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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입 닥치고 내 말 좀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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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바벨을 늘리지 않고 그 다음 단계의 무거움을 짐작하는 자들처럼, 살고 있는 세상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그래서 그들은 듣는 귀가 없다 - 유하의 '인생공부' 중에서 감독으로서의 이창동의 복귀가 가시화되는 것은 사실 영화팬에게 기다림의 쾌감을 주는 일이다. '초록 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그의 필모그라피 모두 한국 영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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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바벨을 늘리지 않고 그 다음 단계의 무거움을 짐작하는 자들처럼, 살고 있는 세상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그래서 그들은 듣는 귀가 없다 - 유하의 '인생공부' 중에서 감독으로서의 이창동의 복귀가 가시화되는 것은 사실 영화팬에게 기다림의 쾌감을 주는 일이다. '초록 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그의 필모그라피 모두 한국 영화계 명작의 반열에 드는 작품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최고의 작품이자 소장가치를 지니는 작품은 문화부 장관을 맡기 전 마지막 작품인 '오아시스'이다. 사실 소위 말하는 정상인의 시각에서 뭔가 하나 부족한 반쪽이끼리의 만남과 연애라는 조금은 진부한 모티브이지만 너무나 평범한 그 둘의 연애방식 - 밤에 전화로 밀어를 주고받는다던가, 노래방엘 가서 논다던가 - 을 통해 역설적으로 영화의 힘이 생길 수 있었다. 만약 그 둘에게로 향하는 감독의 시선이 '동정'이었다면 영화는 뻔한 신파로 흐를 뻔하지 않았을까. 그렇다. 그들도 얼마든지 남들하는거 다하고 그렇듯 평범한 연애를 할 수 있었다. 적어도 그 둘 사이에 자칭 '정상인'이라는 작자들이 끼어들기 전까진. 세상엔 '인류'라는 이름으로 60억이 넘는 인구를 하나로 묶고 있지만 실제로 그들은 하나가 아니다. 정확히 말해 주류의 삶을 사는 정상인이 있고, 비주류의 삶을 사는 반쪽이가 있다. 팔하나가 없거나, 사회화 과정을 통해 어른이 되지 못했거나, 앞을 못보는 사람들. 이런 반쪽이들에대한 정상인의 시선은 경멸 혹은 동정이다. 여태껏 반쪽이에 대한 경멸에 대해 반박하는 목소리는 많이 있었다. 그렇다면 동정은? 여주인공 공주의 올케는 '진심으로' 공주를 딱하게 여긴다. 그래서 말하기 어려운 공주 대신 진술도 다 해주고, 엉엉 울며 공주를 위로해준다. 얼마나 눈물겨운가. 공주 인생 최초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첫경험을 절망적인 괴성과 눈물로 깽판 쳐놓고, 공주가 진실을 말하려 힘겹게 입을 모을때 뚝뚝 자르며 자기 생각대로 진술해 결국 설경구 잡혀가는데 일등공신이 되는 그녀의 헌신적 모습. 자신이 가진 잣대로 세상을 모두 잴 수 있다고 믿는 자들, 그래서 그들은 듣는 귀가 없다. 소통의 첫걸음은 경청이라는 이 단순한 예의가 언제쯤 통할런지?
g*******9 2004.12.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