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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작가들의 호흡이 짧아지고 있다. 서양에서는 단편을 쓰는 작가를 소설가로 인정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호흡 짧은 그들을 소설가 반열에 올려주고 있다. 그들은 중편, 연작소설로 얼추 수준을 맞춘다. 지금은 장편 소설과 대하소설을 쓰는 작가가 흔치 않다. 작품을 쓰는 시간은 고통에 절대 비례한다. 고통을 즐기는 그들을 조명해 보자. 자기 목소리와 자기 추임새에 취해 나르시시즘에 빠져 살아가는 수많은 작가들이 난무하는 시대.
말을 할 수 없는 여인 무녀가 되기. 너무 자극적인 세계만을 이끌어내서 사람들의 시선 끌기에 연연하는 수많은 책과 그 책을 양산하는 작가들이 있다. 지금은 세상을 조용히 돌아볼 때는 아닐까? 그래서 무녀가 되어야 한다. 시대를 읽어내고 역사를 되돌아 보는 작가 박혜강의 책에는 입을 다문 무녀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현란한 춤사위로 이어주고 있다.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그의 문체이다. 화려한 문체 속에는 수많은 우리말이 숨어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색으로 칠하고 선으로 만드는 기술이 숨겨져 있다. 문학을 공부하는 내겐 더없이 중요한 교과서 같은 그의 책이기도 하다. 겁많은 독자는 자신을 의심하여 그의 이야기를 차분히 읽어 낼 줄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것만큼 안타까운 것은 없다. 그는 인간을 가장 인간답고 세상을 가장 세상답게 문자를 이용해서 그려내는 멋진 화가이기 때문이다. 그를 놓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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