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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거리는 삶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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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었어도 박완서의 글에서는 그런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작가는 늙어도 글은 늙지 않아야한다는 그가 한 말을 그는 몸소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갈수록 왕성한 창작의욕을 보이고 있는 박완서의 소설들은, 마치 수도자의 고행에 비길만한 작가정신때문인지 실망을 안겨다주지 않는다. '휘청거리는 오후'는 중년을 넘어선 작가가 가지는 결혼관에 대한 세태를 한 가정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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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었어도 박완서의 글에서는 그런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작가는 늙어도 글은 늙지 않아야한다는 그가 한 말을 그는 몸소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갈수록 왕성한 창작의욕을 보이고 있는 박완서의 소설들은, 마치 수도자의 고행에 비길만한 작가정신때문인지 실망을 안겨다주지 않는다. '휘청거리는 오후'는 중년을 넘어선 작가가 가지는 결혼관에 대한 세태를 한 가정을 통해 보여준다. 허성이라는 초희, 우희, 말희 이렇게 세 딸을 가진 아버지가 중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전 종영된 연속극'네 자매 이야기'와 분위기는 비슷해보일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자매 이야기보다는 성장한 딸들의 삶과 부딪히며 갈등하는 평범한 가정의 늙은 아버지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있다. 허름한 공장 하청업을 하고 있지만 허성은 성실한 사장님이다. 그러나 그의 뭉뚝하게 잘린 왼손은 딸의 혼사에 퇴짜를 놓게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무시와 수모를 그에게 가져다 준다. 그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히여기는 그의 딸들은 어떠한가. 허영심과 부를 최고로 아는 큰 딸은 아버지의 손때문에 퇴짜맞은 결혼을 아버지 탓으로 돌리고 자식이 둘이나 딸린 돈많은 홀아비와 결혼한다. 초희의 애정없는 결혼은 불행으로 이어져 그녀는 수면제와 신경안정제없이 살 수 없는 입원하지 않은 환자로 살아가고 만다. 둘째 우희는 그런 언니의 결혼에 회의를 갖고 침체된 집안 분위기를 벗어나고자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하나의 탈출구로 삼지만 결혼생활은 그다지 평탄치 못하다. 막내 말희는 실리만을 따지는 자신의 연인을 버리고 착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결심하게 되지만 자식을 유학보내려는 시댁의 권유로 남편과 미국행을 하기로 한다. 이 장편소설은 세 딸을 둔 허성이라는 아버지가 성장한 자식들의 '결혼'이라는 부모의 의무인지, 짐인지 모를 과정을 실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딸들의 결혼에 부딪힐 때마다 혼수다 뭐다 많은 돈을 들이게 되고 결국 자신이 신조로 지켜온 사업에도 부정을 저지르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처하고만다. 그동안의 인덕으로 사법처리는 면하게 되었지만 허성은 집으로 돌아와 참을 수 없는 불명예와 수치로 자신의 삶의 깊은 회의를 느낀다. 책을 읽는 내내 '결혼'이란 어떠해야할까 생각하기도 했고 딸가진 아버지인 허성씨가 가엾었다. 자식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자신의 '병신손'은 혼사를 그르치고 공장을 파국에 이를지경으로 혼인을 위한 돈들이 필요했던 그의 삶의 오후. 딸가진 부모가 죄인이라는, 요즘은 옛말이라고 하지만 어디 정말 그런가 싶어졌다. 이 소설에 나온 세 자매 이야기는 현대사회를 사는 남녀의 애정문제와 결혼이라는 사회적 관습의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에게 강요되는 결혼의 조건, 그 과정에서 겪어야하는 패배감과 굴욕들은 결국 그 딸들의 아버지, 평범한 가장이었던 허성을 삶의 구석으로 몰아붙이고야만 것이다. 허성은 목놓아 울지 않았지만 그의 속울음이 소설을 읽는 동안 들리는듯 했다. 나의 아버지의 오후를 잠시 생각하기도 했다. 가장으로 끝까지 자식들의 듬직한 울타리가 되고자했던 허성의 모습에서 우리는 아버지의 모습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계산서처럼 오고가는 거래가 되어버린 현대사회의 결혼관. 그의 휘청거리는 오후는 '병신손'처럼 어그러진 세태와 고통을 어루만져주지 못하는 가족의 무관심으로 아찔할 뿐이다. 가정이라는 공동체에서 성장해서 다른 가정을 만들어나갈 나이가 될 때, 아버지의 휘청거리는 오후를 보지 않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할 순수한 사랑,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그것이 아닐까.
a*****e 2003.12.09.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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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거리는 오후>, 휘청거리는 가족, 휘청거리는 사랑과 결혼
"<휘청거리는 오후>, 휘청거리는 가족, 휘청거리는 사랑과 결혼" 내용보기
힘들었다. 재미는 있었지만 힘들었다. 읽기가... 아니 이해하기가... 내가 너무 세상을 모르는 겐가. 사실 70년대에 쓰여진 세태소설이라 하니 어느 정도 감안을 하고 읽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암튼 무척 길었다. 여자의 처녀성에 대한 강한 집착, 한번 연애 잘못하면 인생 망치던 시절, 상류 사회로 들어가고자 하는 열망, 부모야 어떻든 집안 기둥뿌리 뽑아
"<휘청거리는 오후>, 휘청거리는 가족, 휘청거리는 사랑과 결혼" 내용보기
힘들었다. 재미는 있었지만 힘들었다. 읽기가... 아니 이해하기가... 내가 너무 세상을 모르는 겐가. 사실 70년대에 쓰여진 세태소설이라 하니 어느 정도 감안을 하고 읽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암튼 무척 길었다. 여자의 처녀성에 대한 강한 집착, 한번 연애 잘못하면 인생 망치던 시절, 상류 사회로 들어가고자 하는 열망, 부모야 어떻든 집안 기둥뿌리 뽑아 시집가려는 딸들, 예단이다, 예물이다... 빚을 얻어서라도 꿀리면 안 되는 결혼, 연애를 해도 문제고, 선을 봐도 문제고... 정말 이 소설 안에서는 모든 게 다 휘청거린다. 딸만 셋을 둔 전직 교감 선생님, 머니가 적다고 닥달을 하는 아내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작은 사업을 한다. (그 직업이 머니가 적으면???) 그러다 왼손이 뭉뚝해지는 사고를 입고, 그 손은 딸들이 시집갈 때가 되자, 가족에게, 상대방 집에 크나큰 약점이 된다. 머니가 주는 풍족한 생활을 위해 미모와 지성을 갖추고도 애 둘 딸린 나이 많은 사장님과 결혼을 하는 첫째 딸, 초희. 그런 언니한테 질려 무조건 연애질(!)을 한 둘째 딸, 우희. 마음에 끌려 나쁜 남자(!)와 연애를 하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말희. 부모가, 자신들이 어떤 세상으로 빠지는 지도 모르는 딸들. 시골의 같은 학교에서 선생님을 하다 연애를 한 아버지와 엄마. 그때의 사랑스럽던 모습은 간 데 없고, 머니 닥달만 하는 엄마. 그 머니를 대기 위해 할 수 없이 양심을 파는 아버지. 강하게 가정을 지키지 못하는 아버지. 잘못된 딸들의 결혼관을 조장하고 두둔하는 엄마. 딸 셋의 잘못된 결혼. (둘째는 가난한 환경에서도 지지고 볶고 살고, 말희는 결론이 나오지 않았으니, 미정이나 부모의 가정이 파탄나는 지경에 이르니, 결국 원인 제공) 지금 이 시간에도 휘청거리는 연애관이나 결혼관으로 파탄에 이르는 가정이 많은지도 모르지만, 왜 그래야만 하는가... 하는 강한 의문이 남는다. 우리는 너무 자주, 도대체 왜 결혼을 하는지, 본질을 잊고 사는 것 같다. 하기야 왜 사는지도 잊고 사는 데, 그쯤이야... 남한테 보이는 맛이라도 없으면 무슨 맛으로 세상을 사냐는 물음에는 정말 할 말이 없다... 씁쓸하기만 하다.
g******i 2006.03.2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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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얽힌 허위에 대한 날선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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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상 한동안 순수 문학을 등한히 하고 있었다가 우연히 집앞 도서관에 들리게 되었다. 안그래도 집에 읽을 것이 산적해 있어서 자료 도서만 대출하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실수로 집어든 것이 이 책이었다.    대한민국에 살면서,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 한국말로 된 소설을 읽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기분을 줄 수 있는가 감탄 할 정도로 소설을 읽은 보람을 만족시켜준 책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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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정상 한동안 순수 문학을 등한히 하고 있었다가 우연히 집앞 도서관에 들리게 되었다. 안그래도 집에 읽을 것이 산적해 있어서 자료 도서만 대출하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실수로 집어든 것이 이 책이었다. 

 

대한민국에 살면서,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 한국말로 된 소설을 읽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기분을 줄 수 있는가 감탄 할 정도로 소설을 읽은 보람을 만족시켜준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소설 내용은 중소 기업을 운영하는 허성씨의 세 딸이 결혼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첫째 초희는 자신의 외모를 십분 살려 부잣집에 시집가려고 하고, 노력이 결실을 맺어(?) 고등학교 아들과 중학교 딸이 있는 중년남자에게 시집간다.

 둘째 우희는 언니의 속물주의에 반감을 느껴 자기 또래의 뭔가 우수에 차보이는 정말 가난한 집안 학교도 아직 졸업 못한 형제 줄줄인 장남에게 시집을 간다.

 그리고 셋째 말희는 결혼의 진정성이란 과연 무엇인가 고민하다가 결국 알맹이가 있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려고 하지만 그 사람에게도 껴안아야할 환경이 있다.

 써놓고 보니 단순한 구조인 듯하지만 세 딸의 고민이 치열하게 그려져 있고, 또한 그 결말도 납득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읽는 내내 몰입해서 읽었다.

 박완서 작가님 특유의 촉이 살아있는 신랄한 인간 비판을 볼 수 있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이 있다면 정말 추천하고 싶을 정도다. 두달 전쯤에 읽었던 [거짓말 제조기]를 읽었을 때는 속이 헛헛하더니, 한국 작가님의 깊이부터가 다른 완숙한 작품을 읽고 나니, 배가 다 부르다. 훌륭한 작품.     

j*****6 2009.08.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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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거리는 세상, 휘청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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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그럴 때가 있다. 공감어린 고개 끄덕임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겨우 책 읽기를 마치고 나서, 책이 출판된 때를 살펴보면 몇십년 전이라는 걸 알고 놀라게 되는. 많은 여성주의 관련 책이 그렇고, 또 박완서 선생님 책이 그렇다. '70년대의 가족, 결혼 문화를 반영한 세태소설'이라는 박완서 선생님의 . 물론 소설보다 현재의 성 관념이 훨씬 개방적으로 바뀐 것만은 사실
"휘청거리는 세상, 휘청대는 사람들" 내용보기
책을 읽다보면 그럴 때가 있다. 공감어린 고개 끄덕임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겨우 책 읽기를 마치고 나서, 책이 출판된 때를 살펴보면 몇십년 전이라는 걸 알고 놀라게 되는. 많은 여성주의 관련 책이 그렇고, 또 박완서 선생님 책이 그렇다. '70년대의 가족, 결혼 문화를 반영한 세태소설'이라는 박완서 선생님의 <휘청거리는 오후>. 물론 소설보다 현재의 성 관념이 훨씬 개방적으로 바뀐 것만은 사실이지만, 그 정도만 감안한다면 70년대나 지금이나 뭐가 다른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허 성씨는 교감 노릇을 하다 돈을 벌기 위해 퇴직하고 공장을 차린 사람. 딸들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지극하지만 표현에는 서투르다. 그의 부인 민여사는 잔소리꾼 아내. '어마어마한' 집안과 사돈을 맺고 싶어하는 그런 사람. 첫딸 초희. 정말 이해간다, 이해가. 초희는 부모가 물려준 가난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어 무조건 부자집 남자에게 시집가려한다. 그렇기에 맞선 시장에 자신을 상품으로 내거는 것에 약간의 찝찝함이 있을 뿐, 부르조아 신분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해버린다. 그래. 돈이라는 거,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둘째딸 우희. 정말 이해간다, 이해가. 대학시절부터 사귀어온 남자. 세상 사람들의 시선보다, 지금의 사랑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혼전순결 안지키면 난리라도 날 것같은 시대에, '나 이 사람이랑 벌써 잤다'며 남자친구를 부모에게 소개하고, 길길이 뛰는 엄마 앞에서 '흔들리는 바늘에 실 못꿰는 법이다'며 자신이 결코 수동적으로 당한 것이 아님을 주장하는 우희는 참 대단한 녀석이다. 지지리도 가난한 집안에 부모님은 물론이고 할머니에 줄줄이 동생까지 딸린 남자에게 시집가는 우희의 고생길은 뻔하지만, 우희는 사랑으로 그걸 선택한다. 그래. 사랑하면 그럴 수 있지. 셋째딸 말희. 정말 이해간다, 이해가. 친구 중에 꼭 그런 친구 있다. 예쁜 데다가 집도 넉넉하고 성격도 좋아서 인기 만점인 그런 친구. 그런 친구가 가진 것은 다 좋아보인다. 어쩌면 그 친구의 애인까지도. 말희는 그런 애인의 친구를 빼앗았다. 하지만 알고보면 빼앗은 게 아니라, 그 애인이 집안이 망해 더이상 소용없는 말희의 친구 대신 약사 자격증을 따게 될 약대생 말희를 택한 거다. 하지만 결국 말희는 그 자식과 헤어지면서 운명의 상대를 만난다. 그리고 결국 결혼까지. 그래. 운명의 사랑이란 거. 소설이나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꿈꿔볼만 하지 그래. 다 이해간다. 다 공감한다. 하지만 아직 허 성씨와 민여사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를 부분이 있다. 내가 아직 부모가 아니라 그런갑다. 내가 아직 어른이란 생각이 안들어서 그런갑다.

[인상깊은구절]
딸들이여, 여자들이여, 딸이 더 좋아, 여자가 더 좋아라는 감언이설을 십원짜리 알사탕 핥듯이 핥고 있는 한 너희들은 남성 위주의 폭력으로부터 영원히 자유로워지지 못하리라. 너희들은 우선 그게 감언이설이라는 것부터 깨달아야 한다. 진실이 아니라 감언이설이라는 걸.
y********1 2005.03.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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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거리는 결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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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출판된 시점은 1977년이다. 자그만치 30년 가까이 되었지만 그다지 낡은 느낌이 들지 않는 건 세상이 눈부시게 변화했음에도 결혼에 대한 가치관은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단 느낌 때문이다. 사랑보다는 경제적 능력을 우선하는 큰 딸 초희, 가난한 남자와 사랑을 나누지만 경제적 책임을 부모에게 전가하는 둘째 딸 우희, 두 언니를 비웃으면서도 결국 자기 자신도 똑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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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출판된 시점은 1977년이다. 자그만치 30년 가까이 되었지만 그다지 낡은 느낌이 들지 않는 건 세상이 눈부시게 변화했음에도 결혼에 대한 가치관은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단 느낌 때문이다. 사랑보다는 경제적 능력을 우선하는 큰 딸 초희, 가난한 남자와 사랑을 나누지만 경제적 책임을 부모에게 전가하는 둘째 딸 우희, 두 언니를 비웃으면서도 결국 자기 자신도 똑같은 전철을 밟는 막내딸 말희. 특히 우리집도 딸만 셋이기에 어린 시절부터 줄곧 읽었던 이 책이 낯설지 않다. 이 책에 나오는 돈의 단위는 곱하기 20내지는 30을 하면 현재의 돈단위와 얼추 비슷하리란 계산이다. 그렇게 보면 300만원이 넘게든 큰 딸 초희의 혼수물품은 지금 돈으로도 1억원에 가까운 큰 돈이다. 4년제 대학을 나와 직장 경험도 있고 무엇보다도 큰 경쟁력이라는 미모를 갖추고도 상류사회로의 편입이 거절되어 결국 나이많은 이혼남과 정략적 결혼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30년이 흐른 지금에도 너무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또 개천의 용을 선택한 우희 역시 전셋집을 가지고 결혼 후 시집에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점, 또 결혼 후 바로 유학을 떠나야는 상황에는 상당 액수의 달러 지참금이 필요했던 말희 역시 이 땅의 슬픈 딸들이다. 욕구는 한이 없고 그 욕심을 다 채워주지 못했던 슬픈 아버지, 허성씨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내는 것으로 밖에는 자신을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이다. 우리 스스로가 바꾸지 않으면 이런 씁쓸한 장면들은 대를 이어 또 30년이후의 소설에도 주요 소재로 등장하지 않을까 등골이 서늘하다.
i****3 2003.01.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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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딸 시집 보내기 대작전.
"세 딸 시집 보내기 대작전." 내용보기
참-. 어울리지도 않게 이런 결말이 나오다니. 처음 읽을 때는 몇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책인 줄 알았다. 나중에야 이것이 500여쪽의 장편 소설인 것을 알고 아차, 했지만 결국 다 읽어버렸다. 박완서 소설은 무척 재밌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세 딸 시집 보내기 대작전'이라 해야할까. 외모, 개성, 성격이 다 제각기로 다른 세 딸은 결국 다른 선택(이라고 해봤자 결국 어떤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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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울리지도 않게 이런 결말이 나오다니. 처음 읽을 때는 몇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책인 줄 알았다. 나중에야 이것이 500여쪽의 장편 소설인 것을 알고 아차, 했지만 결국 다 읽어버렸다. 박완서 소설은 무척 재밌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세 딸 시집 보내기 대작전'이라 해야할까. 외모, 개성, 성격이 다 제각기로 다른 세 딸은 결국 다른 선택(이라고 해봤자 결국 어떤 남자를 고를 것이냐,가 그 선택의 폭이지만.)을 하고 그녀들의 인생의 분기점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한다. 마치 연예인들의 결혼이 생각나게 하는 첫째딸. 궁상맞은 집에 시집 가 궁상맞게 사는 둘째딸.(첫째가 그렇게도 경멸했던 바로 그런 생활이었지만 오히려 이 소설에선 그녀가 가장 만족하며 사는듯 하기도 하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봤을 땐 가장 나은 신랑감을 선택한 듯 보이기도 하는 셋째딸. 이 딸들을 시집보내고 나서 아버지의 결말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마치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보라고 손등을 콕콕 찌리는 듯한 날카로운 문장들때문에 읽는 내내 아렸는데, 이 결말 또한 뒤통수를 때렸다. 참 드라마틱한, 또는 현실 그 자체인 소설이다.
s*****j 2001.09.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