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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허진호 감독이었다. 좋은 영화였다.
나는 아무래도 영화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정도의 그런 결말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영화는 거기서 더 나아갔다.
그 잔인한 사랑과 운명의 이야기는.. 황정민이라는 참 좋은 배우를 통해서 빛을 발한다. 사실, 초반에는 전에 했던 것들을 다시 포장해서 파는 거 같았다. 버스라든가, 다다미 앵글이라든가, 문을 이용한 프레임 이용.. 그리고 <외출>에서부터 조금 늘어난 듯한 클로즈업 샷까지. 허진호 감독도 자신의 세계에 갇혀버리는 걸까, 뭐 그런 생각을.
그러나... 영화는 조금 더 성숙해지고, 더 현실에 닿아있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에서 끝날 영화가... 조금 더 나아간다.그것이 바로 대본의 힘이고, 감독의 능력이고, 배우의 공이다. 참 좋은 영화였다. 촬영도 정말 좋은 컷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화장실에서 침을 뱉는 장면이 이상하게... 자꾸만 기억에 남는다. 자기 각성, 뭐 그런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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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배우들의 무대인사를 접한 것 두번이다.
먼저는 몽정기, 내가 연고도 없는 부산에서 어느 겨울방학을 그렇게 쓸쓸히 보내고 있을 즈음에 부산에 친구들이 찾아왔으니, 언제나 내 곁을 지켰던 민관이, 그리고 지금은 건대 의학대학원 수석 입학생이 된 현정이였다. 할일도 없고 해서 남포동을 갔고, 그렇게 몽정기를 봤으니, 어머나, 배우들이 무대인사를 나온 것이 아닌가 이범수와 김선아 김선아는 빨간 원피스를 입고 있었던 것 같다. 이층에서 본터라 실은 본것같기도 하고, 안 본것같기도 하고 어슴프레하기만 하지만 여튼 확시리 그들을 봤었다.
두번째가 이 영화였는데, 역시 생각지 못한 쾌거였다. 그렇게 가까이에서 임수정을 보다니, 과연 이뻤고, 너무 말랐었다. 지금도 광고에서 임수정을 보면 그때가 플래시백처럼 스친다.
나는 허진호 영화를 좋아했다. 봄날은 간다는 몇번씩 보고 또 보고, 망한 비디오가게에서 테이프를 사기까지 했다. 한데 그걸 누굴 줘버렸으니, 병신이 따로 없다는 생각~ 이 영화는 딱 허진호영화였다.
정말로 사람맘이 저렇더라하고 느끼게 만드는,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을 그렸다. 예상치 못한 만남을 시작으로 누군가를 궁금해하고, 그 사람과 같이 호흡하고, 영원을 약속하고, 그렇게 서로에게 헌신하는 그 순간이 절절히 그려져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누군가에게서 떨어져 나오는 순간을 그렸다. 끝은 시작에서부터 배태되는 법 원래 그런 법이다. 알고 있으면서 다 그런줄 알고 시작했으면서 결국 그 이유가 쫑나는 법이다.
손을 꼭 잡고, 나란히 앉아있어도, 같이 먹는 밥 한끼에, 서로 조응하며 애틋한 감정을 교류한 순간이 분명 존재했지만 영원한 것은 없는 법
임수정이 새벽 느닷없는 질주가 가슴을 깬다. 정말 다시 생각해도 미어진다.
결국 사랑은 그만큼 아픈, 언제 깨어질지 모르는 것 그렇게 지나간 사랑은 가슴 깊숙히 묻힌다.
사랑, 그 잔인한 행복 변치 않겠다는 새빨간 거짓말
아직도 이 말을 모르는 이가 있다면, 당신은 진정 행복한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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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행복 병든 남녀가 요양원에서 만나서 사랑을 한다. 도시에서 온 남자는 사랑을 하다가 살짝 다른 마음을 품게 되어 여자를 떠나고, 훗날 날아온 비보에 다시 그녀를 찾아가니...더이상 그녀는 이 세상에 없다.
허진호 감독이 밑그림을 그리고, 임수정과 황정민이 색칠을 한 이 영화는 특별히 나쁜 구석은 없는데, 인물에 대한 몰입이 힘들었다. 왠만하면 '저럴수도 있겠다'싶은 마음으로 영화를 보는데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하는 심정으로 영화를 보다가, 여자가 무릎꿇고 비는 장면에서, 비록 임수정의 연기가 뛰어나긴 했어도,인물에 대해서 공감되가 형성되지 않으니...감동이 별로 없었다. 임수정은 예뻤지만... 시골 옷만 입혀 놓아도 잡지 화보같은 그녀. 시종일관 TTL소녀같은 단정한 헤어스타일도 보는데 불편했고, 황정민도 이번에는 밍숭 밍숭하고 겉도는 느낌이다.
감독의 명성 답게 종종 예쁜 화면과 상상의 여지를 주는 디테일은 좋았다. 하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나 '봄날은 간다'의 임팩트가 너무 컸었나보다. '외출'과 마찬가지로 '행복'도 전작의 아우라를 뛰어넘기는 힘든 것 같다.
#2.행복 드레스 누나는 영화보다 사라지셨고, 영화보는 중간에 정철 아저씨께서 다녀 가셨고...ㅎㅎ 관객누나와 오페형과 영화보고 난 후에 이야기를 나눴는데...반응이 조금 다르다. 오페형은 이 영화가 너무 좋아서, 몇 번씩 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으며, 내가 재미없다고 하자 '취향 차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다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니, '아무래도 과거의 경험했던 것들'이 영화를 보는데 많이 작용하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은근 홀딱 깨는 관객 누나는, 영화를 봤는지..어쨌는지...참외랑 오이만 집어 먹고 별말은 없었던 것 같다.--;;(이 누난..샘 레이미, 영화쪽이 더 맞나보다.)
궁시렁 거리고, 부스럭 거리며 정신 사납게(?) 영화를 봤는데... 행.복.했.다.
#3.행복 나에게도 기회가 있을까... 34년을 살아오면서...돌아봤을 때 미친듯이...뭔가를 사랑해 하며 행복해하던 순간이 있었었는지...나는 연인은 물론이고, 친구들에게도 쉽게 곁을 내준 적이 없다. 대신에... 아쉽게도...T.T 내가 미치고 정열적으로 사랑했던 그 무언가는 '가방'밖에 없었던것 같다. 아무래도 소시적에 내 정신상태에 조금 문제가 있었음이 분명하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