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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시대에 안중근 사진이 잘 팔렸다고? -경성, 사진에 박히다
"일제 시대에 안중근 사진이 잘 팔렸다고? -경성, 사진에 박히다" 내용보기
사진에 찍히다가 아닌 '사진에 박히다'라는 표현에서부터 상당히 옛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사진이 처음 들어왔을 때에는 영혼을 뺏긴다고 사진 찍는 걸 거부하는 해프닝이 많이 벌어졌다고 하는데, 제목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온 과학 문명을 누리게 되는 경성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동시에 왜 하필 '사진'이지? 하는 의문 또한 품게 한다. 그런데 '사진'이었던 이유에는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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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찍히다가 아닌 '사진에 박히다'라는 표현에서부터 상당히 옛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사진이 처음 들어왔을 때에는 영혼을 뺏긴다고 사진 찍는 걸 거부하는 해프닝이 많이 벌어졌다고 하는데, 제목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온 과학 문명을 누리게 되는 경성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동시에 왜 하필 '사진'이지? 하는 의문 또한 품게 한다.

 

그런데 '사진'이었던 이유에는 여러 의미가 함의돼 있었다. 근대를 표방하는 문물로서 또 그 사진을 재현하는 주체, 찍히는 대상까지 포함해 조선의 변화상을 폭 넓게 포착할 수 있는 중요한 매체였던 것이다.

사진을 처음 찍을 때 조선인들의 표정이 막 상상이 됐다. 조심스럽게 혹은 신나게 더러는 겁내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펑하고 연기같은 것이 솟아 올랐을 때에는 깜짝 놀라기도 했겠지.

사진은 광범위하게 활용됐고, 빠른 속도로 보급됐다. 이 신문물 덕분에 기존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풍속도가 탄생됐던 것이다.

 

'경성, 사진에 박히다'는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권력, 사진에 눈 뜨다 2부 경성 사진관에서 생긴 일, 3부 사진, 사건 사고의 중심에 서다, 4부 사진을 둘러싼 신문화의 풍경들. 사진으로 벌어지는 흥미로운 사건들은 너무나도 많았는데, 이것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다. 사진은 새로운 변화 즉 근대적 징후를 드러내는 수단이었다. 동시에 일제치하 식민통치를 관철하는 통제수단이 되고마는 시대적 상황 또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일제치하에서는 사진 촬영하려면 다양한 법령과 사상 통제, 그리고 질서 유지 등의 이유로 많은 제약을 받아야했는데, 이것은 정보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사진은 신분증명이라는 미명하에 조선인들 감시수단이 되기도 했고, 한반도 사진촬영은 통제됐다. 순종 국장같이 조선인들이 운집하는  대규모 집회 또한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언론에 족쇄가 됐던 것이다.

 

의외였던 것은 안중근 사진이 인기가 있었다는 사실이었다.아마 지금의 체 게바라같은 느낌이었나본데, 일제입장에서는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다. 치안 방해라는 이유로 안중근 사진 판매를 금지시켰는데 일제로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상징 숭배효과와 사회구성원들 사이의 구속력 강화효과라는 인물사진이 갖는 효과를 감안했을 때 그냥 넘길 수 없었던 것이다.

 

당시 조선인 비행사 안창남의 명성이 조선에서 높아지게 된 데에는 사진이 대단한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늘을 날고 조종하는 그 멋진 시각적 이미지가 신문을 통해 널리 전해지면서 조선인들 사이에 안창남은 선망의 대상으로 부상됐던 것이다.

 

일제는 사진이 활용되는 방식에 대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감시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사진의 위력은 점점 확산됐고, 그 쓰임새는 더욱 그 범위를 확장해갔다. 그렇게 된 데에는 근대적인 문명이 생활 속으로 침투해 들어온 것 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사진은 그 자체가 근대문명이었지만 동시에 문명화 될수록  그 활용가치는 더욱 다양해지고 활성화됐다.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넓어졌다. 신문화,신산업의 물결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도구가 됐다.

 

기차여행이 활발해지면서 관광, 여행지 등 볼거리를 찍은 사진이 늘어났고, 결혼이나 입학 졸업등 근대적 생활방식과 교육의 보급은 사진과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되었다. 사진은 일상을 파고들었고, 식민지 관광사업과 관광사진까지. 심지어 기생들은 광고 목적으로 사진을 찍었고, 조선의 여성이 사진을 통해 하와이 조선 남성과 결혼하는 이른바 사진결혼이 탄생했다. 에로 사진은 욕망을 충족하는 수단이 되었다.

애정문제로 괴로워하다 자살을 감행한 인물 상당수가 연인의 사진을 품고 있어서, 사진은 근대조선의 희노애락을 표현하고 기록하는 가장 강력한 매체가 된 것이었다.

 

인물 사진 뿐 아니라 학술,과학, 산업, 군사,문화등 사진의 용도가 인간활동의 전분야도 확산되면서 사진사는 전망좋은 직업으로 각광받게 됐다. 사진관이 급증하게 된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1930년에 이르면 경성에만 사진사가 340명에 달했고, 전국적으로는 1000명이 넘어선 것을 보면 조선에서 사진 산업이 본궤도에 올라선 것이다.

아직 유교적 봉건적 관습의 영향아래 있었던 여성을 위해서 여성 사진사도 등장했다. 이홍경이 최초로 부인들을 위한 사진관을 열었는데 이는 직업 사진사로서, 여성이 재현의 대상에서 재현의 주체가 됐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표지에는 흰 저고리를 입고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고 웃는 여성의 흑백 사진이 실려있다. 이홍경의 남편 채상묵이 운영하는 경성사진관에서 촬영한 사진이라고 하는데, 채상묵이 조선에서 초상화를 가장 많이 그린 화가 채용신의 아들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사진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이 화가의 아들은 감지했던 것이고, 그것은 사진이 갖고 있는 문명적 성격과 근대성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경성, 사진에 박히다'에는 사진과 관련한 여러 사연들을 게재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박열과 관련한 사연이었다. 그가 미결수 신분이었을 때 사진이 언론에 보도됐다. 아내와 함께 한방에서 다정하게 포옹하고 있는 사진, 고작 이 사진 한장으로 일본 정치계는 발칵 뒤집혔을큼 엄청난 파장을 몰고왔지만 그보다 나를 더욱 놀라게 했던 것은 박열의 전향 사실이었다.

최근 박열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그는 일제하 무정부주의자의 대명사격이었고, 끝까지 일제에 저항한 인물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1935년에 이미 사상적으로 전향했고 그 뒤에는 일본을 위한 국방 헌금에 앞장선 적도 있다니.. 실로 충격적인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 독립운동사는 좌우불문하고 모두 반 쪽짜리가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생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일제 시대 경성은 매혹적인 사진의 위력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공간이었다. 사진은 본격적으로 발현되기 시작한 근대를 기록하고 있었고, 동시에 사진 자체가 근대성을 드러내는 매체였다.

휴대폰으로 인해, 일상 그 어떤 순간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디지털 시대인 지금 이렇게 막 도입된 경성시대 사진, 이 당시에 사진은 일상보다는 특별한 상황과 남기고 싶은 순간을 기록하고 보전하는 매체였는데. 그래서 고전의 향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경성시대 사진은 여러 얼굴을 드러내고 있었다. 식민지를 통제하는 감시자의 눈 역할에 신문화를 이끌어갔던 힘, 그 시대를  담아냈던 기록이었고, 표현의 수단이고 욕망을 충족하는 탐닉적인 시각 또한 지니고 있었다.  사진은 근대와 식민, 욕망과 금기 사이에서 때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근대성을 발산했던 문명의 힘을 보여준 강력한 이기였던 것은 분명했다. 

 

 

e****0 2017.11.23. 신고 공감 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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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사진에 박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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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사진기가 귀하던 시절이어서인지 유년시절의 사진은 거의 없다.돌이 조금 넘어 외가에서 찍은 흑백사진과 일곱살 때 이웃집에서 전통 혼례시에 무심코 찍은 사진 한 장이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의 사진이다.가끔 불필요한 잡동사니를 정리하다 앨범을 꺼내 그 사진을 바라보면 입가에 미소가 고이게 된다.    지금이야 사진기술이 발달하여 개인의 취미 및 작품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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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사진기가 귀하던 시절이어서인지 유년시절의 사진은 거의 없다.돌이 조금 넘어 외가에서 찍은 흑백사진과 일곱살 때 이웃집에서 전통 혼례시에 무심코 찍은 사진 한 장이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의 사진이다.가끔 불필요한 잡동사니를 정리하다 앨범을 꺼내 그 사진을 바라보면 입가에 미소가 고이게 된다.

 

 지금이야 사진기술이 발달하여 개인의 취미 및 작품사진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세월의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사진으로 바라본 한국 근대 사진사는 19세기말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와 공간적 배경을 음미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한국에 사진기가 처음 들어오면서 일반인의 눈에는 사진기가 혼을 빼앗아 가는 기계로 인식되기도 하고,신분 증명의 도구가 되기도 했다.나아가 당시 경성(서울)에 일본인 및 조선인에 의에 사진관이 생기면서 사진은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된다.

 

 오늘날 디카,스마트 폰등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사진의 개념과 인식이 예전과는 천양지차가 나지만 당시에는 일제에 의한 권력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하고,군 작전상 지형지물을 이용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했다.일제는 군사상 기밀을 요하는 경우에는 촬영거리,촬영 고도 등을 엄격히 제한하기도 했던 시절이 있었다.

 

 인물과 배경 사진 등도 매우 이채롭다.최초의 조선인 이홍경 부부에 의한 사진관을 통해 사진으로 신분을 과시하기도 한다.사진은 사건 사고의 중심에 서기도 하며,신문화의 풍경들의 정점이 되기도 한다.사진촬영과 관련된 사기.위조.착취 사건 및 사진사가 살해되거나 자살한 사건,사진을 남기고 실종되거나 유괴.익사.괴사한 사건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범죄와 사건 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또한 구한말 하와이 이민을 간 남자와 조선에 있는 여자가 결혼을 하려면 하와이에 나가 있는 사람 사진 한 장만 보고 억지로 결혼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진에 나와 있는 인상으로는 그 사람의 성격과 결혼관,장래성을 알 수가 없기에 살다가 파경을 맞기도 하는 경우도 있다.이렇게 사진 한 장으로 결혼을 하는 여자를 '사진 신부'라고 한다.

 

 이 글에 실린 조선의 산하는 매우 한산하고 쓸쓸하기만 하다.1930년 무렵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가지,1930년 함남 장진의 한 국경경비대 초소,1904년 사진관 외관,1908년 보통학교 여학교 모습,경성 유람버스 코스,1927년 삼방폭포의 모습들이 실려 있다.근대 사진사를 통해 다양한 사진들과 사진들의 쓰임새 등을 관조해 보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j******6 2012.11.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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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너머로 보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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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참 재미있는 세계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사진은, 비록 한 장면을 그대로 정지시켜 놓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진 너머에 존재하고 있는 것과, 사진 속 인물의 표정을 통해 많은 것을 추측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한 장의 사진을 보고도 많은 생각에 빠지는 것이리라.   아버지는 사진사였다. 비록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나셨지만, 내 어린 시절은 늘 사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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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참 재미있는 세계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사진은, 비록 한 장면을 그대로 정지시켜 놓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진 너머에 존재하고 있는 것과, 사진 속 인물의 표정을 통해 많은 것을 추측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한 장의 사진을 보고도 많은 생각에 빠지는 것이리라.

 

아버지는 사진사였다. 비록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나셨지만, 내 어린 시절은 늘 사진과 함께 했었다. 사진관에 사진을 맡기러 온 사람들은 제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있었고, 사진을 정리하며 그들이 찍은 순간순간을 훔쳐보는것은 내 어린시절의 즐거움 중 하나였다. 사진은, 일회성이 아니라 추억하고 싶은 순간을 영원히 내 곁에 두게 해주고 사진 너머의 세계를 내 곁에 끌어다 주기도 한다.

 

'경성, 사진에 박히다' 역시 사진 너머의 세계를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일본의 침략속에서 사진 역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사진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이유 역시 조선인을 통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서류를 만들면서 사진을 첨부하도록 하면서부터였다.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을 찍어 여기저기 뿌리면서 감시하고 억압했던 일제의 치밀함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전운이 감돌면서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제공권까지 간섭하고 급기야 여행시에 카메라를 소지하면 압수하기까지 했으니, 말 그대로 사진은 국가에 의해 늘 간섭당하는 상태였다.

 

그외에도 사진으로 통해 그 당시의 시대상을 살짝 엿볼수도 있는데 여성만을 위한 '부인사진관'이 존재했고, 또 최초의 여자 사진사-이홍경이 있었다는 사실. 사진 한장만으로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결정한 사실. 현재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 몰카가 그때 당시에도 존재했었다는 사실등은 그 당시의 시대상을 사진과 함께 엿보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글쓴이는 말한다. "우리가 아는 근대의 모습이란 대부분 사진에서 비롯되었고 우리는 이미지를 근대라고 설명한다. 그 재현 방식이 객관적인 것과는 달리 사진의 주제와 구성은 얼마든지 주관적인 개입이 가능하기에, 누가 재현했느냐에 따라 사진의 사태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 부분이 사진의 아찔한 함정이다."

사진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찍어냈다고 해서 그것이 사실을 말하는 것은 아닐것이다. 그 사진을 찍기위해 연출한 사진사의 의도를 꿰뚫어 볼 수 있어야 근대 사진속에서 우리가 보고자 하는것을 정확히 볼 수 있을 것이다.

p******0 2008.12.10. 신고 공감 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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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박힌 그 시절의 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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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사진에 박히다>는 이런 부제가 붙어있다.  "사진으로 읽는 한국 근대 문화사"그리고 이어서 "안중근 사진에서 에로 사진까지, 사진과 사건의 재구성 "이라는 설명이 표지에서 강조되고 있었다. 일단 프롤로그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을 인용해본다. 아마도 이 책을 사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실 것이다."근대 신문기사 속에서 발견되는 사진문화는 다종다기한 모습으로 다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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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사진에 박히다>는 이런 부제가 붙어있다.  "사진으로 읽는 한국 근대 문화사"
그리고 이어서 "안중근 사진에서 에로 사진까지, 사진과 사건의 재구성 "이라는
설명이 표지에서 강조되고 있었다. 

일단 프롤로그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을 인용해본다. 아마도 이 책을 사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실 것이다.

"근대 신문기사 속에서 발견되는 사진문화는 다종다기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피식민 조선인들에 대한 통제와 관리의 수단으로, 신분 증명의 도구로, 정보 독점의 기술로 사진이 행사되기도 하고, 사진관을 통한 초상 이미지의 대중화가 진전되면서 전통적 재현 방식에서 근대적 재현 방식으로 전환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각종 사진 관련 이슈와 범죄가 발생했으며, 한인 이민사회에서 비롯된 사진 결혼 제도가 성행하고 근대적 성풍속의 단면을 보여주는 성 에로 사진이 출현하기도 한다. 시간적 거리 때문에 생소하거나 낯선 풍경들도 잇지만 안중근 사진 소지자에 대한 단속 사건은 1980년대 숱한 공안 사건들을 떠올리게 하며, 자살 전날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을 신문사에 보내고 죽은 한 학생의 사연에는 2007년 세계를 놀라게 한 버지니아공대 총기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한인 학생의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그 시절에 대해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참으로 피상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일제 식민지 시절, 아니 일제 강점기 시절의 경성의 삶에는  이렇게 다양한 모습이 있었다는 것이 참으로 의아하게 다가왔던 것은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생각 , 으레히 식민지 기간동안 그네들이 맞닦뜨렸을 암울하고 비참한 현실만 생각했기 때문일까?

사진에 박힌 경성은 그야말로 모자이크같이 다양한 모습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독립 운동가들의 수감 모습이 사진에 아프게 박혀 있다. 표표히 박혀있는 그네들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독립 운동의 좌절이 나의 마음도 아프게 한다.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된 유관순의 수형 기록표에서, 그리고 치안 유지법 위반으로 감금된 한용운의 수형 기록표에서 보여지는 쓸쓸한 옆모습은 그래서 더 아팠다. 마치 마음 속 가득한 울분들이 미처 터트려지지 못하고 작은 사진 속에 박제된 느낌이랄까? 처연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마음이 아픈 사진도 있었지만, 놀랄만한 사진들도 여럿 들어있다.
안창남의 비행기 사진도 그렇지만, 1923년 동아일보에 실린 몽타쥬 사진 <어린이 천 사람, 동아일보 1천 호 기념.도 그렇다. 1000명의 어린이 사진을 모집하여 실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때 가정에서의 사진 촬영이 보편화되었었다는 것인데...  
지금도 새해 벽두에 보여지는 신문의 첫 일면에서의 사진 모자이크, 이것이 1923년에도 있었구나 생각하니 신기하기도 하다.

더불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사진사 이홍경의 이야기도, 그녀가 근화여학교 사진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것도 정말 신기했다. 아직도 여자가 사진 촬영을 하면 생경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때부터 여성 사진사가 있고, 그녀가 또다른 후배들을 길러냈다는 것도 정말 놀랍고, 그때의 경성이나 지금의 서울이나 모습은 같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오버랩된다고 말한 것처럼, 하와이 사진 신부의 모습도 현재 결혼정보회사같은 곳을 통해 이루어지는 국제 결혼과 다를바가 없고, 사진결혼으로 이한 중매인들의 사기와 횡포가 엄청 났다고 한 것이나  자살 직전 사랑하는 이의 사진을 품고 자살하거나, 혹은 사진을 찍은 후 다음날 자살을 했다는 것 또한 현대의 모습과 뭐가 다른가. 

신문에 경쟁적으로 실리던 성 관련 서적과 에로 사진의 광고나 1935년 1월 경기도 안성에 사는 여섯 청년들이 목욕하러 온 여성의 나체를 훔쳐 보고 촬영한 사건들도 생경하지만, 한편으로는 생경하지 않다. 심지어 그시절에도 동성연애로 인한 자살 사건이 있었다는 것도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예전에 갖고 있던 어떤 막연한 상상 - 일제 강점기하에 조선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이 여지없이 부서진 측면도 없진 않았지만,  사람들의 삶이란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색채를 띨 수 밖에 없다는 것, 경성 시절의 그네들이나 현대 서울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나 살아가고 있다는 것, 삶을 산다는 것에는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는 것도 책을 읽으며 생각된 것이고, 무엇보다 읽는 내내 전도서의 말씀이 떠오른 것은 역시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바가 진리라는 것이다.  "  이미 있었던 것이 앞으로 있을 것이며 이미 된 것이 앞으로도 될 것이니, 해 아래 새 것이 없도다"(전도서 1:9)

i******e 2008.12.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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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사진에 박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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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에서 부터 옛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경성 사진에 찍히다가 아닌 경성 사진에 박히다가 훨씬 정감을 느끼게 한다. 나이드신 어른들은 아직도 사진을 박는다고 표현한다. '사진을 박다' 할 때 '박다'는 사진의 속성에 들어맞는 표현이란다.   이 책에는 여러가지의 근대 우리나라의 사진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건조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역사다큐먼터리처럼 소개하고 있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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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에서 부터 옛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경성 사진에 찍히다가 아닌 경성 사진에 박히다가 훨씬 정감을 느끼게 한다. 나이드신 어른들은 아직도 사진을 박는다고 표현한다. '사진을 박다' 할 때 '박다'는 사진의 속성에 들어맞는 표현이란다.  

이 책에는 여러가지의 근대 우리나라의 사진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건조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역사다큐먼터리처럼 소개하고 있다. 한 장의 사진 속에 당시의 사회상이 어떤 식으로 녹아 있는지, 개개인의 일상에?shy; 사진은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소상하게 설명하며 당시의 사진문?shy;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이 책의 저자는 ‘구보씨’ 라는 아이디로 활동하고 있는 이경민씨다.  한국 사진사 연구에 관심을 두고 사진 평론과 전시 및 출판 기획 등의 일을 해온 저자는 현재 사진아카이브연구소를 운영하면?shy; 근대 사진 아카이브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록되어 있지 않은 당시의 옛사진을 좀더 보고 싶어 저자가 운영하는 카페를 방문해 보았으나 회원가입이 되지 않으면 볼 수 없도록 문을 닫아 둔점이 좀 아쉬웠다.

책은 먼저 근대 신문 기사 속에  발견되는 사진은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각종의 사진 관련 이슈가 관심을 끌었다.  1926년, 일본 총독 살해를 기도했던 청년 안중근 의사 사진이 처음엔 일본이 '범죄자 사진'으로 배포되었다가 그 뒤 숭배의 대상으로 일본인 업자들까지 마구 복제해 파는 바람에 부랴부랴 판매를 금지한 일이나 1927년 격리돼 수감 중이던 아나키스트 박?shy; 부부가 포옹하고 찍은 그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사진이 일본 내각을 뒤집어놓은 일 등 많은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당시의 경성이 사진에 어떻게 활용됐는가를 설명하면서 당시 시대의 면면들을 소개한다. 당시 사진관들에 엄청난수익을 안겨준 신분증명사진 붐은 일제가 조선인들을 관리·감독하기 위해 사용한 술책이었으며 조선인 비행사로서는 처음으로 안창남이 경성을 비행하며 찍은 사진들은 당시 조선인들에게 독립의 꿈을 심어주었다는 사실,경성 최초로 ‘부인사진관’을 내고 남성 사진사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사진관을 꾸려나간 프로 사진사이자 이후 근대 여학교 사진과 교수가 된 신여성 이홍경의 이야기,  1930년 사진사 수가 1800여 명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으로 대중화된 사진관의 번창기 등 사진과 얽혀있는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또 그 당시의 우리나라의 풍속을 엿볼 수 있는 사진들도 다수 등장한다. 1920~30년대에는 사진엽서가 많이 팔렸다. 꽃 대신 책을 들고 모델 뺨치게 당당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기생의 사진은 당시 기생들은 화려하게 성장하고 찍은 사진을 널리 뿌리며 스스로를 광고했다. 당시 경성의 한량들은 밤마다 요릿집에 모여 흥청거렸으며   조선총독부 철도국이 펴낸 '조선의 인상'이라는 소책자의 관광 사진엽서 사진. 하와이 이민자와 사진만 보고 결혼하는 사진 결혼의 풍속 등 흥미로운 근대 사진들이 가득하다. 


피식민 조선인들에 대한 통제와 관리의 수단으로, 신분증명의 도구로, 정보 독점의 기술로 사진이 행사되기도 하고, 사진관을 통한 초상 이미지의 대중화가 진전되면서 전통적 재현 방식에서 근대적 재현 방식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프롤로그」에서

 "세월은가도 사진은 남는다"라는 말이 있다.1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남겨진 사진에서는 그 지난 세기 초반 이 땅에 살다 간 당시의 사람들의  소상한 설명과 생생한 옛 사진이 잘 어우러져 있어, 당시 사람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것만 같은 책으로 과거의 사람들이 생각하던 사진에 대한 부분과 사진이라는 새로운 매체로 이미지가 근대사회로의 이행에 있어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게 해준 책이었다. 




k****7 2008.12.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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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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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보이는 것은 눈이라는 감각 기관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눈으로 보는 것은 거의 진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람들에게 신뢰와 찬사를 받기 마련이다. 그러면서도 늘 그 중간에 보이지 않는 무언의 것들이 많이 숨어있음을 알면서도...   사진이라는 매체는 과거보다 현대에 더 각광을 받는다고 여겨진다. 이제는 보이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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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보이는 것은 눈이라는 감각 기관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눈으로 보는 것은 거의 진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람들에게 신뢰와 찬사를 받기 마련이다. 그러면서도 늘 그 중간에 보이지 않는 무언의 것들이 많이 숨어있음을 알면서도...

 

사진이라는 매체는 과거보다 현대에 더 각광을 받는다고 여겨진다. 이제는 보이는 기록이 사진뿐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비주얼 매체를 통해서 보이는 기록자료로 남기는 하지만 ,역시 보이는 것의 기계적인 원조는 사진만한 것이 없다. 사진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현재와는 달리 보이는 것을 충실히 찍기만 하던 가장 기초적인 의무에 충실했던 때의 사진을 보면 이미지 창출을 하지 않은 원초적인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진이라는 기술이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와 보급되기까지의 과정과 함께 사진으로 담아내는 경성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기에 사진매체를 통한 역사의 변화과정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색다른 기대감을 안고 있었다. 그동안 활자를 통한 역사적 자료에 익숙한 탓에 더더욱 그랬나 보다.

 

'사진을 찍다'도 아니고 '사진에 박히다'라는 표현이 익숙하던 때에 경성의 모습은 보이는 그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은연중에 알고 있던 부분도 있지만 사진이 담아내는 사실성?때문인지 사진을 찍을 때에 주어지는 자유도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는가 보다. 경성부청과 경성의 조지아 백화점 사진을 올려다보며 박힌 사진을 통해서는 보안상의 이유로 이 건물을 넘어서는 위치에서 사진찍기는 철저하게 금지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얼마전 읽은 책에서 미얀마에서 보안상의 이유로 사진찍기가 자유롭지 않다는 말을 들었는데 당시의 경성의 모습이 그랬는가 보다.

 

자유롭지 않은..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사진은 비단 이런 사진뿐이 아니다. 사람의 혼을 빼앗는 요물처럼 여겨지기도 했던 사진은 실제로도 그런 역할을 한 부분이  있다. 비극적인 역사의 한 자락이겠지만 항일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이들을 철저히 관리감독하던 기능으로 사용된 일종의 증명사진들이 그러하다. 일본은 철저하게도 사진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조선인들의 삶을 제한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치않아도 사진에 박혀 남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나마 이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다행이다 싶기도 하면서도 이렇게 남은 자료로 이들은 평생 자유롭지 못했겠구나 싶은 마음에 혼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사진에 담긴 경성의 근대적 풍경을 살피면서 사진이 남긴 입체감을 느끼면서도 실제와 다르게 충분히 왜곡시킬 수 있는 자료의 대표선수로 사용될 수도 있는 사진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신문을 읽더라도 보이지 않는 행간또한 놓치지 말고 읽으라고 했던 말처럼 사진을 통해서 보는 자료 역시 그것이 최대한의 진실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래도 눈이라는 감각기관을 통해서 들여다 보게 되는 모습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가장 잘 박히게 되는 것 같다. 경성의 근대적 모습의 진실과 허구를 사진과 함께 살필 수 있는 책, 나로써는 첫음 맛보는 사진의 진실이었기에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잊혀지지 않는 표지 사진 속의 여성의 웃음과 함께 [경성, 사진에 박히다]가 내 마음 속에도 박힌 것 같다.

c******u 2008.12.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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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재현한 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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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강물처럼 흐른다. 강물은 막을 수 있지만 시간은 어떻게 멈출 수가 없다. 타임머신이라도 있다면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기도 하겠지만, 그 것도 상상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그런데 시간을 잡아 둘 수 있는 사진이라는 마술 같은 기술이 그 해결사 역할을 했다. 서양에서 출발한 사진술이, 우리나라에 첫 등장한 것은 조선의 외세 침입인 신미양요 사건의 사상자를 찍은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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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강물처럼 흐른다. 강물은 막을 수 있지만 시간은 어떻게 멈출 수가 없다. 타임머신이라도 있다면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기도 하겠지만, 그 것도 상상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그런데 시간을 잡아 둘 수 있는 사진이라는 마술 같은 기술이 그 해결사 역할을 했다.


서양에서 출발한 사진술이, 우리나라에 첫 등장한 것은 조선의 외세 침입인 신미양요 사건의 사상자를 찍은 장면이라는 우울한 사실에서 시작 한다. 암울한 시대의 풍경을 교훈으로 남기는 이 사진으로 말미암아 말 없는 역사를 대신하고 있다. 이처럼 100 여 년 전의 시간이 기록된 사진으로 그 시대를 재현하는 책이다.


저자는 역사사진 전문가로 온라인에서 구보 씨라는 아이디로 활약 중이다. 한국 근대성을 읽는 기획의 하나로 근대 문화와 사진을 사건을 통하여 살펴본 이 책은, 근대의 역동적인 삶을 잘 그려내고 있다. 모던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매체인 사진을 통하여 근대인의 삶이 어떤지 ? 그 궁금증을 잘 풀어내고 있다. 식민지 조선의 시간 속으로 산책 하듯이 살펴본다.

 

근대의 사진은 식민지 제국시대의 권력의 도구로 시작 하였다. 조선 총독부의 통제와 관리 도구로 사진이 이용 되었다. 형무소 수형 표를 단 한용운, 유관순의 모습처럼, 신분 증명이나 정보 독점의 기술로 사용되어 피해자의 의식이 드러난다. 안중근 의사의 옥중 모습이 일제의 손에 의해 사진으로 담겨 일반인에게  유포 되었던 것도 식민지 시대의 우울한 사회 풍경 이다.


신문 범죄 사진이 논란이 되었던 식민지 조선의 운명적 삶을 엿보는 장면도 사진 속에 박혔다. 아나키스트 박열이 그 부인과 교도소에서 함께 찍힌 사진이 비밀리에 퍼지게 되어 큰 화제가 된 것이다. 또 청춘 남녀나 기생이 자살할 때 미리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남기고 목숨을 끊는 풍습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사의 찬미를 부른 윤심덕이 현해탄에 몸을 던지기 전에 동생과 촬영한 사진이 역사 자료로 남아 있다.


"나를 기억해줄 것을 요구하는 죽은 자들의 마지막 기원이 사진 안에 들어있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남은 자들의 기억 속에 다시 태어나는 역설, 삶과 죽음의 인덱스인 것이다."
-  p194 -


젖가슴을 드러낸 사진의 진위가 논란되기도 했지만, 식민지 조선의 관광 홍보를 위해서 제작한 사진엽서도 이 시대의 특징이다. 과거의 촌스러운 모습이나 관광지의 절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하와이로 간 사진결혼의 풍습은 요즘은 동남아시아의 신부와 국제결혼 하는 일과 같다. 사진 한 장으로 운명을 결정하게 되는 시발이 되었던 것이다.

 

" 일제는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조선의 표상을 만들어 냈고 선택적으로 찾아낸 이미지를 조선 전체의 것인 양 일반화 시키는 표상 전략을 구사 했던 것이다. "
- p272 -


일본인이 운영하는 사진관이 들어서면서 집안의 대소사 기념을 출장 사진으로 찍어주던 일이 흔해졌고, 여행을 가면 스냅사진을 찍어 추억으로 남기는 광경이 떠오른다. 카메라가 귀하던 시절이라 큰 재산으로 치부되던 시기라, 그에 따른 상해 절도 사건도 연이었다. 지금의 카메라 만능 시대에 비추어 보면 믿겨지지 않을 만 한 사진사의 수난시대도 있었다.


여성 사진사의 등장도 특이한 일이다. 여성의 섬세함을 이용한 이점과 전통 유교의 사상에 젖은 당시의 관습의 풍토에 따른 사연이 있다. 최초의 여성 사진사의 자료는 분명치 않지만, 1926년 사진학과 교수인 이홍경이 처음 부인 사진관을 열었고, 남편은 인사동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부부 사진사였던 기록은 여성의 평등을 보여준다.


“에로 사진은 근대적 욕망이 투사되는 장소이면서 동시에 식민지 조선인들의 좌절된 욕망을 보여 주는 근대적 메타포였다.”
- P266 -


조선의 성 풍속도를 보여주는 에로사진이라는 나체사진도 출현 했다. 예술이나 외설이냐의 시비가 따르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매일 반이다. 풍기 문란을 해치는 비윤리적 외설 사진이 예전에도 오늘 날의 몰 카 형태로 촬영 되었다는 것은 엿보기 심리의 기원이 되는 근대 문화의 한 단면이다. 사진과 사건을 주제별로 재구성한 이 책을 눈여겨 볼 사람이 찾는 주요 장면의 하나이다.

 

자료사진이 부족한 현실에서 근대의 모습을 찾아내려는 저자의 고심으로 < 기생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나 < 구보씨 사진 구경 가다 1883 - 1945 >에 이어지는 역작이다. 경성의 사진관에서 찍은 인물사진이 표지로 디자인 된 이 책은, 잡지에 연재하던 글을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근대 문화사를 사진의 눈으로 분석하고 비평한 주목할 만한 역사 교양서이다.

 

e*****1 2008.12.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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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거기, 그 시간에 존재했던 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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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보여주는 가장 진솔한 도구가 무엇인가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까...눈, 마음, 사진... 그러나 사실 눈은 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마음은 더 그렇고, 사진도 어느 각도에서 어떤 순간에 찍느냐에 따라 보여주는 상황이 백팔십도 바뀌기가 십상이다. 또, 일기가 진실하냐, 그렇지 않기가 매우 쉬움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람은 때로 자신에게도 자신을 꾸며 보이려 하므로.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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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보여주는 가장 진솔한 도구가 무엇인가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까...눈, 마음, 사진... 그러나 사실 눈은 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마음은 더 그렇고, 사진도 어느 각도에서 어떤 순간에 찍느냐에 따라 보여주는 상황이 백팔십도 바뀌기가 십상이다. 또, 일기가 진실하냐, 그렇지 않기가 매우 쉬움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람은 때로 자신에게도 자신을 꾸며 보이려 하므로. 그래서 더러 죽음으로 진실을 밝히고자 하나, 죽음 앞에서 꼭 진실하기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확신은 없다. 죽는 이의 진실이 꼭 진실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때 사진을 쳐다보는 것에 매달린 적이 있다. 나름대로 사진이 진실에 가깝고, 진정한 의미의 증언이란 걸 할 수 있다고 믿어서다. 지금처럼 사진을 바꾸고 꾸미는 일이 쉬워지기 전, 젊은 시절에. 카메라 하나 둘러메고 전장을 누비는 종군사진기자의 사진 한 장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는지 감탄하고는 했다. 적어도, 진실 혹은 사실에 가까운 매체가 사진이라 여겼다.

 

이 책은 그런 의미로 경성이라 우리가 부르는 서울의 지난 시간의 진실(매우 불완전, 불확실하기는 하지만)의 기록이다. 주로 일제 식민치하의 기록으로 점철되었으나 분명히 거기, 그 시간에 존재했던 경성. 슬프게, 혹은 역동적으로 살아 숨쉬었던 근대의 기록. 당시 '사진 찍다'라는 말은 없었던 듯, 모든 신문기사나 광고가 '박다' '백히다'로 적혀 있어 사실이나 진실을 있는 그래도 '박아' 기록하는 사진 매체의 속성이 더 실감있게 다가온다.

 

우리가 기억하는 일제강점기는 잿빛이거나 핏빛이다. 죽어 있거나, 투쟁으로 불타올랐거나 둘 중 하나이다. 항일이거나 친일이거나 둘 중 하나이다. 그게 나는 내내 슬펐다. 그 시절을 어떤 기회로 돌이켜 보게 될 때면. 그러나 이 책에 실린 그 시절은 온갖 천연색으로 꿈틀거렸다. 나는 사진기를 훔치기 위해 벌어진 소소한 사기극을 들여다보며, 그때도 횡행했던 범죄에 분노한 것이 아니라 정말 사람들이 살아 있었구나,라는 느낌에 킥킥 웃었다. 사람이 살자면 좋고 나쁜, 심각하고 조금은 덜 심각한 일들이 와글와글 섞여 있어야 정상일 텐데, 일제강점기라는 말 한 마디에 그 모든 삶들이 사라져 버린 듯한 느낌을 받아왔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사진으로 혹은 신문기사로 들여다보는 그 시절은 그야말로 사람 사는, 그러나 세상이 변화로 급물결치는 그런 모습이었다.

 

한용운, 유관순의 사진은 그 비분강개, 우국충정이 그야말로 고요히 가라앉아, 보이는 듯 감춰진 듯 묘한 느낌으로 다가왔고, 사랑을 이루지 못해 혹은 이루기 위해 목숨을 버린 숱한 정사(情死)의 주인공들이 무슨 말인지를 내게 걸어오는 듯 했고, 그 시절에도 자신의 얼굴과 몸을 내놓고 사람을 모으던 기생들의 삶이 가깝게 느껴졌다.

 

사진이 그 모든 걸 하게 했다. 근대라는 시공간이 사진이라는 촉매에 의해 더 심히 물결치며 흘러왔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느낌을 가졌다. 참 독특한 책이고, (문학 지향적인 내게도) 나름대로 의미롭다. 그러고 보니, 책 표지도 예사롭지 않다. 무광과 유광 코팅을 적절히 섞어 사진의 느낌을 잘 살렸다. 공이 많이 든 책이다. 표지에 박힌 저 아름다운 여성이 낯설지 않고,

p****1 2008.12.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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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사진에 박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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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사 이데올로기의 공포 체험판...   나의 통제력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빅브라더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사진으로 대표되는 시각적 이미지 매체 뒤에 감쳐진 검은 속내를... 사진 역사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관점에서... 해체시킨 책...   20세기 초... 제국주의의 식민지 정책이... 21세기 초... 우리 삶 속에서 주체만 바뀌어 되풀이 되는 현실에... 진실을 볼 수 있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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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사 이데올로기의 공포 체험판...

 

나의 통제력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빅브라더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사진으로 대표되는 시각적 이미지 매체 뒤에 감쳐진 검은 속내를...

사진 역사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관점에서...

해체시킨 책...

 

20세기 초... 제국주의의 식민지 정책이...

21세기 초... 우리 삶 속에서 주체만 바뀌어 되풀이 되는 현실에...

진실을 볼 수 있는 선구안의 절실함이 느껴지는 책.

m****o 2010.02.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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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조선시대, 사진에 얽힌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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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성이 부드러운 웃음을 짓고 있는 표지 사진이 무척 인상적이다. 표지는 무척 공을 들여서 제작한 듯하다. 전체적으로는 오래된 종이 느낌의 색상이 나는 광택이 없는 재질으로 되어 있고, 사진 부분만 광택이 나는 반질반질한 재질이다. 즉 부분적으로 코팅이 되어 있다. 요즘은 책 표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돈을 많이 들이는 추세인 듯 한데, 이 책이 딱 그 전형을 보유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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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성이 부드러운 웃음을 짓고 있는 표지 사진이 무척 인상적이다. 표지는 무척 공을 들여서 제작한 듯하다. 전체적으로는 오래된 종이 느낌의 색상이 나는 광택이 없는 재질으로 되어 있고, 사진 부분만 광택이 나는 반질반질한 재질이다. 즉 부분적으로 코팅이 되어 있다. 요즘은 책 표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돈을 많이 들이는 추세인 듯 한데, 이 책이 딱 그 전형을 보유주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꼭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 책의 경우 사진의 느낌을 잘 살린 좋은 표지임이 틀림없으니까.

 

사실 실제로 읽기 전에는 좀 더 사진이 많을 줄 알았다. 그리고 '경성, 사진에 박히다'가 제목인 만큼 서울 구석구석의 옛 사진들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펼쳐보니 잘못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진이 많다기 보다는 옛 신문기사가 많았다. 이 책은 사진을 통해 한국의 근대, 즉 식민지 조선의 몇몇 이야기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읽다보니 좀 무거운 느낌이 든다. 역사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 작가가 굳이 이렇듯 무거운 느낌으로 글을 풀어간 이유가 궁금하다. 책의 내용은 무겁지 않으나, 문체는 무겁다. 쉽게 읽히지 않는다. 옛 신문기사의 인용도 처음에 몇 개를 읽을 때는 재밌지만 뒤로 갈수록 좀 지루해진다. 책의 내용을 고려했을 때,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쓰기를 했더라면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일제가 식민지 조선을 통제하는데 사진을 어떻게 이용했는가를 주로 알려주고 있다. 특히 안창남이라는 비행사에 얽힌 이야기가 재미있고, 1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한용운의 서대문형무소 수형기록표가 인상적이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유관순의 수형기록표도 만날 수 있다. 2부에서는 사진관의 등장과 대중화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홍경이란 여성사진사와 남편 채상묵이 함께 운영한 사진관 이야기가 흥미롭다. 이 책의 표지사진으로 쓰인 아름다운 여성의 사진도 이 부부가 운영하는 경성사진관에서 찍은 것이다. 3부에서는 사진과 관련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가장 흥미로울 수 있는 부분인데도 이상하게 가장 재미가 없었다. 작가의 글쓰기 방법이 달랐더라면 아마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되었을수도 있겠다. 4부에서는 사진의 등장과 함께 나타난 새로운 현상들을 이야기한다. 사진결혼이란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그리고 에로사진에 대한 부분은 생각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이 책의 가장 큰 교훈은 사진은 그것을 찍는 사람의 시각에 의해 기록된다는 것이다. 역사적 사료로써 사진은 흔히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림이나 글과 달리 눈에 보이는 대로 당시의 상황을 담고 있는 사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진으로 보는 옛 모습을 의심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없다. 그것은 찍는 사람에 의해 한번 연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현상과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때에도 누가 찍는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사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이 책의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네번째 특집을 읽어보면 잘 알 수 있다. 여기에는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젖가슴을 드러낸 여성의 사진이 나온다. 이 유명한 사진은 이전에도 이미 여러본 본 적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이것이 일본 사진사에 의해 연출된 사진임을 알 수 있었다. 근대 여성이 실제로 젖가슴을 드러내고 다녔다는 것이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이 사진이 연출된 것임을 밝히는 것은 의미가 있다. 실제로 일부 학자들의 가설처럼 당시에 여성들이 아들을 낳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혹은 아이들에게 젖을 물리기 편하기 위해 혹은 짧은 저고리가 유행이어서 사진처럼 젖가슴을 드러내고 다녔다는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일부러 이런 연출사진을 찍어서 널리 유통시켰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의도가 있었다는 뜻이다.

 

우리가 살아보지 않은 과거의 모습을 자세히 알아보기는 어렵다. 다만 그림과 사진이 있다면 좀 더 쉬울 것이다. 그리고 그림과 달리 사진은 훨씬 더 다양한 모습들을 더 자세히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며 사진에 얽힌 식민지 조선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다만 다음에는 좀 더 읽기 쉬운 글과 더 많은 사진들과 함께 하는 책으로 작가를 만났으면 좋겠다.

 

w******7 2008.12.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