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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바꾼 여인들』은 고조선의 국모요 한민족의 국조모인 웅녀부터 왕조사의 마지막 여걸인 명성황후까지 우리 민족사와 여성사를 장식한 국모, 여걸, 가인과 재녀 22명에 대한 일대기를 엮은 책이다. 저자 황원갑은 기자 또는 소설가의 눈으로서 이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통찰을 하고 있다. 그것은 여러 사료와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사실, 시대적 정황을 토대로 한 추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사료 외에도 역사학자의 여러가지 시각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그의 시각은 따라서 다소 조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펼쳐내는 시각은 어쩌면 긍정할 수도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늘로부터 환웅이 내려와 사람되기를 원하는 곰과 호랑이에게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백일동안 먹도록 하였고, 이것을 지킨 곰이 사람(여자)이 되었는데 환웅과 웅녀 사이에 태어난 것이 단군이라는 건국신화에 대해 필자는 또 다른 해석을 내린다. 신화에서 말하는 곰과 호랑이는 그 당시 곰과 호랑이를 각각 종족의 수호신으로 섬기고 있던 종족이 아니었을까라는 것이다. 일면 그럴 것도 같지 않은가.
고려 태조의 세째부인 신명순성황후 편에서 저자의 날카로운 지적은 매섭기까지 하다. 그는 고려는 건원칭제한 당당한 제국이었음을 밝히면서 삼국사기를 저술한 김부식에 대해 호통을 치고 있다. "고려조를 전복하고 들어선 조선왕조의 개국이념인 유교적 성리학적 입장을 대의명분으로 고려사를 편찬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대의명분이란 곧 사대주의 역사관에 다름아니었다. 중국을 중심에 두고 주변국의 역사는 모두 미개한 오랑캐 역사로 낮추보는 이른바 공자의 춘추필법과 사마천의 사기의 기준에 맞춰 고려사를 편찬했던 것이다. (중략) 김부식조차 삼국사기를 편찬하면서 제왕의 연대기인 본기를 고려사는 세가(世家)로 만들어 고려를 한낱 보잘 것 없는 중국의 제후국으로 격하시키는 망발을 범했던 것이다."
22편에 나오는 이야기는 비단 그 인물만을 중심으로 삼지 않고 있다. 그 시대의 정황, 주변 인물들에 대한 고찰, 신화나 설화 또는 구전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그 중심인물에 대한 서술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을 법한 것에 대한 일침이 가해진다. '낙랑공주가 찢었다고 하는 자명고가 과연 적이 침입하면 혼자서 울렸을까, 그것은 혹시 적의 침입을 예언할 수 있는 신통력을 가진 주술사는 아니었을까' 하는 식의 해석들을 서슴없이 하곤 한다. 따라서 이 책은 단지 파란만장한 여성사를 보여주는 것 외에도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 바라보기를 시도하는 역사서이기도 하다. [인상깊은구절] 역사에서 가정은 아무 쓸모없는 것이지만, 역사는 교훈을 주기에 중요한 것이다. 만일 명성황후가 대원군과 불화하지 않고 총명한 머리로 고종을 자 내조했다면 비참한 최후를 당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나라의 운명도 달라졌을지 모른다. 고종이 우유부단하지 않고 결단력이 있었다면 왕비 민씨가 고종의 바람막이 노릇을 한 것이 아니라 고종이 왕비의 방패노릇을 했을 터이고, 또 그렇게 했더라면 부국강병은 몰라도 그처럼 허망하게 국권을 빼앗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또한 부질없는 아쉬움이 아니랴. |
| 이책을보자마자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나는 2/3 정도밖에 읽지못하고.. 다른책을 읽으면서 틈틈히 조금씩 읽어나가고 있다. 한권을 마무리 짓지못하고 다른책들에 눈이 간 것은.. 여인사의 배경지식이 조금 부족한 나에게는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인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 흥미를 느끼고 읽고있다가.. 내가 아직 알지 못하고 배우지못한 역사적부분이 나오면 그냥 책을 덮어버렸다. 그래도 이 책을 구입한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않는다. 사실 그리 지루한 문체도 아니고 조금씩 역사부분을 알아가는것도 나쁘지는 않을것이다. 그리고 이책은 내용면에서 알차다. 남성못지않게 활약했던 여인들..다 읽지는 않았지만(고등학교졸업전 꼭 다 읽으리라..) 지금까지 남성중심적으로 배웠던 교과서와는 다른 이 책을 통해 한국사를 새롭게 바라볼수 있는 기회가 될것이다. |
| 참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던것 같다. 책을 읽으며 22명의 여인들 중에 내가 아는 분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보다는 잘 몰랐던 인물들..그러한 여인들의 삶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던 점이 참 좋았던 것 같다. 또한 잘 알려진 인물들 중에 내가 아무런 역사적 근거없이 오해해서 받아들였던 부분들이 많다는 것도 많이 느꼈다. 그저 어려서부터 위인이라고 들어와서 아무런 비판적인 사고 없이 그대로 수용하기만 했었는데 실재로는 그렇지 못한 부분들도 많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위인이라 불릴만큼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만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예를들어 신사임당의 가정사라든가, 명성왕후가 어떠한 정치를 했는지, 그와 더불어 우리들이 그저 나쁘다고만 했던 흥선대원군 또한 정치에 대해서는 많이 정직했다는 면등..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그리고 많이 오해했었던 부분들이 잘 풀려진 것 같아서 참 좋다. 또한 오히려 잘 알려진 분들보단 사람들의 귀에 익숙치는 않지만 정말 한국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싶을 만큼의 여인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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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 지은 제목이다 싶었더니, 역시나 작가가 신문기자 출신 소설가다. 소설가가 쓴 책이긴 한데 이건 소설은 아니다. 무슨 장르에 넣어야 할 지 좀 난감한 책이다. 전문 역사서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고.. 인물열전, 음반으로 치면 컴필레이션 같은 거라 할 수 있겠다.
수업하러 간 학생집 서가에서 발견하고 차례를 훑어보니 굉장히 흥미로웠다. 차례 웅녀(熊女)-국조 단군왕검을 낳은 고조선의 국모 유화부인(柳花夫人)-여신으로 모셔진 고구려의 국모 소서노(召西奴)-고구려․ 백제 건국한 고대사의 여걸 낙랑공주(樂浪公主)-호동왕자를 위해 목숨 버린 비련의 여인 허황옥(許黃玉)-김수로대왕과 국제결혼한 김해 허씨 시조 도미(都彌)의 아내-백제 여인의 정절을 빛낸 절세가인 우황후(于皇后)-제왕을 선택한 고구려의 여걸 한주(韓珠)-고구려 안장왕을 사랑한 백제 미인 미실궁주(美室宮主)-미색으로 서라벌을 울린 화랑들의 여왕 평강공주(平崗公主)-‘바보’ 온달을 고구려 용장으로 만든 왕녀 선덕여왕(善德女王)-관음보살로 추앙받던 신라 최초의 여왕 선화공주(善花公主)-백제 서동왕자를 사랑한 신라의 왕녀 신명순성황후(神明順成皇后)-정종․ 광종을 낳은 태조 왕건의 셋째 부인 천추태후(千秋太后)-고려의 자주성 지킨 목종의 모후 기황후(奇皇后)-공녀 출신으로 원나라 황후가 된 여걸 문정왕후(文定王后)-정난정과 ‘여인천하’ 구가한 중종의 제2계비 신사임당(申師任堂)-현모양처의 모범, 빼어난 예술가 황진이(黃眞伊)-풍류기행으로 자유롭게 살았던 개성의 명기 허난설헌(許蘭雪軒)-삶의 아픔 빛나는 시로 바꾼 대표적 여성시인 이매창(李梅窓)-‘변산3절’로 꼽히는 부안의 명기 논개(論介)-비상한 죽음으로 다시 태어난 의기 명성황후(明成皇后)-풍운의 시대사와 대결한 비운의 국모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도 있고 유명은 한데 그 사연은 잘 모르는 인물도 있고.. 원래 다 알거나 다 모르는 사람만 있는 거보다 대략은 아는데 간혹 모르는 사람도 있는 게 사람의 호기심을 더 유발하는 것같다. 책도 꽤 두껍고 괜찮아 보여서 빌리지 않고 샀다.
사서 얼마 읽지 않았을 때 후회했다. 관련서적 많이 보고 정리하려 애쓴 건 알겠는데, 관점에 일관성이 없었다. 우리 역사를 빛낸(?) 여걸들이래 놓고 외척세력 모아 권력장악 했다 나라 말아먹은 여자 왕족들을 줄줄이 엮어넣지 않나, 여인 얘기한다고 해놓고는 그 외적인 남자 얘기가 더 많고,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정권을 장악하면 우러르고 기생이면 내리보는 등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보통 남자, 그것도 보수적인 남성의 관점 그대로였다. 또 서술도 글이 무슨 칼럼처럼 박학다식은 한데 난삽하고 갑자기 감정적으로 욱하기도 하고, 종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중간에 집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었다. 물론 보다 참신한 시각으로 쓴 여성학자들의 비슷한 책도 있다. 그러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걸 어쩌면 가장 평균적인 남자들의 생각을 진지하게 써내려간 책이라 치고 한번 보자는. 아주 맘에 안 들기로 작정을 한 게 아니라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 앞에서 자신도 페미니즘을 이해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게 허풍이 아니라고 해도 여자가 생각하는 여자와 남자가 생각하는 여자는 많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머리말을 읽다보면 작가가 여자에 대해 상당히 호의를 갖고 있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남자라서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는 한계를 느끼게 된다. 보통 남자들이라면 그나마 글을 쓰지 않으니 드러나지 않았을 잠재의식까지 드러나는 것이다.
진짜 객관적이라면 정말로 그 여인들이 역사를 바꾸는 데 얼마만큼 능동적인 역할을 했는지도 중요하고, 그로 인해 야기된 역사가 긍정적이었어야 제대로 여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단지 왕을 낳았고 왕을 만들었고 정권을 좌지우지했다는 것 자체가 여걸 선정의 기준이라면 여성뿐 아니라 전체 역사 속에서 재평가되어야 할 인물이 한둘이 아닐 거다. 그런 식으로라면 박누구도 언젠가는 위인의 반열에 들겠네..
그게 아니라면 좀더 그 여인들의 삶에 역점을 맞추어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극적으로 구성을 하든지..
맘에 맞는 글만 읽으면 너무 치우치지 않을까 해서, 또 진보 여성학자들 말고 자신이 진보적이고 아량이 넓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냥 보통 남자들과 다르지 않은, 유식한 한 남자의 눈에 비친 여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끝까지 읽었다. 그렇게 보니 볼만하더라.
게다가, 아마도 이 책에서 힌트를 얻었으리라 짐작되는 소설 <미실>에서부터 요즘 장안의 화제인 <주몽>의 소서노, 유화부인에다, 전에 한참 또 시청률 몰이를 했던 <여인천하>의 문정황후, 정난정, 요즘 드라마와 영화로 경쟁하듯 만들어질 황진이, 그밖에 최근 몇년 동안 사극에 나왔던 기황후, 선화공주, 뮤지컬로 공연된 걸로 알고 있는 도미부인, 어릴 때 공책 표지에까지 나왔던 자명고 찢던 낙랑공주, 인형극으로 보던 평강공주 등.. 인제 드라마화할 인물이 몇 남지 않았다. (그러고보면 신사임당은 너무 모범적이서 극 주인공이 안 되나..?) 어쩌면 선정 기준이 '대중성'이지 않나 싶을 정도로 잘도 뽑아놨다.
암튼, 가끔은 조금 맘에 들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도 필요하고 보다보면 괜찮은 것 같다. 그건 내가 인정을 하든 않든 실제로 있는 시각이고 관점이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