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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집을 그다지 즐겨 읽는 편은 아닌데요.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보고 있노라면 이해인 수녀님의 감성과 필력에 놀라곤 합니다.
제가 이 책에서 감동적으로 본 글귀들을 좀 옮겨 볼게요.
<나를 키우는 말>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꿈을 위한 변명>
아직 살아 있기에 꿈을 꿀 수 있습니다.
꿈꾸지 말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꿈이 많은 사람은 정신이 산만하고 삶이 맑지 못한 때문이라고 단정 짓지 마세요
나는 매일 꿈을 꿉니다 슬퍼도 기뻐도 아름다운 꿈 꿈은 그대로 삶이 됩니다
오늘의 이야기도 내일의 이야기도 꿈길에 그려질 때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꿈이 없는 삶 삶이 없는 꿈은 얼마나 지루할까요
죽으면 꿈이 멎겠지만 살아있는 동안은 꿈을 꾸고 싶습니다 꿈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바람이 내게 준 말> 中
사랑하고 싶을 땐 나를 부르렴
나는 누구의 마음도 다치지 않으면서 심부름 잘하는 지혜를 지녔단다
세월이 가도 늙지 않는 젊음을 지녔단다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이 시집의 표제이기도 한 시입니다. 저는 시 제목이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여서 왜 쓸쓸한 그런 빈집이 되고 싶을까 의문이었는데 이 시를 읽어보니 이해가 되더군요. ^^ 구체적 내용은 책을 직접 봐서 확인해보시길~
<해질 무렵 어느 날> 中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 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살뜰한 정 나누어주고 그 열매 익기전에 떠날 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 오는 이별 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고 고백하는 해질 무렵 어느날
애틋하게 물드는 내 가슴의 노을빛 빈집
<매화앞에서> 라는 시도 있네요. 밑에 사진은 제가 찍은 매화꽃사진입니다.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열심히 살거란다 그래, 알고 있어 편하게만 살 순없지 매화도 내게 그렇게 말했단다
매화는 기어이 보드라운 꽃술처럼 숨겨두려던 눈물 한 방울 내 가슴에 떨어뜨리네
<여름 일기>中
사계절 중에 여름이 제일 좋다는 젊은 벗이여 나는 오늘 달고 맛있는 초록 수박 한 덩이 그대에게 보내며 시원한 여름을 가져봅니다
한창 진행중이라는 그대의 첫사랑도 이 수박처럼 물기 많고 싱싱하고 어떤 시련 중에도 모나지 않은 둥근 힘으로 끝까지 아름다울 수 있기를 해 아래 웃으며 기도합니다
이 시는 느티나무를 보면서 갖는 경애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모나지 않은 둥근 힘으로 끝까지 아름다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겨울 아침에> 中
어떻게 살까 묻지 않아도
오늘은 희망이라고 깃을 치는 아침 인사에
나는 웃으며 하늘을 보네
이 시는 제가 추측하기로는 수녀님이 아픔을 쏟아놓는 사람들의 말을 들은 후 밤새 힘겨움에 괴로워하시다가 그 다음날 아침에 쓰신 글로 생각이 됩니다.
<나를 위로하는 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그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우리 모두 각자 세상이 원하는 기준? 아니면 내가 원하는 기준? 이 되려고 바쁘게 살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고 달려가는 그 걸음에 지칠때는 나 자신을 먼저 위로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버섯에게>
햇볕 한 줌 없는 그늘 속에서도 기품 있고 아름답게 눈을 뜨고 사는 너
어느 디자이너도 흉내낼 수 없는 너만의 빛깔과 무늬로 옷을 차려입고서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멋진 꿈을 펼치는 구나
넌 이해할 수 있니? 기쁨 뒤에 가려진 슬픔 밝음 뒤에 가려진 그늘 웃음 뒤에 가려진 눈물의 의미를?
한 세상을 살면서 드러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너는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겠니?
이 시는 음달에 있는 버섯을 보고 수녀님이 착상을 하여 쓰신 글인데요. 수녀님의 시인다운 발상이 존경스럽게 느껴지는 그런 글입니다.
그밖에 제가 마음에 들었던 시는 <꿈길에서 2>, <왜 그럴까 우리는>, <고독에게 1>, <벗에게 3> <잘못된 관계>, <어느 철새에게>, <새에게> 입니다.
^^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보고 나서 생각했습니다. 노벨문학상은 수녀님에게 드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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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시인의 마음의 거울인듯 하군요 사랑과 평화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아름다운 마음을 사랑하게 되는 군요 세상을 향한 자기 자신을 향한 동그란 마음을 표현하는 시인의 마음이 너무나 사랑스럽군요. 나의 마음이 지치고 타인을 지치게 하고 상처주는 일들이 많이 깎이고 누그러 질 수 있도록 사랑의 마음이 잔잔히 배여나오는 군요 해 맑고 밝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시들이 많군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자신이 가진것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갖게 하는 시랍니다 처음에 첫 장을 넘겼을때의 마음 그대로 마음속에 잊지 않고 간직하갈 바라는 마음을 가지며.... [인상깊은구절] 나를 위로 하는 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 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 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
| 이런 면에선 두가지 유형의 인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추잡한 모습 덕에 내 자신이 빛난다고 생각하는 유형,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생각해 하찮게 여겨지는 사람, 또 하나는 그 사람의 빛으로 인해 내가 너무나 초라해 보이게 하는 사람이 그 유형이다. 이해인 수녀님은 종교와 상관 없이 내 자신을 상당히 초라하고 하찮은 인간으로 여겨지게 하는 분이었다. 너무나도 맑은 영혼이 써내려간 한점 티끌도 묻지 않은 필체에 단어들. 내가 썼으면 퇴색되었을 그런 표현들이 이해인 수녀님의 펜을 거쳐 아름답게 승화되었을 그런 글들이다. 마치 나는 카톨릭 관점에서의 사탄은 아닐까하는 의문조차 일게 했던 그 문제의 시집이 이거였다. 한참 힘든 시간을 보낼때 시집을 읽고 싶은 유혹으로부터 제일먼저 걸려든 책이 이것이다. 난 특히 '벗에게'란 시를 좋아한다. 두번째였을 것이다. 내가 시집을 읽고 이렇게 커다란 반응을 보인 것은. 칼릴 지브란의 시 이후 처음으로. 이 책을 평한다는 것조차 난 부끄럽다. 다만 이 책을 안 읽어 본 사람들, 특히 자신이 아름답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난 외딴 마을의 빈집보단 외딴 섬의 등대이고 싶다고 생각이 들면 이해인 수녀님은 웃어주실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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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에 만나본 이해인 님의 글들은 평범한 소재에서 어떻게 이런 맑은 글이 나올수 있을까 신기해 하며 생활에서 참 많은 힘을 주는것 같았다. 세월이 많이 흘러 만나본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그냥 살아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고 싶은, 또 살면서 이런 글을 통해서 내 삶이 다시정화되는 기분을 가지면서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좋은 책이다.
"해질 무렵 어느날"
꽃 지고 난뒤
바람 속에 홀로 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누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 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쌀뜰한 정 나누어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 오는 이별 앞에
삵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고 고백하는
해질 무렵 어느날
애틋하게 물드는 내 가슴의 노을빛 빈집
작은 책 한권이 참 소중하게 여겨지는 이 잔잔함 [인상깊은구절] 건강하지만 인색한 사람들 늘 말로만 그럴듯하게 살아 있는 자비심 없는 사람들 모습속엔 분명 내 모습도 들어 있는 걸 나는 알고 있지 정말 왜 그럴까 왜 조금 더 자신을 내어놓지 못하고 그토록 이기적일까, 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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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님의 글은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그래서일까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역시 나에게 큰 감동과 부끄러움을 불러일으켰다. 동시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라는 큰 물음에 대한 답안을 보는 듯 했다. 수녀님의 글을 읽을적마다 아 그래 맞아 우리의 인생은 영원한 것이 아니고 천년 만년 살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왜 이리 집착하고 소유하려 하고 모든 것에 욕심을 내며 살아가는 것일까.라는 속물근성을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이 시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가 바로 "삶과 시" 인데 그 중 '삶에선 작은 것도 버리지 못하는 나의 욕심이 부끄럽다'라는 구절을 가장 좋아한다. 그리고 두번째로 좋아하는 "건망증"이라는 시 중 '이 세상 떠날 때도 잊고 갈 것 두고 갈 것 너무나 많을 테니 미리 작은 죽음을 연습했다고 치지 뭐' 이 구절 또한 읽을 적마다 숙연하게 해주는 명시이다. 항상 가까이 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 물질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살고 싶다면 굳이 어려운 철학서를 찾아 읽기 보단 이해인 수녀님의 이런 단순하고 뜨거운 시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삶과 시 시를 쓸 때는/ 아까운 말들도/ 곧잘 버리면서 삶에선/ 작은 것도 버리지 못하는/ 나의 욕심이/ 부끄럽다. 열매를 위해/ 꽃자리를 비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아파도/ 아름답게/ 마음을 넓히며/ 열매를 맺어야 하리 종이에 적지 않아도/ 나의 삶이 내 안에서/ 시로 익어가는 소리를 듣는/ 맑은 날이 온다면 나는 비로소/ 살아있는 시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으리 *건망증 금방 말하려고 했던 것/ 글로 쓰려고 했던 것/ 잊어버리다니 너무 잘 두어서/ 찾지 못하는 물건/ 너무 깊이 간직해서/ 꺼내 쓰지 못하는/ 오래된 생각들 하루 종일 찾아도/ 소용이 없네 헛수고했다고/ 종이에 적으면서/ 마음을 고쳐 먹기로 한다. 이 세상 떠날 때도/ 잊고 갈 것/ 두고 갈 것 너무나 많을 테니/ 미리 작은 죽음을/ 연습했다고 치지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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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 따뜻하고 아름다운 글을 담고 싶어서 이 시집을 선택했다. 아름다운 시가 나의 영혼을 따뜻하게 채워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시인의 영혼은 무엇으로 되었기에 이리도 아름다운 언어를 엮어내는지... 그 재주가 부러울 뿐이다.
글쓴이의 감성이 문자로 쓰여진 시를 만들어내지만 결국 시의 완성은 글 읽는 이의 감성에 의한 것 같다. 글 쓰는 이와 글 읽는 이 뭇사람에 의해 비로소 시는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가슴속에 숨겨진 시인의 감성을 가끔은 일깨워주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섬세하고 겸손한 그녀의 시에서 잠시 잊고있었던 감성을 다시 일깨울 수 있기를 바란다. [인상깊은구절] 편지쓰기 내 일생 동안 매일 매일 편지를 썼으니 하늘나라에 가서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쓸까 내가 처음으로 너를 좋아할 때의 설레임으로 따뜻함으로 편지를 써야겠다 한때는 목숨 걸고 힘들게 글을 썼지만 하늘나라에서는 더욱 즐겁게 여유있게 담백하게 죄없이 순결한 편지를 써야겠어 너는 답장 대신 흰구름을 올려다보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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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맑고 고운 소녀같은 분으로, 또 그런 시들로 우리에게 다가오던 이해인님의 시집 '외딴마을의 빈집이 되고싶다'를 읽어 보시라. 그냥 막연히 생각하면 이해인님은 평소 생활도 자신의 시처럼 아름답고 순수하기만 해서 시 한편 쯤은 어렵지 않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시 한 편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오 그랬구나 내가 여러 날 열이 나고 시름시름 아픈 건 내 안에서 소리 없이 시가 익어가느라고 그런 걸 미처 몰랐구나 뜸들일 새 없이 밖으로 나올까 조바심하느라고 잠들지 못한 시간들 그래 알았어 익지 않은 것은 내놓지 않고 싶어 그러나 이왕 내놓은 걸 안 익었다고 사람들이 투정하면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하지? -- '시가 익느라고' [인상깊은구절] 하얀 문을 열면 성당의 종탑과 이끼 낀 돌층계와 언덕길이 보이는 곳, 가끔 까치들이 산책 나오는 잔디밭과 채마밭이 보이는 곳, 수녀원을 다녀가는 손님들의 가벼운 발걸음과 웃음소리가 음악으로 들려 오는곳 나는 이방을 '꽃자리 선물방' 또는 '누구라도 시인방' 이라고 부른다. 나는 매일 이 방에서 생각하고 기도하고 글을 쓰고 가끔은 음악을 들으며 사람들을 만난다. 이방을 다녀가는 이들에게 나는 솔숲에서 주운 솔방울이나 바닷가에서 주워 온 조가비들, 몽당연필이나 앙증스런 색종이 상자를 작은 선물로 준다. 내게 말없이 참을성을 가르쳐 주는 꽃과 나무들, 수도원 식구들, 독자들, 친지들........ 모두를 다시 소중한 선물로 받아 안으며 나는 오늘도 선물방 주인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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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시는 읽는 이로 하여금 살며시 미소짓게 만든다. 시인이 건네는 말들은, 내 어릴 적 때묻지 않았던 시절의 한가닥 세상에의 벅찬 동경들을 일깨운다. 바쁜 일상에서, 때로 힘들어 지칠 때, 마음 한구석에 밀어둔 아름다움과 따스함과 눈물과 시를 스스로에게 알리고 노래하고 느끼고 싶어짐. 그러한 감정들은 적으나 많으나 누구나 다 갖고있는 어떤 먼 그리움 같은 것게다. 이해인의 이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싶다="">는 그런 마음을 뭉게구름처럼 피어나게 하는, 그런 시집이다.
특별한 기교도, 유별난 내용도 없는데 왜 이해인의 속삭임, 혹은 고백을 듣고 있자면 미소가 나도 모르는 새 슬며시 나오는 것일까. 참, 따스하다-. 이래서 이해인의 시들을 읽는 것이구나, 싶었다. 읽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너무도 깨끗하고 다정한 시인의 눈길들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을 주시하느라 충혈된 우리의 눈을 한번쯤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가운데서도, 이런 예쁜 기도를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리라, 하고 시집을 읽는 내내 뿌듯했었다. [인상깊은구절] 꽃샘바람 속으론 나를 좋아하면서도 만나면 짐짓 모른체하던 어느 옛친구를 닮았네 꽃을 피우기 위해선 쌀쌀함 냉랭함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얄밉도록 오래 부는 눈매 고운 꽃샘바람 나는 갑자기 아프고 싶다외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