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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펭귄 미샤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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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텔레비전에 하는 우크라이나 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볼 수가 있었다. 내가 보기 시작한 부분은 예전에 소피아 로렌 주연의 <해바라기>의 배경이 되었던 폴타바라는 곳으로, 엄청나게 광활한 평원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1970년에 제작된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1980년대로, 그동안 공산권 국가였던 소련을 상징하는 “해바라기”라는 꽃 때문에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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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텔레비전에 하는 우크라이나 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볼 수가 있었다. 내가 보기 시작한 부분은 예전에 소피아 로렌 주연의 <해바라기>의 배경이 되었던 폴타바라는 곳으로, 엄청나게 광활한 평원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1970년에 제작된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1980년대로, 그동안 공산권 국가였던 소련을 상징하는 “해바라기”라는 꽃 때문에 우리나라 상륙이 불허되고 있었다고 했던가. 그냥 화초로만 알았던 해바라기가 우크라이나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작물이라는 사실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때 막 읽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배경으로 해서 펼쳐지는 안드레이 쿠르코프의 <펭귄의 실종>이 떠올랐다.

 

전편 <펭귄의 우울>을 읽자마자 후속편인 <펭귄의 실종>을 읽고 싶어서 한동안 몸살이 다 날 지경이었다.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집단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은 주인공 빅토르 졸로따례프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지, 그리고 후속편의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심장수술을 받은 펭귄 미샤가 없어졌다고 하는데 과연 빅토르는 미샤를 찾을 수 있을지 점증하는 의문점들을 참을 수가 없었다.

 

온라인으로 주문을 한 책은 내 손안에 들어오는데 자그마치 4일이나 걸렸다. 참다못해 결국 온라인 미리 보기 서비스를 이용해서 몇 장이나마 컴퓨터로 읽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책을 받자마자 600쪽이 넘는 분량을 단숨에 읽어 버렸다. 전작 <펭귄의 우울>에서 빅토르와 펭귄 미샤 그리고 소냐의 관계가 위태롭긴 했지만 잔잔하게 전개가 있었다면, 후속편 <펭귄의 실종>에서는 펭귄 미샤를 구하기 위한 빅토르의 눈물겨운, 때로는 목숨을 건 모험이 그야말로 소용돌이친다.

 

남극에서 우연히 만난 브로니코프스키의 도움과 부탁으로 다시 키예프로 돌아온 빅토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한 때 유사가족이라고 생각했던 니나의 배신과 펭귄 미샤의 실종이었다. 사실, 전자보다 후자의 사건에 더 충격을 받은 빅토르는 곧바로 미샤의 수배에 나선다. 그가 접한 펭귄 미샤의 소식은 러시아 마피아의 손에 이끌려 모스크바로 끌려갔다고 하는 비보였다. 그 와중에 그는 달팽이 이론을 설파하는 세르게이 파블로비치라는 미래의 국회의원 지망생을 후원자로 두게 된다. 전작에서 수도뉴스의 편집장 이고르 르보비치의 역할이 새로운 캐릭터에게 전이되는 순간이었다.

 

모스크바에 간 빅토르는 브로니코프스키의 미망인(놀랍게도 한국계 여성이었다!)과 짧은 로맨스를 뒤로하고, 펭귄 미샤를 구하기 위해 전쟁통인 체첸으로 발길을 돌린다. <펭귄의 우울>이 우크라이나 그것도 키예프라는 도시에 한정적이었다면, <펭귄의 실종>에서는 우크라이나-모스크바 그리고 체첸을 아우르는 광대한 스케일을 그 무대로 한다. 펭귄 미샤를 구하기 위해, 자청해서 노예가 된 빅토르는 자의와는 관계없이 화장장에서 일하게 된다. 죽음의 교역이 이루어지는 화장장에서 러시아 연방군과 체첸인들 간의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이런 삶과 죽음이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밖에 되지 않는 곳에서 과연 빅토르는 펭귄 미샤를 찾게 될 것인가? 과연 그들의 운명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작가 안드레이 쿠르코프는 미스터리 스릴러 초대장을 독자들에게 발부한다.

 

책을 읽으면서, 러시아 내부에 은연중에 작동하는 뿌리 깊은 반유대주의 그림자를 느낄 수가 있었다. 나중에 빅토르가 다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게 되면서, 죽은 세르게이의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했을 때 보이는 보스의 반응이 그 대표적인 예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침공군의 뒤를 따라 우크라이나 지역에 침입했던 나치 학살부대 “아인자츠그루펜”의 활약이 그 어느 곳보다 왕성했던 곳이 바로 우크라이나가 아니었던가.

 

포스트 소비에트 시대에 쇠락해 버린 것처럼 보였던 범슬라브주의에 대한 향수도 주된 키워드로 다가왔다. 우크라이나의 키예프,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체첸공화국 그리고 아드리아 해의 크로아티아에 이르기까지 빅토르가 누비는 곳은 모두 옛 공산주의 소비에트 시절의 영광에 대한 아쉬움이 절절하게 배어 있다. 그 누가 뭐래도, 우리가 남이가? 라는 슬라브 민족의 동질성이랄까. 한편, 과거로부터의 해방된 자유를 만끽하는 그네들의 이중적인 모습들도 동시에 찾아볼 수가 있었다. 바로 그 분절점에 우리의 주인공 빅토르와 펭귄 미샤가 자리 잡고 있는 건 아닐까!

 

소설을 관통하는 또 다른 키워드로는 “약속”을 꼽고 싶다. 펭귄 미샤를 풀어주겠다는 체첸 갱단 두목 하차예프의 약속 그리고 무엇보다 펭귄 미샤를 남극에 보내겠다는 빅토르의 신념에 찬 약속은 소설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다. 물론 펭귄 미샤를 구하는 일이 과연 자신의 목숨을 걸만한 일인가에 대한 의문은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주인공 빅토르 개인의 관계 결핍을 채우는 펭귄 미샤의 존재는, 유사가족 니나의 무존재 함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어느 한 작가의 글을 읽고 나서, 그 나라의 현대문학을 이야기한다는 게 무리일 것이다. 그래도 러시아 현대문학 작가 중에서 나름대로 대중성을 확보한 안드레이 쿠르코프의 펭귄 시리즈를 통해, 고뇌하는 개인의 단면과 산적한 여러 문제에 대한 사회적 접근을 어느 정도나마 체험하고 이해한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느껴졌다. 안드레이 쿠르코프 작가의 다른 작품들의 출간도 기대해 본다.

h******1 2009.10.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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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의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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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쿠르코프 p~663   펭귄시즈의 2번째이야기이다. 펭귄의 우울 과 연관이 되어있으나, 1편을 읽지 않아도 가능 하지만 먼저 읽어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든다. 주인공 빅토르가 집착하리 만치 펭귄(미샤)를 찾기 위해 이렇게 까지 애를 쓰는 과정을 이해가 쉽기 때문이다. 미샤의 우울증과 고향(남극)을 그리워 하다 못해.심장병에 걸리고, 미샤를 치료하기 위해 어린아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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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쿠르코프

p~663

 

펭귄시즈의 2번째이야기이다. 펭귄의 우울 과 연관이 되어있으나, 1편을 읽지 않아도 가능 하지만

먼저 읽어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든다. 주인공 빅토르가 집착하리 만치 펭귄(미샤)를 찾기 위해

이렇게 까지 애를 쓰는 과정을 이해가 쉽기 때문이다. 미샤의 우울증과 고향(남극)을 그리워

하다 못해.심장병에 걸리고, 미샤를 치료하기 위해 어린아이의 심장을 이식해 주지만, 빅토르는

시문기자로 활동하면서 유명정치가의 부고를 쓰기 시작한다. 죽지 않는 사람들의 죽을 가능성을 놓고 미리

작성하는 부고, 점점 자기가 작성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죽는 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기 자신도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우울증에 빠져버린 미샤를 남극으로 보내주길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이 남극으로 도피를 한다.

 

펭귄의 실종은- 빅토르가 남극에서 돌아와 보니 미샤가 실종이 되었다는 것 부터 시작된다.

빅토르는 미샤에 대한 죄책감으로 미샤와 같이 참석했던 장례식장을 찾아 나선다. 혹시 아직도

미샤가 장례식의 이벤트 성으로 참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지만 그곳에서

빅토르는 자신의 인생에서 달팽이의 법칙을 알려준 세르게이 파블로비치를 알게 되고,

그가 국회의원이 될수있게 선거를 도와주고 나서 미샤를 찾아 모스크바로 간다. 하지만

모스크바에서는 미샤가 없다. 그리고 다시 목숨을 걸고 체첸으로 가지만 시체 태우는 화장터에

팔려가서 위장취업을 하게된다. 결국 미샤를 데리고 있는 사람과 알게되어  미샤를 찾게된다.

하지만 여전히 미샤는 우울증과 펭귄이기 때문에 추운 곳에서 벗어나려하지 않는다.

인간은 따뜻한 곳에 살아야 윤택하지만 펭귄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걸

빅토르는 알고 있다. 하지만  빅토르는 미샤에게서 자기 자신과 같은 모습을 보게 된다.

미샤는 과거의 모든 걸 잊어버리고 새로운 곳에서 살아가지만  현실성이 없다. 빅토르 자신도

자신의 명의로 되어있는 집과 든든한 달팽이의 법칙안에 있지만, 자신의 것은 없다

 

친구가 죽기 전에 100달러와 그의 딸을 부탁받아 수양딸이 되어버린 "소냐"

소냐의 유모 "니나" 장례식때 폭팔물로 다리를 잃어버린 친구 "레샤" 이들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가족이라는 테두리로 이들은 이어져간다.

 

결국은 빅토르는 미샤를 데리고 우크라이나를 떠난다. 자신의 과거의 것을 모두 버리고

중간에 약간의 일이 틀어지지만 미샤와 빅토르 모두 자신이 바라지 않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면서 끝을 맺는다.

 

이 책을 선택했던 건 나에게 너무 낮선 우크라이나 작가, 그리고 제목이 "펭귄의 우울"

펭귄이 우울한다니 음..특이하다. 어떤 내용이지? 하는 궁금증..왠지 환상적인 이야기

일거라 했지만, 펭귄은 동물이 아닌 우리의 인간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펭귄의 우울에 이어 2년을 기다린 뒤에 "펭귄의 실종"이 발간되었다는 걸 알고

당장 구매해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만족스러운 책이다.-나만 그럴지도 ㅋㅋ

고향을 떠나거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할라치면 우리의 인간은 우울증에 빠진다

끝내지 못한 지난 과거에 우린 얽매이고, 미래보단 과거의 추억으로 살아가기 쉽상인데

이런 모습을 펭귄으로 작가는 묘사한 듯하고, 빅토르 요 사람은 자신에 의해

피해가 간 미샤와 잘 돌봐주지 못하는 소냐 .

친구의 아픔 . 사랑해 주지 못하는 니나

이 인물들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의 감정중에 하나인

죄책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나의 생각들

 

"사람이 사는 데는 그다지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아. 조금의 음식 조금의 돈 그리고 머리위를

덮을 수 있는 작은 집 정도면 충분하지. 달팽기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달팽이의 법칙이라는 것을

지켜야 해. 달팽이게 집이 없으면, 그저 힘없는 연체동물로 남게되거든. 보호막이 사라진

연체동물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 것 같은가?"---달팽이의 법칙   내용중에서

d*******y 2009.02.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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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펭귄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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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펭귄의 우울>에 이은 후편으로 전편에서 펭귄 미샤 대신 남극으로 도망친 빅토르는 우여곡절끝에 죽어가는 러시아 은행가의 신용 카드와 여권을 가지고 8개월만에 우크라이나 키에프로 돌아온다.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펭귄 미샤를 그리워하던 빅토르는 미샤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미샤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모든지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운명의 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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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펭귄의 우울>에 이은 후편으로 전편에서 펭귄 미샤 대신 남극으로 도망친 빅토르는 우여곡절끝에 죽어가는 러시아 은행가의 신용 카드와 여권을 가지고 8개월만에 우크라이나 키에프로 돌아온다.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펭귄 미샤를 그리워하던 빅토르는 미샤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미샤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모든지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운명의 장난인지 마피아 두목인 세르게이 파블로비치의 눈에 들게 된다.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출마를 선언한 세르게이는 빅토르에게 머리를 빌려 줄 것을 부탁한다. 반체제적이긴 하나 늘 운명에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는 빅토르는 세르게이의 청을 감히 거절하지 못한다. 세르게이의 당선을 도우면서 그가 괜찮은 사나이라는 것을 알게된 빅토르는 자신이 펭귄을 찾는 중임을 밝힌다. 세르게이의 정보 덕에  펭귄이 러시아로 팔려 간 것을 알게된 빅토르는 러시아로, 또 전쟁중인 체첸으로 마샤를 찾아 떠난다.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절대 집을 나서지 않았을텐데, 라는 비명이 저절로 나오는 험난한 여정속에 그는 마침내 마샤를 만나게 되는데...과연 빅토르는 수양딸 소냐와의 약속대로 마샤를 집으로 데려 올 수 있을 것인가? 마샤의 현주인인 체첸의 거물 무기상은 펭귄 찾는 전단지를 들고 전쟁터까지 쫓아 온 빅토르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쳐다보는데...

 

하긴 누가 그렇지 않겠는가?  고작 애완용 펭귄 찾아서 전쟁터까지 왔다는걸 그 누가 쉽사리 믿으려 하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빅토르가 바로 그런 사람이란 것이지. 전편처럼 동유럽 사람들의 따스한 인간미와 낙천성이 작품 전반에 철철 흘러주고 있던 소설이었다. 마치 아기처럼 뒤뚱대는 펭귄, 추운 고향이 그리워 우울증에 걸렸다는 펭귄 찾아 나선 삼만리 여정...갖은 모험과 모함과 폭력, 죽을 고비를 넘겨가면서도 펭귄을 찾겠다고 이를 앙 다문 빅토르의 무용담이 쉴새없이 펼쳐지고 있던데, 전편이 우크라이나의 국내 정치 상황을 풍자했던 것이라면 펭귄을 찾아가는 여정이 현재 슬라브 민족의 고난사를 관통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으로 판을 키운 느낌이었다. 전편보다 책 값이 두배쯤 되길래 비싸다고 불평했더니만 알고보니 두께도 두배더라. 아, 어찌나 수다스럽던지... 비록 빅토르의 움직임을 상세히 묘사해 줌으로써 실제로 눈으로 보는 듯 했던 것은 좋았지만, 너무 말이 많다 보니 숨이 찼다. 할 말을 메우기에도 바쁜 탓인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재치있는 블랙 유머나 날카로운 풍자가 무뎌진 것도 아쉬운 점이었고. 그럼에도,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에다 조폭이건 무기상이건 부패 은행장이건 간에 인간적인 선량함이 있다고 믿는 작가의 인생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건들때문에 지루할 새 없이 읽을 수 있긴 했다. 책을 덮으면서의 소감은 이런 것이었다. 역시 안드레이 쿠르코프는 재밌군. 하지만 다음 펭귄 시리즈가 나온다면 절대 사양하겠어.라고... 실종된 펭귄을 찾는건 너무 힘들었다. 지쳐 버렸다. 아마 작가도 역자도 나와 비슷한 심정이 아닐런지...

a*******0 2009.03.13.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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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의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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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 이건 앞에 쓴 <펭귄의 우울>의 속편이고, 사실 저 본편의 영제는 <죽음과 펭귄>이고, 원제는 <죽음과 기묘함> 혹은 <죽음과 모르는-낯선- 사람>정도로 해석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건 Пикник이 피크닉, 뚱뚱하고 작은 사람 이라는 뜻인데 на льду가 얼음 위의 같은 뜻이라서 대충 의역하면 '얼음 위의 소풍' 정도가 되겠다. 나름 멋진데, 영미권에서 제목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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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 이건 앞에 쓴 <펭귄의 우울>의 속편이고, 사실 저 본편의 영제는 <죽음과 펭귄>이고, 원제는 <죽음과 기묘함> 혹은 <죽음과 모르는-낯선- 사람>정도로 해석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건 Пикник이 피크닉, 뚱뚱하고 작은 사람 이라는 뜻인데 на льду가 얼음 위의 같은 뜻이라서 대충 의역하면 '얼음 위의 소풍' 정도가 되겠다. 나름 멋진데, 영미권에서 제목을 <Penguin Lost>로 해놔서 이쪽도 이제 제목이 <펭귄의 실종>이 되버린 것 같다. 음, 굳이 그랬어야 하나. 사실 나는 원제에서 의도하는 바가 있을거라 생각하는 제목 중시자라서 항상 원제를 찾아보지만, 이번에는 좀 아쉬운 번역이었다.

 

어찌되건, 다시 또 금방 펭귄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제가 앞 글에서 내가 펭귄이라고 했었지 싶네요. 앞글을 안 보셨나요? 보고 오셨으면 좋겠네요. 뭐 안 보시겠다면 어쩔 수 없구요. 어찌되건 일단 사과를 드려야 겠어요. 전 말이죠, 펭귄이 아니었거든요. 하아, 죄송해서 할 말이 없네요. 그러니 다시 한 번 더 사과드릴게요.

 

"전 펭귄이 아니었습니다."

 

펭귄에게 큰 빚을 져 버렸네요. 펭귄이 아닌데 펭귄이라 해버렸어요. 그런데 그럼 펭귄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제가 펭귄인 척 해버렸는데. 제가 지금 여기에 있는데. 분명히 여기에 저는 있는데 펭귄은 어디로 간 걸까요? 전 어떻게 해야 펭귄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을까요. 아, 도통 모르겠네요. 머리가 다시 아파와요. 뭐 전 잘 모르겠으니 펭귄 이야기는 그냥 접어버릴게요. 펭귄 따위 알게 뭔가요. 그냥 제 얘기나 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어차피 펭귄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말이죠. 제가 펭귄이 아니었다면 전 어디에 있는 걸까요. 전 펭귄인 척 하고 있었는데 펭귄은 저인 척 안해줬잖아요. 그래서 전 사라졌어요. 저인 척 해주는 펭귄이 없었거든요. 그나마 펭귄이기라도 했는데 이젠 펭귄도 아니라서 전 어디론가 가버렸어요. 전 여전히 여기 있는데, 여기 없어요. 저도 펭귄도 없어요.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네요. 실종되어 버렸어요. 아니, 잃어버렸어요.

 

펭귄은 이제부터라도 제가 찾으면 되지만 전, 어쩌죠? 그 전에 펭귄은 찾을 수 있을까요. 뭐, 그러면 다시 펭귄인 척이라도 해야겠죠. 순간이 반짝여요. 펭귄이 헤엄치네요. 가슴에 상처를 가진 어린 아이의 심장이 팔딱거리는 펭귄이 바싹 마른 몸통으로 개 우리에서 절 바라봐요. 절 바라봐요. 저 눈. 저 눈. 저 눈과 고개의 갸웃거림이 절 미치게 만들어요. 펭귄이 저기에 있구나. 정말로 저기에 있구나. 나는 불구덩이에서 타 죽은 것 같은데, 병에 맞아 죽은 거 같은데, 총에 맞아 죽은 거 같은데 물에 빠져 죽은 거 같은데 주먹에 맞아 죽은 것 같은데! 펭귄은 여전히 저기에 있어요.

 

고개를 갸웃거려요. 펭귄이.

 

얼음 구덩이 속으로 펭귄이 미끄러져들어가고 그 곁에는 얼어죽은 어부가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어요. 아마 아침녘이 되면 누군가 발견하겠죠. 그러니 전 그냥 집에 갈래요. 세상이 돌고 돌고 또 돌고 있어요. 달팽이는 집을 벗어나면 안되요. 그러니 나는 달팽이가 되어서도 안되요. 펭귄이 되어야 할텐데. 남극으로 펭귄을 데려다줘야 되요. 대체 왜 그러야 하는 걸까요. 나는 왜 펭귄을, 남극으로 데려다줘야 할까요. 그 펭귄을 위해 나는 이제 뭘 해야 하는 걸까요. 남극으로. 제발, 펭귄을 남극으로 데려다줄 수 있게 해줘요. 그 갸웃거림이 무리를 이룰 수 있게 해줘요.

 

아르헨티나로 떠나는 배를 띄워요. 헷살은 좋고 남극에 딸린 섬을 지나가요. 그곳에는 펭귄이 살고 있겠죠. 네 남극은 아니지만, 남극만큼 괜찮은 곳 같아요. 가슴에 상처를 품은 2겹의 지방층이 있는 검고 하얀 친구는 이제 떠나가요. 차가운 물 속에 몸을 뉘일 거에요. 나는 이제 아르헨티나로 떠나가요. 나를 사랑하는지 안하는지 모를 여인가 그 장인과 불구덩이에서 타 죽은 사람이 모아둔 금괴를 가지고 이제 그 사람이 가족과 하고 싶었던 빵집을 차릴 거에요. 이야, 펭귄을 잃어버렸어요.

 

영영 펭귄은 사라져 있을 거에요.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항구에는 제가 손을 흔들며 저를 기다리겠죠. 펭귄에게 키스를 날려줘요. 그리고 저를 위해 손을 흔들어 줘요.

 

소냐, 소냐.

 

나는 이제 행복해질 것 같단다.

 

n*********t 2015.09.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