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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결정적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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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고등학교 때 도시락통을 들고 극장에 세 번씩이나 가서 본 영화가 있다. <니키타>라는, 살인기계로 훈련받은 여자 스나이퍼 이야기다. 난 유독 이런 이야기에 약한 모양이다.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의지와 숙명 사이에서 몸부림치는, 영리하고 아름다운 여자 이야기에. 표지 문구를 보자마자 ‘오 이거 제대로 걸려들겠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죽인 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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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고등학교 때 도시락통을 들고 극장에 세 번씩이나 가서 본 영화가 있다. <니키타>라는, 살인기계로 훈련받은 여자 스나이퍼 이야기다. 난 유독 이런 이야기에 약한 모양이다.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의지와 숙명 사이에서 몸부림치는, 영리하고 아름다운 여자 이야기에.

표지 문구를 보자마자 ‘오 이거 제대로 걸려들겠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죽인 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총알이 빗발치는 거리로 나선 첼리스트와 그를 지키는 젊은 여성 저격수‘ 이야기라......

1992년 보스니아 내전 이야기는 너무 옛날 일이라 기억이 가물거리긴 하지만, 미스 월드인가에 나와서 화제가 되었던 미스 유고라든가, 유투가 불렀던 <미스 사라예보> 같은 것도 잠시 생각났다.


네 사람이 등장한다. 장은 각각의 인물에 따라 나뉘고, 실화의 주인공이라는 첼리스트는 맨 처음에만 등장할 뿐, 나머지는 오직 허구의 인물들이다.

우선, 여성 스나이퍼인 애로가 있다. 전쟁이 터지고, 사격선수라는 이유로 징집된 그녀는 처음에는 자신을 둘러싼 상황에 완강히 저항하려 하지만, 곧 증오에 잠식되어 서서히 살인기계가 되어간다. ‘언덕 위의 저들’이 우리를 죽이기 때문에 그들을 죽여도 괜찮다고 그녀는 믿는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문을 연 빵가게 앞에 줄 서 있던 사람들이 포탄에 맞아 22명이 죽는다. 첼리스트는 매일 그들을 추모하기 위해 위험한 거리에 나와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연주한다. 적군은 첼리스트를 죽이기 위해 저격수를 파견하고, 당연히 이쪽에서도 첼리스트를 지키기 위해 카운터 스나이퍼를 보낸다. 그게 바로 애로다.


애로는 첼리스트의 행위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그를 지키기로 마음먹는다. 덫을 놓고 상대 저격수를 기다리던 그녀는 적의 위치를 파악해내지만, 그를 쏘지 못한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첼리스트의 연주를 듣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쏘고 있는 게 그냥 ‘적’이 아니라, 살과 피를 지닌 ‘인간’이라는 것을. 그 마지막 한 발을 쏜 이후로, 그녀는 아무 생각 없는 ‘무기’가 되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어제의 아군에게 쫓기는 몸이 되지만, 다시는 소총을 잡지 않는다. ‘아무도 그녀에게 누굴 미워하라고 말할 수 없다.’


또한 두 남자, 캐난과 드라간이 있다. 그들은 아내와 아이가 있는 극히 평범한 가장이다. 하나는 가족을 곁에 두고 그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며칠마다 목숨을 걸고 물을 뜨러 가고, 하나는 아예 그들을 안전한 외국으로 보내버리고 홀로 남았다. 두 사람 다 죽음에 대한 공포에 압도당해 있다. 그들은 두려움으로 무감각해져, 전쟁 전에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무엇에 분노하고 무엇에 슬퍼해야 할지조차 깨닫지 못한다.



그들 모두에게는 ‘어떤 순간’이 찾아온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라도, 사람답게 살아야만 한다는 자각의 순간이. 케난은 암시장에서 우연히 발길을 돌리다가 첼리스트의 연주를 듣고, 사라예보라는 도시가, 거기 살던 사람들이 다시 삶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드라간은 건널목에 총을 맞고 쓰러진 한 남자의 시신을 찍으려는 외국 방송 카메라를 보고, ‘내가 살던 도시는 죽은 이를 땅바닥에 버려두는 곳이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는다.


누구에게나 인생에 한 번쯤은 그렇게, 인간에 대한 애정과 삶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인간이 아름다운 것은 가장 어려운 순간에, 전쟁중이든, 실업중이든, 이혼중이든 간에, 뜻하지 않았던 아름다운 행위를 하고,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은 단순히 전쟁의 상처를 노래한 소설이 아니라, 삶의 결정적 순간에 아름다운 선택을 내리고 깨달음을 얻어 영혼을 치유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숙명을 거부하고 굴종을 벗어던져 비로소 인간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실화를, 전쟁 이야기를 이렇게 실감나게 되살려 쓰기도 어렵지만, 그걸 넘어서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건 더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랫동안 애로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녀를 죽인 자들은 그녀의 행위가 의미하는 바를 언젠가 깨달을 수 있을까. 언제라도 반격하여 그들 모두를 죽일 수 있었던 그녀가, 총을 들지 않고 그들을 조용히 기다렸던 이유를. 그것을 깨닫는 순간, 그들의 인생도 ‘결정적 순간’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 그러리라고 믿고 싶다. 가슴이 아프다.

 


위 사진은 소설에 영감을 주었던 실존 인물인 첼리스트 베드란 스마일로비치의 사진. 전쟁 중에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의 사진이라고 한다. 그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아래의 유튜브 링크를 따라가면 된다. 미국의 반전 가수 존 바에즈가 사라예보를 방문했을 때 그를 만난 모습으로, 중간쯤 후에 길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그의 모습과 그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존 바에즈가 등장한다.

 

http://kr.youtube.com/watch?v=AkTh_oxtcbk

m****a 2008.11.26. 신고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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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지오가 흐르는 순간, 내 심장에도 탄환이 박혔다.
"아다지오가 흐르는 순간, 내 심장에도 탄환이 박혔다." 내용보기
전쟁의 한복판에서도 <케난>은 옆집 부인의 물병까지 짐어지고, 언제 날아들지 모르는 언덕 위의 저격수의 사정권을 피해 한 발, 한 발 얼음판을 걷듯 내딪고, <드라간>은 빵을 굽기 위해 일터로 향하고, <애로>는 첼리스트를 지키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만 한다.    내전의 고통속에 그들은 이웃을 잃고, 말을 잃고, 가족을 잃고, 세상을 잃어간다. 아니, 세상이 그들을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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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한복판에서도 <케난>은 옆집 부인의 물병까지 짐어지고, 언제 날아들지 모르는 언덕 위의 저격수의 사정권을 피해 한 발, 한 발 얼음판을 걷듯 내딪고, <드라간>은 빵을 굽기 위해 일터로 향하고, <애로>는 첼리스트를 지키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만 한다.

  

내전의 고통속에 그들은 이웃을 잃고, 말을 잃고, 가족을 잃고, 세상을 잃어간다. 아니, 세상이 그들을 잊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세상 어딘가에는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이들이 있을테니.

 

그런 포화속에서도 세상의 모든 <첼리스트>들은 연주를 할 것이고, <케난>은 여전히 옆집 부인의 물병을 짐어질 것이고, <드라간>은 저격수의 사정권안에 쓰러져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그를 도울 것이고, <애로>는....자신만의 신념을 지킬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의 신념을 지켜나간다. 그것이 얼마나 힘에 겨운 일 인지, 언제까지 계속되어야하는지 알지 못한채.

 

 실화가 주는 힘은 그 어떤 소설보다 강렬했다. 읽는 내내 첼리스트의 이미지에 머릿속은 어느 덧 아다지오로 가득찼다. 표지속의 애로(?)가 고뇌하며 지쳐가는 그 순간에도 첼리스트의 음악은 도시를 끌어안는다.

 

** 세가지 유형의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다.

1. 포탄이 떨어지자 마자 도망간 사람.

2. 도망치지 않고 온 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 다친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

3. 입을 헤 벌리고 서서 도망치거나 구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

나는 과연 그 포화속에서 어떤 유형의 인간이 될 것인가?

w********k 2008.11.26. 신고 공감 8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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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름다워서,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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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라는 설명에 '작가의 말'을 먼저 읽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토록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어째서 묻혀있었던 것일까. 이게 진짜라면 영화나 노래 같은 것으로 진작 나올 법한데. 혹시 나만 몰랐던 것일까... 그러나 이야기는 실화가 맞았다.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는 1992년 사라예보 내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4년 동안 사라예보라는 도시는 적군에게 포위되었다. 적군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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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라는 설명에 '작가의 말'을 먼저 읽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토록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어째서 묻혀있었던 것일까. 이게 진짜라면 영화나 노래 같은 것으로 진작 나올 법한데. 혹시 나만 몰랐던 것일까... 그러나 이야기는 실화가 맞았다.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는 1992년 사라예보 내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4년 동안 사라예보라는 도시는 적군에게 포위되었다. 적군은 도시를 둘러싸고 저격수를 배치했고, 도시의 거리는 누구나 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폐허로 변했다. 거리의 아무데서나 친구와 가족이 팩팩 쓰러져갔을 것이고, 쓰러졌던 자리 위에서 다른 누군가가 다시 쓰러졌을 것이다. 그 때의 사라예보 시민들에게 4년이란 시간은 남은 평생을 합해도 모자랄 만큼 긴 시간이 아니었을까.

 

당시 내전 중이었던 사라예보를 어떻게 설명해도 상황의 묘사가 와닿지 않을 것이다. 대개의 전쟁은 한 사람의 목숨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나 거대한 것은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소설은 다르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 그랬듯,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도 큰 사건의 작은 개인에게 시선을 돌린다. 거기 진짜 위대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아는 듯이.

 

이 책에는 사라예보의 시민들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네 사람이 나올 뿐이다. 나는 그 중에서도 가족을 위해 주기적으로 죽음의 거리로 나가 식수를 받아와야 하는 가장(그는 웃으며 문 밖을 나선 뒤, 죽음이 무서워 문에 기대어 하염없이 운다)의 이야기에 가슴이 아팠다. 22일 동안 죽음의 거리 한 가운데서 아다지오를 연주했던 첼리스트보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총으로 이제는 적군을 죽이는 여자보다, 단란한 가정을 지키고 싶은 무명의 한 남자가, 그의 눈물이 너무 아름다워서, 차라리 가슴이 아프다.

 

"거리에서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남자가 있어요."

"시장 근처에서요. 빵을 사려고 줄 서 있던 사람들이 죽은 곳이죠."

"매일, 네 시에."

 

이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지금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대단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이 하는 행동이 그들을 위대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 2008년의 사라예보(터널 B라고 부르는 관광용 건물)

이제 사라예보는 전쟁의 상처로 돈을 번다. 숨기고 싶은 역사와, 숨길 수 없는 지금이 만나는 장소. 지금 사라예보 시민들은 위대했던 그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을까.

b*********o 2008.11.27.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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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존의 조건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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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안 룰렛. 빙글빙글 돌아가는 룰렛모양의 총알구멍에 한발의 총알을 넣고 자신의 운을 테스트 하는 게임. 영화 '디어헌트'에서 그 충격적인 장면을 처음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의 삶이란 것이 바로 러시안 룰렛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충격적인 깨닳음을 얻게 되었다.   이 책에는 러시안 룰렛에 빗대어 '사라예보 룰렛'이라는 신종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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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안 룰렛. 빙글빙글 돌아가는 룰렛모양의 총알구멍에 한발의 총알을 넣고 자신의 운을 테스트 하는 게임. 영화 '디어헌트'에서 그 충격적인 장면을 처음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의 삶이란 것이 바로 러시안 룰렛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충격적인 깨닳음을 얻게 되었다.

 

이 책에는 러시안 룰렛에 빗대어 '사라예보 룰렛'이라는 신종 단어가 등장한다. 실제로 그 시절 사라예보에서 사용되던 용어인지,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용어인지는 알수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말이 무척 실감나게 당시 사라예보의 상횡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가슴속에 이토록 영향력을 미치는 것처럼, 그 개념은 우리들 삶의 보편성의 한 부분을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평범한 사람이 자신이 평생을 살아오던 길을 하나 건너기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의 사라예보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모든 면들에 확대해서 해석할 수 있다. 내가 오늘 출근길에 별똥별에 맞아서 죽을 확률은 ? - 거의 없다. 그래서 나는 그런 가능성에 관해 거의 생각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러나 신호등에 파란불이 켜진 것을 보고 횡단보도를 건널때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은? - 조금 있다. 그래서 우리들은 조심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면 다른 것들은 어떨까?

 

내가 60살에 고혈압에 걸려 있을 확률은? 유전자와 자신의 건강관리에 따라 다르지만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여자들의 1/3. 남자들의 1/2이 60세에 고혈압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고혈압에 늘 신경을 쓰면서 혹시 병원이나 약국에 갈 일이 있으면 수시로 혈압을 재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지금 엄청난 지수하락을 보이는 주식이 더 떨어질 가능성은? 아무도 알수 없다. 어쩌면 50%? 사람들이 아무도 자신있게 한 방향에 베팅할 수 없는 이유이다. 만약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데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과연 어떻게 베팅을 할 수가 있을까...

 

이 책은 바로 이런 위험이 일상이 된 상황을 상정한다. 실제 그런 상황이 있었을것 같다. 당연하던 일상. 무기력하고 지겹고 벗어나고 싶던 일상이 더 이상 그리울수 없는 그런 처참한 위기에 놓인 사람들. 먹고 입는 것은 물론이고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무릅쓰고 물통을 메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길로 나가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위험을 이용해서 자신의 배를 불리는 사람들. 그리고 똑 같은 위험의 한가운데서 다른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

 

사라예보라는 도시를 둘러싸고 포위한 채 아무런 이유없이 단지 갖혀있는 사람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노리는 저격수들. 언제 어디로 폭탄을 날릴지 모르는 사람들에 둘러쌓인채,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년이라는 긴 긴 세월을 길 하나 건너는 것, 하룻밤 눈을 감으면서 내일 아침에 과연 살아서 눈을 뜰수 있을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 그러나 그것에는 그저 존재하기 위한 맹목적인 의지라는 것 이상의 것이 있다. 이 책은 바로 그점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사라예보 룰렛이라는 잔혹한 상황에서 인간이 자신의 존엄과 품위, 인간에 대한 배려를 어떻게 지켜가는지, 또 어떤 사람들이 그런 상황에서 다른 인간을 어떻게 착취하면서 살아가는지에 관해서...

 

이 책은 그냥 쉽게 읽히는 전쟁소설일수도 있고, 안네의 일기처럼 한 비참한 상황에 대한 기록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인간의 실존적 결단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읽혀질 수도 있다. 작가가 무엇을 의도했는지는 알수가 없다. 다만, 사람들이 가을의 단풍에서 느끼는 느낌이 다 다르듯이, 나는 이 책에서 그런 가슴 아픈 상황에 사람들이 처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관해서, 그리고 그런 인간성에 대한 야만적인 폭력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순간순간 어떻게 결단을 내리면서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참 좋은 책을 만났다.

 
s***g 2008.11.26.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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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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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지만, 전쟁은 여러분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이 말은 책의 서두에 작가가 소개하는 레온 트로츠키의 말이다. 전쟁이라는 단어처럼 사람을 참 난감하고 처참하게 하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내가 원한 게 아닌데, 내 잘못이 아닌데, 도대체 왜 전쟁은 우리 한가운데로 들어와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가족을 산산조각내고 내 목숨까지도 노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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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지만, 전쟁은 여러분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이 말은 책의 서두에 작가가 소개하는 레온 트로츠키의 말이다. 전쟁이라는 단어처럼 사람을 참 난감하고 처참하게 하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내가 원한 게 아닌데, 내 잘못이 아닌데, 도대체 왜 전쟁은 우리 한가운데로 들어와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가족을 산산조각내고 내 목숨까지도 노리는 것일까. 전쟁이 우리에게 진정 나쁜 건, 우리가 우리일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가족과 사회, 세상에 쌓아온 사랑과 애정을 산산이 박살내고 먹고 자고 마셔야 하는 우리의 일차적인 본성을 날 것 그대로 되살려 내기 때문에 극한의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동물이 되는 것이다. 그 가운데에서 타인을 사랑하고 타인을 위하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희망을 어찌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그 전쟁 가운데에서 생존해야 하고 살아내야만 하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그래서 더 마음 아프고 뼈가 저릴 지경이었다. 

 

‘현대 전쟁사에서 가장 긴 도시 점령으로 기록된 ‘사라예보 점령’은 1992년 4월 5일부터 1996년 2월 29일까지 지속됐다. 유엔 추산에 따르면 만 명가량의 사람들이 죽었고 오만육천 명이 다쳤다. 하루 평균 329개의 포탄이 도시에 떨어졌고, 1993년 7월 22일의 3,777개가 하루 최고치였다. 약 50만 인구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만 채의 아파트가 파괴됐고, 십만 채가 훼손됐다. 전체 건물의 23퍼센트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그보다 많은 64퍼센트가 일부 훼손됐다. 2007년 10월 현재, 보스니아 세르비아 군대의 지휘관인 라도반 카라지치와 라트코 믈라디치는 헤이그 국제유고전범재판소에 의해 전시범죄, 대량학살, 반인류범죄 등의 죄목으로 기소당한 상태지만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이는 작가가 말하는 사라예보의 실제 상황이었다. 실존 인물들로부터 영감을 얻은 이 작품에는 첼리스트와 애로라는 스나이퍼 그리고 평범한(!) 몇 사람이 등장한다. 이들 모두 평온한 때에는 각자의 삶을 평범하게 살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사라예보가 전쟁에 휩싸이고 도시가 지형적으로 사면이 언덕으로 둘러싸인 긴 띠 모양의 편평한 땅이고, 그로 인해 언덕 위의 적들은 건물로 박격포탄을 날리고 언제 어디서 스나이퍼의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인 것이다. 첼리스트는 사라예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첼리스트였다. 어느 날, 빵을 사려고 줄을 선 시민들에게 박격포탄이 떨어진다. 수많은 사상자를 낸 가운데 22명이 죽었다. 그래서 첼리스트는 이들을 애도하기 위해 박격포탄이 떨어져 구멍이 난 장소에서 22일 동안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연주하기로 한다. 죽음을 무릅쓰고.

 

케난은 전쟁이 일어나도 사람들이 서로 도울 거라는 신념을 가졌던 사람이다. 그는 가족을 위해, 손잡이도 없는 물병을 주는 이웃을 위해 물을 가지러 적들의 스나이퍼가 노리는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다. 전쟁 전에 사격선수였던 애로는 군대에 의해 스나이퍼로 차출되어 적들의 군인들을 죽이다 첼리스트를 사수하라는 명을 받는다. 아내와 아들을 간신히 외국으로 보낸 드라간은 빵집에서 잠깐씩 일하는데 그건 그나마 그가 먹고사는 최적의 일이다. 이들은 전쟁 중에서도 최소한의 원칙을 지키려고, 인간의 존엄성을 최대한 지키면서 생존하려고 애쓴다. 목숨을 걸고.     

 

이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생존하는 것이다. 군인은 총을 쏘고 첼리스트는 첼로를 연주하고 길거리에 시체가 뒹굴게 내버려두지 않고 약이 필요한 환자가 있는데, 죄수처럼 집에만 머물고 싶지 않아 약을 들고 적의 총알이 날아드는 거리로 나서는 것이다. 

 

<“어떤 여자가 친구를 초대했어요. 친구가 돌아오자, 여자는 커피 한잔 줄까 하고 물어요. 아니, 괜찮아 하고 친구가 대답하죠. 그랬더니 여자가 말해요. 잘됐다, 그걸로 샤워를 할 수 있겠어, 라고요.” 전에 들어본 농담이지만, 그래도 드라간은 웃는다. 이 농담은 다섯 가지 정도의 변형된 버전이 있는데, 그때마다 주인공 여자는 말도 안 되는 적은 양의 물로 뭔가 엄청난 일을 해낸다. 이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드라간은 이제 물 반 리터로 몸 전체를 씻을 수 있다. 반은 씻는 데 쓰고, 반은 헹구는 데 쓴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할 만하다. 따뜻한 물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극한의 상황에서 이렇듯 씁쓸한 유머를 할 수밖에 없지만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보란 듯이(!), 죽음을 무릅쓰고, 목숨을 걸고, 생존하는 이들에게 한편 박수를 보냈고 또 한편 희망이 벅찼다. 최악의 것을 만들어내는 것도 인간이지만 최선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인간이다. 정말 감동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g******i 2008.12.30.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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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예보의 첼리스트/스티븐 갤러웨이
"사라예보의 첼리스트/스티븐 갤러웨이" 내용보기
사라예보에 울려 퍼진 첼로 진혼가, <아다지오>     이 책을 처음 접하며 웬지 <피아니스트>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다. 그는 전쟁중에 살아남은 피아니스트이지만 그가 처했던 폐허, 그리고 사라예보에서 첼리스트가 연주하는 장면이 괜히 오버랩이 되면서 동장면처럼 날 괴롭혔다.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하여 소설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읽어보니 너무도 참
"사라예보의 첼리스트/스티븐 갤러웨이" 내용보기
 
사라예보에 울려 퍼진 첼로 진혼가, <아다지오>
 
 
이 책을 처음 접하며 웬지 <피아니스트>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다. 그는 전쟁중에 살아남은 피아니스트이지만 그가 처했던 폐허, 그리고 사라예보에서 첼리스트가 연주하는 장면이 괜히 오버랩이 되면서 동장면처럼 날 괴롭혔다.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하여 소설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읽어보니 너무도 참혹하다. 사라예보 내전, 사라예보 룰렛처럼 어느 순간에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설지 모르는 참혹한 곳에서 살기 위한 그들만의 투쟁이 얼마나 참혹했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떠나지 않았다. 그 참혹함을 잠재우듯 울려 퍼졌을 사람이 목소리와 닮은 첼로곡 알바노니의 <아다지오>. 난 워낙에 <시크릿 가든의 아다지오>를 너무 좋아하기에 사라예보 죽음의 현장에 아다지오가 울려 퍼졌다고 하니 더욱 소름이 끼쳤다. 가슴 밑바닥을 울리는 듯한 아다지오가 22명이 죽은 구덩이에서 22일동안 울려 퍼졌다니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도시를 둘러 싼 언덕에 세르비아계 저격수들이 사람들을 향한 무차별적 죽음의 사격을 가했다니 너무도 참혹하다. 그들의 총구를 피해 살기 위해 양조장으로 아래층의 성깔있는 할머니의 물까지 뜨기 위해 집을 나서는 <케난>. 그는 집에서는 웃고 나기지만 현관을 벗어나면 죽음이 도사리고 있는 현장으로 발을 디딜때마다 그의 온몸은 겁에 질려 있다. 어디에서 총알이 날아 올지,저격수의 목표물로 들어날지 모르는 위험을 피하기 위하여 후들거리는 다리로 양조장까지 폐허의 길을 걸어 도착하지만 물을 뜨기 위해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날아든 포탄, 자신이 터진 포탄의 조각에 맞은 것인지 안맞은 것인지 무감각해진 무서움, 살아 있어도 이젠 집까지 돌아가는 길이 무척이나 긴 고행길처럼 힘들기만 하다. 무겁게 어깨에 걸쳐진 물병들과 저격수의 눈을 피해 물을 나르는 케난, 그를 통해 한방울의 물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새삼 깨닫는다.
 
아내와 아들은 이탈리아로 떠났지만 누이의 가족과 자신이 먹을 빵을 구하기 위하여 빵집으로 나가는 드라간, 그가 빵집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나이이지만 누이의 집에 언쳐 살고 있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는 그도 저격수를 피하며 빵집으로 가는 길은 늘 죽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아내의 친구인 에미나, 그녀의 코트가 맘에 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저격수의 목표물이 되어 총알이 뚫고 지난간 코트는 코트의 생명을 잃어 버리고 같은 거리에서 저격수의 목표물이 되어 희생양이 된 사람들, 그들의 죽음과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겨지는 것을 원치 않는 드라간, 하지만 사라예보를 떠나 아내와 아들이 있는 이탈리아에 가고 싶지는 않다.
 
빵을 구하기 위해 줄을 서서 있던 22명이 희생당한 구덩이, 그 죽음의 순간을 목격한 첼리스트는 가까이 살기도 하여 그곳에서 22일 동안 연주를 하기로 한다. 첼리스트를 보호하기 위한 임무를 맡게 된 <애로>. 그녀는 누구보다도 냉철한 판단력으로 저격수와 저격위치를 가려내지만 움직이지 않는 저격수는 죽이고 싶지 않다. 아니 첼리스트의 <아다지오>를 듣는 순간부터 그녀가 왜 소총을 잡고 사람들을 죽여야 하는지 회의에 빠져들기 시작하듯 지금까지의 자신의 모습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낀다. 첼리스트를 겨누고 있던 저격수를 사살한 다음부터 자신의 본연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는 그녀, 첼리스트의 마지막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그녀도 소총을 버렸다. 그 장소에.
이제 더이상 죽고 죽이는 일을 하고 싶지가 않다. 첼리스트가 아다지오를 연주하는 순간 사라예보는 죽음의 도시가 아닌 꽃과 나무가 자라고 총구멍이 아닌 깨끗이 페인트가 칠해진 벽으로 변한것처럼 순간적으로 생각이 들었듯이 사람들도 변해간듯 하다.비록 죽음이 난무하고 저격수의 목표물이 되어 폐허의 도시에 살고 있지만 저격수였던 애로가 그 이름을 버리고 '내이름은 알리사야..' 하고 소리친 것처럼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인간다운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너무도 가슴 아픈 소설이다. 우리에 사람을 가두어 놓고 죽이는 것처럼 어떻게 그렇게 무서운 일들이 벌어졌는지 이 소설은 말해주고 있다. 전쟁의 상처를 달래주듯 울려 퍼지는 첼로음악, 아다지오. 그는 아무 이유없이 죽은 22명의 혼을 달래듯 22일동안 연주를 하고는 첼로의 활을 버렸다. 그의 몰골은 참혹했지만 음악만은 아름답게 흘러 나왔을듯 싶다. 그리고 처절하게 전쟁의 상처가 깊이 패인 사라예보의 사람들 가슴 가슴을 울려 주고 내 가슴까지도 울려 주었다. 점점 사람들이 죽은자에게 무감각해지고 총알이 박혀 흘러 내리는 피에 무감각해져가는 것은 전쟁이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뿌리 뽑아 놓았기 때문인것 같다. 그 생지옥과 같은 곳에서 산다는 것은 죽는다는것과 다르지 않음을 그들은 알고 있는 듯하다. 공포와 두려움으로 자신을 잃어버린 그들이 나의 발목을 잡으며 잊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는 느낌이다.
 
 
'드라간, 전 두려워요.죽는 것도 사는 것도 다 두려워요. 이런 상태가 영원히 지속되고, 그래서 이 전쟁이 그냥 하나의 전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의 삶으로 완전히 굳어질까봐 두려워요.'
 
'부인은 오랫동안 유령으로 살아왔다. 그리고 아직 살아 있으면서 유령으로 지낸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가장 끔찍한 일이다. 좋든 싫든 조만간 우리 모두는 유령이 될 테고, 그러면 땅에서 완전히 씻겨 없어져 우리에 대한 기억조차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유령이 아닌 때가 있고 우리는 그 차이를 알아야만 한다. 일단 그 차이를 잊으면, 그때는 유령이 되는 것이다. '
 
y******2 2008.12.26.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내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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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지도 벌써 한달... 이제야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정도로 정리가 됐다.   작년에 나에게 올해의 책을 뽑으라고 한다면 단연 '천개의 찬란한 태양'과 '책도둑'을 뽑았을 것이다. 거기엔 전쟁의 상처와 그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 오랑우탄과 유전자의 99%를 공유하지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1%의 유전자, 삶의 의미와 품위 그리고 긍지를 다룬 소설이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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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지도 벌써 한달...
이제야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정도로 정리가 됐다.

 

작년에 나에게 올해의 책을 뽑으라고 한다면 단연 '천개의 찬란한 태양'과 '책도둑'을 뽑았을 것이다. 거기엔 전쟁의 상처와 그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
오랑우탄과 유전자의 99%를 공유하지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1%의 유전자,
삶의 의미와 품위 그리고 긍지를 다룬 소설이기 때문이다.

 

전쟁이 지독하게 싫어서.. 전쟁에 관한  영화나 뉴스를 보지도 못하는 내가
(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의 사회주의 실험이 실패한 이후 지구촌 어디에선가
끊임없이 전쟁의 포화가 울려서 서렵다.  얼른 가자지구의 빠르고 즉각적인 휴전을 바란다) 이 책이 출간되자 마자 사게 된 것은 저 책들, 천개의 찬란한 태양과 책도둑 때문이었다.

 

환경이 열악해질수록 인간답기 위해서 노력하는 인간들의 품위는
언제보더라도 나의 가슴을 촉촉히 젖시며 나에게 많은 용기와 의지를 선물한다.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파때문에
한 첼리스크가 21일동안 그 곳에서 첼로 연주를 하겠다 선언했다.
그리고 그 첼리스트를 보호하기 위해 한 저격수가 배치된다.
아무도 그 연주를 끊을 수 없도록...

 

이 줄거리에 낚여서 바로 구입후 쏜살처럼 이 책의 한자한자 집중해 나갔지만..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또 불편해졌다.

 

이건 <내전>의 이야기다.
어제, 나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나에게 담배를 권했던 이웃이

오늘, 나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이야기다.

 

이 책의 저자가, '캐나다'출신인 관계로 평생 전쟁을 관념적으로만 인식하고
인터뷰를 통해서 그 가닥을 잡은 사람이어서 그런지 전쟁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그려나갔다.

 

예전에 내가 극찬하던 '책도둑'을 불편해 하던 친구가 있다.
그 친구 말이 '독일인들이 너무 착해!!! 유대인들이 이걸 보면 어떨까?' 라고 이야기 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뒤로 하기로 하고..)

 

이 책을 읽으며 내 친구가 하던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이 책을 읽는 보스니아 사람들은 어떨까?

 

이웃집 할머니의 물병의 무게를 세포 하나하나가 느끼는 케난과
품위를 지키고 싶지만, 겁이 너무 많은 드라간이
내전에 떨고 있는 자신들의 삶을 극명히 보여준다고 믿을까?

 

이 책이 불편했던 이유는 非보스니아인의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왠지 그들의 전쟁을, 캐나다의 젊은 작가가 자신의 주제를 담기 위해 <보스니아 내전>을, 인간이 만들어낸 최악의 재난을, 그 불행과 공포를 소설의 수단으로 삼은 듯 했다.

애로의 신념이.. 케난의 품위가..드라간의 공포가 <보스니아전쟁>이라는 배경 속에서만 그 빛을 발할 수 있을까? 꼭 전쟁이 아니라, 자연재해 속에도... 그들의 품위나 공포 신념을 이야기 할 수가 있다.

인간이.. 나와 함께 살아온 내 이웃이 만들어낸 재난 그게 내전이라서 더 끔직하고 무서운 것인데 이 작가는 그걸 이해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내전을 겪은 나라의 후손이다.
나에게도 전쟁은 이 작가와 마찬가지로 머리속에만 존재하고 흑백 사진으로만 인식할 뿐이다.

 

그러나 나의 가족의 생명을 빼앗은 자들과 한 하늘에 맞닿아 살다보니..
치유하려해도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있다.
그래서 휴전한지 반세기가 넘어도 휴전선 위의 사람들은 무조건 적이고
나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겐 쉽게 '적'의 굴레를 씌운다.
외조부의 정치적 신념이 외손녀의 선행에 색깔을 입히는 무서운 현실이

휴전후 반세기가 지난 내전을 겪은 사회의 상처다.

 

그래서 드라간이.. 케난이.. 애로에게 동질성을 느끼기보다

관념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w******t 2009.01.08. 신고 공감 4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1992년, 총알이 빗발치는 사라예보 거리의 첼리스트
"1992년, 총알이 빗발치는 사라예보 거리의 첼리스트" 내용보기
지난 가을 발칸여행길에 찾은 모스타르의 곳곳에는 보스니아 내전의 상흔이 남아 있었습니다. 크로아티아계의 포격으로 스타리 모스트가 무너져 내렸을 때 숨어있던 보스니아사람들까지도 위험을 무릅쓰고 네레트바강으로 나와 통곡을 했다고 합니다. 그 스타리 모스트는 지금은 옛 모습대로 복원되어 있습니다만, 도심 곳곳에는 여전히 복구되지 못한 채 폐허로 남아 있는 건물들과 건물
"1992년, 총알이 빗발치는 사라예보 거리의 첼리스트" 내용보기

지난 가을 발칸여행길에 찾은 모스타르의 곳곳에는 보스니아 내전의 상흔이 남아 있었습니다. 크로아티아계의 포격으로 스타리 모스트가 무너져 내렸을 때 숨어있던 보스니아사람들까지도 위험을 무릅쓰고 네레트바강으로 나와 통곡을 했다고 합니다. 그 스타리 모스트는 지금은 옛 모습대로 복원되어 있습니다만, 도심 곳곳에는 여전히 복구되지 못한 채 폐허로 남아 있는 건물들과 건물벽에 마마자국처럼 남아 있는 총탄자국이 끔찍했을 전쟁의 기억을 되살려주고 있었습니다(http://www.medicaltimes.com/Users4/News/newsView.html?ID=1103908).


일정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사라예보에는 갈 수 없어 아쉬움이 컸습니다. 사라예보는 보스니아전쟁 기간 중인 1992년 4월 5일부터 1996년 2월 29일까지 무려 1,425일 동안 세르비아계인 유고슬라비아 인민군과 스릅스카 공화국군에 의하여 포위되었습니다. 사라예보 포위전은 현대전쟁 사상 가장 긴 기간이라고 합니다. 사라예보를 포위한 세르비아계 병력은 13,000명에 불과했고, 포위된 사라예보에 주둔한 보스니아군은 70,000명이었지만, 무장에서 차이가 있었고, 지형적으로 불리함 때문에 수비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사라예보는 산으로 둘러싸여있고 서쪽으로만 열려 있는 분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라예보 주변의 고지를 선점한 세르비아 민병대는 대포, 박격포, 전차, 대공포, 중기관총, 로켓 발사기, 지대공미사일 등 중무기로 포격하였을 뿐 아니라 시내의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하고 저격수를 동원하여 시민들의 통행을 위협하기까지 했다는 것입니다.


병력의 열세로 사라예보 점령에 실패한 세르비아계는 사라예보를 봉쇄하고 식량과 의약품의 보급은 물론 전기, 물, 난방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 모두 차단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예보 시민들은 투항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3개월이 지난 6월말 경 사라예보공항이 안전지역으로 편입되면서 유엔이 지원하는 보급품으로 연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듬해 중반에 완공된 사라예보터널은 포위망을 뚫고 외부세계를 연결하게 됨으로써 도시를 지키는데 필요한 무기와 생활용품을 들여올 수 있었던 것도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터널을 통하여 일부 시민들은 사라예보를 탈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위키피디아. 사라예보 포위전; https://ko.wikipedia.org/wiki/%EC%82%AC%EB%9D%BC%EC%98%88%EB%B3%B4_%ED%8F%AC%EC%9C%84%EC%A0%84)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는 사라예보 포위 당시의 있었던 일들을 재구성한 소설입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사라예보 필하모닉의 첼리스트, 대학사격팀의 선수였던 애로, 회계사 보조로 일하는 케난, 은퇴를 앞둔 제빵사 드라간 등입니다. 작가는 네 사람의 등장인물을 통하여 세르비아계에 포위된 보스니아 사람들의 절박한 삶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1992년 5월 27일 하루를 연명할 빵을 사기 위하여 빵가게에 길게 줄을 섰던 사람들을 향해 날아온 포탄은 22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고 100명에게 부상을 입혔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사건현장에 나타난 첼리스트는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G단조’를 연주합니다. 희생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헌정되는 연주는 22일 동안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세르비아계의 공격에 맞서 저격수로 변신한 애로는 세르비아계 저격수로부터 첼리스트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세르비아계 저격수의 위협은 드라간의 외출에서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저격수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건물의 그늘을 따라 걸으면 그나마 안전하지만 도로를 건너야 하는 교차로에 이르게 되면 사람들은 망설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차로를 안전하게 건너기 위하여 사람들은 지그재그로 달리거나 100m경주를 하듯 빠르게 달리기 마련입니다. 누군가가 먼저 나서서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까지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사정이 있거나 성미가 급한 사람이 선뜻 나서기도 합니다. 드라간을 통하여 그 순간 사람들이 느끼는 심리적 고통을 그려낸 것입니다.


드라간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아내와 열여덟 살된 아들을 이탈리아로 탈출시키고는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드라간을 통해 저자는 한 도시의 소멸과정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처음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그는 기억 속의 도시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가능한 원래 모습 그대로 마음에 간직하기 위해 노력했다. (…)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기 시작했고, 그러던 어느날 자신이 심지어 마음속에서도, 더 이상 도시의 소멸에 저항하고 있지 않음을 깨달았다. 주위에 보이는 것만이 단 하나의 현실이었다.(51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에 머물고 싶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그렇게 두려워할 만큼 자신의 삶이 가치가 있는가?’ 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곧 죽을 수도 있다고 인식하면서도 ‘찾아올 공포에 맞설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하여 ‘예스’라고 생각하는 자신을 보며 놀라기도 합니다.


케난은 정기적으로 도심에서 떨어진 언덕에 있는 양조장으로 물을 뜨러 갑니다. 같은 아파트 아래층에 살고 있는 리스톱스키부인의 몫까지 여러 개의 물통을 챙겨들고, 거리를 지나고 다리를 건너가야 하는 먼 길입니다. 이러한 케난의 모습을 통하여 당시 사라예보 시민들의 힘든 일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이날 마침 양조장에 포탄이 떨어져 여러 사람들이 죽고 다치게 됩니다. 포탄이 떨어진 현장에서 케난은 세 가지 유형의 사람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먼저 포탄이 떨어지자마자 도망친 사람들, 즉 이타심이나 시민의식보다는 자기보호본능이 강한 사람이 있고, 도망치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는 살 가망이 있는 사람들을 돕는 시민의식이 투철한 사람 그리고 멍하니 서서 다른 사람들이 도망치거나 구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 등입니다. 일상처럼 물통을 집으로 나르는 케난은 마지막 유형이라고 하겠습니다. 한순간 몸의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그는 자신이 지쳤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원한적도 없고 창조하는데 가담한 적도 없으며 차라리 없었으면 좋을 이 세상에서 살아가느라 지쳤던 것(213쪽)’입니다.


작가는 네 사람의 등장인물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만, 첼리스트의 경우는 특별한 것 같습니다. 첼리스트가 사고현장에서 연주할 곡목으로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G단조’를 고른 이유는 이렇습니다. “폐허가 된 도시 풍경에서 거의 지워졌던 무언가가, 다시 해롭고 가치 있는 것으로 재건될 수 있다는 사실에 그는 희망을 품는다. 이제 희망은 포위당한 사라예보 사람들에게 남아 있는 정말 몇 안 되는 것들 중 하나이며, 그마저도 대두분의 사람들에겐 하루하루 줄어들고 있다.(14쪽)” 첼리스트 스스로도 스물두번의 연주를 마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사라예보 시민들이 희망의 끈을 이어갈 수 있도록 북돋워주기 위하여 위험을 무릅써야만 했습니다. 이런 사정을 읽은 세르비아계는 첼리스트를 저격해야만 했던 것이며 보스니아 군에서는 그를 보호해야 하는 것입니다.


알비노니(1671년-1751년)의 ‘아다지오 G단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이 곡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에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비발디와 함께 18세기 바로크 시대의 베네치아 악파를 대표하는 알비노니의 전기를 준비하던 밀라노의 음악학자 레모 지아조토(Remo Giazotto)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독일 드레스덴의 국립 도서관(Saxon State Library)에서 필사본 악보조각을 발견한 것이 계가기 되었습니다. 지아조토는 몇 마디의 선율과 베이스를 스케치한 악보조각을 보고 알비노니가 1708년경 작곡한 교회소나타 작품 4의 일부분일거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악보를 바탕으로 현재의 ‘알비노니의 아다지오’가 된 ‘오르간이 딸린 현악 합주를 위한 아다지오 G단조’를 완성한 것입니다.


파이프오르간의 웅장한 선율에 화답하는 바이올린의 애처로운 선율은 듣는 사람의 가슴을 저리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첼로로 연주하는 ‘알비노니의 아다지오’의 묵직한 선율은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강한 울림을 주었을 것입니다. 심지어는 세르비아계가 보낸 저격수도 첼리스트의 연주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습니다. “저격수가 조준기로 첼리스트를 겨눈다. 애로는 총을 쏘려다 멈춘다. 저격수의 손가락이 방아쇠 위에 올려져 있지 않다. (…) 음악은 거의 끝나 가는데, 그는 1밀리미터도 움직이지 않는다. (…) 그의 고개가 뒤로 약간 젖혀진다. 그의 감긴 눈을 본 그녀는 그가 더 이상 조준기를 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 그가 뭘 하고 있는지 알겠다. 너무도 명백한, 틀릴 여지도 없는 사실이다. 그는 음악을 듣고 있는 것이다.(190-191쪽)” 같이 듣고 있는 그녀까지도 슬프게 만드는 음악이었습니다. 무겁고 느린 슬픔, 눈물을 자아내지는 않지만 울고 싶게 만드는 그런 종류의 슬픔 말입니다.


첼리스트를 보호하라는 임무를 맡게 된 애로는 세르비아계 저격수를 유인하기 위한 덫을 놓습니다만, 상대편 저격수 역시 자신을 목표로 덫을 놓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다행히 상대방이 쏘기 직전에 발견할 수 있어 죽음을 면하고, 거꾸로 마음을 놓은 상대방을 저격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이 남자를 죽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이 남자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이 교차되면서 많은 갈등을 느끼게 됩니다.


케난은 물을 뜨기 위하여 양조장에 갔다가 포격을 당한 이후로 매일 첼리스트의 연주를 들으러 갑니다. 매일 오후 네 시, 그 거리에 도착한 케난은 벽에 등을 기대고 서서 도시가 다시 살아나고 주민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첼리스트가 약속한 스물두 번째 연주가 있던 날, 근처에 몸을 숨긴 애로는 느린 현의 진동을 받아들이면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연주를 끝낸 첼리스트 역시 오랫동안 일어나지 않고 울었습니다.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난 첼리스트는 박격포가 떨어진 웅덩이를 채우고 있는 꽃더미로 다가가 그 곳에 첼로활을 떨어뜨립니다. 첼리스트가 사라진 뒤, 애로도 거리로 내려가 첼리스트가 떨어트린 활 옆에 자신의 소총을 내려놓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알리사였습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드라간은 세 사람과 동선이 겹치지는 않습니다. 작가가 드라간을 통하여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사라예보를 지켜보는 국외자의 시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세르비아계 저격수들이 좋아하는 건널목에 카메라를 세우고 저격의 순간을 포착하려는 카메라맨을 등장시킨 것입니다. 저격의 위험을 인식한 듯 카메라맨은 방탄복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 위하여 주변을 살피고 있습니다. 길을 건너려다가 카메라맨을 본 한 남자는 길을 건너기에 앞서 옷매무새를 단장하기까지 합니다. 그 순간을 작가는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저격수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지 총을 쏘지 않는다. 남자가 맞은편에 도착하자, 카매라맨이 실망한 눈치다. 남자가 뛰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의 실망에 드라간은 화가 나고, 마치 동물원의 짐승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284쪽)” 사라예보의 비극적 상황이 외부세계의 저녁뉴스를 타게 되면 사람들은 끔찍한 참상에 대하여 한마디씩 거들 수는 있겠지만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드라간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건널목에 총을 맞고 숨져있는 남자를 끌어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격수의 표적이 될 수도 있음에 용기를 낸 것입니다. 현실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로 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먼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현장에 남아 있는 끔찍했을 것 같은 당시의 흔적들을 직접 확인하면서 떨리는 마음을 겨우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우리 역시 그들과 별 다를 것 없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그런 참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y*****2 2016.04.1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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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발의 총탄, 22일의 약속...사라예보의 첼리스트
"단 한 발의 총탄, 22일의 약속...사라예보의 첼리스트" 내용보기
포탄과 피로 얼룩진 사라예보22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친 장소에 첼리스트가 등장한다. 사라예보의 첼리스트   내가 가장 아끼는 책, 스티븐 갤러웨이 작가의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를 오래간만에 꺼내 읽어보았다. 좋아하는 책은 여러번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읽을때마다 살아가고 있는 지금과 비교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은 1992년 사라예보에서 내전이 발생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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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탄과 피로 얼룩진 사라예보

22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친 장소에 

첼리스트가 등장한다.

 

사라예보의 첼리스트

 

 

내가 가장 아끼는 책, 스티븐 갤러웨이 작가의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를 오래간만에 꺼내 읽어보았다. 좋아하는 책은 여러번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읽을때마다 살아가고 있는 지금과 비교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은 1992년 사라예보에서 내전이 발생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내전 속 첼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다.

 

 

여러분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지만, 전쟁은 여러분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레온 트로츠키

 

 

지금은 2017년으로 나라간에 전쟁이 벌어지는 일은 흔지 않다. 일어난다해도 나라와 나라가 문화를 개방하고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타격을 주는 행동을 하는경우가 많지, 총을 쏘고 폭탄을 터트리는 전쟁은 쉽게 일으키지 못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 전쟁과 내전이 일어나는 경우들이 존재한다.

 

1992년 사라예보에서는 내전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는 일이 있었다. 사랍답게 살지 못하고 살아남기위해 하루를 버텼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며 물을 얻기위해 목숨을 걸어야했다. 그러다 5월 27일에도 어김없이 빵을 얻어먹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그 장소에 포탄이 떨어지면서 22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다치는 일이 생기게 된다. 피가 난무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살기위해 도망치고 다친사람들의 절규속 그 곳은 지옥이었다.


포탄이 떨어진 다음날 한 남자가 첼로를 들고 22명이 사망한 그곳에 홀연히 나타난다. 그리고 사람들이 죽어간 그 곳에서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G단조]를 첼로로 키기 시작한다. 음악을 듣고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연주가 끝난 뒤 그는 사라진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어김없이 어디선가 나타나 음악을 연주하고 사라지는데 22일간 이 일을 반복한다. 죽어간 22명의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그만의 방법이었던 것일까? 

 

 

끝내 누군가는 위험을 무릅쓸 것이고, 그 다음 또다른 누군가가 그러리라는 것을. 그리고 저격수가 총을 발사했을 때 이곳에 있었던 사람들이 다 가고 난 뒤에는 아까 그 두 사람이 간신히 총알을 피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새로운 사람들이 이곳에 서리라는 것을. 그래도 저격수는 다시 총을 쏠 것이다. 이곳이 아니라면 어딘가 다른 곳에서, 그가 아니라면 누군가 다른 사람을. 그리고 모든 게 되풀이될 것이다. 마치 제 종족 하나가 잡아먹힌 물웅덩이로 또다시 돌아가는 가젤 떼처럼.                                  

                                                                                           -본문중에서

 

 

책을 읽으면서 실화가 아니길 바랬다.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내전이라는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니까. 책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다. 내전이 바꿔놓은 사람들의 일상은 끔찍하다. 물을 받으러 가기위해서 목숨을 걸어야한다. 총에 맞아 죽을수도 있기때문이다. 상상이 가는가? 보이지않는곳 어딘가에는 저격수들이 존재하고 죄없는 사람들에게 총구를 겨누고 쏜다. 물을 가지러가다 죽을수도있고, 빵을 얻으려가다 죽을수도있다. 내일을 생각할수도 미래를 꿈꿀수도 없는 곳. 작가는 이런 고통과 아픔을 덤덤히 독자들에게 전한다. 이 책을 읽고나면 전쟁을 겪지 않은 지금에 대해 다행이다 안도하게 되면서도 전쟁에 안전하지 않은 나라임을 깨닫게 되면서 불안해지는 마음도 든다.

 

 

 

 

h*******e 2017.10.28.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스무이틀 동안 전쟁의 한 가운데에서 아디지오를 연주한 첼리스트.
"스무이틀 동안 전쟁의 한 가운데에서 아디지오를 연주한 첼리스트." 내용보기
첼로라는 악기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케스트라의 공연이나 첼리스트의 공연을 보러 공연장에 가야지만 볼 수 있었던 그런 악기이다. 처음 이 책의 이야기를 어느 모 프로그램에서 들었을 때도 난 한 첼리스트의 음악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 놀라웠다. 전쟁이 난무하는 사라예보에 식량을 구하기 위해 빵을 파는 가게에
"스무이틀 동안 전쟁의 한 가운데에서 아디지오를 연주한 첼리스트." 내용보기

첼로라는 악기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케스트라의 공연이나 첼리스트의 공연을 보러 공연장에 가야지만 볼 수 있었던 그런 악기이다. 처음 이 책의 이야기를 어느 모 프로그램에서 들었을 때도 난 한 첼리스트의 음악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 놀라웠다. 전쟁이 난무하는 사라예보에 식량을 구하기 위해 빵을 파는 가게에 줄을 선 사람들이 모인 그곳에 갑자기 포탄이 날아오게 되었고 22명의 사상자와 100여 명의 부상자가 생긴다. 얼마 후 22명이 죽은 그곳에 어느 한 첼리스트가 나타나 스무이틀 동안 그곳에서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연주하게 된다. 그리고 이 믿지 못할 일이 정말 실화라는 것이다. 포격이 날라오고 저격수들이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그곳에서 연주한다니 정말 나로서는 상상도 못한 일이다. 그 실화를 배경으로 작가가 허구를 가미해서 쓴 소설이 바로 이 책이다.


총 네 명의 주인공이 나오는 이 책은 총 4부로 스무이틀 동안 첼리스트가 연주하는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격 국가대표선수였던 애로는 전쟁이 발발하면서 평범한 여자로서 사랑하고 꿈을 키우고 살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군대에 들어가 적군을 향해 총을 겨누는 냉철한 저격수가 되어간다. 그런 어느 날 첼리스트가 연주를 시작하고 적군이 그 첼리스트를 저격하기 위한 저격수가 오는 것을 알고 군은 그녀에게 첼리스트를 보호해 줄 것을 명령하고 그를 지키게 된 애로, 가족을 위해 나흘에 한 번씩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물을 뜨러 양조장으로 향하는 케냔, 빵 공장에서 일하며 아들과 부인을 이탈리아로 대피시키고 누이 집에서 사는 드라간, 그리고 22명을 기리기 위해 연주하는 첼리스트까지 총 4명이 등장한다.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먹먹한 가슴에 머리가 아파져 왔다. 도대체 아무런 죄가 없는 사라예보의 주민들은 왜 죽어야만 했으며 그들은 반항도 하지 못하는 민간인을 건물이 없어 뻥 뚫린 교차로에서 사격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미 사라예보를 차지했으면서도 포탄을 끊임없이 발사하고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는 것이 같은 인간으로서 참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슴이 너무 아프고 내가 그들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것에 답답했다.


난 전쟁이 뭔지도 모르는 세대에 태어났다. 6.25도 텔레비전으로만 알고 있을 뿐 직접 겪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고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은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들이 아니어서 관심도 없었다. 4년 동안 그곳에 있었던 사라예보 주민들은 얼마나 끔찍한 경험을 했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물도 부족하고 식량도 부족한 그곳에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죽음을 피하며 음식을 구하려 다니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고 전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부정부패가 이루어지며 뒷돈으로 배불리 먹고 부자가 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그들을 보며 나도 인간이지만, 인간에게 정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같은 사람들끼리 죽고 죽이는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i********e 2010.05.18.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