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를 보며 지하철을 탄다'라는 것은 1970년대와 8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에게는 '금기아닌 금기'에 해당했다. 만화란 음침하고 구석진 곳에 위치한 '만화가게'에서만 볼 수 있었으며, 그나마 조금 편하게 보고 싶다면, 집으로 '대여'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물론 신간은 어지간한 단골이 아니라면 대여가 불가능했다. 세기가 바뀐 2002년 현재의 만화는, 당당하게 들고다닐 수 있는 매체가 됐고 '만화가'라는 직업도 무척이나 매력적인 직업중 한 가지가 될만큼 '만화'자체의 신분이 상승됐다. 그만큼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만화들이 그려지고, 수입되고 있고, 그중에서 좋은 만화를 고른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무척이나 까다로운 작업이 됐다. '맛의 달인'은 수많은 요리만화가 범람하는 가운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큼 좋은 만화다. 동서신문사 기자인 '지로와 유우코'의 맛을찾는 기행인 이 만화가 77편이나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진지함'과 '음식의 기본'을 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다. 서양요리를 배우고 싶지않다는 일식요리사에게 "음식은 마음의 맛이다. 자신의 마음이 넓어진다면 음식의 맛도 넓어지지 않을까"라고 묻는 나이든 요리사의 말은 이 만화가 주는 진지함이다. 간장 한종지만으로 밥을 먹어도, 정성을 들여 만든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맛의 달인'이 단순히 휘황찬란한 음식을 만화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한다. 제아무리 좋은 기술과 재료도, 따뜻한 마음이 없이는 휼륭한 요리가 될 수 없다는 만화의 메세지는, '맛의 달인'이 독자들에게 주장하는 가장강한 메세지다. 물론 한국의 갈비를 소개하는 가운데, 문어를 넣고 찐다거나 하는 실수가 없지는 않지만, 최근 범람하는 음식소재의 책들가운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
| 일본하면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우리가 문어구이로 알고있는 타코야키랍니다. 해서 일본에 가서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문어구이를 먹어봤는데 '왜 일본 사람들은 이걸 맛있다고 먹을까?'하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오사카식 문어구이는 이것과 맛이 다르다니 원래 문어구이는 맛이 없는게 아닌가보다 하고 이 책을 보며 생각해봅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보니 이 만화책 시리즈는 나올때마다 꼬박꼬박 찾아 읽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음식에 대한 에피소드는 음식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돋궈줘서 재밌게 본답니다. 다만 이제는 소재가 많이 떨어져 가는지, 시리즈 초반에는 음식 얘기가 주를 이뤘는데 뒤로 갈수록 지로와 우미하라의 얘기 비중이 커져가는게 보입니다. 꼭 음식 얘기만 나와야 한다는건 아니지만 이왕 다른 얘기를 하고 싶으면 억지 전개는 하지 말아야 하는게 아닐까요? 사이가 나쁜 부자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화해시키려 하는게 매끄러워보이질 않습니다. 어쩌면 이 시리즈가 끝날때가 되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나름의 문화와 맛을 자랑하는 고장 오사카 편입니다. 재일 한국인이 오사카 음식에 미친 영향도 다루고 있는데요, 제주도 토속 요리라는 애저회, 인터넷을 찾아보면 새끼돼지요리로 나오는데 여기서는 돼지 태반을 이용하는군요. 제주도에 가본 적도 없는 저로서는 어느 쪽이 옳은지, 혹은 둘다 옳은지 알 수가 없지만 뭐 충분히 조사했겠지 싶은 게 이 책에 가는 신뢰랄까요. 일본 거리에서 흔히 파는,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한때 보이던 타코야끼(밀가루반죽에 문어를 넣어 동그랗게 구운 것). 전에 서울 시내에서 먹어본 타코야끼는 이걸 무슨 맛으로 먹나 싶었는데, 정말 오사카에 가서 먹었던 타코야끼는 나름대로 독특하고 맛있었어요. 하지만 이 책에서는 소스나 생강 등으로 맛을 낸 건 진정한 타코야끼가 아니라며 타코야끼의 원조를 소개하고 있군요. 만약 언젠가 다시 일본 갈 기회가 있다면 그 맛이 어떤지 꼭 한번 먹어보고 싶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