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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른들이 뭐 어떻게 할 수 있나? 나라에서 하는 일인데…….” “답답하다 진짜, 오빠야. 나라에서 한다고 잘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따라야 하나? 우리 마을에는 왜가리도 살고, 나도 살고 있다!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나 짐승이나 논이나 밭이나 이런 게 더 중요한 거 아니가? 사람이나 짐승이나 풀이나 전부 다 죽어 가면서 무조건 길만 나면 다가?” “……” “어른들 하는 거 진짜 마음에 안 든다! 퉤, 퉤!” 은정이는 거침없이 말을 끝내더니 이내 어른들 하는 모양으로 손바닥에 침을 뱉었습니다. 그러더니 내려놓은 닭 자루를 번쩍 들어 어깨에 다시 둘러멨습니다. 수탉이 좀 어지럽다는 듯 끅 소리를 내더니 곧 조용해졌어요. 마을버스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 「닭」, 32-33쪽
아이들이 아침마다 학교를 가듯, 농부들이 들판에서 일을 하듯, 왜가리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마을을 날아다니며 먹을 것을 찾던 평화로운 기윤이네 마을. 고속철도 공사가 시작되면서 마을은 순식간에 엉망진창이 돼 버렸습니다. 날마다 때리고 부수고 갈아엎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더 엉망진창인 것은 마을 사람들 마음입니다. 사이 좋은 형제인 기윤이 아버지와 은정이 아버지 사이도 갈라졌습니다. 보상금을 기윤이 아버지가 독차지했으니 두 형제는 서로 왕래도 하지 않습니다. 기윤이와 은정이가 오고 갈 뿐입니다. 그러던 차에 기윤이 아버지 생일을 맞아 은정이가 자기네 집 닭을 잡았습니다. 기윤이 아버지가 닭고기를 좋아하신다는 것입니다. 은정이의 마음씀씀이에 감동을 받은 기윤이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학원을 빼먹으며 은정이와 행동을 함께합니다. 이렇듯 당돌하고 건강한 인물, 은정이의 모습은 우리 농촌이 건강함을 잃지 않은 증거인 것만 같아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이와 같이 책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함께 나누는 더 큰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다슬기 한 봉지」는, 아들네가 온다고 준비한 방앗간 할머니의 다슬기 한 봉지가 담뱃가게 할머니, 최 기사 아저씨, 진석이, 이장님, 최씨 할아버지를 거쳐 결국 방앗간 집 아들에게 돌아오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잘 짜여진 휴먼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소」는, 소를 죽게 한 도시 아이를 다독이는 농촌 할아버지 할머니의 넉넉한 마음이, 「수정이」는, 정성껏 외팔이 술꾼 아버지를 돌보는 효심이, 「콘서트」는, 가난한 새아빠가 여는 콘서트를 계기로 하여 이뤄지는 화해가 그려집니다. 아울러 인도 아빠를 둔 형제의 우애를 다루고 있는 「돈 만 원」, 미얀마에서 온 노동자가 고국의 어머니와 나누는 편지를 담고 있는 「도망자」, 필리핀에서 시집와 인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테스의 삶을 그리고 있는 「바쁘다 바빠, 테스 씨!」들도 같은 주제를 변주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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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기리에 사는 강무지샘. 얼마전 그곳을 가봤다. 7번국도를 가다가 산쪽으로 난길을 가다보면, 신기하게도 작은 시골마을이 나온다. 그곳에 사는 강무지샘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야기로 글을 썼다. 법기리는 아무일도 일어날거 같지 않은 시골이지만, 그 주위는 새 길 만드느라 꽤 시끄럽단다. 천성산의 지율스님이 도롱뇽 소송까지 내면서 반대를 한 그 새길이 부산에서는 이렇게 통과되고 있는것이다. 동화라서 수르르 넘어가서 그렇나? 별로 생각나는 글이 없다. 근데, 동화책속 수정이는 또렸하다. 내 어릴적 일 같기도 하고, 지금도 그런 애들이 있기나 한지 궁금하기도 하고.. 틀림없는건, 변화와 발전의 속도가 모든 이들에게 동일하지 않다는거겠지. ... 강무지샘이 이 책을 쓰면서 자신의 고민과 최근의 삶의 정리되었다고 하던데.. 어렴풋이나마 그런걸 느끼게 된다...
날마다 성장하는 건 아이들만이 아닌가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