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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의 강연 중에서 소설보다 시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그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기에 좋을 수도 있다. 많이 건너뛰듯 이야기하는가 하면, 그 이야기가 결국 다른 이야기 옆에 붙어 있는 듯한 감각이 이 책의 말들 속에 역시 존재한다.
이미 이 강연들을 할 즈음에는 시각장애인이 되었지만, 그가 평생 생각해온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생각의 경계없이 설명된다. 고대 로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왜 논증이나 사유의 객관성보다 문학인가에 대해. |
| 문학을 통해 인생을 살아내고, 또 인생 속에 문학을 살아간 이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은 느낌이다. 보르헤스를 다른 작가의 책에서만 접하다가 처음으로 직접 만난 책이 강연을 묶은 책이었다니 운이 참 좋았다라는 생각이 든다. 글자의 모음, 시, 산문, 책에 대한 책들을 많지는 않지만 몇 읽었는데 그 중에 가장 진솔하고 조심스러운 책이었다. 하나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들어주는 예시는 이걸 정말 강연에서 대본도 없이 외워서 말했다고? 하며 놀랍다가도 나오는 순간의 적절성과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아- 이래서 보르헤스구나 싶었다. 그 긴 인생 동안 살아낸 문학의 깊이 만큼이나 묵직한 문장들이 계속 이어지는데도 이렇게 부드럽게 읽히다니. 그의 이야기를 나도 조금은 닮아가고 싶다라는 큰 욕심과 다음 보르헤스의 이야기도 빨리 읽어야지라는 작은 욕심을 품게 된다. 정말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