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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시잡지에서 함기석 시인의 시를 처음 읽었다. '축구소년'이라는 시였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그래서 그의 다른 시들을 찾아 읽다가 '학교 가는 소년'이라는 시를 발견했다. 나는 그 시를 읽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의 첫 시집 [국어선생은 달팽이]가 나온 뒤 나는 시집을 읽고 또 읽었다.
함기석 시인은 한국 시단에서 매우 독특한 존재다. 그의 시는 기발한 상상력과 그로스테크한 이미지들로 가득 차있다. [착란의 돌]은 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에는 장시 '개안수술집도록', 그리고 연작시 '착란의 돌 '등이 수록되어 있다. 착란의 돌 연작 가운데 '詩' '애벌레' '미궁' 등의 시를 읽으면 알게 되겠지만 ,시인은 현실 세계를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펼쳐지는 이상한 세계를 노래한다. 이와 같은 그의 시세계를 지탱하는 것은 아방가르드 미학이다.
전위적인 작품은 그것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아는 몇몇 소수에게는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 하지만 대중에게는 쉽게 외면당한다. 그런 점을 알면서도 시인은 전위를 선택했다. 나는 그의 시를 사랑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의 외로운 싸움을 즐겁게 지켜본다. 함기석 시인은 삶이라는 악몽과 고독하게 싸우는 한국 시단의 첨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