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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만화가 있었다. 한권씩 접할 때의 기분,감정,한 페이지씩 넘겨가며 함께 느꼈던 배경속 시간과 계절,캐릭터를 향한 감정이입의 묘미,그때 그렇게도 몰입하게 만들었던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감동의 여운이 그대로 가슴 한켠을 차지하고 앉아서 내 자신의 추억처럼 자리잡은 그들의 삶과 일상의 작은 사건들,생각과 말들, 그리고 표현과 행동의 몸짓... 함께 해왔던 세월을 뒤로 한채 이제는 떄가 되었다는 듯이 마무리를 지었던 아쉬운 엔딩 장면...그렇게 마음에 오래도록 여운이 남은 만화는 그래서 언젠가는 문득문득 생각나게 만든다.삶의 순간순간 그렇게 떠올리게 된다. 마치 어린시절 두근거리며 읽었던 그림책과 위인전,작은 동화들처럼 말이다. '만화와 세월을 함께해왔다'는 표현을 하면 많은 독자들이 동감하실지도 모르겠다.몇개월, 혹은 그보다 더 늦게 한권씩 출판되는 만화들을 한권씩 사모으다 보면 20권 안팎의 장편만화인 경우 4,5년은 가볍게 훌쩍 넘기기도 하는 경험은 많은 이들이 겪은 일일테니 굳이 말하는 것도 상투적인 일이다.그리고 그 만화속 배경의 현재의 시점으로 진행하는 시간이나 캐릭터들이 처한 상황이 독자 본인과 들어맞을 경우 등장하는 캐릭터들에게 동질감과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느끼는 감정의 경험도 많은 이들이 해보셨으리라 믿는다.굳이 인생의 어느 시간대가 보편적으로 보았을 적에,또한 많은 만화가 택하고 있는 배경이나 관점을 보았을 적에 그렇게 잘 들어맞을수 있을까 한다면 역시 그것은 '학창시절'이지 않을까? 나의 경우 이 '굿모닝 티쳐'는 고교 학청시절을 투영하여 그 시절의 한 시간을 나누어 함께했다.다른 여타 만화도 세월을 함께했던 것은 마찬가지였겠지만 유독 굿모닝 티쳐가 그토록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당시 내가 처해있던 상황과 그들이 처해있던 상황이 너무나 엇비슷해 피부에 와닿듯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겠지.그들이 느끼는 고민,이성교제,학업과 교우관계,크게만 느껴지는 부모의 기대감 ,마지막 학년의 암울하게만 느껴지는 수험시절,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하며 느끼는 자괴감 같은 것들...비록 그 차이가 조금은 있을 지언정 십년이 흘러도 크게 변하지 않은 수험부담감이라든가 그 10대의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감수성 같은 것들은 그렇게 만화 속 세계와 또한 나 자신의 현실에 리얼타임으로 존재했다.고교입학 첫날부터 가방끈이 끊어진다든가 하는 불운의 연속, 중학시절을 답습하듯 담임 여선생님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 박영민의 캐릭터는 순하고 평범하다.그리고 그녀석은 서툴지만 그래도 가슴속에 열정을 품고 뭔가 잘해보려는 의지를 가졌던 내 그 시절,모습과 닮아있다.생각이 깊지만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주인공 박영민이 고교입학을 시작하면서 동시에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성장 드라마라고 부르기가 가장 걸맞는 장르 인것 같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학원 청춘물' 정도의 의미가 더해질 수 있을 것이다.최소한 황당무계하게 수없이 많은 여고생미녀들이나 조폭을 능가하는 학생 싸움꾼들이 등장하는 학원류는 아니다.이런 류의 것들이 작품내에 소재로 존재하기도 하나 이것은 이 작품을 설명해주지도,주내용이 될수도 없기에 그런 장르의 것들에게서 느끼는 거부감은 그다지 느끼지 못한다.중요한 것은 주인공 박영민을 중심으로 정경희 선생님과 그외 등장인물들이 작품내에서 몇년이상의 시간을 함께하며 느끼고 행동하는 평범한 우리네 고교생의 모습이다.어떤 특별한 배경이나 상황이 아닌 진학과 진로에의 고민이라는 대부분의 학생들의 현재상황과 위치에서 삶을 살아가는 바로 그 모습 말이다. 작품 말미쯤에 최치선의 말은 정경희 선생님과 박영민을 설명해주는 동시에 세상에 대한 관념을 한번쯤 더 드러내게 한다.작은 세상이지만 변화 시킨 그들의 일출고등학교,결국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착하고 용감한 몽상가...박영민,정경희 바로 그들이다.그들은 '변화'시켰다.그들이 속한,비록 작은 세계일지라도 보다 좋은 모습으로,보다 밝은 현재로...그렇게 생각하며 추억의 한켠에 자리잡은 그들의 이야기를 나는 이따금씩 되새기는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야심이 너무 커서 이루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영민이나 선생님 같은 사람이...능력만 따라준다면 결국 세상을 바꿔나가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선생님은 벌써 작은 세상이지만 변화시켰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