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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독서모임을 시작한지 1년 가까이 되어갑니다. 하지만 책을 읽은 느낌을 정리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책을 읽고 그 느낌을 정리해두면 책을 읽으면서 얻은 느낌이 오래가는 효과가 있고, 글쓰기에도 도움이 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습니다. 독서모임에서 독후감을 쓰는 분위기를 만들어보려 합니다만, 쉽지가 않습니다. 사실 독후감이란 각각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무엇을 정리해두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형식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독후감을 쓰다 보니 어느새 저만의 양식이 만들어지는 듯합니다. 뭔가 변화를 주기 위해서라도 다른 분들의 글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미셀 투르니에의 푸른 독서 노트>는 그런 목적의 책읽기였습니다. 미셀 투르니에는 철학을 전공한 늦깎이 프랑스 작가라고 합니다. 그의 작품으로는 <미셀 투르니에의 푸른 독서 노트>가 처음 읽는 책입니다. 미셀 투르니에 산문집이라는 부제가 있는 만큼 독서노트를 빙자한(?) 산문집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글을 읽다보면 독후감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책에 관한 글, 두 꼭지를 제와하고 모두 10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에 관한 내용을 적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해저 2만리>,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작가 쥘 베른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루이스 캐럴, <정글북>의 러디어드 키플링 등은 작품을 읽어 잘 아는 작가들입니다. 하지만 셀마 라게를뢰프, 에르제, 잭 런던, 카를 마이, 벤자멩 라비에, 피에르 그리파리, 세귀르 백작부인 등은 저에게는 생소한 작가들입니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이상해교수님은 ‘저자 미셀 투르니에는 (잠자리에 들어서) 이야기를 해달라는 아이들의 청원에 따라 유럽 각국의 대표적 작가들을 한데 모아 그들의 인생역정을 소개하고 대표 작품을 해설한다(184쪽)’고 하였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도 있지만, 현지에서는 유명하나 우리에게는 생소한 작가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익히 아는 작품은 그것대로 투르니에 선생의 해설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생소한 작품은 또 그것대로 찾아 읽어 독서의 폭을 넓히면 그 재미가 쏠쏠할 듯싶다(185쪽)’고 하였습니다. 생소한 작품을 찾아 읽는 일은 훗날의 일이니 일단 알고 있는 작가와 작품을 중심으로 느낀 바를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먼저 쥘 베른의 작품을 생각해봅니다. 작가는 쥘 베른을 프랑스 문학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 겸 지리학자로 꼽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쥘 베른만큼 지구 안팍을 두루 무대로 작품을 쓴 작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15소년 표류기>와 <기구타고 5주일> 그리고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는 바다와 하늘을 누비고, <해저 2만리>에서는 바다 속을, 그리고 <지구 속 여행>에서는 땅 속을 누비고, 급기야는 <지구에서 달까지>에서는 지구를 떠나 달로 향합니다. 쥘 베른이 사용한 달로 가는 방식이 바로 오늘날 로켓입니다. 쥘 베른은 지리학은 물론 우주학에도 정통했던 셈입니다. 쥘 베른이 작품활동을 한 것은 19세기 후반이니, 미래학자이기도 했다고 하겠습니다. 이상해교수님은 쥘 베른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다름 아닌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였습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환상문학에 빠져 혼이 나간 것이었다면 쥘 베른의 주인공들은 호기심 강하고 이성적인 모험가들이었다고 하겠습니다. 그의 작품을 읽고 상상의 날개를 무한하게 펼쳐내던 소년들이 오늘날 과학발전을 이끌어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자가 다룬 열 명의 작가들은 19세기 초반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시기에 활동한 분들입니다. 그리고 저자의 모국 프랑스는 물론 영국, 독일, 스웨덴, 벨기에, 미국 등 다양한 나라의 작가들의 작품들을 고루 다루어 지역안배까지 고려한 흔적이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집필실에서 세계일주를 꿈꾸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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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에 미셀 투르니에의 에세이는 부담없는 향기가 있었다. 수다같으면서도 쓱쓱 읽히고, 그러면서도 곳곳에 주워 담을 것들이 쏠쏠한.... 그래서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아무 곳이나 펼쳐서 편하게 읽고 집착없이 덮기에 좋은 책이었다. 그 느낌이 여전한 독서 노트! 나는 가볍게 읽을거리를 찾다가 고민없이 집었는데, '푸른'이 의미하는 바에 조금 실망을 했고 새롭게 알게 된 작가로 인해 다음 읽을 책이 결정되버렸다.
미셀 투르니에의 독서 노트 속에 소개된 작가들은 주로 초, 중학생들이 즐겨 읽는 모험 소설들을 쓴 분들이다. 유명한 '정글북'을 쓴 러디어드 키플링, 엄지손가락만큼 작아진 '닐스의 모험'을 쓴 셀마 라게를뢰프 그리고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쥘 베른 같은.... 솔직히 내가 이런 소설들을 읽었던 나이 땐, 작가의 이름엔 관심도 없었기에 창피하게도 푸른 독서 노트를 통해 그들의 이력을 처음 접했다. 그리고 작품에 녹아든 작가의 사상 등을 생소하게 알게 된 계기였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그 모험 소설들을 내가 다시 접할 가능성이 없기에, 옮긴이의 말처럼 언급된 작품과 미셀 투르니에의 해설과의 간극이 아쉬웠다. 즉, 그런 작품들을 즐겨 접하는 초, 중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썼어야 했다. 그래서 옮긴이의 말대로 독서 지도를 하는 어른들이 먼저 읽어 아이들에게 작품을 내놓을 때, 더욱더 풍부한 배경이야기에 애용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 싱싱한 작품의 푸른 독서지만, 내가 건져 올린 월척! 잭 런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풍부한 경험으로 소란스러운 삶을 아주 짧게 살고 흩어진 그는, '안전'을 가장 싫어하고 아슬아슬한 삶만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그의 화려한 생애 동안에 썼다는 '야성의 외침'과 '강철 군화'는 나의 목록이 되었다.
그리고, 그가 남긴 명언! "행복이란 아주 간단한 거란다. 근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이 딱 한 가지 있지. 뭔가를 혹은 누군가를 열정저으로 사랑하는 거. 아무것도,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면, 너희의 삶은 시작되기도 전에 끝나버린단다. 반대로 식물학, 인도음악, 럭비, 혹은 우표 수집에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면, 파라오들의 이집트에 대해 샅샅이 알고 싶다면, 별에 완전히 매료되어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밤을 지새운다면, 한 여자, 한 남자 혹은 한 아이(혹은 셋 모두를 한꺼번에)를 다른 무엇보다 뜨겁게 사랑한다면, 그리고 그 열정이 요구하게 될 모든 희생을 치를 각오가 되어 있다면..... 아마도 너희들은 위대한 작가, 유명한 화가, 혹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박물학자가 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너희가 살 가치가 있는 삶을 살게 되리라는 거란다."(p.163) 내가 이래서 미셀 투르니에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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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셀 투르니에의 독서 노트... 특히 이 책에서 그가 읽고 이야기한 것은 세계 각국에서 발표된 청소년을 위한 고전들이다... 키플링, 루이스 캐롤, 쥘 베른느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자신의 책까지 청소년 문학을 어떻게 읽어왔는지에 대해 그는 이야기한다. 읽으면서 지금까지 읽어왔던 책들이 얼마나 폭이 좁았던 가라는 사실을 세삼스레 느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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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도 아이가 여덟살이 된지도 한참이 지난 어제야 도서관에서 나를 위한 책을 골라 대여해 볼 엄두가 났다.
처음 가 본 일반 자료실에서 특정 실용도서를 찾다가 실패하고 돌아서는 참이었다.
짙은 녹색의 작은 책자에 쓰여진 [푸른 독서 노트]라는 글귀에, 그 선명한 색감에 잠시 매료되어 추춤했을 뿐인데... 어느새 책을 손에 쥐고 대여하고 말았다.
근래 열성적으로 탐독하던 쥘 베른이라는 작가의 이름이 목차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처음 보는 미셸 투르니에의, 더군다나, 산문집이다
나열된 작가 10명중 쥘 베른을 제외하고 9명은 전혀 낯선 이름들. 이게 왠 호기인가 싶었을 정도였다.
첫 단락에서, 작가는 낭독에 대해 말한다. 낭독으로 읽어야 할 문학에는 희곡, 시, 콩트가 있다고 말한다.
그 중 콩트라는 문학은 단어조차 새로운데 모든 콩트의 기원은, 쉽게 생각해서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날 이야기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도 분명 광범위하고 친근하게 존재했으나 그 가치는 절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위대한 구술문화, 다시 말해 전래동화!
* 쥘 베른에 대해 (프랑스 문학의 가장 위대한 작가 겸 지리학자)
작품속, 선악의 극명한 대립이 그를 청소년용 작가로, 더 심하게는 이류나 삼류로 치부하는 오류에 반대하고 있다. 나도 이 의견에 절대 찬성한다. 내 생각을 덧붙여도 된다면, 쥘 베른이 보여주는 완벽하고 치밀한 그리고 순차적으로 현실화 되고 있는 그의 상상력이 같은 업계의 소위 ~난 척하는 사람들에 의해 폄하되는 것이 불쾌하다. 그가 보여주는 이상향은 현재에도 유효한 상상력이길 바란다. 존경하고 사랑하고 싶다. 내 맘껏!
내가 아직 읽어보지 못한 다른 작품들, 예를 들면 [검은 인도]속에서 펼쳐지는 이데아가 언급된다.
마지막 장면으로 묘사된 것만 읽고 떠오른 장면은 [뱀파이어의 인터뷰]에서 브래드피트가 마지막으로 태양에게 작별을 고하는 장면과 흡사하다. 차이점은.. 목적이 삶을 유지하기 위한 포기가 아니라 사랑을 완성시키기 위한 희생이라는 점. 꼭 한번 읽어보고싶다 [검은 인도]. 쥘 베른이 좀처럼 보여주지 않던 러브스토리라고 하니 더더욱 기대된다.
* 루이스 캐럴에 대해 (영국의 작가이자 수학자, 사진가)
여인이 되기 전인 어린 소녀들에게 과도한 애정을 보였다는 이 작가의 유명작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하던 동화인데 작가의 편력을 보고나니 호감이 반감되고 말았다.
* 잭 런던에 대해 (미국의 소설가)
다양한 삶을 살다 마흔 살에 요절한 이 작가의 대표작은 [마튼 이든]. 가난하고 고달픈 삶을 자전적인 소설로 승화시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카를 마이에 대해 (독일의 소설가. 독일 문학사의 가장 대중적인 소설가)
사기죄와 절도죄로 점철된 인생의 이 작가는 슈크루트(독일 전통요리이름)웨스턴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소설을 쓴 또 하나의 유럽 작가. 서부시대 상상력의 원조는 유럽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지도.
* 셀마 라게를뢰프 (스웨덴의 여류 작가, 1909년 노벨상 수상)
대표작 [닐스의 모험]은 작가 투르니에의 넘버원 책이라고 한다.
나도 최근에 무삭제 번역본을 구입했는데, 우리 아이에게 어서 읽어줘야겠다.
* 러디어드 커플링에 대해 (영국 소설가이자 시인, 인도에서 태어남)
태생으로 인해 그의 소설배경에도 영향이 있다. 바로 [정글북]의 작가
울창한 열대 밀림이 아닌 인도 특유의 덤불과 관목숲이 배경인 모글리의 정글을 보여준 창조자이다.
시인으로도 탁월했다고 한다.
이후 2명의 만화가가 나온다. 소설가인 작가에게 감명을 준 작가들 중에 만화가가 언급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게는 문화적인 충격이었다. 시작부터 우월하게 우리를 짖누르고 있는 일본과 미국만화로 인해 내내 활짝 꽃피우지 못하는 우리 만화의 현실로 볼때, 우리나라에선 절대 없을 법한 일이다. 우리 예술계에도 만화가 있지만 대부분 존경받지 못하는 구조인데 반해 유럽인들의 문화에는 당당히 한자리 차지하고 인정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러울 뿐이다.
* 벤자민 라비에 (프랑스 만화가)
동물만화의 아버지, 유명한 일러스트로는 수입산 치즈에서 찾을 수 있는 웃는 암소 그림이 있다.
* 에르제 (벨기에 만화가)
땡땡 시리즈가 유명하다고 한다.
* 피에르 그리파니 (프랑스 소설가이자 시인)
유명작 [착한 꼬마 악마] 철학과 종교에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 세귀르 백작부인 (프랑스, 러시아 태생)
러시아 귀족의 딸이었으나 전쟁중 피신했다가 프랑스에서 결혼을 하고 홀로 남는다.
천주교 사제였던 아들 가스통의 영향으로 작품속에는 종교적인 힘이 엿보인다고 한다.
50세가 넘어서 손주들을 위해 쓴 동화책으로 데뷔한 작가.
마지막으로, 미셸 투르니에의 인터뷰가 있다.
그가 쓴 작품에는 로빈슨 크루소이야기를 재해석해서 새롭게 쓴 [방드르디]가 있다고 한다. 난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가가 자신의 책을 들고 여러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만났다는 부분이다.
학생들은 그의 작품에 맞게 환영파티를 준비하기도 하고... 작품에 대해 질문하고 작가로써의 생활에 대해 묻는다.
공고학생들은 직접 책 받침대를 만들어서 보내주었다고 한다. 놀라운 이야기였다.
반면,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이 이토록 처참하리만큼 열악하다니!
아니 프랑스의 그 열린 교육방침과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에 놀랐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동화책을 떼고 나면 학교를 다니는 중에는 과연 몇편의 그림없는 책을 읽고 있을까?
소설책을 읽기는 하는 걸까?
한 학교, 한 반 전부는 아닐지라도 대다수의 아이들에게서 궁금증을 자아낼만한 작가가 존재할 수는 있는 걸까?
프랑스어를 배우면 작가에게 편지를 써 볼까 한다.
당신의 탁월한 문학 소양이 부럽다고. 그리고 당신 나라의 열린 교육 현실이 부럽다고.
우리나라에선 있을 수 없는 일. 그렇게 아이들을 만나는 일에 열성을 보이는 당신을 존경하게 되었다고.
이 책속에 평가받고 있는 작가들이 대부분 동화책임에도 불구하고
책 자체는 어른용이다. 아이들에게 다음엔 어떤 책을 쥐어줄까 고민하는 부모님들에게 이책을 권한다는
역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이 책은 엄마아빠들에게도 세계명작 동화책을 써낸 작가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전혀 모르는 작품들에 대한 해설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읽어낼수있을만큼 재미있고 짧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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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에서 아주 좋은 인상을 남긴 작가여서 읽어보게 된 책이다. 알고 있는 작가도 있고 처음 접하는 작가도 있었는데, 작품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작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좋은 글귀들이 많아서 자주 멈추고 생각하게 한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기도 하고, 대화에 인용하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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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다. 무엇 때문인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미셸 투르니에의 책을 검색하다 신간이 나온 소식을 접한 것이다. 거기다 저자의 독서 노트라고 하기에 구미가 당겼다. 책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면서, 어떠한 책을 선택해서 읽는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작가 들은 과연 어떤 책을 읽을까가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셸 투르니에고 예외는 아니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책들이 무조건 좋을 거라는 받아 들임보다, 책에서 느꼈던 잔상들을 들춰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들뜨게 했다. 글을 쓰는 작가의 책에 관한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가 생기기에 충분한 얘깃거리였다.
도대체 미셸 투르니에가 좋아했던 책은 무엇이고, 이 책에 실려 있는 책들은 어떤 책들일까. 궁금증에 목차를 훑어 보면서 약간은 의아해 진다. 몇몇 작가는 익숙하지만, 대부분이 낯선 작가들이었고 생소했다. 그리고 그나마 익숙한 작가들의 작품은 청소년들이 주로 읽는 작품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당연히 성인의 눈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을(굳이 연령대로 구분할 필요도 없지만) 실어 놨을 거라는 추측이 빗나가는 순간이었다. 거기다 저자는 서문으로 '이야기 하나 해주세요'로 시작하고 있었다. 보통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지는 않는다. 아이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듣고 판단해 가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서문으로 파악할 수 있지만, 미셸 투르니에 답게 방대하면서도 흥미롭다. 말의 습득에서 낭독과 구술문학까지 연결해 간다. 그러면서 낭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텍스트 해석이 독자나 낭독자인 자신을 의미하므로, 더 맛깔나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시의 경우에 그러한데, 아직까지도 시를 묵독하며, 읽기에 여념이 없으니 부끄러울 따름이었다.
저자는 작품을 설명해 나가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듯이, 또한 아이들의 반응을 관찰한 경험까지 덧붙이고 있다. 쥘 베른에서부터 루이스 캐럴, 키플링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들지만, 책을 읽으면서 한 작가의 작품을 알아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미셸 투르니에에 의해서,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고 있으므로 소단원이 끝날 때마다 새로운 세계에서 빠져나오는 기분이었다. 그러곤 다시 세로운 세계로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옮긴이도 말했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청소년을 위한 책들인데 반해 문학적, 철학적 배경이 없으면 투르니에의 해석을 혼자서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투르니에는 그 부분을 자신의 글쓰기 재주가 부족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나 또한 투르니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충분한 흥미가 갔지만, 직접 읽은 책들이 아니였기에 해석의 난해한 부분을 많이 만났었다. 이러한 해석도 존재하는 구나라고 느끼기에는 생소한 작품이 많았고, 작품들의 특성상 이미 커버린 뒤에는 잘 읽지 않은 분야였다(요즘에서야 어린시절에 얇은 동화책으로 읽었던 책들을 성인판(?)으로 읽기는 하지만).
하지만, 그가 제시한 몇가지 해석들은 수긍이 갔다. 쥘 베른을 접하기 전에 청소년 책으로 치부해 버리고 말았는데, 두툼한 해저 2만리를 읽고 나니 과학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벅차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투르니에는 위대한 작가 겸 지리학자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쥘 베른 컬렉션에 관심을 갖고 있는 터라 이번 기회에 쥘 베른 작품을 탐독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투르니에의 해석을 보니 궁금증을 더 생기고 말았다. 그가 수학교수였다는 사실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옥스퍼드 대학교 학장의 딸인 앨리스에서 뱃놀이 중 들려준 이야기를 엮은 것이라는 사실부터가 흥미로웠다. 나에게 그 책은 조카들에게 읽어주던 동화책 속에서밖에 존재하지 않았는데, 작가의 그런 배경과 투르니에의 색다른 해석이라니. 루이스 캐럴은 계집아이들에게 이상한 열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여자가 되어 가면서 너무나 다른 존재로 변해 버려서 어렸을때 갖었던 우정이 예의를 차리게 되는 정도 밖에 안된다고. 투르니에는 거기에 '앨리스가 겪는 시련들을 섹스라는 암흑세계로의 추락으로 해석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라고 했다. 가끔 성장소설들을 읽다가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된 모습을 보면 낯선 감정을 느끼곤 했는데, 투르니에의 이런 해석 앞에 입이 떡 벌어진다. 어쩜 나도 그런 유혹 때문에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꼭 저자의 해석에 따라가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무니 이해가 가면 가는 대로, 그 책이 흥미로우면 흥미로운대로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는 소소한 다짐을 해도 상관없다. 단지 저자 해석을 다른 사람의 견해로 받아들이면 생소한 이야기도 훨씬 가깝게 다가올거라 생각한다. 그 작품을 쓴 작가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작품만큼이나 흥미진진했다. 글을 쓴다는 것이 어쩔 때는 지식을 총동원해야 할 때도 있지만, 일상 속에서도 쓸 수 있다는 미미한 의미를 받기도 했다. 투르니에는 '소설을 출간하는 것은 독자에게 소설의 반을 제공하고, 독자가 책을 읽어 나가면서 머릿속에서 나머지 반을 써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저자의 소설이 아니지만, 기존 작품에 저자의 견해를 붙이고, 원 작품의 이야기를 탐독 하는 것. 그런 일련의 연결이야말로 독자들이 머릿속에서 채워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의 대상 연령대나, 아니면 나같은 어른이나 모두다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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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미셸 투르니에가 프랑스 청소년들의 필독서를 골라 소개하고 자신의 감상을 덧붙인 글을 모은 책이다.
쥘 베른, 루이스 캐럴 , 잭 런던, 셀마 라게를뢰프, 러디어드 키플링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작가도 있고, 카를 마이, 피에르 그리파리, 세귀르 백작부인 등 작품을 접해본 적 없는 작가도 있다. 동물 만화를 그린 벤자멩 라비에, 땡떙의 작가 에르제 등 만화가도 소개했다. 무엇보다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쓴 작가 자신이 나의 로빈슨 이야기를 쓴 부분도 있는 것이 좋았다.
나에겐 마스코트나 다름없는 그 책은 단 한 번도 내곁을 떠나본 적이 없다. 그것은 전시의 이사, 약탈, 폭격, 평시의 강도와 화재를 무사히 견뎌냈다. 그것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 목록 가운데 넘버원이다. 사실 난 그 책을 통해 문학에 입문했다. 나는 그 책을 통해 처음으로 위대한 글이 무엇인지 알게 디었고,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뭔가 훌륭한 일을 한다면, 그와 비슷한 글을 쓰는 일이 될 거라고 예감했다. - 본문 83 ~ 84쪽, 셀마 라게를뢰프의 <닐스의 모험>에 대한 글에서 인용.
아, 어쩜 좋아.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셀마 라게를뢰프가 이미 썼고, 내가 쓰고 싶은 독후감은 미셸 투르니에가 이미 써 버렸다. 나도, 예감은 엄청나게 했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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