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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잠시 다니던 독서실 벽에 누군가가 칼로 파놓은 한 줄기 문구. '세계 4대 기타리스트 - 지미 핸드릭스, 지미 페이지, 제프 벡, 에릭 클랩튼' 물론 그 몇대 기타리스트라는 말 자체가 지금은 웃기는 이야기지만, 당시 우울하고 눈부신 사춘기를 통과하던 내게 그들의 이름은 그대로 가슴에 새겨졌다. 음악을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으면서 친구들에게 '그것도 모르냐'는 투의 가르침을 하사하던 것도 이 무렵이다. 그나마 굿모닝팝스에서 몇 곡의 히트 싱글을 접해봤기에 다른 셋보다 괜히 친숙했던 에릭 클랩튼은 내 허풍이 끝날 즈음엔 거의 신화화 되곤 했다.
그런 와중에 내가 처음으로 돈 주고 산 에릭 클랩튼의 정규 앨범이 1994년에 발매된 'from the cradle'이다. 그의 몇몇 곡들이 대박을 터뜨린 직후 처음으로 나온 앨범이었다. 당연 큰 기대를 한 터였다. 하지만 아이와에서 흘러나오는 찐한 블루스 사운드는 테빈 캠벨 이후 나를 심한 피로감과 실망감 속으로 몰아 넣었다. 최고의 앨범이니 그가 돌아왔다느니 하는 앨범 속지의 감상평을 읽노라니 헛헛해졌다. 난 그의 디스코그래피에 대해 전혀 몰랐을 뿐이고, 그리하여 그 덕분에 한동안 레드 제플린만 줄창 듣게 되었을 뿐이었다. 그 이후로 나의 '훼이보릿'는 지미 페이지로 굳어지게 되었다.
차츰 에릭 클랩튼의 음악이 좋아지게 된 것은 초창기 밴드 시절의 곡을 듣게 되면서 부터였다. 특히 음악캠프를 통해 녹취에 성공한 크림의 'sunshine of your love'는 거의 매일 쳐들었다. 그의 음악적 에센스는 빌보드에서 보다 연보에서 찾아야만 했던 것이다. 이 책은 그 발걸음에 한결 다양한 풍경을 열어 보이며 세계로 인도한다. 튜닝을 하고 코드를 잡아 보며, 줄을 끊어 먹기도 하고 손끝에 피멍이 들기도 한 후에, 내 몸을 어루만지듯 편안하고 훌륭하게 연주를 하는 과정이 그의 인생이라는 악보에 그려져 있다. 몇몇 자서전과는 달리 애써 자신의 삶을 객관화 해보려는 형용모순도 그리 눈에 많이 걸리진 않는다. 타인과 현상에 대한 자신의 느낌도 적절하게 통제하고 있어서 거북하지 않다. 에릭 클랩튼의 자서전은 그 안에 등장하는 수많은 셀리브리티 만으로도 읽는 재미가 대단하다. 이들이 교류하며 나누던 이성과 감정의 덩어리들은, 그 생생한 질감이 책장을 넘기는 손끝으로 전해진다.
요람을 흔드는 모든 부모의 손길은 사랑으로 가득하다. 안에서 자고 있을 아이는 훗날 이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상상 속에서 추억할 수는 있을 것이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직후 초창기 블루스 사운드로 회귀한 그의 앨범은 그런 의미에서 이미 마스터피스였다. 그리고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끊임없이 발현하는 그의 진심은 이 자서전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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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구입한 시디 중에-2008년에 나온 시디가 아니고 내가 구입한 시디 중에- 최고는 펄잼의 베스트와 에릭 클랩튼의 베스트였다. 시디 속지에 클랩튼의 자서전이 나왔다고 광고는 찍혀 있던데 이게 한국에 번역됐을 거라고는 생각못했다. 누가 볼까 싶었다. 이글루스 블로그에 독후감이 올라온 거 보고 볼까 하는 생각은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딴 책 뒤져보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보게 됐다. 클랩튼의 인생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베스트 시디에 들어있는 곡이 에릭의 인생의 어느 부분에서 만들어졌는지가 궁금했을 뿐이다.
클랩튼의 더블 베스트 시디를 틀어놓고 책을 보았다. 제법 두껍기는 했지만 하룻밤에 독파가 가능했다. 내가 아는 무수한 록스타들이 등장하니 이런 음악 다큐 같은 책이 없다. 에릭의 유명한 별명 슬로우핸드가 '느릿느릿 연주하는 것 같으면서도 뛰어난 연주력을 보여줘서'가 아니고 싸구려 기타의 줄 하나가 라이브 때마다 끊어져서, 공연 중에 기타줄 다시 매는 걸 보고 팀동료가 '느린손'이라고 놀려서 붙은 거라니!
일생의 여러 어려운 순간을 클랩튼은 음악이 구원해주었다. 창작하는 장르는 다르지만 나 역시 비슷한 느낌이 든다. 내겐 구원이 아니고 나락이었지만. 예술쪽에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장르 불문하고 이 책을 보면 심정적으로 동감을 느끼는 부분이 많으리라.
클랩튼의 음악에 관심이 없다면 애초 읽어보지도 않겠지만 언플러그드 앨범부터 좋아한 팬이라 해도 역시 그다지 땡기지 않을 것이다. 에릭의 초기부터 근래 화이트블루스까지 다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 자서전이 쏠쏠하게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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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클랩튼에 대해 좀 알고 계시거나 알고 싶은 사람이 읽기에 흥미진진하다.
10대에 들었던 에릭의 기타는 '거친 열정'이었고 20대에 들었던 그의 기타는 '자신만만함'이었고 30대에 듣는 에릭의 연주는 '그윽하고 여유로움'그 자체이다. 같은 곡이라도 세월을 타지않고 듣는 시기에 따라 색깔과 맛이 다르다. 그것이 거장의 저력이다. 언제들어도 촌스럽단 느낌이 없다.
20대까지만 해도 그의 곡 몇 곡 외엔 별로였다. 이유는 속도감과 파워가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30을 넘어선 지금와서 듣는 그의 곡은 'Slow and Soft' 스타일의 연주가 얼마나 맛있는가를 깨닫게 해 준다.
'Layla'의 일렉기타 버젼과 언플러그드의 통기타 버젼은 얼마나 다른가? 맛이 완전히 다르다. 카페모카와 카페라떼를 먹는 차이라고 할까? 같은 손가락, 같은 기타, 같은 악보임에도 필을 이렇게 달리 줄 수 있을까?
현대음악에서 특히 록음악사에서 에릭 클랩튼을 빼고 말할 수 없다.
주로 인터넷으로 책을 사지만 한 번씩 서점에 들러는 이유는 이런 맛갈난 책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보러 가서 손으로 만져봐야만 찾고 횡재했단 느낌이 드는 그런 책이 아닐까?
기타도 잘 치고, 노래도 구성지고 근데 이 친구 책도 잘 쓰네! 물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겠지만. 솔직하고 꾸밈없이 자신의 연주인생과 삶의 뒷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마치 블루스 기타를 연주하듯 진술하는 글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으로서의 Eric Clapton이란 사람이 꽤 매력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 같이 눈오는 날 밤에 "unplugged"앨범 들으며 커피 한잔 마시면서 이 책 읽으면 커피맛 좋겠는데... 책 읽는 맛도 그윽할 듯...
연주자의 생각을 알고 연주듣는 맛도 그럴 듯 하지 않을까 싶다.
사족을 더 붙이자면 에릭 클랩튼을 Wonderful Tonight, Tears in Heaven, Layla 등의 파풀러한 곡에만 한정시키지 말고 Rambling on my mind같은 명곡들도 같이 감상할 수 있다면 다른 에릭 클랩튼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서문에 그가 남긴 말은 걸작이다. "음악은 모든 것을 극복하고 살아남으며 신과 마찬가지로 항상 존재한다. 구해달라고 도움을 청하지 않으며 방해물이 있어도 끄덕없다. 음악은 항상 나를 발견했고, 신의 은총에 힘입어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Guitar의 神이 한 말이다. 신과 음악은 항상 존재한다.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가를 사랑하는 사람도 항상 존재한다. 베토벤의 말처럼 음악은 영적인 것이기에 영원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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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크립튼 - 사춘기 시절......누구나 들었을 노래들...
그 누구도 쉽지 않았을 그의 인생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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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양서라고 할 순 없지만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군더더기 없고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에릭 클랩튼' 모드가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삶의 깊은 나락에 여러 번 빠져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그마저도 자신의 든든한 양식으로 삼았다. 사실 읽다 보면 어느 정도 질투감마저 든다. 진정코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이 그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다. 신이 그에게 음악의 재능과 인간적 매력, 그리고 대중의 사랑을 주었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암튼 간만에 에릭 클랩튼 음악에 빠져 즐거운 독서의 시간을 만끽했다. 2000년대 이후의 최근 이야기까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