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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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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의 노래"라는 콜린 맥클로우의 소설을 읽다가 이렇게 글솜씨가 빼어난 번역가가 누군가 싶어 그 이름을 기억해 두었었다. 박혜수씨였다. 마치 자신이 써 내려가듯 글을 옮겼다고 할까. 흔치 않은 문장력이었다. 며칠 전 신간코너에서 톡 튀는 시집제목이 재미있어 살펴보았더니 바로 그 박혜수씨의 첫시집이었다. 그리고 알았다. 박혜수씨는 천부의 재능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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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의 노래"라는 콜린 맥클로우의 소설을 읽다가 이렇게 글솜씨가 빼어난 번역가가 누군가 싶어 그 이름을 기억해 두었었다. 박혜수씨였다. 마치 자신이 써 내려가듯 글을 옮겼다고 할까. 흔치 않은 문장력이었다. 며칠 전 신간코너에서 톡 튀는 시집제목이 재미있어 살펴보았더니 바로 그 박혜수씨의 첫시집이었다. 그리고 알았다. 박혜수씨는 천부의 재능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누구에게도 삶은 간단치 않은 고통의 흔적을 남긴다. 그러나 '이 생이 고달픈 단절음을 내며 달릴 때' '한 겨울에 꽃을 피운 미친 개나리'로 ' 아마도 언젠가 예전에 하고 사람들이 얘기할 때쯤 사람들은 그 여자에겐 상황이 너무 불리했다고 얘기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시집 곳곳에서 그 형형한 눈빛처럼 당당하게 삶에 맞서는 영혼을 만난다. 그래서 '....사랑하는 자여, 라고 어른이 되어 아기예수가 불렀을때 나는 목이 메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지나쳐갔다. 나는 우리의 시선이 머뭇거릴 때 그어졌던 아름다운 포물선 하나를 기억한다....'에서는 고통이 끝내 그 아름다움으로, 진정한 내면의 힘으로 전화되는 눈부심을 깨닫고야 만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이산하 시인은 박혜수씨를 독수리처럼 높고, 쓸쓸한 시인이라 한 것은 아마 이런 아름다움의 풍경을 읽어냈기 때문이리라.
m******k 2002.12.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