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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이제 거의 캐릭터 상품의 경지에 이른 것 같다. 요즘 그의 이름으로 나오는 책들을 보면, 조만간 안자이 미즈마루 일러스트랑 똑닮은 하루키 봉제인형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1996년6월부터 1999년 11월까지 村上朝日堂 홈페이지에 실린 독자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답을 추려서 모은 책이다. 질문도 재미있고, 대답도 재미있다. 질문중에는 죽고싶단 것에서부터 집안의 시계가 하나도 안 맞는데 어쩌면 좋겠냐는 것까지 정말 각양각색들이다. 이런 중구난방의 질문들에 대해서 하루키는 때로는 친절하게 때로는 심각하게, 가끔은 조크로 대응한다. ('Ciao'의 뜻에 대한 농담은 정말 웃겼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인간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습이 보인다. 매일 조깅을 하고, 배가 터지도록 야채를 먹고, 술이나 단것은 멀리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난다. 그야말로 '바른 생활'사나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지껏 두통이나 요통,불면증, 어깨 결림 같은 걸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단다. 흔히 '소설가'하면 떠올리게 되는 어딘지 반사회적이고 어두침침한 이미지가 아니다. 이런 생활태도는 타고난 성격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하루키의 직업의식 내지는 삶의 태도에서 오는 것 같다. 소설가가 되기는 쉽지만, 계속 소설가이기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본문 중에 말하고 있는데, 그 말 속에서 나는 왠지 전업작가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다져온 생활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의지같은 걸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는 하루키 외에도 부인인 Ms.무라카미가 가끔 화답자로 등장한다. (정확히는 하루키가 부인에게 독자의 질문을 대신 주고, 그 대답을 올린 것이지만.) 늘 생머리에 평생 화장 한번 안했다는, 대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말 한마디로 깔아뭉개버리는(^^) 무라카미 부인. 어딘지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풀풀 풍긴다. 맘에 안 드는 점이 있다면, 표지 디자인. 왠지 성의가 없단 느낌이 자꾸만 들은 것은 왜인지....페이퍼백이라 가지고 다니며 읽기에도 별로 안 좋았고.
재밌었던 사실 하나. 초기에 소설을 쓸 무렵, 하루키는 일본어를 의사(疑似)외국어라고 상정하고 글을 썼다고 한다. 과연, 그래서 저런 독특한 문체가 나온 것이었나보다. 암튼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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