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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에 싸인 뒤뜰, 그곳에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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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시키 가호 <뒤뜰>   '뒤뜰'이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떠오를까. 화려하고 깨끗한 앞뜰과는 달리 왠지 버림받고 쓸쓸한, 잘 돌보지 않는 부족함이 연상되지는 않을까.   나시키 가호의 판타지 소설 <뒤뜰>에 등장하는 한 인물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에 의하면 앞뜰은 단순한 현관에 불과하고, 뒤뜰이야 말로 진정한 인생의 무대이자 사람이 생활하는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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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시키 가호 <뒤뜰>

 

'뒤뜰'이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떠오를까. 화려하고 깨끗한 앞뜰과는 달리 왠지 버림받고 쓸쓸한, 잘 돌보지 않는 부족함이 연상되지는 않을까.

 

나시키 가호의 판타지 소설 <뒤뜰>에 등장하는 한 인물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에 의하면 앞뜰은 단순한 현관에 불과하고, 뒤뜰이야 말로 진정한 인생의 무대이자 사람이 생활하는 근원이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것도 맞는 말이다. 앞뜰은 현관에 들락거릴 손님들을 위해서 가식적인 화려함으로 치장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눈길이 덜가는 뒤뜰을 보면, 그 집주인의 성향이나 생활방식을 알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뒤뜰을 깔끔하게 정돈해두었을테고 또 어떤 사람은 앞뜰과는 반대로 쓸쓸하고 처량하게 방치해 두었을 것이다.

 

개인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자아가 뛰어노는 정원이 있다. 남들에게 보이려하는 앞뜰이 있을테고, 어두운 비밀과 과거를 꼭꼭 숨겨둔 뒤뜰도 있다. 저택의 정원사가 뒤뜰을 관리하듯이, 인간도 때때로 내면의 뒤뜰을 종종 들여다 보아야하지 않을까?

 

주인없는 저택의 숨겨진 공간, 뒤뜰

 

'뒤뜰'이란 제목은 글자그대로 중의적이다. 그것은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뒤뜰이자, 개인이 자신의 상처뒤에 숨겨둔 또다른 자신이다. <뒤뜰>의 주인공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테루미다. 쌍동이 남동생은 6년 전에 죽었고, 작은 식당을 경영하는 부모님은 언제나 바쁘다.

 

남동생이 죽은 이후로 부모님과 한번도 화목한 시간을 갖지 못했을 만큼 테루미는 외톨이처럼 지내고 있다. 저녁밥도 매일 혼자서 먹는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집에 자주 놀러가지만, 그것도 자신의 외로움을 근본적으로 달래주지는 못한다.

 

테루미가 사는 동네의 언덕배기에는 커다란 저택이 있다. 한때 영국인이 살던 곳이지만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폐가다. 덕분에 그 집의 정원은 동네아이들에게 보물섬이나 마찬가지다. 정문은 굳게 잠겨있지만 아이들은 담을 넘어서 그곳으로 들어간다.

 

여름철에는 풍요로운 부엽토 속에서 자라나는 온갖 곤충들을 볼 수 있다. 새카만 빛을 뿌리는 투구풍뎅이, 커다란 하늘가재, 허공에서 힘차게 맴을 도는 장수잠자리와 자수정처럼 빛나는 오색나비 등.

 

이 저택에는 또 한가지 신비한 이야기가 전설처럼 떠돈다.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없는 뒤뜰이 있다는 것이다. 그곳은 그 집안 사람들이 수백 년에 걸쳐서 가꾸어온 곳으로 한 세대에 한 명씩 그 뒤뜰을 가꾸는 사람이 나온다.

 

그 뒤뜰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 안은 현실세계와는 동떨어진 환상의 무대인 것은 분명하다. 테루미는 어느날, 부모님께 버림받은 심정이 되서 학교도 빼먹고 그 문제의 저택으로 향한다. 그리고 금기의 장소인 뒤뜰로 들어가게 되는데...

 

환상의 공간에서 성장하는 주인공

 

판타지 소설이라면 <반지의 제왕>, <로도스 전기> 같은 작품들이 우선적으로 떠오를 것이다. 이런 작품들은 전사와 마법사, 요정 엘프, 난쟁이 드워프가 함께 어우러져서 거대한 악을 물리친다는 일종의 영웅서사시다.

 

<뒤뜰>은 이와는 방향이 약간 다르다. 테루미가 물리쳐야할 구체적인 악도 없고, 테루미에게 달려드는 마물도 없다. 대신 테루미는 판타지의 무대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성장한다. 누군가는 '상처를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은 '상처에 지배당하지 마라'라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은 '상처에서 당신의 정체성이 태어난다'라는 말을 한다.

 

테루미는 그 공간에서 환청을 듣고 환상을 본다. 그것은 자신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현실의 다른 면, 자신이 듣지 못했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인간의 상상력이 판타지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환상의 공간이 자신의 성장을 도울수도 있을 것이다.

 

<뒤뜰>의 등장인물들은 때때로 과거를 이야기한다.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남들에게 보이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갑옷 뒤로 숨겨두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숨겨도 소용없을 때가 있다. 타인에게 보이지 않더라도 자신에게까지 완전히 감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황폐하게 변하더라도 인간에게는 결코 버릴 수없는 자신만의 뒤뜰이 있기 때문이다.

t****o 2010.04.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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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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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배기에 있는 번즈 저택은 우리들이 어린시절 흉가라는 소문에 모험삼아 들어가보고 싶어하던 그런 류의 집처럼 느껴진다.  물론 번즈 저택이 흉가인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비밀이 담겨진 장소로 그래서 몰래 숨어 들어가보고 싶은 곳, 그런 곳 말이다.  번즈 저택은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외국인의 별장으로 쓰였던 곳이다.  전쟁이 시작되자 그 외국인들은 영국으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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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덕배기에 있는 번즈 저택은 우리들이 어린시절 흉가라는 소문에 모험삼아 들어가보고 싶어하던 그런 류의 집처럼 느껴진다.  물론 번즈 저택이 흉가인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비밀이 담겨진 장소로 그래서 몰래 숨어 들어가보고 싶은 곳, 그런 곳 말이다.  번즈 저택은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외국인의 별장으로 쓰였던 곳이다.  전쟁이 시작되자 그 외국인들은 영국으로 돌아갔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외국인 남자가 혼자 살았다.  하지만 그 남자도 어느 날부터인가는 자취를 감추어버렸고, 덩그러니 남은 번즈 저택은 황폐함의 모습을 남기고 있다.  서양식 저택에 일본식 돌담이 있는 번즈 저택, 아이들에게는 그곳이 제공해주고 있는 정원이 마냥 즐거운 놀이터가 되어줄 뿐이다.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바쁜 부모님과는 쌍둥이 동생 준이 죽고나서부터 더욱 소원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그런 테루미에게 즐거운 일이라면 친구 아야코의 할아버지에게서 옛 이야기를 듣는 것에 있다.  할아버지는 조지라는 이름을 가졌으며 어린시절 번즈 저택에의 추억담을 가지고 있다.  어린 조지는 번즈 저택의 딸들인 레베카와 레이첼을 알고 있었는데, 레버카의 뒤뜰에 대한 이야기는 비밀스럽기만 하다.  번즈 저택의 뒤뜰은 수백 년을 가꿔온 정원으로 한 세대에 한 명만이 이 정원을 가꾸는 사람이 나온다고 한다.  정원사의 숙명을 타고난 사람들은 약한 몸을 가지고 있는데, 이유인즉슨 뒤뜰이 죽음의 세계와 상당히 가까이 있어 에너지를 빼앗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정원사의 숙명을 타고 태어난 사람이 이번에는 바로 레베카였다고 말하며, 그 비밀 정원에 들어가려면 특별한 주문이 필요하다고 한다.  현관 복도의 막다른 곳에 있는 큰 거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는 뒤뜰, 어린 조지는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테루미는 그 비밀의 정원 이야기를 듣고는 뒤뜰에 가보고 싶어지는 마음을 갖는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날, 학교가 아닌 번즈 저택으로 발길을 옮기고 그렇게 뒤뜰로 들어갈 수 있는 큰 거울 앞에 선다. 

 

  번즈 저택의 뒤뜰은 판타지의 세계이다.  테루미는 새로운 세상인 뒤뜰에 우연하게 들어왔지만, 돌아 나갈 수 있는 길을 알지 못 한다.  그때, 스너프라는 소년이 산산이 분해된 외눈박이 용의 뼈들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으면 테루미 역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된다.  외눈박이 용의 뼈들은 세 곳의 마을에 나눠 보관되어 있고, 그 용의 뼈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 즉 테루미가 자신의 세계로 되돌아가기 위해서 모험의 첫 발을 내딛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테루미가 입게되는 옷 역시 참으로 판타지하다.  자신의 마음을 읽어 변하는 옷이라니, 특별한 기능이 장착된 이런 옷, 현실세계에서도 팔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판타지한 이 책은 실은 그렇게 환상적인 재미만을 담아놓고 있지는 않다.  상처에 대한 이야기, 그 상처를 보듬어 나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테루미는 쌍둥이 동생 준을 자신이 죽게 만들었다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테루미의 엄마인 사 짱은 차가운 엄마 밑에서 제대로된 사랑을 받지 못 한 상처가 있다.  레베카와 친하게 지냈던 내성적인 친구였던 다에는 레베카가 영국으로 돌아가버리는 바람에 혼자 남은 외로움의 상처를 갖고 있다.  모두들 하나씩의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면서, 그 상처를 감추기 위해 두터운 갑옷을 입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곧 또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는 것이란 걸 모른 채 말이다. 

 

  테루미를 통해 우리들은 레베카의 뒤뜰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게 되었고, 테루미를 통해 그들 모두의 상처는 아물어가게 된다.  비밀의 정원이었던 뒤뜰은 결국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처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테루미가 붕괴되어가고 있는 뒤뜰을 다시 살려내었고, 외눈박이 용의 뼈들을 원래대로 맞추어 놓음으로 테루미는 다시 자신의 세상으로 되돌아오게 되었다.  자신의 상처의 실체를 바라보고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이해의 눈을 가지고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현실 세상에서 기다리고 있던 부모님과 화해의 재회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테루미가 뒤뜰에서 모험을 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레베카의 이야기도, 다에의 이야기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준에 얽힌 이야기와 스너프의 숨겨진 존재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번즈 저택은 테루미의 엄마인 사 짱의 추억이 있는 장소이기도 하고, 테루미의 아버지가 기억하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며, 동생 준이 죽은 연못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테루미가 들어가게 되는 뒤뜰이 있는 곳이다.    책장을 넘기는 일에 가벼운 손놀림을 만날 수 있는 재밌는 일본 소설이었고, 상처에 대한 이야기가 머릿 속을 휘젓고 다니게 된다.  하여, 인상적인 글귀들을 몇 개 옮겨적음으로 끝맺을까 한다.

 

[상처입지 않으려고 온몸을 갑옷으로 무장했던 시기가 있었어......

................중략...................

갑옷으로 무장하면서까지 당신이 지키려고 했던 게 뭘까?  상처입기 전의 순수했던 당신?  하지만 갑옷에 에너지를 빼앗기면 갑옷 안쪽에 있는 당신은 영원히 바뀌지 않아.  당신을 상처 입힌 건 분명히 지금까지의 생활이나 마음가짐과는 다른 존재였겠지.  하지만 상처를 입는다는 건 그 존재를 받아들이면서까지 살려고 결심했을 때, 새로운 변화에 대한 당신 나름대로의 준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242-243쪽]

 

["상처를 입으면 어쩔 수 없다, 상처를 입었을 때는 상처입지 않은 척 위장하지 말고 힘들어하면 된다는 거야."

"언제까지?"

"사람의 몸은 자연히 일어서게 돼 있어.  상처로 인해 다소 모습이 바뀌더라도."/243쪽]

m******i 2009.04.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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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긴 했으나, 일본작가의 작품같지 않아서 서운했다.
"흥미롭긴 했으나, 일본작가의 작품같지 않아서 서운했다." 내용보기
'집지기가 들려주는 기이한 이야기'의 작가분이 쓴 판타지 소설이란 걸 알고 부랴부랴 주문을 해서 읽긴 했는데, 좀 이상했다. 읽는 내내 시종일관 흥미롭고도 예측하기 힘든 신선한 전개가 지루할 짬을 주지 않는 콤팩트한 작품이란 생각은 들었지만..... 뭐랄까 동양적인 정서나 취향이 반영되지 않은 느낌이랄까??? 작가와 작품 배경을 영국의 어떤이와 어떤 곳으로 바꿔도 전혀 어색
"흥미롭긴 했으나, 일본작가의 작품같지 않아서 서운했다." 내용보기

'집지기가 들려주는 기이한 이야기'의 작가분이 쓴 판타지 소설이란 걸 알고 부랴부랴 주문을 해서 읽긴 했는데, 좀 이상했다. 읽는 내내 시종일관 흥미롭고도 예측하기 힘든 신선한 전개가 지루할 짬을 주지 않는 콤팩트한 작품이란 생각은 들었지만..... 뭐랄까 동양적인 정서나 취향이 반영되지 않은 느낌이랄까??? 작가와 작품 배경을 영국의 어떤이와 어떤 곳으로 바꿔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전개랄까? 그런 면에서 내 취향을 벗어났단 생각이 들어 조금 실망 이었다. 개인적으로 '일본소설'을 선호하는 취향은 그런 색깔을 띤 작품에서 좀 더 친근감을 갖고, 깊은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때문인데, 이  작품은 그런 면이 상당부문 배제된듯 하다.

  특히 이 책을 고른 이유가 되어준 '집지기가 들려주는 기이한 이야기'란 작품에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동양적인 매력을 풍부하게 갖춘 작품을 써내는 작가란 첫인상을 가졌기에 나의 실망은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작품을 접한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 접하고, 읽었어야 할 작품을 읽었다는 느낌이다.

  이미 작가분의 작풍에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어 시시때때로 차기작을 기대해 왔으니, 그 기대가 예상을 벗어났다고 쉽게 버릴수 있는 작가분은 아니란것이 내 소신이다. 오히려 다종다양한 작풍을 선보이는 작가분의 풍부한 기량을 축복으로 여기고, 다음에 이어질 새로운 작품을 고대하는 맘이 더욱더 부푸는 기분이다.

  또한 판타지 문학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신선한 선물이 될 것이니, 앞서 언급한 실망이란 멘트에 선입견을 갖지 말고, 많은 이 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으로 인정받았으면 하는 것이 소박한 소망이다.

b***i 2009.02.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