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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흉년」은 1970년대 도시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그것은 현대의 도시의 모습이나 진배없다. 요즈음 우리 도시인들은 얼마나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도시의 추악하고 위선적이고 허위의식이 가득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지수연’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 물질만능주의 풍조, 중산층의 허위의식, 남아선호사상, 미신을 맹신하는 풍조 등 다양한 도시의 문제들을 이야기해 나간다. ‘지수연’의 할머니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인물로, 남아선호사상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미신을 맹신하는 비(非)상식적인 인물이다. ‘쌍둥이 남매는 상피 붙는다’는 비논리적인 미신을 무조건 믿음으로써 ‘지수빈’과 ‘지수연’ 남매에게 내외를 강요한다. 그러한 비상식은 오히려 ‘지수빈’과 ‘지수연’에게 정신적인 혼란을 주며 결국 그들을 파멸로 이끌기도 한다. ‘지수연’의 아버지 ‘지대풍’은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집안에서 매우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인물이다. 그는 경제권을 쥔 아내에 대한 성기능마저 상실하게 되고 첩을 얻어 자식까지 본다. 다른 집 살림을 하기 위해 아내를 속여 돈을 빼돌리는 그는 도시의 부도덕한 인물상을 상징한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도 않고 자신이 하는 일이 옳은 일인지 비판적으로 사고할 줄도 모르는 특성을 보여준다. 어머니 ‘김복실’은 원래 전통적인 여성상을 지니고 있는 무능력한 인물이었는데, 남편이 애국운동을 하러 간 사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해 졸부가 된다. 돈을 가진 만큼 대우받고 싶어 아이들의 학벌에 집착하기도 하고, 아이들을 좋은 가문-여기서 ‘좋은 가문’이란 돈 많고 권력 있는 가문-과 결합시키고자 엄청난 노력을 한다. 그녀는 도시 중산층의 허위의식을 지닌 대표적인 인물상이다. 이미 가진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것을 원하는 탐욕스러운 인물이며, 남에게 보이는 모습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과시하는 것을 좋아하는 현대인의 특성을 보이는 인물이다. 요즘 현대인들이 결혼을 할 때에 예식장이나 예물을 값비싼 것으로 마련하여 남에게 보여주려고 하는데, 그러한 모습이 ‘김복실’의 모습과 매우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딸인 ‘지수희’는 삶에 대한 열정이 없는 인물이다. 남편인 ‘서재호’와도 사랑해서가 아니라 좋은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결혼한다. 그녀는 유복한 집에서 편하게 자라나 그저 남자를 잘 만나서 편하게 살려고 하는 요즘 여성들의 가치관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지수빈’, ‘지수연’ 남매 역시 극성스러운 어머니 밑에서 풍족하게 자랐기 때문에 홀로서기도 제대로 못하는 상당히 의존적인 모습을 보인다. 성장해나가면서 그들은 그나마 자신이 살아온 환경이나 자신이 지니고 있던 가치관에 대해 회의감과 비판의식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여전히 유복한 집에서 자라온 것에 익숙해져 자립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지수연’이 그 동안 그토록 열망해왔던 ‘자의에 의한 자립’도 결국에는 집에서 쫓겨나듯이 이루어지는 ‘타의에 의한 자립’으로 인해 좌절된다. 그것은 결국 그녀가 집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마지막 ‘구주현’의 고향인 ‘시골’에 가서 그와 함께 살기로 약속하면서 그녀가 비로소 진정으로 ‘자립’을 이루고, 그녀가 ‘도시’에서 받은 정신적인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허풍, 허위와 위선으로만 뭉쳐있던 가족은 붕괴된다. 첩과의 외도를 알게 된 어머니는 충격으로 쓰러져 치매에 걸려 그렇게 반대하던 ‘순정(수빈의 아내)’의 부양을 받으며 살고 아버지는 첩과 아이와 살아간다.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어머니가 결국 모든 것에 배신을 당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 소설 속의 도시의 모습은 정말이지 비정상적이다. 온갖 부정과 부도덕이 난무하고 허위와 위선이 가득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책을 읽는 내내 답답함이 마음을 계속해서 옥죄어왔다. 그것은 우리가 사는 ‘도시’ 속 모습이 바로 이 소설 속 ‘도시’의 모습과 같기 때문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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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제가 박완서라는 작가를 좋아하게 만들어 준 책이랍니다. 제목만 보고는 왠지 지루하고 딱딱할 거 같다고 생각 해 왔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상권과 하권을 단 삼일만에 다 읽어버렸답니다. 제가 이 책을 구입했거든요. 학교에서 친구들한테도 재밌다며 빌려줬는데 다들 좋아하더라구요. 이 책을 읽은 이후로 박완서의 작품을 차례차례 읽어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도시의 흉년. 저를 박완서 팬으로 만들어준 책.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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