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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대만, 일본 이 4대국은 지리적으로 아시아대륙의 동쪽편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현 세계경제판도 속에서 이들 4개국의 위치는 굳이 경제적인 수치로 말하지 않더라도 세계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자리에 올라서 있다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중국의 경우만 예를 들더라도 중국땅에 투자못해서 안달이 난 국가들이 시쳇말로 번호표를 뽑아들고 대기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는 아마도 지금으로부터 150년전의 상황과도 흡사하다. 단지 투자에 대한 의도나 방식이 그 당시와 180도 바뀌었다는 점만 빼고선 말이다. 혹자는 이들 4개국이 일체된 경제적 통일성을 갖는다면 EU에 버금가는 엄청난 여파가 세계경제에 미칠것이라고도 한다. 그 만큼 이들 4개국의 역량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전가능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들 4개국의 입장은 판이하게 다르다. 특히 지난 150년간의 과거사에 대한 역사인식은 그야말로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왜 그럼 이러한 구도가 형성되었는가? 그리고 이러한 현상에 대한 책임소재는 어디에 있는가? 이런 질문조차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상당한 역사적 편견을 이들 4개국이 가지고 있다는 점 역시 공통된 현실이다. 그런점에서 이번 책은 상당한 반향을 불러 올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동아시아를 만든 열가지 사건>은 대략150년전 아편전쟁을 시작으로 최근의 광주민주화운동에 이르기 까지 이들 4개국에 영향을 미친 10가지 역사적 사건을 최대한 공정적인 시각으로 바라 볼려고 하는 취지에서 편찬 되었다. 물론 일본 아사히신문에 특별연재된 칼럼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4개국의 상이한 역사인식을 통해서 공통된 합의점을 도출할려고 하는 의도가 강하다. 특히 4개국의 교과서를 비교함에 따라 10대사건이 자국사에 미치는 영향과 인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들 사건들이 일개국을 넘어 이들 4개국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에 대해서 다시금 상고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러면에서 이번 기획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싶다. 그동안 이들 4개국의 역사인식 특히 150년동안의 근대사에 관점은 어느 쪽이 진실인지 모를 정도로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던 것이 사실이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물론 그 진원지에 일본이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인 것이다. 흔히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선 과거의 좋지 못한 기억들은 잊고 미래를 향해서 서로 相生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매번 정권이 바뀔때 마다 들어 온 이야기이다. 물론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과거의 기억을 지울 수 있는 방법은 가해자의 철저한 반성과 그에 합당한 조치가 선행되어야만 가능한 것 아닐까 싶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기획은 상당히 진일보한 측면을 보여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갈길이 멀긴하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시도가 4개국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역사인식에 다소 유연된 틀을 제공할 수 있다는 단초를 던져준 것이 바로 그 희망이 아닐까 한다. 세계의 어느 국가도 자국사의 인식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4개국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특히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근대화라는 개념이 이들 4개국에는 서구열강의 강요로 시작된 근대화이기 때문에 지난 150년동안의 역사에 대해서 남다른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제국주의로 부터 시작된 근대화가 결국 약자의 희생을 강요한 근대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일본을 제외한 3개국의 역사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기억의 저편으로 떠나보내고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4개국의 교과서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듯이 자국의 유리한 방향으로 역사인식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가해자인 일본의 경우 간략한 사실의 기술형태이고 피해자인 중국이나 한국의 경우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그 당위성을 알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국과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고 판단되는 사건에 대해선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간략하게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점이 잘못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하지만 아편전쟁으로 시작된 150년간의 사건들이 이들 4개국 상호간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그런면에서 세계사에 별도 분리한 동아시아사라는 항목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4개국의 역사는 단절의 역사와는 무관하게 상호 연결된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동아시아를 만든 열가진 사건>이라는 책을 통해 새삼 근대화과정에서 발생한 역사적 사건들의 중요함과 그 여파에 대해 많은 점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들 열가지 사건을 통해서 4개국에 영향을 주었던 현실들은 좀더 他者的인 입장에서 견지해 볼 기회가 주어진것 같다. 그동안 우리도 일본에 대한 적대심이 역사 인식 저변에 뿌리 깊게 박혀있다 보니 당연히 역사인식에서도 상당한 왜곡을 가져온게 사실이다. 또한 한국사 이외의 동아시아사에 대한 관심도 적었던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다소 편협한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한국, 중국, 대만, 일본 이들 4개국은 지리적 근접성이나 한자 유교 문화권이라는 공통된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는 세계에서 보기 힘든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150년전 근대화라는 미명하에 자행된 서구열강의 침탈은 겪었다는 아픈 기억 또한 가지고 있다. 이제 그러한 서구중심에서 무게 중심이 동양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이들 4개국이 위치한 동아시아쪽의 무게감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사에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들 국가의 역사적 기원은 오래되었다. 수천년의 역사중 극히 작은 부분이 150년간의 역사가 이들 4개국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는 것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단순한 시간적인 잣대를 적용하자는 말은 아니다. 그리고 요즘 제기되고 있는 식민지근대화론을 수용하자는 말도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4개국이 편협된 역사관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다가 온 것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언제까지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하고 단순한 민족감정에만 의지하여 동아시아 역사를 인식할 것인가? 좀더 열리 가슴으로 역사인식을 할때라고 생각된다. 당연히 이러한 시발점에는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일본의 정확하고 성숙된 역사인식이 최우선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그러한 선행과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공통으로 합의도출 되었다고 하는 인식은 의미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머지 3개국 역시 열린가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진정한 가슴으로 악수하지 않는한 이러한 의도는 모두 공염불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도 갈길이 멀기만 하다. 지금도 간간히 들려오는 일본 극우파의 망발과 자국내의 비뚤어진 역사관, 갈수록 역사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는 세대들... 하지만 이번 책은 그래서 더욱더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은 출발이라도 없다면 정말 이들 4개국의 역사인식은 세계사에서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난 150년 보다는 향후 150년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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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역사인식을 둘러싼 세가지 난관이 있다. 첫째는 일본이 식민지화의 책임을 정면으로 감당하지 않는다는 점이고 둘째는 동아시아의 공통의 역사기반이 없다는 점이며 셋째는 그 결과 동아시아 각국의 갈등의 역사에 머물고 만다는 점이다(책머리에서)
제목 그대로 동아시아 150년의 중대사건 열가지 역사에 대해서 쓴 책으로 아사히신문(朝日新聞) 기자들이 2007년 6월부터 2008년 3월까지『아사히신문』에 연재한 특집기사시리즈를 단행본으로 묶은 것이다. 책에는 씨리즈를 끝내면서 2008년 4월 19일에 개최한 국제심포지엄 '역사화해를 위하여'의 개요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현지의 학자 및 목격자들을 직접 인터뷰함으로써 현장성과 객관성을 높였으며 각국의 역사교과서 및 문화현상을 심층 취재하여 분석한 내용들이다. 아편전쟁과 메이지 유신, 청일전쟁, 러일전쟁,신해혁명과 민중운동,만주사변,중일전쟁 그리고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모두 망라되어 있다. 강덕상 시가현립대 명예교수는 "일본의 젊은이들 가운데는 한반도가 일본의 식민지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고, 한국과 북한이 원래 하나의 국가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 적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동북아시아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데 가장 큰 장벽은 '감정'이다. 물론 이런 생각의 기저에는 수동적이고 피학적인 전제가 깔려있으나 수백여 차례의 외침을 받고도 근근이 버텨온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면 동아시아는 단순히 지리적인 범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히 근현대사에서 동아시의 역할과 한계 그리고 그 의미를 제대로 규명하는 작업은 여러 사람에 의해 지속적으로 시도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삐뚤어진 시각과 좁은 시야에 갇혀 오리엔탈리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20세기 초 일본의 군국주의의 군화발에 짓밟힌 민중들과 대동아공영권이라는 허황된 주장에 현혹된 위정자들이 겪은 동아시아의 역사는 동일하지 않다. 동아시아의 역사와 세계 안에서의 모습들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는 거울이 된다.
이 책의 바탕이 된 연제기획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2005년 봄 한국과 중국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일시위였다.(책머리에서) 그동안 국사책, 세계사 책에서 배워온 내용들이 역사의 한 이면을 부각시켜 왔다면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은 특정 사건, 인물을 숭배화, 신성화 하느냐 숨긴 내용들에 관해서다. 흑백논리로 열사와 매국노의 선을 그어놓은 역사 교과서에서 진실은 조금씩 은폐되거나 과장돼 있다. 이같은 관점의 전환은 각국의 역사교과서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있다. 우리가 동아시아에 속해있다는 지정학적 사실은 우리 민족 혹은 국가의 운명을 질곡의 세월로 이끌었다. 과거를 둘러싼 국가간 대립은 사라지지 않는다. 동아시아 각국의 교과서는 자국사 중심의 서술에 치우쳐 곳곳에서 미흡한 점을 드러내며 때로는 객관성을 잃는 경우조차 있다. 이런 부분들을 안타깝게 여겨 자국중심이었던 역사연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첫성과가 2007년 3월, 한일 역사학자 및 교사들이 10년에 걸쳐 완성한 '한일교류의 역사 : 선사부터 현대까지'가 양국에서 동시에 출간되었다.국가와 민족을 넘어선 역사인식의 공유를 목표로 한일 양국의 고등학생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역사교재로 편집했다.
중국에서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역사에 관해 변화가 있었다. 우선 개혁,개방 정책으로 전쟁사료의 공개나 기념관 건설이라는 붐이 일었고, 연구 측면에서도 강제연행이나 종군위안부 문제 등의 조사가 시작되었고 역사인식의 공유는 자국 중심이다보니 외국의 사료나 연구상황에 대한 파악이 충분치 못했다.(p3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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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를 만든 열 가지 사건 – 아사히 신문 취재반, 창비 ‘함께 쓰는 역사 이야기’ 유년시절, 일기를 쓰는데도 일정한 형식이라는 것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루를 돌아보며 자신만의 일상을 그려내고 반성하는 글을 적는 그 일에도 “이런 형식으로 써야 한다’는 틀이 존재했다. 그리고는 그 일기를 선생님과 부모님께 검사 받는다. 어쩌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적당히 연출되어지고 퇴고를 거친 일기장에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는 날이다 싶으면 기분 우쭐해 하곤 했었다. 지극히 개인적이지 못한 일기를 써야만 했던 어느 날에 일이다. 함께 동전을 모아두었던 돼지 저금통을 두고 벌어진 형과의 사건이 있었는데 형이 그날의 내 일기를 훔쳐보고 나서 시비를 걸어왔다. 억울한 것은 분명 내 쪽이었는데 더 분통터지는 일은 함께 그 사건에 연루가 되었으면서도 기억하는 내용이나 범위가 다르다는 것이다. 지금의 생각이지만 제각기 나름의 해석으로 기억을 보듬고 사는가 보다. 열살, 여덟 살에 남자아이 둘을 키우는 지금, 문득 그때 생각이 새롭다. 만약, 형과 내가 유년시절에 있었던 여러 사건을 돌이켜가며 둘이 함께 일기를 쓴다면 어떨까. 분명 오해의 좁혀질 것이고 이해의 강은 넓어질 것이다.
일기를 한 개인의 역사에 비유하자면 역사는 한 나라의 일기다. 개인적인 일에도 이해와 해석, 기억하고 전달하는 내용이 다른데 하물며 국가간의 사건을 해석하는 일은 얼마나 실 타래처럼 얽인 일이 많겠는가. 이 책 [동아시아를 만든 열 가지 사건]은 아편전쟁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에 이르기 까지 동아시아 150년 근대사 중 역사의 변곡점이 될만한 사건들을 열 가지로 추려 사건의 배경과 사실을 살펴본다. 그리고 그 사건을 기억하는 주변 국가들의 눈으로 사실을 재검토하고 각국의 교과서에는 어떻게 다루고 있으며 국민들에게는 어떠한 기억으로 남겨지고 있는지를 취재한 내용이다. 책을 읽는 동안 ‘역사는 여러 개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는 말이 계속 맴돌았다. 아편전쟁을 교훈으로 삼아 메이지 유신을 통해 자국의 힘을 키워간 일본. 그들의 세계를 삼키겠다는 지배야욕은 청일 전쟁과 러일전쟁을 통해 한반도에 혼란을 초래하면서 일본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품게 했다. 하지만 특정한 사건을 개기로 개혁을 단행하면서 위협적인 존재로 등극하면서 열강의 세력들까지 위협한 일본의 의지는 대단하다 느껴졌다. 또한 베트남 전에서 보여진 한국인들의 만행, 무고한 민간인들을 몰살 시켰다는 내용에서는 수치스런 기억으로 남을지 몰라도 그 때 당시 참전했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 다른 해석을 가질 수 있다. 총알이 날아드는 전장에서 내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 때 시대적 배경으로 미뤄보면 가늠이 갈만한 내용이다. 내가 쓴 일기에도 최소한 나를 위한 퇴고는 하지 않는가. 하물며 역사 역시 자국의 후세를 위한 아름다운 배려 를 빼놓지 않았을 것이다. 동아시아 역사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을 갖자는 의미에서 보면 이 책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일기 형식에 꼭 빼놓지 않아야 할 일정한 틀이 바로 ‘반성’아니던가. 타국 역사를 얼룩지게 만들었던 과거 청산과 적절한 보상이 선행되고 난 후 전문가들의 노력과 위정자들의 올바른 인식이 선행되어야 동아시아 역사를 구성하는 수레바퀴는 제대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근대사를 배경으로 해서 역사는 고른 시각으로 보게끔 하고있다. 그리고 자신의 역사서를 어떻게 기록해 갈 것인가. 작은 깨달음 하나를 안고 책을 덮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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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취재반 저/백영서,김항 공역 | 창비 | 383쪽 | 565g | 2008년 11월 07일 | 정가 : 18,000원
대만 여행을 다녀온 후, 여러가지 책을 접하며 궁금증을 키워가고 있지만 마땅한 책을 찾을 수가 없어서 애를 먹고 있었다. 대만과 관련된 책 중에는 대다수의 책이 지나치게 가볍거나 지나치게 무거워서 역사 무식쟁이인 내 수준에 맞는 책을 찾기가 어려웠다. 도대체 열가지 사건이 뭔지도 궁금하고 국경을 사이 두고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들이 어떻게 얽혀 돌아가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읽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와 역사교과서 문제로 날마다 부딛치는 일본의 아사히 신문사에서 나온 책이다. 메이지유신 이후로 아시아에서는 주로 악역이었던 일본에서 나온 책인지라 읽는 내내 묘한 기분이 들었으나, 필자들이 동아시아 10가지 테마를 가지고 현지의 학자와 목격자를 인터뷰하면서 쓴 글이기에 객관화 되어 있었다. 그리고 각국 역사교과서와의 비교는 각 나라의 시선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리고 교과서라는 짧은 묶음의 한계와 역사 교육 정책에 대한 생각도 함께 해볼 수 있었다. 이 네 나라를 살펴보면 일본은 대단한 악역이었지만으로 식민지화의 책임에 대해서 아직까지 회피하는 나라이고, 각 나라의 역사를 기술한 내용들이 지나치게 각 국가 중심적이라 서로 손가락질하는 모양새가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에 땅 싸움에 네티즌 싸움에 시끄러운 것도 사실이다. 이 묘한 대결구도를 이 책 하나로 이해할 수 있을까? 이야기는 '아편전쟁과 메이지유신'으로 시작한다. 작년에 가고시마를 다녀오면서 일본의 메이지유신 관련된 책을 읽어놓은 터라 역사서 임에도 조금은 쉽게 진입했다. 그리고, 대만의 식민지 역사를 설피라도 읽었던 터라 '청일전쟁과 대만할양'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러일전쟁과 조선의 식민지화'에서 부터는 조금씩 울화가 치밀기 시작하며, 아무리 객관화 되었다고 하더라도 역사상 분한 것은 사실이기에 책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던 것도 사실이다. 어설프게나마 [쑨원 삼민주의]를 읽으며 '신해혁명과 민중운동'에 대해 만화로 살펴 본 바 있고, 영화 [마지막 황제]를 몇번을 곱씹어 본터라 '만주사변과 만주국'에 대한 이야기까지는 술술 잘 읽어 넘겼다. 전쟁 이야기는 읽는 것만으로도 힘든 일이었다. 그후 어어지는 베트남전쟁까지의 이야기는 이 나라들의 연관관계가 더 없이 촘촘하게 엮여 있음을 알려준다. 역사 무식쟁이가 읽기에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으나, 모르는 것이 많은 만큼 읽는데 시간도 걸렸다. 이 책을 시작으로 다른 책으로 발전해나가면서 읽기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교과서의 비교로 각 국가가 사건을 보는 시선을 보여주는 것도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읽다보면 이 국가들이 친하고 다정하게 지내기는 참으로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안드는 것은 아니나, 이런 기획 하나 만으로 내 일이지만 조금은 떨어져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은 고마운 일이라는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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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면 당연히 한국의 역사는, 최소한 근현대사만이라도 어느 정도 알고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지난 겨울, 계절학기 수업으로 '한국근현대사'를 수강했다. 확실히 대학 강의라 그런지 중고등학교 때는 거의 배울 수 없었던 북한의 역사도 배울 수 있었고, 단순히 우리 나라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게 아닌 주변국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법도 배웠다. 그러는 와중에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참고서로 사서 읽었다. 우리는 역사를 배울 때 우리나라를 중심에 두고 공부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사실 한 나라의 성립과 존속, 그리고 패망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다른 나라들과 서로 엄청난 영향을 주고 받는데 말이다. 실제로 '국사(國史)'라는 과목이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밖에 없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선 보통 자기 나라 역사를 지칭할 땐 국사라고 부르지 않고 자기 나라의 이름을 따서 한국사, 중국사 등으로 부른다고 한다. 아무래도 '국사'보단 '한국사'가 더 객관적인 단어로 느껴지지 않는가? 이 책은 역사 공부를 할 때 '교과서'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한 면이 있다. 내용이 뭔가 잘못됐다는 말이 아니다. 이 책의 기술 방식은 다음과 같다. 각 장의 서두에 각 사건에 관해 간단히 소개 정도만 한 뒤, 주로 그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과의 인터뷰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한 것을 가지고 나머지 공간을 채워나간다. 따라서 역사적인 사실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에겐 이 책이 커다란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아마도 이 한계점은 이 책이 신문에 연재된 특집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역사 공부의 '참고서'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각 사건과 관련된 실제 인물들과의 인터뷰는 역사의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고 역사에 대한 흥미를 더해준다. 또한 각 장의 끝부분마다 각 사건에 대해 네 나라에서 실제 사용되고 있는 중고교 교과서가 기술한 내용을 비교분석해 놓았는데, 이를 통해 각 사건을 둘러싼 네 나라의 입장과 견해를 파악할 수 있다. 즉, 역사를 좀 더 종합적이고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한국사를 포함한 동아시아 역사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나 역사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자기 나라 교과서만 통해서는 알 수 없거나 일반 교과서에서는 다루지 않는 역사를 배울 수 있다. 다만, 먼저 역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뒤에 참고서로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수많은 인터뷰와 여러 사람의 주장들이 뒤섞여 머리만 복잡해질 우려가 있다. 추신. 현재 연세대학교 사학과에 계신 백영서 교수님이 이 책을 번역하시고 그분의 서평이 실린 것은 반가운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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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중국 대만이 함께 읽는 근현대사, 동아시아의 역시인식을 둘러싼 세가지 난관이 있다. 첫째는 일본이 식민지화의 책임을 정면으로 감당하지 않는다는 점이고 둘쨰는 동아시아 공통의 역사 기반이 없다는 점이며 셋째는 그 결과 동아시아 각국의 역사가 갈등의 역사에 머물고 만다는 점이다. 이 난관들을 넘어서기 위해 이 책은 교류와 연쇄를 키워드로 삼아 하나의 통합된 지역단위로서의 동아시아 역사를 돌아본다. 기억을 타자와 이야기하고 공유해야 잘못된 기억을 바로 잡을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문제의식속에서 이 책은 같은 역사적 사건을 한국 일본 중국 대만 각각의 입장에서 돌아보고 각국의 교과서에서 다뤄지는 방식을 비교하는 동시에 영상이나 소설등을 통해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를 추적했다.
동아시아의 근현대는 아편전쟁으로 그 막을 열었다. 최대의 강국이고 지역질서의 맹주라고 알려진 청의 패배는 일본의 위정자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한편 일본에서 발생한 메이지유신은 서양열강을 모범으로 한 근대국가를 지역에서 처음 탄생시켰다. 아편전쟁과 메이지유신, 이 두개의 사건에 의해 동아시아의 역사는 그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단계로 진입한다. 아편전쟁 등 서구 여러 나라들과의 있따른 전쟁에서 청이 패한 것을 알고 근대화를 서두른 메이지시기의 일본, 제 2장은 그 일본이 스스로 아시아를 침략한 청일전쟁을 다룬다 일본인은 잊어버리기 쉽지만, 이 전쟁은 한반도를 무대로 시작되었고, 일본군은 청국군만이 아니라 조선민중까지 적으로 대했다 전쟁에서의 승리로 일보은 대만을 식민지로 삼고 제국주의 열강의 일원이 된다. 청일전쟁 후 러시아는 중국 동북북에 대한 지배를 강화함과 동시에 조선으로도 진출을 꽤하고 있었다. 일본은 조선을 독덤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대러시아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세계유수의 군사대국 러시아를 패퇴시킨 일본, 그 승리는 동아시아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 담겨져 있다. 지금으로부터 백년전 역사의 톱니바퀴가 크게 회전했다 중국에서 신해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2천년도 넘게 지속된 왕조정권을 무너뜨리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공화국이 탄생했다. 혁명지도자중 다수가 일본에서 공부하고 지원받는 등 사실상 일본과의 관계가 매우 깊었다. 한편 일본육군 내부에서는 혁명의 동란을 틈타 중국 동북부(구 만주)를 넘보려는 움직임이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유럽 전역을 휩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세계적으로 평화의 기운이 고조되었다. 그러나 일본은 만주라 불리던 중국 동북북에서의 권익 확보와 확대를 위해 무력침략전쟁을 일으켰다. 그것이 만주사변이다. 이를 계기로 중국대륙에서 진흙탕싸음이 시작되었고 미국과도 대립하게 되었다. 지금의 입장에서 보면 만주사면은 근대일본의 중대한 갈림길이었다. 중국동북부에 만주국을 건설한 일본은 드디어 중국과 전면충돌을 시작한다. 국만당정부와 중국 공산당은 손을 잡고 대항했다. 일본의 침략전쟁은 중국에 참화를 가져왔지만, 임기응변식의 진군은 일본 스스로 파국으로 향하는 길이기도 했다. 전선은 결국 중국을 넘어서 확대돼 간다. 이것이 중일전쟁의 시작이다. 중국대륙의 전투는 거의 아시아 전역과 태평양지역까지 확대돠었다. 무모하고 이리석은 전쟁을 왜 엄출 수 없었는가? 그리고 전쟁은 진정 19456년 8월 15일로 끝난 것인가? 하는 질문을 남긴것이 아시아 : 태평양전쟁과 국공내전이다. 아시아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패하자 동아시아지역은 동서 양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무대로 바뀌었다. 미국 소련 등 초강대국에서 중국도 가세하여 냉전 속에서 두개의 전쟁이 발발했다. 이것이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의 무대 시작이다. 제2차 세계재전 후, 냉전체제하에서 일본은 미국 등과 쌘프란씨스코평화조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식민지였단 한국 외에 중국, 소련이라는 이웃나라와의 국교정상화는 무거운 과제로 남아있었다. 중국에서는 개혁개방이라는 노선이 시작되고 1980년대 후반부터는 한국과 대만에서 민주화가 진전을 보였다. 현재 동아시아의 커다란 기점이었다. 역사화해를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놓고 과거를 둘러싼 국가간 대립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려널리즘의 분출을 억누르고 , 함께 살아가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잇는 일은 무엇인가. 아사하신문사는 2003년 4월 19일 토오꾜오에서 역사와 마주한다. 역사는 살아잇다. 동아시아의 150년 이라는 두개의 씨리즈를 마무리 짓는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역사화해를 위하여 라는 주제로 국내외 연구자 9명이 현상인식과 제언을 서로 교환했다고 한다.
이 도서를 읽으면서 참으로 일본이라는 나라가 한국은 물론이요 동아시아에 최초로 침략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고 길고 긴 36년이상의 식민지국가로 전락시키고 전쟁의 불길속에 몰아갔던 흉악한 침략의 무리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 모든것을 억누른채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용암을 마음속에 담고 살아가는 것이 지금의 현대사이다. 과거를 잊어버릴수가 없는 아픔을 가진 우리 민족이기에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이 땅위에 평화를 유지하고 자라는 우리 후세대들을 위해서 총포성이 없는 무고한 희생이 없는 역사를 만들어가고자 평화협정 유지에 힘쓰고 노력하면서 사는것이 아닌가... 우리의 조상님들이 받았단 나라없는 설음, 쓰라린 과거를 뭍은채 두번 다시 그런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 그 과제에 대해서 제시하고 연구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해주는 도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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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이란 ‘현재’라는 창을 통해 과거의 사건을 바라보고 해석하여 미래의 지침으로 삼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현재라는 개념 속에는 ‘나’라는 개념도 포함되어 있어서 ‘내가 처한 입장’에 따라 동일한 사건에 대해 인식과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각국이 왜 자국의 관점으로 역사를 기술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된다. 이것이 지나칠 때는 국수주의, 국가주의로 흘러 역사를 왜곡하는 지경에 이르러 관련한 국가끼리 상호 비방, 비난하기도 한다. 특히 한, 중, 일 삼국은 역사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문화를 서로 전달하고 재화를 교류하면서 공존해왔지만 때로는 서로 전쟁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역사의 기술은 매우 민감한 문제로 남아 있다. 더구나 지난 100여년은 일본이 서양의 문물을 먼저 받아들임으로써 군사적 강국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을 식민지화하고 중국을 침략하여 수많은 사람을 살상시키고 지배해온 사실이 있다. 이 역사적 사실은 여전히 삼국 간에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역사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서 미래를 구속할 수는 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에 쌓인 서로에 대한 오점과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 일의 시작은 역사적 인식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역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본다. 이 책이 ‘공통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데 하나의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 책은 <아사히신문> 기자들이 아편 전쟁 후 동아시아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 10가지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기자들이 역사적 현장으로 직접 가서 견학하고 관련 인물들과 인터뷰를 함으로써 더욱 사실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각 장마다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앞에는 역사적 사건을 일반적으로 기술하고 있고, 뒤 ‘교과서를 비교한다’에서는 앞에서 기술한 사건을 한, 중, 일과 대만의 역사 교과서에서 각각 어떤 비중으로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하는 것을 서로 비교해서 독자가 각국의 역사적 시각을 쉽게 알 수 있게 했으며, 마지막 ‘기억을 만드는 것’에서는 대중매체나 그 밖의 여러 가지 방식으로 앞에서 말한 사실이 현재 어떻게 재생산되고 활용되어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쓰고 있다. 아직까지 역사책이 나라끼리의 대결과 전쟁, 지배와 저항을 위주로 기술하고 있다면 이 책의 ‘특징은 150년간의 동아시아 역사와 오늘의 현실의 연계성을 중요한 관점로 삼고 있으며, 특히 ‘교류와 연쇄’의 관점은 이 책을 관통하고 있다.’(p.362) 저자는 머리말에서 ‘기억은 명기(銘記)하는 힘과 환기(喚起)하는 힘의 합력이라고 일컬어진다. 명기하지 않으면 생각이 날 수 없고 환기하지 않으면 기억은 망각의 늪에서 잠든 채로 있다. 그렇지만 기억만으로 역사가 될 수 없다. 제각각의 기억이 각자의 머릿속에 머물러 있는 한, 기억은 그 사람들과 함께 사라져갈 것이다. 기억을 타자와 이야기 하고 공유함으로써 비로소 잘못된 기억을 고치고 왜곡된 것을 바로잡아 역사를 계속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하여 ‘공유’의 가치를 이야기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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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국사의 닫힌 기억에서 열린 역사 공동체를 향해 지금부터 한 세기 전인 1900년대 벽두에 세계사에 획을 긋는 사건이 있었다. 그것도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우리 한반도를 중심으로 해서 일어난 일대 사건이었다. 1904년 (갑진년) 강대국인 러시아와 신흥 강국으로 일어서고 있는 일본 간에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 지배를 둘러싼 대전이 벌어졌고, 의외의 결과로 일본의 승리로 끝났다. 이‘ 사건’에 대해서 우리가 배운 교과서적 지식은 몇 줄 정도에 불과하지만, 실제 미친 세계사적 의미는 지대한 것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러일전쟁은 총력전이었고 당시 구미열강 들이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아 제0차 세계대전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된다고 한다. 러일 전쟁은 그 배경을 좀 더 추적해 보면 청일전쟁이 있었고(자세한 것은 이 책에 나온다) 그 시발점에 해당하는 건 바로 조선에서 일어난 동학 농민 혁명(명칭에 대해서는 보는 사람들에 대해서 다르지만 일단 종교적이고 계급적이고 래디칼한 면모를 택해 이렇게 명칭 했다.)으로부터 이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21세기도 그렇지만 20세기는 전 세계가 하나의 권역으로 재편되는 시기였기에 한 나라의 사건이 그 나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고 주변 여러 나라 더 나아가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러일전쟁만 해도 중국과 일본, 대만 그리고 우리의 교과서에는 상이하게 기술되어 있다. 일본은 2면에 걸쳐 국제관계에 중점이 되어 있고, 중국은 자국 영토였던 만주지역에서 전쟁이 전개되었음에도 기술이 전혀 없다. 대만은 입헌운동과 관계성에서 기술하고 있고 우리는 5줄 정도해서 경위를 포함해 기술하고 있다. 이제부터의 역사 서술 및 연구방향은 일국사에서 국한되는 게 아니고 여러 국가 간에 교류와 공통의 역사기반을 가져야 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노력의 한 일환으로 나온 [동아시아를 만든 열 가지 사건, 창비 간]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일본 아사히신문(朝日新聞)취재반이 지난 2007년 6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월 1회씩 [아사히신문]에 연재된 특집기사 [역사는 살아있다: 동아시아의 150년]과 심포지엄 등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동아시아 4국(우리나라, 중국, 대만, 일본)의 역사적 사건을 현장에서 취재하면서 동시에 각 나라의 역사 교과서를 면밀하게 비교해서 동아시아 역사에 대한 공통적 인식 기반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책이다. 인간관계도 그렇고 조직이나 나라 간에도 갈등이 생기는 주요인은 소통의 부재라 할 수 있다. 서로가 서로의 처지와 상황들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이해를 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오해와 불신이 쌓이고 갈등은 더 깊어 질 수 없지 않을까? 대화를 하려고 해도 상대에 대해서 기본적인 상황은 알고 있어야 한다. 그 상황을 아는데 있어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 역사를 인식하는 게 가장 빠르고 중요하다고 생각이다. 우리가 속한 동아시아의 역사를 보는 눈에는 몇 가지 난점들이 있는데 첫째는 동아시아 근대사에 일정부분 책임을 지고 있는 일본이 식민지화나 침략에 대한 책임을 정면으로 감당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고, 동아시아 공통의 역사 인식 기반이 없다는 점이다. 이 노력은 최근에 일기 시작해 자국사의 처지에서 보는 세계사 서술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다음으로는 그 결과물로 동아시아 역사가 갈등과 오해의 역사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각국 역사 교과서를 비교하는 부분은 더욱 빛을 발한다. 동아시아 각국 역사 교과서는 자국사 중심 서술로 치우쳐있어서 객관성이나 전체 면에서 미흡한 점들을 지적하고 있고, 다른 나라에서 바라보는 왜곡된 우리 모습을 보았을 때는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예를 들면 중국 5.4 항일 운동에 끼친 3.1운동의 영향은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의 모습이 다를 수 있음을 절감하는 대목이다. 전체적으로 지난 한 세기 우리 옆을 지났던 굵직했던 사건들을 정리하면서 서로 다른 시각과 놓쳤던 부분들을 다시 한 번 새겨보는 시간이 되었다. 역사라는 건 기억하는 자만의 몫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기억을 공유하고 교류함으로써 우리들은 더욱 더 성숙해 질 수 있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