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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멘탈이라고 하면 안 될까?
"센티멘탈이라고 하면 안 될까?" 내용보기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시집을 내 마음대로 읽었던가? 기준이라는 것은 오직 나의 취향과 감정과 지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나는 나름대로 시를, 시집을 골라내는 눈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읽고 난 뒤의 파문이었다. 가끔 시집을 읽으면 파문이 일었다. 그 파문이라는 것은 가슴이나 머리에서, 혹은 다른 어떤 기관들을 통해 들어온 자극이다. 누가 좋다거나 누가 싫다거나 하는
"센티멘탈이라고 하면 안 될까?" 내용보기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시집을 내 마음대로 읽었던가? 기준이라는 것은 오직 나의 취향과 감정과 지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나는 나름대로 시를, 시집을 골라내는 눈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읽고 난 뒤의 파문이었다. 가끔 시집을 읽으면 파문이 일었다. 그 파문이라는 것은 가슴이나 머리에서, 혹은 다른 어떤 기관들을 통해 들어온 자극이다. 누가 좋다거나 누가 싫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본능인 것이다. 그 파문이야말로 시를 읽을 때 나의 시안의 기준이다. 그렇게 자극이 많으면, 그 파문이 오래 갈수록 그 시는 좋은 시로 평가받는 것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적당히 쓸쓸하게 바람부는" 이 시집은 좋은 시들이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적당히 좋다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기준에는 크게 맞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시집을 센티멘탈이라고 하면 안 될까? 나름대로 감정을 건드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 감정을 건드리는 것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하고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시의 모습이 특징일 수 있겠으나, 되려 단점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의 시 중에서 그래도 눈에 들어오는 시는 '편지, 여관, 그리고 한 평생'이었다. "후회는 한 평생 너무나 많은 편지를 썼다는 것이다/ 세월이 더러운 여관방을 전전하는 동안/ 시장 입구에서는 우체통이 선 채로 낡아갔고/ 사랑한다는 말들은 시장을 기웃거렸다//...중략...내가 건너온 시장 저녁이나/ 편지들의 재가 뒹구는 여관의 뒷마당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나를 향해 있는 것들 중에 만질 수 있는 것은 불꽃밖에 없다/ 한평생은 그런것이다." [편지, 여관 그리고 한 평생 中에서] 앞의 시도 그렇고 이 시집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의 시쓰기는 아무래도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나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고 말이다. 어떤 뚜렷한 공간이나 시간이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나치는 풍경 같은 시는 아닌지 하고 말이다. 그러게 지나치다 보니까 남는 것이 없는 게 흠이다. 물론 그 모습을 가끔 둘러보긴 하지만 평범한 자연이란 언제나 외롭게 지낼 수 밖에 없다. 평범한 듯 하면서도 그 안에 새로운 것 하나를 찾아내는 것이 시가 아닐까? 그러면에 있어서 이 시집은 좀 약하다. 그래서 아쉽다고 말하면 안 될까?
m*****1 2003.09.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