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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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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일까. 아니 현실이라고 불리는 실제로 일어난 일들과 현실이 아니라고 분류되는 가상의 일들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경계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명확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일까. 그때 그때 구분을 짓는 자리를 조금씩 움직여가는 부조리한 것일까. 아니면 애초에 그런 경계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고, 다만 사람들이 그렇게 말할뿐인 것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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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일까. 아니 현실이라고 불리는 실제로 일어난 일들과 현실이 아니라고 분류되는 가상의 일들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경계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명확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일까. 그때 그때 구분을 짓는 자리를 조금씩 움직여가는 부조리한 것일까. 아니면 애초에 그런 경계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고, 다만 사람들이 그렇게 말할뿐인 것일까.... 그곳에 경계라는 것이 있노라고...

 

이 책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쓴 것이다. "실제로 일어난 일을 쓴 것이다."라고 하는 것은 이 책에 나오는 내용중 어디서 어디까지가 실제로 일어난 일이고,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중 어디서 어디까지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닌지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의 시리즈 제목이 "이것은 진실이 아니다"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책은 실제로 일어난 큰 사건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디서 어디까지가 현실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읽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끊임없이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라는 의문의 함정에 빠져들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저 메마른 다큐멘터리 형식을 지니고 있는 "이야기" 이다... 이런 마음으로 읽는 것이 이 책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이야기들, 세상에서 가장 믿기어려운 이야기들,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모두 현실과 무척 닮은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작법은 바로 그런 논리를 적극적으로 차용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어지럽고 사람은 살아간다. 그리고 삶은 어떻게든 살아지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삶 중 유별나게 특징있는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이가 죽고, 범인이 색출된다. 그러나 범인으로 지목되는 사람들은 자꾸 바뀌고 결국은 범인을 찾지 못하고 말았다. 그리고 공소시효는 종결되었다. 이것이 팩트이다. 그러나 그  무미건조한 팩트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공포, 시기와 질투, 아픔과 방황, 가슴조림과 멍멍한 감정들은 종결되지 않는다. 삶은 그냥 살아지는 것이지만, 그 삶의 하루하루는 힘든 노력과 투쟁의 결과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바로 그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사실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미궁에 빠져들었는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실이 생겼을 경우에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않은채로 어떻게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를 다루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떄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과연 어떻게 정의로운 심판이 내려질까가 아니라,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 과연 어떤 무게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를 읽는것에 촛점을 두어야 한다.

 

이 책은 '잘 읽어야 할' 책이다. 어렵지는 않다. 골치아프지도 않다. 결코 재미없지도 않다. 살인과 협박, 그리고 미스테리...요즘의 장르소설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잘 배치되어 있다. 그렇게 외양으로 드러나는 내용만을 읽어도 이 책은 충분히 흥미롭다. 그러나 그렇게 읽으면 이 책의 겉모습만 읽은 것이 되고 만다. 이 책에서 진정으로 읽어야 할 것은 바로 사람들의 삶이다. 어쩌면 내 얼굴의 모습에 그곳에 비쳐져 있는지도 모를.... 그런 삶...

s***g 2008.11.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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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아이 - 필립 베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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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프랑스의 어느 시골마을에서 4살짜리 어린 남자아이가 손과발이 묶여 숨진채 강에서 발견되었다.책은 1980년대 프랑스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어린아이에 대한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얼마전 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정비를 기다리며 잡지를 뒤적이다가 '필립 베송'이란 프랑스 작가에 대해 알게되었다. 기사 주제는 미래에 고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현대 작가들에 관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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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프랑스의 어느 시골마을에서 4살짜리 어린 남자아이가 손과발이 묶여 숨진채 강에서 발견되었다.


책은 1980년대 프랑스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어린아이에 대한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얼마전 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정비를 기다리며 잡지를 뒤적이다가 '필립 베송'이란 프랑스 작가에 대해 알게되었다. 기사 주제는 미래에 고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현대 작가들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 중 필립 베송이란 한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아마도 프랑스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데다 그의 작품 '포기의 순간','이런 사랑','10월의 아이'등의 제목들도 차분하고 매력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구성은 간결하다. 사건의 전개와 엄마의 나레이션이 단순하게 반복되며 긴장감을 높여간다.


환경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폐쇄적일 수 밖에 없는 산골 마을의 모습과 그 안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간결하게 묘사한 후 책은 바로 아이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면식범의 소행으로 여겨지는 아이의 죽음 이후 범인 추적에 실패하면서 폐쇄적인 산골 마을에선 모두가 모두를 의심하고 때로는 모두가 한사람을 의심하고 계속해서 의심의 대상이 바뀌다가는 급기야 아이의 엄마가 살해범으로 재판에 넘겨지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된다.


복잡한 과정속에서 작가는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밝혀진 증거와 각자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제시하며 스토리를 끌고 나간다. 초기 대응과정에서 한심한 작태를 보인 프랑스 경찰과 공권력을 향해 분노를 터트리지도 않으며, 프랑스 사회의 모순에 대해 물고 늘어지지도 않는다. 다만 작가는 그 모든 것들을 포괄해 현대 프랑스 사회를 그대로 비춰내고 있는 듯 하다.


민감하고 누구나 공분할만한 사건에 대해 감정적으로 어느 한쪽을 편들고 비난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담아내는 방식이 오히려 이런 미결사건을 설명하고 개선점을 모색하는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9 2013.01.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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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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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가의 작품은 처음으로 만났다. 그저, 욕심부려본 책인데, 예전에 이런 스타일의 이야길 좋아했던 것 같다. 반갑게 읽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로 재구성한 이야기다.   공교롭게도 1980년에 태어난 아이가, 4살이 되던해 타살로 살해된다. 그 전부터 부모에게 협박전화가 왔었고, 사건 이후 미스터리로 남게된...   프랑스를 잘 모르니까,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인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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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가의 작품은 처음으로 만났다. 그저, 욕심부려본 책인데, 예전에 이런 스타일의 이야길 좋아했던 것 같다. 반갑게 읽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로 재구성한 이야기다.

 

공교롭게도 1980년에 태어난 아이가, 4살이 되던해 타살로 살해된다. 그 전부터 부모에게 협박전화가 왔었고, 사건 이후 미스터리로 남게된...

 

프랑스를 잘 모르니까,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인식할 순 없었지만, 지금보다 과학적 수사나 법적인 절차상의 방법이 달랐을 거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해결되지 못한 사건이란 사실에선 안타까운...

 

엄마의 시점으로 작가가 상상해 낸 부분이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대목이었고,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구성이 공지영 선생님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사건을 서술하는 장면과, 엄마의 고백적 서술 장면이 번갈아 읽힌다.

 

어느 게 진실인지 헷갈리기도 했지만...

 

에필로그를 읽다보면, 뭉클한 느낌이 남는다.

 

사랑이야기로 전혀 읽지 못했는데...

 

엄마의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 한다.

n***8 2008.11.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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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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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실제 사건이야말로 소설가의 좌절이다."라고 필립 베송이 말했다고 한다. 작가가 차마 상상할 수 없는 것, 또 상상했더라도 감히 글로 쓸 수 없는 것이 실제 사건이라고 말이다. 정말 그런 것 같다고 느끼는 요즈음이다. 소설 속에서나 일어날 듯한 무시무시한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정말 오싹할 지경이다. 그나마 몇 년이 지나더라도 범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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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실제 사건이야말로 소설가의 좌절이다."라고 필립 베송이 말했다고 한다. 작가가 차마 상상할 수 없는 것, 또 상상했더라도 감히 글로 쓸 수 없는 것이 실제 사건이라고 말이다. 정말 그런 것 같다고 느끼는 요즈음이다. 소설 속에서나 일어날 듯한 무시무시한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정말 오싹할 지경이다. 그나마 몇 년이 지나더라도 범인이 잡히고,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다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 <<10월의 아이>>를 읽고나니 더욱 그렇다.

1984년 10월 16일, 프랑스의 산골 보주의 강에서 네 살짜리 사내아이가 손발이 묶인 채 익사체로 발견된다. 네 살짜리 어린아이를 기르고 있는 집에서라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운 얼굴을 한 이 아이의 이름은 그레고리이다. 그레고리의 부모는 몇 년 전부터 "까마귀"라는 인물로부터 협박 전화와 편지에 시달려오고 있었다. 까마귀로부터 복수가 끝났다는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강에서 아이가 발견된다. 경찰 및 검사, 판사는 집안의 소소한 일까지 모두 알고 있는 까마귀의 정체가 베르테 일가 중 한 명일 것이라 생각하고 필적 검사와 음성 검사를 하지만,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오는 엉성함으로 결국 범인을 찾지 못했고, 이렇게 우왕좌왕하는 사이, 첫번째 용의자 라로슈(그레고리 아빠 피에르의 사촌)가 피에르의 총에 맞아 죽고, 두번째 용의자로 그레고리의 친모인 발레리가 지목되기도 한다.

그렇다. <<10월의 아이>>는 1984년부터 프랑스를 뜨겁게 달구었다는 "그레고리 사건"을 바탕으로 씌여졌다. 애초에 그라세 출판사가 <이것은 실제 사건이 아니다> 시리즈를 기획하여 필립 베송에게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소설을 써달라고 부탁하여 탄생했다. 작가는 한 번은 3인칭 시점으로 신문의 기사를 보는 듯하게, 또 한 번은 엄마 발레리의 일기 형식으로 이 소설을 꾸려 나간다. 

범인 까마귀가 그들 가족의 일을 너무나 자세히 알고 있으므로, 베르테 일가의 친족 중 한 명일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런데 까마귀는 왜 이들을 이렇게 증오했을까? 이 이유가 정말 너무나 터무니없다. 프랑스의 아주 작은 시골 마을... 작은 마을 사람들이 그렇듯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을 고수하려고 하고, 조금 튀는 것들을 용납하지 못한다. 그런데 피에르 부부가 그 마을에서 유난히 튀는 부부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이 조금 더 윤택하기를 바랬고, 아이들은 자신들이 자라온 시골 마을의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랬다. 이런 부부의 생각들은 다른 이들로 하여금 질시와 반목을 일으켰다. 그렇다고 아이를 죽일만큼의 이유가 되는 것일까?

초동 수사에서 제대로 된 정보와 증거를 수집하지 못한 경찰들은 어이없게도 많은 부분을 놓쳐버렸고, 이런 실수들은 10년이 지나는동안 매번 다른 검사, 판사에 의해 수사가 재개되어도 범인을 밝혀낼 수 없게 만들었다. 그동안 부모의 심정은 어땠을까... 아이를 잃은 슬픔도 지탱하기 힘들텐데, 범인은 친족 중 하나라는 것이 분명한데도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아빠는 사촌을 죽이고, 감옥에 엄마도 친자식을 죽인 범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갔다 나온다. 이 얼마나 기막힌 일인지...

작가가 엄마의 입장에서 쓴 부분들은 정말 아이를 잃은 슬픔이 곧바로 전해질 정도이다.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썼다는 사실을 알고 읽었기 때문에 함께 범인을 밝혀내고 싶었다. 하지만, 작가는 실제 이야기와 똑같이 끝을 맺는다. 계속된 수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지 못했고, 과학의 발전에도 마지막 남은 증거, 우표 뒷장의 DNA조차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긴 인고의 세월을 거쳐 부부는 세 아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이었나보다.

"사람들이 깨닫지 못한 것은, 이 이야기가 사랑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단지 죽은 아이의 이야기로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은, 피에르와 내가 그 모든 세월을 무너지지 않고 함께 이겨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이야기에서 눈에 보이는 것은, 옥살이를 할 때조차 떨어지지 않고 늘 꼭 붙어 있던 부부뿐이다."...221p

y****s 2009.02.06.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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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대미문의 유아살해사건에 대한 사건일지
"프랑스 전대미문의 유아살해사건에 대한 사건일지" 내용보기
올해 봄, 열두 토막으로 잘려 야산에 묻힌 사체가 발견되었다. 용의자가 잡히고 조사가 있은 후, 강에 둑을 만들고 양수기로 물을 퍼낸 다음 사람들이 스크럼을 짜고 들어가서 강바닥을 헤집었다. 여기에서 다리가, 조금 더 상류에서 팔이 발견되었다. 크리스마스날 함께 길을 가다가 실종된 두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은 삼개월 만에 그렇게 토막이 난 채로 돌아와서 우리 사회에 큰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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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 열두 토막으로 잘려 야산에 묻힌 사체가 발견되었다. 용의자가 잡히고 조사가 있은 후, 강에 둑을 만들고 양수기로 물을 퍼낸 다음 사람들이 스크럼을 짜고 들어가서 강바닥을 헤집었다. 여기에서 다리가, 조금 더 상류에서 팔이 발견되었다. 크리스마스날 함께 길을 가다가 실종된 두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은 삼개월 만에 그렇게 토막이 난 채로 돌아와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10월의 아이> (2008, 필립 베송 지음, 문학동네 펴냄)는 프랑스에서 1984년에 실제 있었던 유아살해 사건을 재구성한 소설이다. 1984년 10월, 4살짜리 남자아이의 사체가 강에서 발견된다. 털모자를 눈이 덮이도록 내려 쓰고 손목과 발목을 노끈으로 결박당한 채로 아이는 죽어 있었다. 그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한 수사와 소송은 15년간 이어진다.

 

이야기는 관찰자의 시점과 아이 엄마 발레리의 수기, 두 가지가 번갈아 등장하며 진행된다. 관찰자는 살해된 아이 그레고리의 부모인 발레리와 피에르가 만났을 때부터 가정을 이루기까지, 그리고 사건 발생 당일과 그 이후의 수사를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에 이어지는 발레리의 수기는 글씨체가 달라서 구분이 되며, 앞에서 이야기한 부분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간결하고 힘있게 담고 있다.

아이의 죽음 이전에는 까마귀로 불리는 협박자의 협박이 길게 이어졌고, 죽음 이후에는 구구한 억측과 어설프게 빗나가는 수사, 무고와 질시가 이어졌다. 그런 고통에서 이 가족을 구해낼 수 있었던 것은, 발레리의 수기에 잘 드러나는 것처럼 발레리와 피에르의 사랑이었다. 잔혹한 시련을 통해 가정이 깨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은 그 안에서 스스로를 더 깊게 감싸 안아 마침내 어느 정도까지는 구원받을 수 있었다.

 

아이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숨막히는 일이다. 그러나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사실을 적어나가는 문체 덕분에 이야기의 진행은 건조하다. 아이의 죽음은 문제의 시작이 아니고 끝도 아니었다. 그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증오와 불신은 끝이 없었고, 이를 부추긴 언론과 사법부의 행태는 낯이 익었다. 주변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급변할 수 있다는 것, 어제 나를 위로하던 손으로 오늘 내 뒤통수를 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이랴.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런 아픔을 이겨낼 수 있게 한 것은 부부의 사랑이었으니, <10월의 아이>는 사랑 이야기로 보아도 되겠다.

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의 부모님들도 그 무서운 사건을 사랑으로 이겨 내고 계시기를 기원한다. 

y*****9 2008.11.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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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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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특이하다. 그것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그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의 본명을 썼다는 것에서 오는 독특함 - 물론 이것도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놀라울 것이다 - 때문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최악의 패륜이 일으킨 영아 유기 살해와 광적인 매스미디어, 그러한 매스미디어가 물어다주는 소식에 남몰래 열광하는 대중들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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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특이하다. 그것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그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의 본명을 썼다는 것에서 오는 독특함 - 물론 이것도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놀라울 것이다 - 때문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최악의 패륜이 일으킨 영아 유기 살해와 광적인 매스미디어, 그러한 매스미디어가 물어다주는 소식에 남몰래 열광하는 대중들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저자의 문체는 여타 다른 프랑스 소설이 주는 눅눅함보다는 적당한 거리감이 주는 무미건조함이 느껴진다. 이와 같은 저자의 담담한 시선은 ‘그레고리 사건’의 중심에서 존엄성마저 느껴지게 하는 냉철함으로 늘 이성을 잃지 않는 그의 어머니, 발레리를 닮았다. 그것은 작가가 직접 그 사건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발레리에 대한 개인적 감상이 반영된 산물이다.

 

진실은 없고 주관적인 해석만 남은(이마저도 이제 ‘미스테리’라는 이름하에 사라지고 있다) 사건현장을 자국민이 아닌 해외 독자의 경우 완벽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사건 자체가 프랑스의 이중적인 면과 그 나라의 허술한 법적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근접하게 사건을 이해할 수 있는 예를 찾아보자면 우리나라의 이형오 어린이 실종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계속되는 범인의 협박과 사건의 실마리조차 잡지 못하는 경찰당국의 모습 그리고 사람들의 끊임없는 관심, 그리고 영원히 미결로 남겨질 사건…. 두 사건 모두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라는 것과 동시에 나에게도 언제 저런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경각심, 자신은 이 일을 겪지 않았다는 데서 오른 안도감과 함께 일순 그런 맘을 품었다는 죄스러움을 부모에 대한 동정으로 풀어내는 대중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장면들은 나에게 있어 10월의 아이가 두려운 소설로 각인되게 하였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다른 무엇보다도 살해된 아이만 남겨진 부모의 사랑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죽은 아이에 대한 사랑일 수도 있고, 부부끼리의 사랑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사랑은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익숙해져가는 불행 속에 부부를 살아남게 할 수 있는 힘은 피에르가 석방되면서 한 말처럼 오로지 그것뿐이었다.  

 

3인칭으로 서술되는 작가적 관점이 아들의 죽음 앞에서도 너무나 강인한 어머니로 비춰지는 발레리를 다뤘다면, 발레리의 시선으로 보는 사건은 또 다른 느낌이다. 발레리도 충분히 아파하고 있으며, 속으로 삭이고 있는 슬픔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지 못하는 인간적인 모습 모두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왜 굳이 어머니의 마음을 1인칭으로 다루었을까? 주관적으로, 냉정한 대중의 시선 속에서(물론 그녀를 동정하는 대중도 있다 - 하지만 그 대중의 동정이란 정말 일순간이다) 그 어머니의 참담함을 그려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라는 판단 하에서 이루어진 작가의 판단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작가의 선택은 정말 탁월하다. 그것은 소설 속의 갈등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데 큰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아직도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지만, 해결이 되든 말든 죽은 아이의 무덤은 그들 마음 속에 계속 잔상처럼 남아 있을 것이다. 그 무엇으로도 아이를 대체할 수 없지만, 부모는 그 아이에 대한 추억을 곱씹으면서 혹은 아직도 어딘가에 숨어있는 범인을 잡고 싶다는 의지 그리고 사랑으로 살아나갈 것이다.


d****m 2008.12.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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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의 죽음을 다루면서 사랑이야기라고 말한다.
"한 아이의 죽음을 다루면서 사랑이야기라고 말한다." 내용보기
이 소설은 한 출판사의 기획에 의해 탄생했다. 그라세 출판사의 <이것은 실제 사건이 아니다> 시리즈다. 출판사 의뢰로 작가가 선택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실제 사건을 다루고, 사건이 발생한 연도가 1984년으로 비교적 먼 시간이 아니다. 그리고 그 피해자인 부모가 살아있기에 많은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소설 외적으로도 많은 말들이 있었고, 실제 부모가 본명으로 미니시리즈
"한 아이의 죽음을 다루면서 사랑이야기라고 말한다." 내용보기
 

이 소설은 한 출판사의 기획에 의해 탄생했다. 그라세 출판사의 <이것은 실제 사건이 아니다> 시리즈다. 출판사 의뢰로 작가가 선택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실제 사건을 다루고, 사건이 발생한 연도가 1984년으로 비교적 먼 시간이 아니다. 그리고 그 피해자인 부모가 살아있기에 많은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소설 외적으로도 많은 말들이 있었고, 실제 부모가 본명으로 미니시리즈 제작을 허용한 기록이 있다.


1984년 10월 16일 네 살 아이가 실종된다. 얼마 후 아이는 강에 빠져 죽은 채 발견된다. 이 놀라운 사건을 작가는 연대순으로 재구성한다. 아이의 부모가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을 먼저 보여준다. 그 후 아이가 죽은 날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다. 그 시간표로 하루를 재구성하는데 명확한 답은 보이지 않는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죽음 이후의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이야기를 보다 보면 놀라운 사실들이 드러난다.


연대순으로 기록된 내용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프랑스 경찰의 무능력이다. 범인을 잡지 못해서 무능력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보여준 수많은 실수가 무능력을 나타낸다. 필적 감정을 할 때마다 다른 사람을 지적하고, 부검을 하면서 아이의 폐 속에 있는 물의 종류를 분류하지 않았고, 언론에 정보를 흘리면서 피해자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제대로 수사를 하고, 자료를 더욱 정밀하게 만들었다면 현재 과학기술로 어느 정도 단서를 잡을 수 있었다는 사실은 아직도 죽은 자식을 가슴에 품고 사는 부부에게 큰 아쉬움이자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소설은 사실을 나열하는 것과 죽은 아이의 어머니의 고백을 교차하면서 진행한다. 먼저 드러난 사실을 이야기하고, 어머니가 그 사실을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물론 어머니의 이야기는 실제 어머니가 아니다. 작가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어머니다. 하지만 그 글들을 읽다보면 그녀가 느낀 아픔과 고통을 느낄 수 있다. 언론과 경찰에 의해 자신의 아이를 죽인 어머니란 소리를 듣기도 한 그녀의 삶은 실제 이상으로 나락으로 떨어진다. 실제 그녀가 살인자가 아니라면 경찰과 언론이 퍼트린 이야기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그녀에게 주었을 것이다. 여기서도 언론의 선정적 보도에 의한 피해를 만나게 된다.


소설은 감정을 강하게 이입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체는 간결하고 건조한 느낌이다. 덕분에 냉정한 시선으로 그 사건을 바라볼 수 있다. 연대순으로 진행되어 사건의 추이를 알 수 있는 것도 이런 건조함에 일조한다. 하지만 그 밑으로 흐르는 사회적 분노와 부모의 좌절과 고통은 행간에 깊이 심어져 있다. 아이가 죽을 당시 조금 덜 고통스럽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은 범인을 찾거나 범인을 아는 누군가가 알려주길 바라는 그 이상이다. 책을 읽으면서 표지를 본다. 아이가 눈 오는 날 하늘에서 떨어진다. 처음 보았을 때는 그냥 그런 느낌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보니 다른 느낌이다. 머릿속에 차가운 강에 떨어져 고통 받는 아이가 떠오른다. 결국 현재까지 미해결 사건으로 남았다. 수많은 이야기 속에 마음속에 강한 울림을 주는 문장은 이 이야기가 사랑이야기라고 말한 대목이다. 한 아이의 죽음을 다루면서 사랑이야기라고 하다니 아이러니하면서도 강한 여운을 준다.

f***2 2008.11.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10월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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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소리가 난 것은 바로 이때이다. 무덤으로 내려가고 있는 작은 관을 향한 엄마의 비명이다. 견디기 힘들 만큼 화려하고, 찢어질 듯 새된 비명. 차마 들을 수 없는 그 소리만이 귀에 들어온다. 아이에게 가 닿을 수 없는 절망적이고 무용한, 그러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비명. 어미의 작별인사. 그렇다. 정확히 그것은 견디기 힘든 화려함이다. -95쪽   우리 인간들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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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소리가 난 것은 바로 이때이다.

무덤으로 내려가고 있는 작은 관을 향한 엄마의 비명이다.

견디기 힘들 만큼 화려하고, 찢어질 듯 새된 비명.

차마 들을 수 없는 그 소리만이 귀에 들어온다.

아이에게 가 닿을 수 없는 절망적이고 무용한, 그러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비명.

어미의 작별인사. 그렇다. 정확히 그것은 견디기 힘든 화려함이다.

-95쪽

 

우리 인간들은 이렇게 생겨먹었다.

도로에서 사고를 목격하면 우리는 길가 한 옆으로 서행한다.

순간적으로, 희생자들을 구조하려는 생각보다는(구조는 늘 이런 상황에 대비해 훈련된 사람들이 하게 마련이다),

그들의 참상을 구경하려는 생각을 먼저 하고, 도로 위나 깨진 유리들 사이, 혹은 우그러진 차체를 따라 흐르는 피가 눈에 뛰기를 바란다.

익히 알려져 있듯 매스미디어는 우리의 병적인 호기심과, 불행하게 끝나는 이야기에 대한 취미와, 극적 사건에 대한 편향을 충족시키는 데 골몰한다.

-124쪽

 

221쪽에서 222쪽 모두.

 

 

신이 있었으면 좋겠다.

스키 타다가 넘어져 엉덩이가 깨지는 어른을 위한 신 말고.

이렇게 여리고 작디 작은 영혼을 지켜주는 신.

이런 얘기는 실화가 아니더라도 가슴 아픈 일이다.

c****a 2009.01.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