 담긴 구구절절한 이야기 한 편을 생각하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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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동시하면 그냥 예쁜 말로 된 예쁜 시를 떠올렸다면, 요즘 동시집에는 그야말로 솔직담백하고 정겨운 아이들의 웃음과 울음이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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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특별히 ‘푸른문학상 동시집’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곳이 지닌 ‘동시사랑’이다. 보통의 문학상은 ‘장편동화를 위주로 하고 있기에 ’동시‘에 목말라 있는 독자들에게는 이런 동시집이 더 애정이 갈 수밖에 없다. 더욱 더 생각을 보태어주는 것은 그 곳에 실린 시들이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도 그 시로 하여금 아이들에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어른들에게는 그것을 안아주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다. 시는 이렇게 마음과 마음을 잘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도 아주 단단하게.
이번에도 이 동시집을 잘 만났다는 생각을 한다.
고속전철을 성난 뱀에 비유한 ‘고속전철’의 표현 또한 재미있다. 그 뱀이 굴속으로 사라진 뒤 나올 때는 입에 커다란 들쥐 한 마리 물고 있겠다고 생각한 것은 역시 시인이 아니면 생각해 낼 수 없는 번뜩임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 이런 생각을 곧잘 했다. 내가 커서 어른이 된다면 아이들을 야단도 치지 않고, 공부도 시키지 않고, 매일 놀게만 할 것이라고.
-심부름도 시키지 않고, 소리도 지르지 않을 거야. 나 같은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 어른들에게 칭찬받으면 엄마가 나에게 물어보겠지? “대체 아이를 어떻게 키웠어요?” 그럼 난 이렇게 대답할거야. “민수 엄마 반대로 키웠죠.”-
동시를 읽고 있으면 우리가 어렸을 때 가졌을법한 감정들을 떠올려보게 한다. 어떻게 시 한 줄 한 줄이 우리의 그 때의 일들을 잘도 떠올리게 하고, 잘 다듬어놓았는지 감탄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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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동시집을 읽을 때면, 늘 그렇지만, 그 시절로 돌아가는 듯하다. 어린이가 직접 쓴 동시를 읽으면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하다. 그러므로 잘쓴 동시는, 어른들이 썼더라도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느낀 글이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읽은 이 동시집에서도 나는 멋진 시 몇 개를 발견했다. 동시집 속의 모든 시들이 내 맘에 쏙 들 수는 없다. 다만 그 중에서 하나라도 건질 수 있다면 그건 그 책을 읽은 보람이 된다. 물론 한권에 수록된 모든 시가 좋을 수도 있지만..(^^) 초등생 정도의 아이들을 위한 동시라서 그런가, 확실히 어린 유아를 위한 동시들과는 차이가 있다. 시어의 운율이나 리듬감보다는 내용에 치우쳐 있는 점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그래서 입속에서 맴도는 동시보다는 머리 속에서 맴도는 동시들이 대부분이다.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는 초등생들에게는 좋은 동시집일 것 같다. 이 동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도둑고양이와 문제아'라는 동시를 먼저 읽었다. 수록된 모든 시들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표지에 등장하였으니 먼저 읽게 된다. 사람들은 자기 눈에 비친 사실에만 주목한다. 그것의 앞뒤 사정은 언제나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담장을 드나드는 고양이는 다 도둑고양이이고, 담장을 뛰어넘는 아이는 다 문제아인 것이다. 때로는 내 눈으로 확인한 사실도 사실이 아닐 때가 있다. 단편적이고 직선적인 시각으로 사물을, 사건을 바라보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오류가 아닐까? 아직 어린 한솔이가 동시집을 뒤적이다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했나보다. 분명, 삽화에 눈이 간 것이지만, 그 시를 읽어주었다. 바로 '날개'라는 시이다. 내가 보기에는 아주 단순한 삽화인데 한솔이 눈에는 그 부분만 보이나보다. 요즘 길을 가다가도 잠자리만 보면 잠자리가 날아간 자리를 끝까지 눈으로 좇고 있는 한솔이니 그럴만도 하다. 동시와 함께 수록된 삽화도 동시를 읽게 만드는데 한몫 하는 도구이다. 그런가하면 내 맘에 쏙 들어온 시는 '소나기'이다. 오줌 마려운 먹구름이 시원하게 오줌을 누었다는 상상은 생각만으로도 재미나다. 연잎 우산을 쓰고 도망가는 개구리 삽화도 재미있다. 초대시인의 작품인 '텔레비전만 말한다'는 흔히 볼 수 있는 거실 풍경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안되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다. 자연이나 어떤 현상을 노래한 동시들은 기발한 생각과 엉뚱한 상상으로 넘쳐난다. 그러나,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은 몇몇 동시들을 읽을 때면 조금 답답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