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에 ‘카사노바’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뭇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듯 싶다. 많은 이들이 그가 어느 시대에 살았는지는 알지 못해도 그의 이름은 기억한다. 유사 이래 최고의 바람둥이라고 할까나. 일종의 비아냥거림과 동시에 일종의 부러움이랄까. 알 수 없는 이중스런 감정에 사로잡혀 우리는 그를 대하는데 익숙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의 삶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 했던 것 같다. 그는 영국에서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유럽 대륙을 여행하며 자신이 겪은 것들을 자신의 삶을 정리하였다. 그 기록은 단순히 한 남자의 여성편력과 관련된 것을 뛰어넘어 당시 유럽 사회의 시대상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로서도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그 파란만장한 삶의 아주 작은 파편 조각에 불과하다. 그의 기록 중에서 스페인과 관련된 부분만을 발췌, 새로이 출판했으니 말이다. 이야기는 카사노바가 프랑스 파리에서 뒤르페 부인 사촌의 엉덩이를 걷어차는 행위로 인해 쫓겨나면서 시작한다. 그 당시 프랑스는 유럽 최고의 국가였으며, 프랑스어는 모든 지성인들의 언어였다. 그런 프랑스가 자신을 쫓아내고 있음에 그는 한탄하였고, 그러한 그의 마음은 프랑스 국왕 그리고 국가를 향한 저주로 이어졌다. 그는 그렇게 프랑스를 떠나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했다. 새로운 곳, 스페인 사회를 바라보는 카사노바의 눈빛에는 그 시대의 지성인으로서 느끼는 알 수 없는 얕잡아봄의 감정이 섞여 있었다. 그것은 스페인 사회가 지니고 있는 맹목적인 종교에의 순종과 허위적인 계급 의식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에게 진실된 사랑으로 다가왔던 아그나시아. 그녀의 아버지는 구두 수선공이었지만 스스로를 스페인의 하급귀족인 이달고라고 여겼으며, 그랬기에 누군가의 발 치수를 재는 천한 일은 하지 않으려 들었다. 또한, 아그나시아 본인 역시도 사랑과 종교 사이에서 갈팡질팡 거리는 모습이 참으로 아이러니해 보였다. 마음은 이미 카사노바에게 끌리고 있었으나, 그 와중에서도 자신의 부정한 사랑을 끊임없이 고해신부에게 고백하는 그녀의 모습은 형식만 남아있는 종교의 절대성에 대한 맹목적 신봉으로 여겨졌다. 또한 그녀는 훗날 자신과 결혼할 상대를 위하여 순결을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카사노바를 끊임없이 거부한다. 하지만 그것 역시도 육체적인 행위만에 해당될 뿐, 정신은 이미 카사노바의 세계에 속하고 있었으니, 이는 스페인 여성으로서 아그나시아가 지닌 이중성을 대표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역시 카사노바의 사랑에 관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막연히 자신이 원하는 이에게 달려들고 강박적으로 매달리는 것이 아닌, 상대방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그의 사랑은 시작되었다. 그러한 그의 가치관은 아그나시아를 대함에 있어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그녀의 불안해하는 심리가 때론 그의 마음에 거슬렸고, 그녀의 못생긴 사촌이 대동할 때마다 그의 그녀를 향한 욕망은 제한되었지만, 그는 항상 자제력을 잃지 않았고, 그것이 그녀가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듯 하다. 비록 그가 일생동안 100명이 넘는 여성과 관계를 맺었고, 그러한 점은 지탄받아야 하겠지만, 그 관계가 오늘날 생각하는 가부장적 사고방식과 힘의 논리에 근거한 관계가 아니었음은 다시 한번 조명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미 그는 그의 기이한(?) 종교와 여성에 대한 태도로 인하여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었으며, 그러한 사회의 시선은 그가 지닌 자유를 구속하기에 충분했다. 그랬기에 그는 평생을 유랑하며 보냈다. 하지만 그것은 마치 스스로, 자발적으로 행하는 여행과도 같이 느껴졌다. 비록 니나 등, 그의 재력과 그가 지닌 힘을 시샘하는 이들에 의해 끊임없이 모함당하고, 그 때문에 그는 결코 특정 사회의 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없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의 자유로움을 한껏 증진시켜주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카사노바에 대한 재조명이라는 점에서, 또한 1700년대 유럽 사회에 대한 고찰이라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한 여성을 향한 열정적이면서도 진실된 사랑의 감정 속에서 카사노바의 진면목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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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코모 지롤라모 카사노바는 1725년에 태어나 1798년에 죽었다. 1700년대, 18세기를 거의 관통하여 살았다. 유럽의 1700년대를 관통하여 산 사람이 한 둘이겠는가마는 카사노바의 삶은 특별하다. 비도덕적, 비종교적, 비판적 삶을 산 것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도덕적 굴레와 종교적 굴레까지 벗어버리고, 시칠리아에서 모스크바까지 유럽의 전역을 밟으며 18세기 유럽의 격동을 드라마틱하게 겪고, 그 어떤 소설적 삶보다 더 소설적으로 살았으며, 제대로 체험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가 영원한 시대의 증언자, 성공적인 증언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시인은 이렇다 할 전기를 남긴 경우가 극히 드물고, 반대로 전력이 참으로 화려한 사람은 그것을 쓸 능력이 없다. 그런데 양쪽을 결합한, 거의 유일무이한 멋진 행운아 카사노바라는 인물이 나타났다. 순간에 탐닉하는 인물의 전형이자 열정적인 향락가는 드디어 자신의 엄청난 인생을 이야기 한다....그의 회고록이 도덕성을 초월해서 진정한 古代的 개방성을 보여줌으로써 世界史上 가장 적나라하고 자연스러운 책 가운데 하나가 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자서전을 쓴 다른 위인들 예컨대 괴테나 루소가 자기묘사에서 전적으로 진실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들은 절반만 이야기하고 말거나 침묵함으로써 진실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 <츠바이크가 본 카사노바. 스탕달. 톨스토이>-슈테판 츠바이크-
그가 남긴 책 <나의 인생 이야기>는 누구도 할 수 없는 그만이 해낸 일이었다. 카사노바의 이 책 전편이 국내에 번역이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다. 작금에 검색하여 찾을 수 있는 그의 글은 이 책, <카사노바의 스페인기행>이 유일한데 그나마 일찌감치 절판되었다. 어쩌면 도덕적 선입견 때문일까? 혹은 질투심때문은 아닐까? 사람들은 그에 대해 '희대의 호색한'이라는 것 말고는 아는 게 없다. 절판된 중고책도 비싸지 않게 올라와 있는 걸 보면 찾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인데.
카사노바는 24시간 내에 파리를 떠나라는 루이 14세의 명령에 따라, 1767년 11월에 스페인에 들어가서 1768년 12월 28일 3일 내로 바르셀로나를 떠나라는 명령에 의해 스페인을 떠나기까지 1년 2개월간 스페인에 머물렀다. 18세기 스페인의 민낯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풍습과 관습과 사회적 분위기, 정치경제적. 종교적 상황까지 잘도 묘사되어 있다. 이보다 더 생생한 증언은 없다.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쑥쑥 튀어 나온다.
"이 곳은 추함과 우울함으로 이루어진 경이로운 세계다. 이 곳에서는 무슨 일인가를 바쁘게 하지 않으면 반드시 우울증에 걸리고, 광기에 휩싸이고, 헛 것을 보게 된다." "내가 이 잔혹한 구경거리에 가장 감탄스러워 했던 점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 황소와 싸우며 경기장안을 뛰어 돌아다니는 스페인 사람들의 민첩성과 대담성이었다.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난 이 구경거리가 가혹하고 끔찍하게 느껴진다." "스페인에 종교재판소가 존재하는 한 스페인 사람들은 절대 행복해 질 수가 없으리라."
말년에 귀족의 성(城)에 도서관 사서자리를 얻어 연명하였는데 무료함과 고독을 달래기 위해 <나의 인생 이야기>를 집필하였다고 한다. 그의 뛰어난 기억력이 바탕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가 평생 일기를 썼거나 자신의 행적을 기록한 기록물이 있지 않았나 싶다. 이 책 <스페인기행>에 그것을 짐작할 수 있는 구절이 나온다. 스페인을 떠나올 무렵, 바르셀로나에서 두 번째로 감옥에 갇히는데 그 경찰서 경장에게 소지품 검색을 당한다. "내가 트렁크를 열자 경장은 트렁크의 최소한 3분의 2가 공책으로 채워져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무슨 공책이었을까? 소설도 쓰고 희곡도 쓰고 역사책도 쓰는 등 모든 학문에 두루 밝았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공책이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의 행적에 대한 기록장이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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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하디 흔한말.. 우리는 여자를 밝히고 색을 밝히는 바람둥이를 흔히 '카사노바'라고 부른다. 카사노바. 왜 우리는 카사노바라는 말을 자연스레..어느순간부터 호색가를 '카사노바'라고 치부해 버렸을까?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카사노바'가 어느 단어일줄 알았지,실존하던 인물이었었는지도 몰랐다. 책소개에서는 '카사노바'라는 인물이 오늘날까지도 호색가로 칭해지는 이유는 그의 자서전 <내 인생="" 이야기=""> 가 큰 몫을 했다고 한다. 이 자서전에서는 여러 카사노바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지만 122명의 여성과 사랑을 한 연애담이 바로 여태까지의 사람들이 '카사노바'를 호색가로 칭하는 이유라고 한다. 122명..처음에 나도 정말정말 놀랐다. 사람들은 살면서 여러명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지만,122명! 평범한 우리들에게는 결코 쉽게 볼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이토록 많은 여자들과 사랑을 나눈 카사노바. 그는 정말로 색만 밝히는 바람둥이 호색가일까? 이책을 다 읽고난후면 그 답을 명쾌히 알수 있다. 그 대답은 '아니다' 카사노바는 많은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었지만 그는 진정한 자유인이고 남을 배려해주고 진정으로 사랑할 자격을 갖춘 뭇 여성들의 이상적이 '남성상'이다. 이 책은 스페인에서 생활하는 카사노바의 이야기인데 그는 귀족을 모욕했다는 죄로 파리에서 추방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리저리 떠돌다가 스페인에서 약 1년간의 생활을 한 모양인데, 짧다면 짧은 이 시간속에 그는 정말 내가 보기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그게 좋은쪽으로든 나쁜쪽으로든. 난 그의 인내심이라고 해야하나? 자제심에 감탄을 금할수 없었다. 그는 그 많은 여자들과 사랑을 나눌때, 그냥 막무가내로 덤비지 않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자제할 곳에서는 놀랄만큼의 자제력을 보여주었고, 끊어야 할 곳에서는 끊을줄 아는.. 지켜야 할 선을 지킬줄 아는 최고의 남자이자 '이상형'이다. 뜨겁게 활활 타오르면서도 넘치지 않는, 모닥불같은 사랑을 하면서도 우선 사랑을 나눌때만큼은 그사람에게 정성과 충실을 가한다. 내가 너무 카사노바의 연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데.. 이책은 연애담 이외에도 여러면의 카사노바의 삶을 담고있다. 단지 아직까지도 오해 아닌 오해를 받고 있는 카사노바가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그는 그 시대에서도 여러 질탄과..음..뭐라해야할까..사람들의 자신을 향한 안좋은 소리들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것들을 견뎌낼수 있을만큼 낙관적인 성격이었고, 자신의 친구들도 소중히 여기는 멋진 사람이었다. 자유인. 그는 진정한 자유인이었다! 자신의 나라에서 추방도 당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방랑자?같은 몸이었지만 그는 인생을 즐길줄 알았고, 그 누구보다 올곧은, 철학적인 사람이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사노바'는 사람에 대해 더욱 잘~ 여태까지 바람둥이를 '카사노바'라 칭했던 점이 미안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 인물을 다른면에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자유와 사랑을 즐길줄아는 진짜 '카사노바'를 말이다. 이책! 정말정말 추천한다~ 내가 말은 길게 많이 했지만 그만큼 내가 하고싶은 말은!! 꼭 한번 읽어보라는 간단한 말..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