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의 화두로 떠오른 월드컵과 또하나의 태풍의 핵은 '붉은악마'일 것이다. 붉은 악마의 엠블럼인 '치우천황'을 소재로 한 책이기에 제목이 얼른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솔직히 씁쓸한 기분을 감출수 없었다. 책 전반부에 나오는 내용은 이미 신문지상에서 보도되었던 내용을 마치 저자의 입을 통해 처음 거론된 것처럼 기술하고 있고, 후반부는 치우천황에 대한 내용인데, 이또한 지금까지 국내 소개된 재야역사서인 '환단고기','규원사화' 등의 책에 이미 나와 있는 내용을 마치 저자의 독창적인 것인양 단 한줄의 인용문도 없이 자연스레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책내용중 어느 하나도 공감해줄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적다. 대표적인 오류를 지적해보면, '붉은 악마(red devil)'의 어원은, 1983년 박종환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 청소년 축구 대표팀이 멕시코 대회에서 4강에 드는 활약을 하자, AP통신 기자가 신생 프로축구팀 6개가 생긴 나라가 어떻게 4강에 오를수 있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분명 그들은 축구 선수들이 아닌 붉은 옷을 입고 뛰는 정령(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요정)(red furies)들일 것이다' 라는 기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환단고기의 한자해석에서도 크고 작은 오류가 많이 눈에 띤다. 특히 치우천황의 후손들이 '주'씨라는 주장은 근거가 너무 빈약하다. 게다가, '신선도'라는 본인이 장(長)으로 있는 단체의 종교를 열심히 선전하고 있다. 종합해보면, 재야사학자(?) 혹은 재야 역사 문헌에 관심있는 분이 나름대로 치우천황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한데 묶어서 책으로 낸 것이고, 내용은 단 한권의 레퍼런스(참고문헌)도 없이 전부다 자기 머릿 속에서 창작해낸 대단히 독보적(?)이다. 좀더 정리해보면, 한마디로 별로 권해주고 싶지 않은 책이다. 차라리 김경일 교수의 '나는 오랑캐가 그립다', 아니면 정재서 교수의 '중국신화의 이해'를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