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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소설 작가가 참 예쁘네?" 이 책을 처음 접하고 느낀 생각이었다. 작가는 대학에서 변호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던 중 갑작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른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자 결심했다고 한다. 공부를 하며 극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 속에 작품이 탄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은 극도의 상황이 되어야 작품이 나온다고 했으니 말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작품이 나오기 힘들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손에 쥐고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한 순간 우리 인생은 한 순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많다. 한 순간의 기억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을 살아가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즐거운 시간도 있지만, 돌이키기 힘든 상처가 되어버리는 순간도 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순간으로 가서 그 일이 없던 일로 되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그 순간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고 우리는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주인공 소나다 이즈미 이즈미에게도 그런 한 순간이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된 한 순간,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그 기억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렸다. 그 기억을 찾는 것은 이즈미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변호사 마키코 씨와의 만남과 그 기억을 찾기위해 애쓰며 보내게 되는 시간, 기억을 찾아가며 아픈 마음을 공감하며 읽게 되었다. 손을 뗄 수 없는 흡인력이 느껴진 소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소설같은 마무리를 아쉬워하지는 않는다. 이 책은 소설이니까...... 적당히 슬프면서 그 슬픔을 이겨나가는 한 인간의 모습, 사고는 한 순간이지만, 그 순간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사람의 기억은 마키모의 다음 말 처럼 사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기도 하고, 애써 묻혀지며 평상심이 살아나기도 하나보다.
내 인생을 바꿔 놓은 한 순간은 언제였는지? 독서의 시간보다 생각의 시간이 더 길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즈미가 나라면, 내가 이즈미라면 어떻게 했을 지... 생각이 길어져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11월이 되면 일본 전국의 신들이 모두 이즈모에 모여든대. " 나도 다음 11월이 되면 이즈미와 준이치의 계획처럼 이즈모에 가고 싶어진다. 거기에서 어떤 신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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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에 이르기까지 지리하게 이어지는 주인공의 내면에대한 혼잣말과 느린 전개. 그리고 과도하게 느껴지는 묘사,묘사,묘사들...... 정말 내 취향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선택한 것을 후회했다. 거창한 사건이나 속도빠른 전개나, 화려한 등장인물들의 좌충우돌에 익숙해진 나에게 이 소설은 정말 지루했더랬다. 하지만, 주인공이 종국에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내면이 봉인했던 기억과 조우하면서 이 책의 인상은 현저하게 달라졌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처참하게 부상당한 연인의 모습에 마음 아파하고, 또 그렇게나 허망하게 연인을 잃게된 상황에 분해하는 것에 나 역시도 적잖이 놀라고, 격앙되어 버렸다. 퇴근길 버스안에서 훌쩍훌쩍 눈물,콧물 바람이 되어선 부랴부랴 수습하게 만든 이 소설...... 끝까지 다 읽고난 소감은 GOOD~~~~이다. 상당히 리얼하단 생각이 들었다. 오락성과는 거리가 있지만, 상당히 진지하게 와닿는 작품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이 작품을 바라보는 견해는 다를수 있겠지만, 충분히 상을 받을만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 커버에 미모의 작가얼굴이 공개된것에 다소 반감을 갖고, 이 작품에 색안경을 끼고 접했는데, 의외로 실력파가 아닐까하고 두렵단 생각이 든다. 미모에 실력까지 겸비하면 세상이 너무 불공평한게 아닐까???
주인공 남친이 자신의 여자를 구하고, 자신의 목숨을 잃은 것이 지금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바람(?)피운게 들통난것에 까까머리 모습으로 사과를 하는 귀여운 녀석이었는데..... 대놓고 사랑해사랑해 타령을 하는게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까지 버릴정도로 그녀를 아끼고 사랑한 이 녀석의 사랑이 참 눈부시도록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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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잡은 손의 온기. 늘 보던 그 자리. 녹슨 자동판매기와 그 옆의 빨간 나무 의자. 학생 가방을 썰매 대신 타고 내려갔던 제방. 그립고 사랑스러운 우리 둘만이 알고 있는 시간들. 덧없고, 세상 다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선명한 시간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가슴에 공기가 가득 차고 숨을 멈추자 아주 잠깐 시간이 정지했다. 다시 되찾을 수 없더라도 좋아. 돌아가고 싶다는 말 따위는 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 . . 한순간이라도 좋았다. 조금만 더 함께 있고 싶었다. [p.204]
한순간을 읽는동안 . . .틀림없이 나 혼자서는 어떻게도 해결되지 않는 일이라는 게 있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이론으로는 다 알면서도 어떻게도 움직여볼 수가 없는 일, 그런게 있더라고. 그런 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남과 이야기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라며 생판 모르는 나에게 조근조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즈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한숨쉬며 찡그리는 이마, 글썽글썽한 눈망울이 눈에 보이는 듯해서 안타까웠다.
한순간의 이야기는 터널꿈으로부터 시작한다. 어둡고 축축한 긴 터널. 그 터널속에 그녀는 빨간꽃을 본다. 한 번도 본 적 없을 만큼 예쁜 꽃. 그 꽃을 만지려고 손을 내밀면 스르르 녹아 없어져버리는 꿈. 불안한 꿈이 이야기하려는게 뭘까. 매일매일 달리는 일이 일과가 되어버린 그녀. 자학적이라 할만큼 그녀를 내달리게 하는 게 무엇일까 생일날 강아지 왈츠를 쳐주곤 했던 오빠의 결혼. 그 오빠의 반쪽이 일년도 채 안되서 세상을 떠났다. 미사씨는 태어날때부터 폐가 약해서 혈관이 가늘어지고 호흡이 되지 않는 폐혈전 색전증이라는 병이 있었는데 그것을 알면서도 그녀와의 결혼을 감행했던 그. 그녀가 세상을 떠나고 3년이 지났을즈음 느닷없이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실끊긴 풍선처럼 먼 여행을 떠나버린 오빠. 만일 . . . 만일 우리가 신의 장난 때문에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릴 운명이라면 나는 분명 신을 원망할 것이다. 이 말이 의미하는게 뭘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 모든것이 궁금할 찰나 그녀의 연인이었던 가와노 준이치. 준 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모든것이 사라져버린 사고 이야기까지. 트럭운전기사가 한눈팔기 운전을 했고 빗길에 미끄러진 차체가 심하게 기울면서 오토바이 앞바퀴 부분과 충돌한 것. 뒷길이었고, 사람들이 불꽃축제에 총 출동하는 바람에 사고현장이 발견된건 충돌후 10여분이 지난뒤. 운전기사는 대파된 차에 깔려 즉사했고, 땅바닥에 엎드려 웅크리고 있던 준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깨어나지 못한다. 오빠의 권유로 오히라야마 멘탈 클리닉을 찾게 되고 거기서 기리노 마키코씨를 만나게 되고 민사사건 담당인 그녀를 졸라 사고를 다시한번 조사하게 된다. 어째서 준이치는 죽고 나만 살아남은 것일까.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면 할수록 무언가에 부딪혀 제자리로 튕겨져 나오는 희미한 기억. 그때 그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는것이 어떻게 준이치를 잃었는지 알아내는 일이기도 해서 나만이 알고 있는 그의 마지막 순간을 기억해내기 위한 그녀의 힘든 여정이 그려진다.
"인간은 누구라도 한두 가지씩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이 있는 법이야. 그것을 생각해내면 무언가를 잃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애써 생각해내지 않으려고 그저 잊어버린 척하며 살아가는거야. 괴로운 일이 있거나 무거운 죄를 범했어도 거기서 빠져나와 일단 기억의 문을 닫아걸면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고통 받지 않고 잊어버릴 수 있어. 그렇게 하루하루의 일상을 살아가는 거야. 하지만 그것이 며칠 혹은 몇 년이 지나 문득 무슨 겨를엔가 문이 벌컥 열려버리는 일이 있어. 거기서 자신이 내내 감춰왔던 죄나 고통이 쏟아져 나오겠지. 하지만 그때가 거기에 맞설 수 있게 된 때인 거야. 아직은 내가 짊어진 상처를 직시할 능력이 없을 때, 기억은 어둠 속에 숨어 있는 법이야. 그러니까 그것을 네가 지금 무리하게 열어젖힐 일은 아니겠지?" [p.125]
그순간 그녀가 조금만 주저했다면 이야기의 끝은 달라졌겠지. 아무리 잔혹하고 아무리 비참한 기억이라도 좋아요. 이제 더 이상 그를 잃고 싶지는 않아요 - 강한 그녀의 내면이 이끌어낸 결말. 부인의 죽음으로 상처입은 오빠, 여동생의 일로 상처입은 마키코씨, 그리고 연인을 잃은 아즈미. 이 세사람이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으쌰으쌰 힘을 얻게 되는 귀한 이야기.
가족, 친구, 연인 . . 언제고 내 옆에 있어줄거라는 이기적인 맘을 버리고 조금만 더 소중히, 귀하게 여겨야겠노라고 다짐 또 다짐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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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라는 걸..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게 하는데, 마냥 엉엉 울 듯 슬프게 만도 아니고.. 마냥 축축 처지게도 아니고, 슬프지만 슬픔을 꾹 참고 이겨내기 위해 입을 앙다문듯한 그 정도만의 슬픔을 표현하는 일은 참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한순간>에서 내가 느낀 슬픔은 그 정도의 슬픔이었다. (물론, 마지막 부분에서 그 팽팽하던 슬픔이 어이없게 ‘한순간’ 무너져 내리지만...)
이 이야기는 이즈미와 준이치의 사랑이야기이다. 사고로 준이치를 먼저 떠나보내고, 그 슬픔을 딛고 일어서고, 그 사고를 직시하며 홀로서기를 하기까지의 이즈미의 고해와도 같은 그런 이야기이다. 사고 이후 이즈미는 터널, 혹은 동굴 속을 헤매이다 붉은 꽃이 만발한 장면을 보게 되는 꿈을 자주 꾼다. 그 꿈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기억하고 있는 것 같지만 기억나지 않는 그것은 무엇일까... 이즈미는 그것을 찾아 나선다. 이야기는 그래서 많은 대화나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상황에 대한 묘사와 이즈미의 마음 표현만으로 전개된다. 영화라면 음..<그린 파파야 향기>와 같이.. 배우의 대사에 의존하기 보다는 시각적인 이미지와 분위기만으로 추측해야 하는 그런 영화일 것 같다. 그래서 이 소설이 영화화 된다는 이야기에 오히려 영화로 더 어울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반색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이야기는 마지막에 왠지 맥이 풀려버린다.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 튀어 나오니.. 음.. 반전이라면 나름 반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즈미처럼 마냥 같이 공감하며 행복해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아쉬웠던 것은... CF의 전지현처럼... 상품은 기억에 남지 않고 전지현만 기억된다는 그것처럼, 소설보다는 아름다운 작가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 그런 책이었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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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처럼 예쁜 얼굴의 작가 사진이 먼저 눈에 띄는 이 책은 화려한 기모노의 한 여성의 뒷모습이 표지에 그려져 그녀의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악몽으로부터 잠을 깬 이즈미는 밖으로 나가 달리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그 달리기는 조금 이상하다.. 그것은 운동을 위해~ 건강을 위한 달리기라기보다는 아직 헤어나오지못한 악뭉으로부터 도망치는것처럼 기진맥진해지는 그런 달리기이다..
꽃집에서 일하는 평범한 여자 이즈미.. 그녀는 고등학교때 만난 준이치와 사귀고있었다.. 어느 비오는 날.. 준이치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한 이즈미는.. 기억의 일부가 지워지고 없다..
자신들에게 다가오던 환한 빛.. 그리곤, 병원에서 정신차린 기억.. 그 사이의 내용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즈미.. 그런 그녀를 보면서 나 역시 궁금함을 느낀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녀가 끔찍한 기억을 만나게 될까봐 안절부절 못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녀가 아름답게 기억하는 준이치와의 추억들.. 혹시 사고에서 지워진 부분이 그 아름답던 추억을 더럽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거듭되는 악몽으로 인해 불안해하는 이즈미는 오빠의 조언을 따라 '멘탈클리닉'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또 다른 사연을 가진 마키코를 만나고..
그녀의 도움을 받아 이즈미는 자신의 지워진 기억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이즈미의 마음이 되어 그녀의 지워진 기억을 찾아 마키코의 인도를 받는 과정은 퍼즐조각을 맞추는 느낌이었다.. 마침내 퍼즐조각을 모두 찾았을때.. 내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그 눈물이 만족으로 인한 것이었는지? 어떤 후회로인한 것이었는지는 이 책을 읽을 분들을 위해 밝히지 않으려 한다..*^^*
남은자들은 살아가야하기에.. 떠난자를 더 미련없이 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힘든 일을 겪은 이즈미에게.. 또 다른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마키코에게.. 또 하나의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이즈미의 오빠와 다른 남은이들에게 앞으로 좋은 일이~ 사랑이 찾아오길 진심으로 바라면서 이 책을 덮었다..
첫사랑의 남자와 결혼한 나.. 이 소설로 인해.. 내 곁에 있는 내 신랑이 더욱 더 소중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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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꽃은 사람의 외로움이나 슬픔을 빨아들이면 시들어버리는 가련하고 착한 생물
사람이 온화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꽃은 아름답게 피어나고, 반대로 괴로운 시간을 보낼 때는 시들어간다.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라는 마음에 한껏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시작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가? 아니면 이별? 책을 읽어가면서 사랑과 이별이 한데 뒤섞여있는 듯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다. 일반적으로! 여성작가의 글을 접할 때면 처음에는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또 그것이 사랑과 이별과 관련되 글이면 더더욱 말이다. 남자로서 이해하지 못한 것들, 또 생각지 못하고 간과한 부분들을 세심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글의 마력에 차츰차츰 나를 책속의 이야기로 빠져들게 했다.
"그녀는 반드시 있는 것을 찾고 바라고 목을 빼고 기다린 끝에
사랑하는 두 연인이 있었다. 그들의 사랑이 남다르지도 또 유별나지도 않았지만! 사랑하는 연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참 아름다웠다. 불꽃축제날 만나기로 한 아즈미와 준이치! 아직 꽃집에서 일할 시간이 한 시간이나 더 남았지만 사람좋은 주인아줌마의 배려로 준이치에게 달려가는 아즈미!
그날따라!! 갑자스레 내리는 비는 이날을 기다리던 주민들에게 그리고 두 연인에게도 너무 아쉬운 일이었다. 준이치의 오토바이를 타고 빗속을 달리던 그네들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해버린다. 그리고 준이치는 죽고, 아즈미는 살았다.
참! 그런것 같다. 죽음은 절대 선택적이지 않지만, 그래서 때로는 죽음의 그림자에 삼켜진 사람이 불행한 것 같지만 어쩌면 그 죽음의 그림자를 벗어난 사람들이 일상이 더 죽음과 가깝다는 생각을 한다. 그녀 역시 그랬다. 자기만이 살았났다는 자책감과 사라져버린 그를 향한 미안함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를 향한 마음은 여전하지만, 당장이라도 일상을 함께 했던 그에게 전화를 걸고 싶지만 그럴수 없는 현실은 살아있지만 죽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꽃가게에서 일하지만, 그 아픔으로 인해서 그마저도 쉽지 않은 그녀는 상담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마키고!! 그녀는 아즈미에게 알쏭당쏭한 말을 남기고 떠나버린다. "소중한 것인 척하면서 그냥 팽개쳐두는 무용지물, 아니면 버리고 싶은데 버리지 못해서 질질 갖고 있는 귀찮은 것들을 내가 대신 버려주는 거야" 그리고 그녀는 상담을 통해서 아픔을 치유하고 그 상처를 버리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사고의 순간에 잃어버린 것을 채우고 싶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죽음이 그네들을 덮치던 그 거리에서 그녀는 아마 그 '한순간'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 기억하고 있다. 단지 그 한순간을 뭔가가 막고 있을 따름이다.
책을 읽어가는 내내~~ 현실과 꿈, 꿈과 죽음의 순간을 넘나드는 그녀의 문체에 빠져들었다. 사랑의 순간을 묘사한 글 속에서는 내가 거기에 있어서 그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고 절망의 순간에서는 나 역시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
글을 읽는 내내 '한순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면서 그 순간을 향해서 걸어가는 내 자신의 발걸음이 늦추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나 역시 어떤 면에서는 그 순간을 그저 남겨두어야하지 않을까라는 조바심때문이었다.
슬프긴 하지만 그 슬픔마저 아름다운 문체로 읽게되었다. 그리고 기와하라 렌의 글에 흠뻑 빠져들었던 하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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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 장을 읽을 때에는 제니퍼 러브 휴잇 주연의 <IF ONLY>가 떠올랐다. (아직 안보신 분이 계시다면 꼭~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눈물이 절로 나는, 펑~ 펑 울 수 있는 영화에요. 네이버 평점도 9점이 넘는걸요?ㅋㅋ) 중반이 넘어서며 떠오르는 작품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 중 마지막 단편이었던 <달빛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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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처음 나왔을 시절 책 소개에서 젊은 작가가 등단한 첫 작품이라 해서 뇌리에 지워지지 않은 잔상이 어렸던 책이었다. 왜냐하면 나또한 작가의 꿈을 꾸고 있었기에.
불빛이 번쩍인 그 순간. 한순간. 당신을 사랑한 그 순간들이 휘몰아 쳤고. 당신을 잃은 한순간.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그 순간.
이즈미는 사랑하는 그, 준이치와 축제에 가기로 했다. 시간은 조금 늦었고 라무네를 가지고 세차게 뛰었다. 웃고 있는 그와 같이 웃는 그녀. 시원하게 들어가는 탄산의느낌까지 빛나는 것 같았는데, 축제임에도 하늘에서는 비가 내렸다. 한숨과 아쉬움, 그래도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가는 그의 따스한 등, 그런데 한순간 트럭의 불빛이 비치고 암전. 그 후 깨어난 병원에서 이즈미는 살아났지만 그는 이제 더이상 없다. 게다가 그 사고의 기억까지도 없다. 그런데 왜....... 준이치만 사망했는지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사랑했던 기억이 문득문득 떠오르고 그 기억은 이즈미를 올가멘다. 그렇지만 그 기억하나까지도 잃고 싶지 않은 그녀지만 더이상 나아갈 수 없어 괴로워한다. 그럴 수록 더욱더 그때의 기억을 찾고자 한다. 같이 일어난 사고이지만 자신만 살아있고 몸은 회복되어도 사람의 마음은 낫는데에 더욱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은 언제가 될지 모른다. 그런 그녀를 위해 오빠는 유명한 정신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게 한다. 거기서 만난 마키코씨와 함께 준이치와의 마지막 기억을 찾아 나선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했던 기억이 점차 가시처럼 찌르고 기억 하나 파편하나 잊혀질까 두려워 어떻게든 기억하고자 또 생각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나와 닮아서 읽는 내내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이즈미와 나는. 이기적인 것 같아서 스스로가 미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나아가야 했기에, 용기없지만 용기를 내어 준이치와의 마지막 기억과 마주한다.
언젠가 나도 이즈미처럼 준이치와 함께 하려고 했던 여행길을 혼자라도 올라 그녀에게 안부를 전해주기를 이 기운까지 함께 전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었다. 그리고 사랑했던 기억이 한순간의 기억까지도 덮어버릴 정도로 강해서 그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기를 준이치 몫까지 더 멋진 인생을 살기를 응원하게 되었다.
가와하라 렌의 첫 작품이라는 <한순간>은 내게 지워지지 않을 한순간이었던 순간까지도 떠올리게 만들만큼 사실적으로 다가와 숨을 고르고 있다가 다시 읽고, 다시 읽었다. 그리고 멈추고도 싶었지만 나와같은 이즈미를 응원하게 되었다. 이즈미의 강함이 읽는 모두에게 전달될 것 같아 사별한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끝은 시작이라 했다. 이즈미 안에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어, 우리는 어쩌면 서서히 나아갈 준비를 할 수 있는 지도 모른다. 나도 언젠가 이렇게 위로가 될 책으로 같은 이별을 겪은 이들에게 손 내밀 수 있기를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