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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보다는 산만한 구성이다. 산만하다는 건 코미디에서 항상 미덕이 아니라, 배우들의 개인기 만발, 정신없이 가지를 치는 말장난과 위트의 향연 속에서도 오히려 줄거리는 마치 스릴러 장르에서처럼 중심을 잡아나가는 맛이 있으면 좋은데, 1편에 비해 이 점이 부족하다. 그래도 1편이 워낙 뛰어났기에 과장 체감되는 역(逆) 기저 효과에 가깝다.
1편에서도 그랬지만 사악했던 찬란한 과거는 간데없고, 이 애덤스 패밀리는 막대한 재산을 갖고도 여전히 주위에서 왕따나 당하거나, 현실을 전혀 가늠하지 못한 기행으로 웃음거리나 되는 신세이다. 1편에서도 보았듯 이 가족만 수백 년 전 세계관에 머물렀을 뿐 '나머지 인류'는 그새 훨씬 영악해지거나 신나게 다른 세상의 규칙과 트렌드에 합류해 있고, 어쩌면 수백 년 전통 악의 가문을 조롱이라도 하듯, 훨씬 교활해지고 사악해져 악마의 눈에 찔끔 눈물이 돌게나 할 지경이다(일반인이 더 무서워진 세상). 1편에서 크레이븐 부인이 메인 빌런이었다면, 이 속편에서는 결혼 사기꾼이자 연쇄 살인마인 데비 젤린스키가 새로 등장하여 극의 스릴 진원을 구축한다. 원작이나 이전에 나온 영상물에서는 못 보던 캐릭터이다.
악의 하수인으로 잠시 동안 굴려졌지만 이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처지의 캐릭터는 페스터 애덤스이다. 그는 정체감과 자존감이 모두 부족한데, 세상과 대립하긴 해도 나머지 가족(시집온 이들 포함)들이 확고한 정신 무장을 갖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아마도 어려서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실종되었던 트라우마(ㅋ), 못된 계모에게 오래 학대당한 부작용 등으로 애써 치부할 수는 있다(불쌍하다기보단 웃음이 나오지만). 그래도 그의 장한 점은, 나쁜 환경에서도 장래에 대한 희망, 낙관, 무엇보다 '사랑'을 오랜 동안 내면에 잘 가꿔왔다는 사실이겠다. 나머지 가족들에게는 바로 이 점이 부족한데, 이것이 바로 페스터 애덤스를 온갖 곤경, 테러(!) 속에서도 살아남게 한 비결이겠다.
취약한 처지라면 (커서 뭐가 되건 간에) 갓 태어나 무한한 보호와 애정이 필요한 아기보다 더한 경우가 또 없겠다. 이 속편에서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두 사악한(사악하다는 점만큼은 부인 못 함) 손윗남매들로부터 집중적인 악의의 타깃이 되는데, 역시 (아기라서 그렇지만) 대책없는 낙관주의를 몸에 지니고 산 덕분에 매번 목숨을 건진다(페스터처럼). 아무리 애들이라지만 아기한테 너무한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 사악한 두 꼬마들이 '인간으로 거듭나는 건' 보모 데비 젤린스키가 페스터 아저씨를 향해 갈고 있는 악의의 칼날, 그 혐오스러움을 체감하고부터이다. 혹은, 여름 캠프(본래 청소년 성장의 장으로 마련된)의 역효과라고도 볼 수 있다. 이 가문은, 인성이 바르게 갖춰지고 마음에 평화가 깃들면 그거 어딘가 탈이 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ㅋ).
애덤스 패밀리는 현재의 세상에서야 정신나간 부적응자들에 다름 아니지만, 프랑스 대혁명(극중에서도 장난스럽게 언급되는) 이전에는 가장 존경받고 축복받은 혈통이었겠음을 아무도 의심할 수 없다. 세상이 돌아가는 기본 틀이 바뀐 후에는, 고결한 매너와 핏줄이 한갓 조롱거리에 지나지 않게 되었으며, 이들과 이들의 후손이 침울해지는 건 그런 하등한 타인들의 경솔한 반응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이겠다. 극중에서 (1편과는 달리) 별반 정치적 의도도 없으면서 '자기 땅을 빼앗긴 원주민' 화제가 자주 부각되는 건, 이처럼 '한때 번성했으나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틋한 감상의 발로이다. 아무리 그렇다곤 하나 구체제의 귀족과 '인디언(PC 무시)'이 동렬에 놓이고 서로 공감대까지 형성한다는 설정은 다분히 풍자적이다.
관객의 시선은 과연 1편에서처럼 두 적대관계가 해소되고, '무리한 적응 강요와 참된 정체성의 부인' 때문에 영 인성이 망가져버린(어찌보면 이 집안 꼬마들도 무심하고 센스 없는 사회로부터 같은 대접을 받는 것임) 데비가 과연 (알고보면 동류라고 봐야 할) 애덤스 패밀리와 화해를 할 것이냐에 놓이는데, 그건 직접 보고 확인할 문제. 대단원에서 웬즈데이(크리스티나 리치 扮)가 데비의 묘비 앞에서 '난 당신처럼 허술하게 살지 않겠어.'를 다짐하는 장면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가 아니라 웃긴다). 이상하게도 1편과는 달리 여기서 페스터는 짜증나기만 할 뿐 개인기도 별로고(했던 걸 지겹게 반복), 가장 취약한 위치에 놓였으면서도 별반 동정이 안 간다. 다만 이제는 재기가 불가능할 것 같은 페스터를 극의 구석에 처박아두지 않고 다시 희망의 불씨를 살려주는 각본의 배려가 눈에 띄었는데, 이런 만남은 재속편 발주의 가능성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 즉 시리즈의 대단원을 오히려 못 박는 것 아닌가 싶었다.
참신하다거나 남다른 활력이 빛나지는 않았으나 평균 이상은 넉넉히 했다고 봐야 할 데비 역의 조언 쿠색은 물론 존 쿠색의 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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