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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산에 갇힌다.
어마어마한 덩치와 험상궂은 인상의 한 사내가 와서 나를 덥썩 데려가서 산에 가둬 버린다.
나를 가둔 그는 내게 몇 장의 연습장과 연필만 던져준다.
노트북도 아이폰도 라디오도 없다.
“한달동안 너를 꺼내주지 않을거다“,라고 그는 말한다.
나는 절규한다.
난 회사일도 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블로그에 글도 올려야 한다고!!
심지어 친구와 약속도 있고 영어 공부도 해야하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해야한다.
첼로교습 학원도 가야하고 헬스장에도 수영장에도 가야한다.
병원도 가야하고 경영학 e-러닝도 듣고 가끔 등산갈 계획도 세워야 한다.
나는 애원하며 내가 얼마나 바쁜지 호소한다.
그러나 그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나를 가뒀다.
오 하느님,........ 나는 절망감에 두려움으로 빨리 한달이 지나가길 빈다.
음악이 듣고 싶다……한달 동안 넣어야 할 펀드는, 주식은 어쩌지…….
그렇게 나는 뒹굴거리며 산속에서 하늘을 내다보며 지낸다.
할일이 없기 때문에 산책도 간다.
굳이 등산을 갈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저절로 등산이 된다.
새소리를 듣고 다람쥐를 본다. 꽃도 본다. 계곡 물 소리도 듣는다.
밤에는 별을 셀 수도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하루종일 누워 있어도 숙면을 해도 된다.
쉬고 있어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예의를 위한 안부 전화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음 편히 시간을 흘려보낸다.
생각나는 사람에게는 연습장에 글씨로 정성을 들여 또박또박 편지를 쓴다.
물에 발을 담그고 가만히 햇살도 받아본다.
어딘가에서 새가 울며 하늘 저편을 날아간다.
비가 올 땐 휴식처에 앉아 하루종일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다.
날짜를 세지 않고 시간을 체크하지 않으며 날씨를 확인하기 않는다.
어느날 그가 왔다.
“이제 좀 사람답게 되었구나” 라고 말한다.
사람보다는 산의 일부가 된 것 같지 않아? 라고 난 물었다.
“인생에서 단 한 달만이라도 세상을 둘러보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라고 그는 말했다.
내가 지금 딱히 서울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도 세상은 아무 일 없이 잘 돌아가겠지..
나는 조금 슬픈 듯이 말했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 한다.
"난 지금껏 나라가 없어지고 언어가 없어지고 멸종 위기 동물이 모두 죽을 때도 세상이 돌아가지 않은 때는 본 적이 없다." 그는 또 말했다.
"결승점까지 그렇게 혼자 열심히 달리면 빨리 도착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면 결국 너 혼자만 결승점에 남아 있어야 한단다."
그가 나를 이렇게 가둬두지 않았다면 난 평생 새소리 따윈 못 듣고 살았겠지.
크게 공기를 들이 마셔보았다. 참 맑았다… …
만약 내가 아프지 않았다면, 하는 일이 모두 잘 풀리기만 했다면,
난 그저 혼자 끝까지 계속 달리기만 했을거다. 아무 것도 보지 못한 채..
우리는 종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종점에 도달하기 위해 달리는 것은 아니다.
요즘 약을 열심히 먹어서 속이 편하니 세상이 편해보인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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