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어디에서나 카우치 포테이토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다. 그렇게 빈둥거릴 시간이 있으면 자기계발을 하라고 채찍질 하는 것이 요즘 시대의 유행이다. 자기계발에 돈을 쓰고, 시간을 쪼개서 더 나은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는 것, 그러나 그렇게 살면 피곤하지 않은가?
이 책은 쉬고 싶은데도 쉴 이유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혹시 소파 위에서 뒹구는 것에 죄책감을 가질까봐 역사적, 종교적인 근거를 들어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위트 있고 재기발랄한 문체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역사적으로 되짚어주면서, 고대 로마 시대의 눕는 문화에 대한 찬양과, 시대별로 위인들이 머리를 비우는 휴식의 과정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에 대해 서술하는데, 얼마나 많은 위인들이 빈둥거림을 찬양했는지, 책을 죽 읽다 보면 사람은 카우치 포테이토가 되는 것이 진정한 삶의 완성이 아닐까 의심이 갈 정도다.
종교적으로는 우리가 착하게 사는 이유가 '낙원'에 가기 위해서인데 그 낙원에서 무엇을 할 거냐면 여유롭게 놀 것이 아닌가, 라며 역설하고 있다. 현실에서도 낙원을 추구할 수 있는데, 어째서 하지 않을 것인가라며. 또한, 루터로부터 찬양되어온 '일'이 사실은 하느님이 내린 징벌인데, 어찌 그 일을 찬양하고 기꺼워 할 것인가라며 상당히 그럴싸한 이론을 편다. 내 심금을 울린 것은 황금술이 달린 침대를 약속한 것은 이슬람 교밖에 없다는 구절이었다. 인류에 대한 이해가 빛나지 않는가.
사실 처음 읽을 때는 감자의 종류에 대한 독일식 분류 때문에, 이 책이 독일식 농담이 아닌가 의심했었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보편적인 인류의 역사에 대한 농담이 섞여 들어가 가볍게 읽기에 꽤 괜찮은 책이다.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때 죄책감이 든다면 소파 옆에 놔두고 가볍게 읽기에도 괜찮은 책이다. 물론 심심풀이용 카우치 포테이토 지수 계산법과 자신의 카우치 포테이토 유형 판별법도 있으므로, 자신에 대해 보다 싶은 이해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
|
'카우치 포테이토' 라는 단어를 들으면 길다랗고 푹신푹신한 소파에 거의 눕듯이 몸을 파뭏고 감자칩을 먹으며 하는 일 없이 tv를 보면서 빈둥빈둥 단 한번뿐인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패배자가 생각이 난다. 따라서 나는 그런 '카우치 포테이토'가 되지 않기 위해 가끔이나마 내 자신을 채찍질한다. 그리고 혹시라도 내가 그렇게 소파위에서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곧장 왠지 모를 패배감과 자괴감에 우울해지곤 했다. 그러나 이 책 <소파의 세계="">는 나의 그런 편견에 정말 깜찍한 반란을 일으켜 주었다.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사람들의 말과 생활페턴, 그리고 역사 곳곳에 박힌 '카우치 포테이토'들의 높은 지위등을 제시하고 그 위에 유머까지 덧입혔다. 그리고 소파위에서 가장 시간을 느긋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라든지, 소파위에서 빈둥거리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까지 온갖 즐거움을 제안하며 독자를 소파 위에 오도록 유혹한다. 정말이지 거부하고 싶지 않은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다. 이번 연휴에는 소파에서 읽고 싶은 책들이랑 듣고 싶은 음악과 함께 느긋함을 맘껏 누려볼 생각이다. 맛있는 감자칩과 함께. [인상깊은구절] 편안히 누우면.. 반쯤은 성공한 것 게으름을 피우며 빈둥거리고 싶은 인간의 욕구는 너무도 자연스러운데, 이를 설명하고 정당화해야 한다는 건 이 시대의 위대한 미스터리이다. 따스함, 부드러움, 편안함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본능 아닌가. 그리고 그런 본능을 충족시키는 데 탁월하게 기여하는 현대의 발전된 기술, 특히 텔레비전을 높이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느긋하게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을 보며 낄낄거리는 자는 게으르다고 멸시하며 한심한 사람으로 여긴다. 특히 하릴없이 뒹굴면 마치 우리의 본성에 어긋나는 일이라도 하는 양 비난하는데, 그건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소파의> |
|
독일의 귀차니즘이 아닐까하는 기대를 걸고 주문을 해서 읽어보았으나 방대한 자료조사와 그 인용이 돋보이지만 동시에 그 인용문이 활달한 저자의 문체의 힘을 죽인 것은 아닐까 한다. 그래도 뒷쪽으로 가면서 나오는 짧은 잡문들은 소파의 세계에서 사는 사람의 마음가짐등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고 상큼한 저자의 문체와 어울리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특히 게으름뱅이 신드롬에 대한 얘기는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이었다. 사이사이나오는 삽화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전해주는 내용으로 충분히 좋았다.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지치고 힘들고 녹초가 되었을때 집에 돌아와 나를 반겨주는 것은 오직 소파 그 것 뿐이다. 소파가 편안하지 않다면 나의 하루는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할 것이고 나는 다음날 또다시 불쾌한 하루를 시작할 용기를 내지 못할 것이다. 서구의 카우치 포테이토족은 우리식의 폐인족보다는 좀더 현실생활을 하는 사람들같다. [인상깊은구절] 고독과 게으름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 도스토에프스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