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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7
모든 것을 다 가진 언니가 모든 것을 다 가지지 못한 또는 모든 것을 다 빼앗고도 그 동생을 평생 질투하는 얘기.
살다보면 수많은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 학창시절에는 친구와 입시를 두고 경쟁관계에 놓이게 되고 사회에 나와서는 옆자리 동료와 실적과 승진관계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된다.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가족,형제간의 관계역시 예외는 아니다.
부모의 사랑을 두고, 먹을 것, 입을 것을 두고 우리는 한없이 경쟁한다. 몰래 숨겨둔 과자를 동생들이 먹어버렸을때의 분노감. 내 옷을 입고 쏙 외출해버리는 동생에 대한 원망. 무언가 이쁜짓을 해서 나보다 더 부모님의 사랑을 받을때의 경쟁심 등 드러나있는 것과 드러나있지 않은 의식이 알아차지 못한 것까지 무한 경쟁상태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이런 경쟁으로 인해 실제로 가족에게 친구나 동료에게 해꼬지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각종 컴플렉스라 이름붙여져있는 갈등 - 미워하는 마음만 생길뿐 실제로 그 마음을 실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미운 마음이 실행되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우리나라의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재벌 아들이 반한 가난한 여자와의 결혼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방해하는 어머니, 친 동생에게 해꼬지하는 언니 등등은 드라마의 좋은 소재가 되는 것 같다. 또 실제로 실행하지 못한 무의식이 실행되는 드라마나 소설을 통한 대리만족 때문에 사람들은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이야기에 너무 몰입해버리는 습성때문에 이전의 나는 소설이나 드라마에 그닥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너무 몰입하다보면 비현실이 때로는 현실인양 착각할까봐...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경험했던 환상이 현실로 돌아오면 가끔 현실이라 다행이다 싶고, 대부분 현실이 구질구질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지금이 현실이라 다행인 전자에 해당되지만, 마음이 아렸다. 언니. 이모같은 정감어린 단어가 이렇게 아픈관계로 표현될수 있다는 것이.
책에서...
p16 아내는 자신의 심상과는 너무나 이질적인 평화로움에 의해 비로소 제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방금 부린 추태를 생각하고 심한 수치감에 사로잡혔다. 그녀는 자신의 이런 혼란을 남편이 너그럽게 토닥거려주길 바랐다. 바둑판으로 쏟아져 내린 남편의 차갑고 반듯한 이마가 그녀의 이런 갈망을 냉소하는 것처럼 보여 그녀 역시 허둥지둥 배타적인 기품을 회복하고 뜨개질거리를 집어들었다. 남편과의 사이가 지금보다 훨씬 부드럽고 달콤했을 적에도 그녀가 정말로 위로받고 싶을 때 위로받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위로받을 수 없다는 데 이골이 난 나머지 위로받을 필요가 없을 만큼 기가 센 여자로 스스로를 다스렸을 뿐 자기의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가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아예 하려 들지 않았다. 그녀가 참말로 위로받고 싶었다면 그녀의 일곱 살을 그렇게 꽁꽁 움켜쥐지는 않았을 것이다.
p139 그걸 모른다고 해도 결코 순진해지진 않습니다. 배운 공부는 안하면 잊어버리게 되지만 나이와 학별과 함께 터득한 현실감각, 세상 사는 이법이야 남 줍니까?
p155 그는 목표가 전혀 어긋났다고까지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미 도달해버렸다는 데 절망했다. 무지개는 가능성이었다. 그가 상실한건 무지가개 아니라 가능성이었다.
p159 더이상 무지개일 수 없게 된, 그가 엉겁결에 도달하고 만 성공이라는 것의 정체의 그 보잘 것 없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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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 이산가족찾기 운동과 맞물려 이산의 비애와 현대인의 이기를 그린 이 작품은 영화와 tv드라마로도 만들어져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고구마 한 덩어리, 엿 한 조각때문에 다섯 살짜리 여동생을 의도적으로 유기한다는 이 소설은 섬칫함과 인간성의 유무까지 의심케 만드는 문제작이었다. 하지만 전쟁의 비참함을 온몸으로 느낀 작가의 작품이었기에 아무도 자신 속에 감추어진 살의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놓지도 못했다. 전쟁에 의해 짓밟힌 자매애 보다 더 슬픈 건 전쟁 후 중산층 이상의 부를 거머쥔 수철, 수지 남매가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오목의 불행에 대해 철저히 외면했다는 사실이다. 두 남매는 오목이 자신들이 20년 전에 잃어버린 친동생 수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기가 아끼며 키워온 가정에 고아원 출신을 들일 수 없다는 비정한 이유로 익명을 가장한 경제적 지원 외에는 피를 나눈 형제로서의 예를 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런 상황은 더욱 확산되어 한 집에 살지 않으면 친형제라도 거의 보지 않고 지내는 집이 많아지는 극단적인 핵가족화의 전형을 보여주게 된다. 그해 겨울을 따뜻하지 않았다. 피를 나눈 형제가 버린 아이는 갈 곳을 잃고 자신의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고 비참한 전쟁 고아로서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그 겨울의 따뜻함은 인간성이 바닥에 떨어짐을 비웃는 역설이다. |
| 책이 무척 두꺼워서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역시 박완서님의 작품답게 읽는내내 아주 재미있었구 책장이 빨리 빨리 넘어갔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한수지는 단지 먹을것을 양보하기 싫다는 이유로 동생인 오목이를 전쟁통에 버린다. 동생을 놓쳐버리고 집에서 부르는 이름인 오목이대신 호적상의 이름인 수인을 외치며 찾아헤메고, 까무러치도록 운 간교함을 지닌 그녀는 커서 동생의 행방을 알게되지만 외면한다. 그렇게 지내면서 동생의 삶을 망가뜨리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하다가 결국은 동생이 임종을 맞이할때가 되서야 진실을 털어놓는다. 이 작품은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한수지와 한수철을 통해 인간의 간교함과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내내 섬뜩한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순간에 수지가 오목에세 진실을 털어놓기는 했지만 그것조차도 거짓이라 생각되었다. 인간의 위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