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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고수! 무협소설이나 홍콩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접해보는 말이다. 허나 실생활에선 이 말을 거의 쓰지 않는다. 쓸 기회도 없다. 지난 반년간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잡담 중에 「무림고수」 넉자를 입에 올려본 자가 있는가? 없다. 올킬. 난 이렇게 생각했다, 솔직히 건강증진을 위한 스포츠로서의 武는 있어도, 천인합일이나 협객을 목표로 하는 道와 藝 차원에서의 武는 오래 전에 사라졌다고. 기합소리 우렁차게 퍼지는 동네도장에서도 선생과 학생은 있어도 진정한 사범과 고제高弟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고. 다시 말해서 선생은 있어도 스승은 없다고. 무림고수와 최강의 무예는 마치 서부영화의 고독한 총잡이와 그 명성을 떨치게 한 쌍권총처럼 전설처럼 내려오는 옛날얘기였지, 지금 여기서 만나볼 수 있는 그런 살아 숨쉬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나의 착각과 편견을 떨치게 된 계기가 문화일보 기자 박수균이 소개한 우리땅의 무림고수들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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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3년 문화일보에 연재되었던 "박수균 기자의 무림고수를 찾아서"를 모태로 탄생하였다. 지은이 박수균 기자는 학창시절 "십팔기"를 수련하여 공인 4단의 실력을 갖춘 실제 무예 수련자로 전국 방방곡곡에 숨은 열여섯명의 무림 고수를 만나, 그들의 무예와 삶과 철학을 책 속에 풀어내고 있다.
먼저 "자기를 버리다"라는 장에서는 "십팔기", "당랑권", "태극권", "선관무"의 고수 네 분을 소개하고 있다. 조선의 전통 무예인 "십팔기"를 현대에 되살린 "해범 김광석"의 수제자인 "우범용"은 몸으로는 가히 궁극의 경지에 올랐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고수인데, 현재 몸과 마음을 함께 수련하면서 지은이의 스승이기도 한 "해범"의 경지를 향해 정진하고 있다. "시서화"에 모두 능숙한 "태극권"의 고수 "정민영"은 양생과 수련의 비법을 통해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 숨어 있는 태극권의 진가를 보여 주고 있다. "호압사" 주지 "원욱"은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불가에 입문한 후 수십 년간 불가의 무술을 수련한 분이다. 그는 "삶과 죽음을 초월하여 참된 자아를 발견"하는 불가의 정통 수행법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다음 "자신을 이기다"장에서는 "태껸", "초기 태권도", "태권도", "합기도", "팔괘장", "형의권", "우슈 산타", "우슈 투로", "아이키도", "대동류 유술", "거합도", "극진 가라데"의 고수 열두 분을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흥미가 있었던 부분은 해방 직후 "태권도"의 기틀을 닦은 "청도관", "송무관", "연무관", "무덕관", "YMCA 권법부"등에 의해 형성된 "태권도"의 탄생과정과 "합기도"의 창시자 "최용술"의 일화 등이었다.
고수들에 따르면 무술은 "안으로는 나를 지키고, 밖으로는 적을 지키는 것"이자 "영혼과 육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한다. 진정한 고수라면 무예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무예를 수련한 저자는 고수들과 직접 몸을 부딪히고 생각을 주고 받으며 느낀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그들의 무예와 삶과 철학을 보다 농밀하게 풀어내고 있다. 더불어 베테랑 사진기자에 의해 포착된 고수들의 몸놀림은 그 자체로 매우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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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 세상을 지배하는 요즈음 무림고수라는 단어는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 단어처럼 들린다.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욕망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있어서 과연 아날로그에서 느껴지는 것은 속성들이 있을까?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아마 출판사입장에서는 약간의 위험을 무릎쓰고 비주류의 내용을 과감하게 펴낸 것 같아 상당히 용기있다고 사료된다.
우리가 보통 무술고수들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면 사실 실제보다 너무 과장되게 표현되어 오히려 무술 또는 무예의 진정한 속성을 무시한 채 넘어가는 것이 많다. 또한 단순히 자신의 몸을 단련한다든가 아님 치한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등의 단순한 목적으로 무술을 배우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그러나 진정한 무림고수 들은 절대로 자신의 무예를 함부로 시연하지도 않음은 물론 평생을 통하여 몸을 단련하는데 한치의 소홀함이 없다.그만큼 무림의 절대지존들이 추구하는 영역은 범인들이 생각조차 하기 힘든 영역이다.이들은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재야에서 조용히 지내는 경우가 많아 저자처럼 일부러 직업삼아 찾아다니니 않는 이상 알 방법이 없다.
저자가 찾아낸 무림고수들의 부류는 턔껸,태권도,합기도,팔괘장,아이키도,우슈 등 한중일의 전통무술을 다루는 고수(화교포함)들이다.더구나 저자 박수균 자신 이 십팔기 공인4단으로서 직접 만나본 고수들의 비범함을 상당히 객관적으로 표현한 점이 눈에 띈다.책을 읽다보면 고수들의 손 및 발동작에서 느껴지는 비범 한 바람소리가 마치 바로 옆에서 느껴질 정도로 살기가 돈다.그러한 비범함을 갖추기 위하여 그들은 오랜 세월동안 무수히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이다.
비록 우리가 직접 무예를 통한 단련을 하지 못할 지 언정 간접적이나마 무림고수 들이 추구하는 정신적 및 육체적인 수련과정에서 참으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철저한 겸허함과 냉정함을 추구하는 무림고수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바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가끔이나마 살펴보아야 할 내용들로 가득 차 있어 주위 분들에게 널리 권고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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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고수라는 말은 마치 판타지 세계의 주인공 같다. 하늘을 휙 가르며 날아다니고 다양한 권법으로 악당을 단숨에 무찌르는 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이 언뜻 떠오른다. 그렇다. 이 책에 대한 관심은 순전히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무림고수가 존재할까, 있다면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원래 이 책은 저자가 체육부 기자로 근무하던 문화일보에 2003년 5월부터 1년 동안 시리즈로 연재하던 내용을 모아서 만든 것이라 한다. 실제로 다양한 무술의 고수들을 인터뷰한 내용이라 이 분야에 문외한인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세상에 이런 무술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처음 듣는 무술도 있다. 하지만 역시 고수들은 뭔가 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단순히 몸을 단련시키는 운동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정신세계가 존재하는 것 같다. 솔직히 이러한 무술을 체험한 적이 없으니 구체적으로 무엇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무예에 대한 심오함을 조금 맛 본 것이라 해야겠다. 일단 친숙한 무술로는 태권도, 태껸(국가무형문화재 이름은 ‘택견’인데 표준어는 ‘태껸’이라고 함), 합기도, 우슈, 태극권, 가라테 정도다. 여기서 친숙하다는 의미는 대충 아는 정도지 그 이상은 아니다. 그 외에는 무척 낯설다. 십팔기, 당랑권, 선관무, 팔괘장, 형의권, 아이키도, 대동류 유술, 거합도. 생소한 무술이기는 하지만 각 분야의 고수를 직접 만나 보면 무술만이 아닌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어떻게 무술을 시작했고 지금의 모습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꽤 재미있다. 그러나 역시 무술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해서인지 구체적인 무술에 대한 설명은 잘 모르겠다. 사실 어떤 무술이든 직접 해 보지 않는 이상, 이론만으로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이 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무술은 태극권이다. 태극권 시연을 본 적이 있는데 동작이 부드러우면서도 힘차고 아름다웠다. 무척 배워 보고 싶은데 이런저런 핑계로 아직도 마음뿐이다. 나이든 분도 배울 수 있는 무술이란 점에서 몸치인 내게는 제일 적합한 운동인 것 같다. 소개된 무술 중, 쉬운 무술은 하나도 없지만 읽는 사람마다 관심이 가는 무술이 있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고수의 경지를 꿈꿀 수는 없지만 각자가 원하는 무술로 심신을 단련한다면 최고의 건강법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 진정한 고수란 무엇일까? 무림고수가 되기까지 피땀 흘리며 스스로를 단련한 사람들만이 알 것이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며, 무예를 통해 도(道)와 덕(德)을 닦는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지만 고수들을 보면 저절로 존경스러운 마음이 생긴다. 바르고 겸손하며 무술의 예(禮)를 아는 진정한 고수야말로 평범한 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알려줄 진정한 스승일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의 무림고수 16인을 소개하는 흥미로운 내용인 동시에 우리 삶의 진정한 고수를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낯설었던 무술의 세계가 고수들의 만남을 통해 한결 친근하게 다가온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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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나 무술영화속에서 만나본 무림세계는 냉정하기만 하다. 오직 실력만이 모든 평가를 대신한다. 수많은 고수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어김없이 각자가 수행한 권법을 토대로 서로간의 자웅을 겨룬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바람을 가르며 누군가 나타나고 그는 순식간에 무림의 세계를 평정한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각종 권법으로 무장한 그가 바로 무림의 고수이다. 그러한 절대무림의 세계는 이렇듯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무협지를 통해 우리들에게도 친숙하게 전해져 오는 소재이기도 하다. 복수를 위해 사랑을 위해 험난한 고통을 이겨내며 무공을 연마하고 마침내 꿈을 이루는 고수는 어쩌면 영웅이 없는 시대, 우리가 원하는 영웅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러한 까닭에 이 책 <한국의 무림고수를 찾아서>는 그 제목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 책을 펼쳐들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현대화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과연 영화속에서 만났던 무림의 고수라 불리워질 만한 사람이 존재할까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것은 이 책에는 누가 누구를 이기고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렸는지, 그들 개개인의 무용담이 그려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러한 영웅담이 아닌 진정으로 무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세계가 그려져 있다. 극한의 자기수양을 통해 순수와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그들의 마음가짐은 누군가를 이겨야만 하는 지금 세상의 우리들에게 그것만이 모든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는 것만 같다. 책은 크게 '자신을 버리다'와 '자신을 이기다'라는 두 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각각의 장에 16가지 무술의 고수들에 대한 소개가 들어있다.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권도를 비롯해 태껸, 합기도 등 한국적인 무술과 우슈, 극진 가라테 등 동양권의 무술들이 주로 다루어지고 있다. 또한 비교적 접하기 힘든 당랑권, 태극권, 팔괘장 등의 소개를 통해 무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 시도하고 있다.
"무술은 무술다워야 한다. 그래야 무술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자극적인 것에 민감하다. 그렇기에 이 책에 소개된 고수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K-1이나 프라이드에 나오는 거구의 서양격투기 선수와 싸운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가져보게도 한다. 바람을 가르는 고수들의 사진들 속에서 그러한 가능성이 보여지는듯 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그러한 대결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소탈한 삶에서 묻어나는 무도인으로서 수도하고 수양을 통해 쌓아나가는 정신자세가 보다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어떠한 무술이 강하냐보다 모든 무예들이 하나같이 이야기하는 자기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고수의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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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림고수를 찾아서
중학교 때 딱 2달 동안 우슈를 배운 일이 있다. 고종 사촌형이 우슈를 수련하고 있었는데 강한 남자에 대한 로망으로 부모님을 졸라 도장을 찾았다. 그러나 오래 가지 못했다. 도장에서 마치면 9시. 버스를 타고 오는데 옆 반 선생님을 만났다. 왜 늦은 시간에 여기서 버스를 타냐? 우슈를 배웁니다. 그래 알았다. 그 사실은 담임선생님께 들어갔고 당시 장난이 심하던 나는 운동이라도 배우면 빗나갈 거라는 담임의 엉뚱한 추측과 거기에 영향을 받은 부모님의 만류로 그만두게 되었다.
한국의 무림고수를 찾아서. 이 책의 저자 박수균은 신문기자이면서 도복 냄새과 땀 냄새가 좋아 무술 수련에 푹 빠진 사람이다. 십팔기 공인 4단으로 2003년 5월부터 문화일보에 연재된 [박수균 기자의 무림고수를 찾아서]시리즈를 책으로 펴 낸 것이다. 우리 나라 무술 고수들의 총출동이다. 무술영화에서나 본 것 같은 십팔기, 팔괘장,형의권, 당랑권부터 태극권, 선관무, 태껸, 합기도 그리고 너무나 익숙한 태권도까지.
정말 오랜만에 듣는 인물도 있었다. 태권도의 정국현 교수다. 어린 시절 스포츠 뉴스를 보면 가끔 나오는 세계 태권도 대회의 우승자. 그가 지금 한국체대 태권도학과의 정국현 교수다. 그리 크지 않은 체구지만 그의 돌려차기 한 방에 거구의 서양인이 기절하는 광경을 여러 번 봤다. 문대성이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에서 보여주었던 그 장면이다. 태권도 하면 항상 걸고 넘어지는 이야기 2가지. 태권도의 기원이 뭐냐? 그리고 태권도의 실전성에 대한 의문. 저자도 항상 이런 문제를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기자 정신의 발로다. 그리고 품세가 불필요한 동작이 너무 많지 않냐고 묻기도 하고.
이종격투기의 유행으로, 무술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일반인들은 어떤 무술이 더 강하냐, 어떤 무술이 실전에 더 유리하냐? 아니면 이소룡과 효도르가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라는 식의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무림 고수들은 남을 이기고자 수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련을 한다. 저자는 서로 다른 무술의 고수를 만나면서 서로 비교해서 누가 더 강하냐가 아니라 각각의 무술이 가지는 특징과 역사, 내력 등을 이야기하고 해당 무술에 대한 존중으로 고수를 대한다. 물론 기자 정신으로 진부한, 그러나 누구나 궁금해 하는 질문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지만.
책에 실리지 못해 아쉬운 인물도 있었따. 기천문의 박사규문주다. 조용헌의 [방외지사]를 통해서 만난 인물인데 대학교 때 온갖 운동을 다 섭렵한 선배형이 그 당시 흠뻑 빠져있던 운동이 기천이었다. 그러면서 박사규 문주에 대해 이런 저런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박사규 문주는 다른 고수들에 비해 TV에도 몇 번 나와 익숙한 인물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빠져 있다.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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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종종 잊고 산다. 문득 알아차릴 때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이다. (조금씩 옛이야기가 되어가는 비.디.오.. ^^) 대부분의 남자들은 액션물 앞에서 서성대고, 여자들은 멜로물 칸에서 비디오를 고른다. 야구 경기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여자가 늘었다고 하지만, 그 비율은 15% 정도가 아닐까 짐작한다.
[한국의 무림고수를 찾아서]는 내 취향의 책이 아니었다. 제목만으로 책을 선택해야 했다면, 왠지 무협지 냄새가 나는 이 책을 분명히 지나쳤을 것이다.
나를 당긴 것은 [고수]라는 단어였다. 달인, 고수 같은 단어는 단어만으로 감동을 준다. 한 가지 일에 몰입하여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도록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시킨다는 뜻을 전달해준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또 그 일에서 비범을 찾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흐뭇하다.
사족이지만, 사랑도 그렇다. 생물학적 즉 인간의 동물성에 따른 사랑의 유효기간을 넘어서 서로의 상대에게만 전념하여 오랜 세월을 함께 한 두 사람은 진정한 사랑의 고수이고 둘이 함께있는 모습은 티격태격하는 것 조차도 아름답다.
저자가 책에 기록한 한국의 무림고수는 16명이다. 십팔기의 우범용, 당랑권 이덕강, 태극권 정민영, 선관무 원욱, 태껸 정경화, 초기 태권도 지승원, 태권도 정국현, 합기도 김정수, 팔괘장 안철균, 형의권 정건영, 우슈 산타 김귀종, 우슈 투로 박찬대, 아이키도 윤익암, 대동류 유술 송일훈, 거합도 임현수, 극진 가라테 김경훈.
16명 모두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었다. 무술이라고 하면 티비의 강간 사건을 보면서 호신술로 배워볼까? 혹은 다이어트의 일환으로 무술을 해볼까? 잠시 생각할 때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16명의 직업은 다양했다. 농부, 스님, 교수등등 도장을 운영하면서 생활을 하시는 분들도 있으셨고, 아직 현역 운동 선수도 있었다. 저자가 취재기자이고 (아마 그리 붙임성있는 성격이 아닌지?) 고수들에게서 삶의 진한 이야기를 끌어내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무술을 해보았던 사람으로서 고수의 무술을 읽어내는 감각이 있었다.
[손가락은 결국 단단한 '고리'가 된다. 업어치기를 하는 대부분의 힘은 역시 허리와 팔에서 나온다. 그렇더라도 원욱의 손가락 공력은 인정해야 한다. 사진을 아무리 봐도 필자는 당시 유도의 업어치기가 쉬운 상태인 '무게중심이 위로 들린' 상태가 아니었다.]
직접 본인이 원욱과 대련을 하고 촬영된 사진을 이용하여 원욱의 무공을 인정하고 해석해낸 글이다. 이런 류의 글이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다양한 무술 중에 [아이키도]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아이키도의 기본은 힘들이지 않고, 상대의 공격을 정면으로 맞받아치지 않고 그 힘을 역이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직선의 공세를 곡선으로 변화시켜 무력화시키는 것인데, 직접 수련하지 않고 느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한다.
저자가 아이키도 윤익함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 고수입니까?" "정신수련이 깊은 사람입니다. 살의를 가지고 공격해 들어오는 상대조차 상처를 주지 않고 제압만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고수죠."
읽고 나면 긍정적 에너지를 얻게 되는 책이 있다. 태양 에너지를 머금은 푸른 잎을 가졌던 나무였다는 것을 또렷하게 기억나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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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본 순간 무협지를 연상시킬정도로 요즘 나오는 무협소설스타일의 표지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의 국기 십팔기, 태껸, 태권도 등의 우리나라의 전통 무예부터 태극권, 팔괘장, 우슈 등 중국 무술, 아이키도, 대동류 유술, 극진 가라테 등의 무술에 대한 소개와 고수들에 대한 이야기로 십팔기의 고수 해범 선생의 제자로 십팔기 무술에 푹 빠져 공인 4단의 실력을 가진 무술 전문가인 저자가 대한민국 곳곳에서 심신을 단련하면서 기예를 전파하고 있는 무예 고수들을 찾아 나선 기록을 문화일보 체육부 기자로 근무하던 2003년 5월부터 1년 동안 [무림고수를 찾아서] 시리즈로 연재되었던 특집기사를 바탕으로 신문지면 사정상 다 싣지 못했던 이야기에다 새로 취재한 이야기를 좀 더 보태 책으로 엮은것이다.
참고로 내가 력적인것은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인지라 TV를 통해 중계하는 권투종목도 채널을 돌려버리고마는 성격이다.에서 소개되고 있는 16가지의 무술의 종류는 택껸과 태권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생소한 운동이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K1이나 그런종류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아직도 잘 이해를 못하면서 살고 있다.그런 나에게 무술의 세계는 그야말로 생격하기까지한 분야이다. 프로레슬링의 1세대로서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일본에서 활약하던 역도산이란 이름을 마치 전설속의 이름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어린시절 프로레슬링이 한창 유행하던 시절이 김일이나 안토니오이노끼와같은 선수들의 경기를 중계해줄때면 두선수의 스승이기도 한 역도산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정보가 많이 부족한 편이었다. 최배달의 경우도 고우영의 만화를 통해 그가 어떤 무술인이었는지를 어려풋하게나마 알게 되었다.그후 이 두사람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져그의 삶이 일반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었으며 대중적인 인기도 얻게되었다.
한국의 무림고수라는 제목에서 이 책의 주인공들은 전부 계룡산이나 기타 사람들의 인적이 끊긴 심심산천의 계곡에서 도사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로 영화나 기타 책에서 만났던 무림의 고수들은 모두 기다란 수염에 산신령같은 모습들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었다.그러나 이 사람들도 도시에 살면서 도장을 세우고 무슬을 널리알리는 일도 하는 평범한 우리사회의 일원이다라는 말을 듣고 의아하게도 생각되었다. 이 책을 통해 생전 처음듣는 무술의 종류에 대해 알게 되었다. 직접 무술하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하늘을 날라다니고 장풍을 쏘고 축지법을 배워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무술의 고수들은 영화와는 아주다른 모습들이었다. 무술에 무자도 모르는 문외한인 저에게는 여러 무술가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 특이한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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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김용의 <소오강호>, <정무문> 등을 필두로 하여 무협소설에 빠졌던 적이 있다. 막내뻘의 낮은 제자로 시작해서 수련을 하고, 동굴에서 만난 미지인에게서 육십갑자의 내공과 무가의 비전을 얻고, 적의 공격에 의해 오히려 금강불괴지신이 되는 우연이 겹치면서 결국 한 문파의 장문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들은 한 편의 성장소설과도 같았다. 주인공 앞에서는 어떤 강적도 버텨낼 수 없었다. 한 걸음을 떼면 수 미터를 이동하고 한 초식으로 상대의 목숨을 끊는 장면들은 그 안의 수많은 암투와 정치와 사랑을 아우르며 흥미롭게 다가왔던 것이다. 내게도 한때의 바람으로 끝났지만 무협소설은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는 관문인 듯하다. 그래서 소림사의 승려를 연상케 하는 인물이 휘영청 밝은 달 아래 둥실 떠 있는 표지 사진을 보면서 <한국의 무림고수를 찾아서> (2008, 박수균 지음, 판미동 펴냄)에도 그런 이야기들이 나올지 모른다 생각했다.
저자인 박수균 씨는 자신이 십팔기 공인 4단으로, 2003년부터 문화일보에 [박수균 기자의 무림고수를 찾아서] 시리즈를 연재했다고 한다. 그리고 무술연구소를 운영하며 연구와 저술, 교육에 전념하는 무술 전문가 최복규 씨가 해설을 맡았다. 이들 한 팀은 2003년에 연재된 시리즈물에 보충 자료를 첨부하여 <한국의 무림고수를 찾아서>를 출간했다고 한다. 자신을 버리다, 자신을 이기다의 두 장으로 이루어진 책에는 모두 16인의 고수를 싣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십팔기, 선관무, 팔괘장, 형의권, 아이키도, 대동류 유술, 거합도 등에다, 홍콩 영화에서 이름은 들어본 당랑권, 태극권, 우리에게 익숙한 태껸과 태권도, 합기도, 가라테까지 다양한 무술의 고수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사범, 노사, 선생, 교수, 관장, 또는 호로 지칭되는 고수들의 나이도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저자는 이들 고수를 찾아가 현재의 삶과 함께 그들의 무술의 역사를 청해 들었다. 그들이 하는 무술의 특징을 들었고 시연 사진과 함께 동작을 하나하나 분석해서 전달했다. 각 무술은 수련 방법이 다른 것처럼 추구하는 바도 모두 달랐다. 각 이야기의 끝에는 이들의 무술에 대한 정보를 박스 안에 넣어 자세하게 설명한다.
'무엇이건 어느 하나를 평생 하다 보면 만물을 두루 관통하는 깨달음에 도달하게 된다 (一達之道)' (50쪽)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한국 최고 고수 16인의 이야기는 그 정직한 몸의 수련 뿐만 아니라 마음의 공력까지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점점 더 바쁘고 빨라지는 현대에서, 한두 초식을 완벽하게 연마하는 데 평생을 바친 당랑권의 이덕강 노사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간 들인 시간과 공력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몸을 통해, '무술武術과 무도武道의 경지를 넘어서서, 아름다운 움직임의 완성도를 추구하는 예술로서의 무예武藝'를 보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