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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다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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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을 볼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작은 것들을 보면서 사랑할수 있는 사람은 더욱 행복하다. 작은 것들을 살피고,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있으니 모악산의 시인 박남준 이다. 그의 시집을 읽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그의 산문집은 이번 책이 두번 째 이다. 산문집을 읽다보면 글을 참 이쁘게 쓴다는 생각을 절로하게 된다. 과연 그의 시집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시인의 눈은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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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을 볼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작은 것들을 보면서 사랑할수 있는 사람은 더욱 행복하다. 작은 것들을 살피고,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있으니 모악산의 시인 박남준 이다. 그의 시집을 읽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그의 산문집은 이번 책이 두번 째 이다. 산문집을 읽다보면 글을 참 이쁘게 쓴다는 생각을 절로하게 된다. 과연 그의 시집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시인의 눈은 특별한 것이 분명하다. 아니 어쩌면 마음의 눈이 열려 있기에 세상의 아주 작은 것들까지 사랑스럽게 살필수 있을지 모른다. 그의 따뜻한 마음이 마냥 부럽다.

 

도시를 떠난 삶을 패배로 생각하는 세상이다. 도시를 떠나 자연속에서 사는 삶을 우리는 부러워 하지만 속으로는 이 시대의 중심에 어울리지 못한 안스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을 위로한다. 마치 사람들과의 어울림이 알수없는 승리인양, 그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을 잘 견디고 있는 것인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어쩌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자신의 최면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런 사람들중의 한명이다.  작자는 처음부터 글을 써서 돈을 번다는 것의 불가능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길은

돈을 쓰지 않는 삶이다. 자식들의 학비와 집안의 생활비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는 더 훌륭한 글을 쓸수 있다고 말한 안도현 시인의 말이 헛투로 들리지 않는다. 그만큼 글만을 써서 이 세상을 살아가기는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박남준의 모악산행은 운명적인것인지도 모른다. 그 곳에서 시인은 수많은 벗들을 만나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하게 된다.  자연은 그를 받아들였고 시인은 자연앞에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열었다. 그 열린 공간으로 이 세상 살아숨쉬는 모든 것들과의 너나들이가 시작되었다. 시인은 진정한 부자가 된것이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위해 수 없이 쓰러져가야 하는 나무들을 안타까워 하는 시인의 마음. 둥지를 짓기 위해  자신의 털옷을 뽑아 가는 진박새를 위해 솜뭉치를 잘게 뜯어 주는 너그러운 마음앞에 시냇가의 버들치들과 길가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풀꽃들은 어느새 시인의 소중한 친구가 되었고, 그 자체가 한 편의 시가되어갔다. 

새끼를 낳은 고양이에게 미역국을 끓여주고 싶다고 하는 사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할줄 아는 그는 진정한 자연인이다. 모든것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의 자체를 존중할줄 아는 그는 진정한 자유인이다. 그래서, 그의 글은 자연과 유사하다. 그의 글에서는 풀꽃 냄새가 나고, 봄나물의 쌉사름한 향이 나며 가을 볕의 따스함이 느껴진다. 느끼한 기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담백함이 제 맛이다.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는 이유다.  자연을 담은 소박한 사진들과 자연을 닮은 진솔한 글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나 또한 거추장스러운 옷을 훌훌 벗어버린채 자연과 하나가 되고자 한다. 내 입가에 희미하게 퍼지는 미소가 느껴진다. 책의 말미에 소개된 몇 편의 책 이야기를 읽는 것은 맛난 음식을 배 부르게 먹은뒤에 시원한 수정과를 한 대접 마시는 것과 같다. 시원함 뒤에 고소한 잣을 깨무는 맛이 무척이나 별스럽다. 참 좋은 글을 만났다.

s******2 2010.06.20.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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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도 없이 저 빗속을 떠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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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내 것 네 것으로 나누고, 소유의 틀거리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것은 정말 지옥과 다름없는 모습일 것이다. 아, 그렇다면 이미 이 세상은 지옥과 같구나. 저 아름다운 산도 강도 바다도,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온전히 살아갈 수 없는 세상. 누구의 것, 누구의 소유로 호명될 때 이미 세상은 끝장이 난 것이구나.   이 땅의 아름다운 강. 오랜 세월동안 이 땅을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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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내 것 네 것으로 나누고, 소유의 틀거리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것은 정말 지옥과 다름없는 모습일 것이다. 아, 그렇다면 이미 이 세상은 지옥과 같구나. 저 아름다운 산도 강도 바다도,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온전히 살아갈 수 없는 세상. 누구의 것, 누구의 소유로 호명될 때 이미 세상은 끝장이 난 것이구나.

 

이 땅의 아름다운 강. 오랜 세월동안 이 땅을 살아가던 이들과 함께 흘러온 강이, 고작 찰나의 권력이 이처럼 무참히 깨부수어 버렸다. 그들의 호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해 강들은 그렇게 죽어갔다. 지옥이다. 생지옥이다.

 

어린 시절, 잠시나마 농촌의 생활을 경험했던 나는, 어렴풋이 맡을 수 있다. 시골의 냄새, 땅의 냄새, 이 땅의 모든 생명들의 냄새를. 하지만 어느 새 시간을 깨끗하지 못하게 채워버린 나는, 개구리 한 마리, 사마귀 한 마리에도 움찔거리는 생 병신이 되어버렸다.

 

풀과 나무, 뭍짐승들과 새, 물고기들이 살아갈 수 없는 땅에, 그들이 터를 잡을 수 없는 땅에는 인간 역시 살 수 없다. 자연의 숭고한 품은 오직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연이 사라져가는 그 속도로 말라죽어갈 것이다.

 

시인은 오랫동안 자연과 벗 삼아 고독을 벗 삼아 살아왔다. 그리고 자연과 주고받은 이야기들,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글로 심었다. 그 글은 자연과 떨어져 호들갑 떨며, 생 병신으로 죽어가는 인간들에게 위안을 주었고, 눈물을 주었고, 생의 끝자락에 간신히 잡고 있는 인간성을 깨워준다.

 

“깊은 푸르름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하늘 아래 푸르른 것들이 저마다 깊어지며 우거져 간다. 이 빛나는 생명들이 우거져 가는 것들을 사람들은 그냥 놔두지 않는구나. 제초제를 뿌려대듯 자신의 한낱 덧없는 권력욕에 어두워, 티끌 같은 명리의 이권에 눈멀어 저만큼 다가오는 무서운 분노의 해악들을 보지 못하고 파멸의 재물이 되어가는구나.”

 

여러 권의 시집을 펴내, 이름도 얻고 돈도 얻은 시인이지만, 그는 하동의 작은 집 ‘심원재’에서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가 돈이 없어, 새들에게조차 비웃음을 받고 있을 적부터 계산한 한 달 생존비, 20여 만 원을 제외한 모든 수입은 지금도 수많은 단체에 기부금으로 보내진다. 그의 통장에 들어있는 ‘관 값’ 200만 원을 제외하고 말이다.

 

앞 개울에 버들치를 키우며, 새들이 먼저 목욕하는 시간에 무심코 멱을 감으러 냇가에 왔다가, 황급히 사과하고 도망가는 시인. 파랑새의 애절함과 노랑상사화꽃의 슬픔 아름다움에 눈물 흘리는 사람. 때문에 그의 글은 자연이고, 꽃이며, 구름이다.

 

이제 물러나는 정부가 5년 동안 자행한 패악질로 이 땅은 또 한 번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많은 생명들이 억지로 구겨 넣어져 땅 속에 묻혔고, 많은 짐승들이 이 땅을 떠나버렸다. 그들의 눈물, 원망, 한숨을 듣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시인의 여린 마음을 매일 아프게 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시인은 세상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사랑한다. 어쩔 수 없는 외로운 사람, 고독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의 글이 더 많은 생 병신들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 나 같은 생 병신도 따끔히 혼내 주시길.

 

시인과의 따뜻한 소주 한 잔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세상엔 슬기롭고 참된 이들이 더 많아서 아직 이 지구가 푸른빛을 잃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 애이불비(哀而不悲), 슬퍼하되 비탄에 빠지지 말자. 절망하지 말자. 우리의 뜻이 거기 있을진대 다시 우리는 가까운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YES마니아 : 로얄 w*******7 2012.05.0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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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다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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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다 꽃이 핀다》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모악산과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칠 년이 흐른 어느 날이었다. 길지 않은 날들을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전주로 일자리를 옮긴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림 그리는 선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산속에 집을 하나 구했다. 집을 고쳐봐야겠는데 사람을 좀 찾아달라. 친구와 연락이 되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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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다 꽃이 핀다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모악산과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칠 년이 흐른 어느 날이었다. 길지 않은 날들을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전주로 일자리를 옮긴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림 그리는 선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산속에 집을 하나 구했다. 집을 고쳐봐야겠는데 사람을 좀 찾아달라. 친구와 연락이 되어 선배와 함께 산속의 집을 찾아갔다.

 

그 집으로 가는 길이 어딘가 눈에 익었다. 선배가 구했다는 집은 다름 아닌 내가 한 두어 달 세를 들고 싶어했던 무당집이었다. 급히 전주로 내려오르나 나는 아직 이곳저곳 후배의 집을 전전하던 때였으므로 옳다 됐다 여겼다. 선배의 배려로 그 집을 당분간 쓰기로 했다.

 

뚝딱뚝딱 헌 문짝을 구해 와 방문을 달고 아궁이만 있던 곳에 부뚜막을 만들어 무쇠 솥을 걸었다. 살림살이라고는 배낭 하나에 담겨온 등산 장비와 책 몇 권이 고작이었다. 소꿉장난처럼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을 짓고 국이나 찌개는 버너를 사용하거나 잉걸불을 이용했다. 그때가 1991년 삼월이었다.

 

 

외롭고도 쓸쓸하지 않는 날이 왜 없지 않았겠는가. 궁핍함으로 인해 쌀이 떨어지고 숨이 차도록 물만 가득 들이킨 채 주린 배를 잔뜩 웅크리며 오지 않는 잠을 청하던 날도 있었다.

 

그렇게 십 년 세월이 흘렀다. 동안 불어난 살림살이들이 내 발목을 붙들며 문을 열어놓고 다니던 집을 이젠 자물쇠를 채우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주기도 하지만 언젠가 다 버리고 떠나야 할 것들, 야 너 떠나면 이건 내가 가져간다. 벌써 이것저것 내 차지라고 서로 우기며 그 몫을 찜해 놓은 친구들도 있다.

 

 

그래 나도 일을 좀 해야겠군. 농사를 지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산골에 살면서 채소들마저 사먹을 수는 없는 일이어서 조금씩이지만 해마다 이런저런 씨앗들을 뿌린다.

 

동치미를 담고 겨우내 처마 끝에 말려놓은 무청으로 실가리국을 끓여 먹고 쑥이 나오면 쑥국을, 냉이국을, 달래를 캐서 된장을 많이 넣고 물을 자박자박 잡아 밥을 할 때 쪄내거나 끓여낸 달래장을 해먹고 고사리국을 먹고 취나물을 무쳐 먹고, 굳이 무얼 뿌리고 가꾸지 않아도 들에 산에 먹을 것들이 지천을 이루고 있지만 올해는 아욱 씨앗을 많이 뿌렸다. 혼자 먹기에는 많은 양이었지만 나를 찾아오는 이들 중에 유별나게 아욱국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있어서 일부러 많이 뿌렸는데 이제 좀 먹을 만하게 자랐다.

 

 

그러나 그건 내가 관여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내가 그 일을 참견한다면 그건 이 우주 자연의 순리를 거슬리는 일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내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일깨워준 것이다.

 

그들로 인해 배운 바가 크다. 산중의 삶들 또한 사람들의 세상에 일어나는 일과 그리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사람들도 또한 이 우주 자연의 뭇 생명들 중 하나이지 않는가. 가까운 분들 중에 최근 빚보증을 서주었다가 집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거리로 내몰린 분이 있다.

 

지금껏 살아오며 이뤄놓은 모든 경제적인 기반을 다 잃어버린 그분들이 다시 일을 시작하고 있는 모습을 얼마 전에 보고 왔다. 쓰러졌으나 무너지지 않고 일을 시작하시는 그 건강한 땀들이 튼튼한 밑거름이 되어 풍요롭게 일어설 수 있는 날을 가만히 빌어본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a 2020.11.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