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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부재의 벽에 갇힌 아이의 중얼거림
"소통 부재의 벽에 갇힌 아이의 중얼거림" 내용보기
세르쥬 뻬레즈 삼부작의 마지막인 은 레이몽의 환상과 과거의 회상을 오간다. 정상적인 세계에서 따돌림당하고 비정상적인 세계에서도 몰려난 아이, 하지만 '난 죽지 않을 테야'라며 살아남으려고 애쓰던 아이는 환상 속에서 존재할 자리를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결국 자신을 속이는 것에 불과하며, 환상은 현실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레이몽이 느끼는 소외감은 정
"소통 부재의 벽에 갇힌 아이의 중얼거림" 내용보기
세르쥬 뻬레즈 삼부작의 마지막인 <이별처럼>은 레이몽의 환상과 과거의 회상을 오간다. 정상적인 세계에서 따돌림당하고 비정상적인 세계에서도 몰려난 아이, 하지만 '난 죽지 않을 테야'라며 살아남으려고 애쓰던 아이는 환상 속에서 존재할 자리를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결국 자신을 속이는 것에 불과하며, 환상은 현실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레이몽이 느끼는 소외감은 정도의 차이일 뿐,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겪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레이몽의 불행에 동정하며 읽는 것이 아니라 소통의 부재, 오해, 선입견, 이런 것들이 한 사람의 생을 포기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읽었으면 좋겠다. 나 자신도 가족이나 친구에게 마음을 닫고 이기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해보면서. 거친 질감의, 종종 한쪽 눈이 없거나 옆얼굴만 보이는 삽화 역시 이 소설 전반에 흐르는 단절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인상깊은구절]
"그럼, 반 고흐는 분명히 살갗이 있었던 거지요?" "물론이지, 너와 나처럼, 피부를 갖고 있었지.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말이야, 레이몽. 다만 그는 머리 속이 괴로웠던 거란다. 고통이 있었고, 그를 괴롭게 만드는 그 무언가가 있었다는 뜻이지. 이해하겠니? 우리에게는 그저 단순하고 정상적인 것이, 그에게는 너무나 끔찍하고 괴롭게 여겨졌던 거야.(중략)사실 이 세상 모든 것이 아주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러니까 확대경을 갖고 보면 분명하게 보이지도 않고, 그리 예쁘게 보이지도 않는단다. 오히려 끔찍하고 흉측해. 왠지 두렵게 보일 뿐이야. 다행히도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사물을 볼 때 그런 모습으로 보지 않지. 사물의 실제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단 말이야. 우린 평범한 사람들, 그러니까 정상인들이란다. 그래서 모든 사물을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습으로만 보는 거야. 그런데 반 고흐 같은 사람은 재수가 없었어. 불운한 사람이었지. 생각이 너무 복잡했거든. 불쌍한 사람이야. 끔찍한 것들을 보았으니까."
m*****0 2002.11.0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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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불쌍한 레이몽...
"아, 불쌍한 레이몽..." 내용보기
두 개의 세계가 있는데 어느 것이 진짜이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 모를 때의 그 답답함이란... 그런데 하나는 아주 암울한 이야기이고 하나는 아주 밝은 이야기라면 어떨까. 만약 암울한 이야기가 가짜라면 밝은 이야기가 진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냥 꿈에서 깨어났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만약 그 암울한 이야기가 진짜고 밝은 이야기가 가짜라면.   이 책이 바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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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세계가 있는데 어느 것이 진짜이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 모를 때의 그 답답함이란... 그런데 하나는 아주 암울한 이야기이고 하나는 아주 밝은 이야기라면 어떨까. 만약 암울한 이야기가 가짜라면 밝은 이야기가 진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냥 꿈에서 깨어났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만약 그 암울한 이야기가 진짜고 밝은 이야기가 가짜라면.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우다. 레이몽은 계속 두 개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두 세계가 너무나 대조적이다. 부모로부터는 말할 것도 없고 친구들로부터 사랑받고 선생님으로부터도 인정받는 세계가 있는 반면 그와 정반대의 세계도 있다. 사실 정반대의 세계가 꿈이길 바랐다. 그러나 전혀 반대의 세계가 꿈이었다.

 

부모에게 학대 받고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레이몽이 그나마 행복했던 요양원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온 후의 생활을 보여준다. 읽으며 정말 이런 부모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실제로 학대 받는 아이들이 존재한다는 명백한 사실 앞에 내가 이해하고 안 하고는 중요한 게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 소설 3부작 중 마지막 이야기다. 앞의 두 권을 못 보았기 때문에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부모가 있는데도 요양원엘 갔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원인이야 어쨌든 레이몽의 섬세한 내면 심리 묘사가 뛰어나다. 그래서 원인을 모르더라도 현재 레이몽이 처한 현실에 동화되어 무척 안타까움을 느낀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쯤이면 마음이 착 가라앉는다. 청소년 보다는 어른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까지 생긴다.

l*****8 2009.02.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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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꿈을 꾸기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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캅브르통에서 돌아오던 날, 내 삶은 다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완전히 처음으로 되돌아오고 만 것이다. 침대 위에 팔다리를 뻗고 누워서, 눈을 감았다. 슬프게도 이젠 더 이상 들을 수가 없는 바다 소리, 바람 소리, 파도 소리를 들어 보려고 애를 썼다. 겨울이었다. 엄청나게 추운 겨울. 온몸이 얼어붙었다. 심지어 뇌까지도. 뇌까지도 춥고, 시리고, 떨렸다. 나는 내 머리 속에서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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캅브르통에서 돌아오던 날, 내 삶은 다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완전히 처음으로 되돌아오고 만 것이다. 침대 위에 팔다리를 뻗고 누워서, 눈을 감았다. 슬프게도 이젠 더 이상 들을 수가 없는 바다 소리, 바람 소리, 파도 소리를 들어 보려고 애를 썼다. 겨울이었다. 엄청나게 추운 겨울. 온몸이 얼어붙었다. 심지어 뇌까지도. 뇌까지도 춥고, 시리고, 떨렸다. 나는 내 머리 속에서 뇌가 떨고 있음을 점점 더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내 안에 침범해 들어오고 있는 것 같았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마치 뇌가 굴러떨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뇌가 바다 밑바닥에서 천천히 흘러나오는 용암처럼, 손으로 꽉 눌렀을 때 손가락 사이로 쭈욱 흘러내리는 사과 파이의 잼처럼, 그렇게 뇌가 귀로, 코로, 입으로 막 새나가 줄줄 흘러내리는 느낌이었다. 무언가가 빠져나간 듯한, 골이 텅 빈 듯한, 뇌가 아예 날 포기하고 증발해 버린 듯한 기분이었다. (9쪽 발췌)

 

요양 센터에서 안느의 비밀을 알고 놀라 일으킨 소동은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레이몽에게 가장 행복했던 사랑의 시간이 그렇게 끝나버린 것입니다. 레이몽은 악몽과도 같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뇌가 줄줄 흘러내리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앓습니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오르내리며 생각들이 마구 솟구쳐 이어집니다. 환상의 세계에서 레이몽의 삶은 한 번 살아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워낙 나무랄 데가 없는 모범생이고 보니, 아빠와 엄마가 이만저만 위해 주는 게 아닙니다. 푸르스떼이 선생님 또한 레이몽을 무척 자랑스러워합니다. 레이몽 또래의 남자아이가 꿈꿀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춘 아이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의 세계는 바로 예전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구타와 따돌림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그러니 레이몽은 점점 더 환상의 세계에 빠져들고 끝내 현실과 화해하지 못합니다. 안느를 그리워하며, 유일하게 레이몽을 인정해 주었던 빵집 아저씨 손을 잡습니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08.03.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