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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독일어를 놓은지 30년 가까이 되었네요. 물론, 제목을 전혀 해석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ㅎㅎ 왜 그 땐 독일어나 불어 중 하나를 강제로 했어야 했는지 이해가 안되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일어 사전을 하나 최근에 사 볼까 했더니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불어도 마찬가지. 일본어랑 중국어 사전을 늘었네요. 외국어 사전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순이고 나머진 기타 언어로 통합해서도 얼마 안됩니다. 딴 데로 이야기가 샜네요. 아무튼 '어서 말을 해'가 적절한 제목입니다.
언론이나 책에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소통의 부재라는 주제입니다. 대부분의 성장소설에서도 항상 나오는 주제이고요. 심지어는 일일 드라마에서도 가장 주요한 주제로 다뤄집니다. 물론 목적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채용되는 것이 이런 책과 다른 점입니다만.
카렌은 미혼모 엄마의 큰 딸입니다. 15살이고 동생은 8살이니 좀 차이가 나네요. 엄마와 말이 잘 안통하고 친구들하고도 그래서 친한 친구는 알렉산드라(알렉스) 하나뿐입니다. 친구를 골탕 먹인 다음 처음으로 생리를 하고 다음 날 등교를 하다가 그 친구에게 토한 직후 기절합니다. 조퇴를 했고 결국 심리상담사에게 가도록 권유받습니다. 독일이라 그런지 상담료를 학부모와 학생이 지불하지 않네요. 상담가는 전형적인 방법으로 카렌의 마음을 열어놓도록 유도합니다. 다행히 카렌은 쉽게 마음과 정신을 일치시켜 여러가지 상황(친구를 시기/질투하는 것, 어머니와의 대화단절, 새로운 친구 사귀기, 새아버지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 등)에 직면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게 잘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요.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심리를 잘 묘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큰애(중1)도 괜찮다고 하네요. 둘째(초4) 이하는 보는 척도 안합니다. 말을 안하면 상대가 알 수 없다는 것을 직접 써놓았습니다. 아주 마음에 듭니다.
091231/100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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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살 소녀 카린은 도저히 행복할 수가 없다. 여덟 살인데도 제 앞가림은 물론이고 자다가 번번히 침대에 오줌을 싸는 동생 모니, 언뜻 보면 충분히 카린과 모니를 사랑해주는 것 같지만 늘 일방적으로 말 없이 일을 저지르는 엄마, 게다가 불편한 같은 반 친구까지. 그 모든 것이 카린을 불편하고 힘들게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카린은 심리 상담을 받아보라는 권유를 받는다. 당연히 카린은 거부하고 심리 상담가에게 날을 세운다. 자신에게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카린은 조금씩 자신의 문제를 받아들이고 늘 억눌렀던 화를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사회는 인내심의 미덕을 가르친다. 그러나 강한 인내심이 언제나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실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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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엄마를 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어른들이나 선생님들이 모두 아빠에 대해서는 아는 척도 하지 않는다. 아빠에 대해 물어보지도 않는다. 엄마에게 물어도 대답해주지 않는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이제 중학생이 되고 초경을 시작한 카린은 가슴이 정말 답답하지만 겉으로는 착한 딸 노릇을 한다. 좁은 방에서 지내는 방법, 추운 방에서 참을 수 있는 노하우를 생각해낸다. 그리고 동생 모니를 잘 돌본다.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혔던 리케에게 복수를 한다. 리케를 좋아한다는 거짓 편지를 보내고 리케가 속아넘어가는 것을 통쾌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그 일이 들통이 나고 학교에서 구토를 하는 등 어려운 일이 발생하자, 집에서 치료를 하게 되고 심리 상담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처지를 인식하고 그동안 쌓여있던 분노를 폭발한다. 엄마가 미혼모라는 거 아직 모르고 계셨어요? 그런데도 자식을 두 명이나 낳았다는 말 못 들으셨어요?
상담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분노와 증오를 오랫동안 내뿜더구나. 네가 마음과 화를 자꾸 안으로 삼키기만 하면 그것들이 몸속에 쌓인단다. 그걸 그림으로 설명하면 네가 화약 저장고에 앉아 있는 꼴이 되는 거야. 그러다가 작은 불꽃이라도 생기면 폭발하는 거지. 지난번처럼 그렇게 네가 폭발하지 않고 네 몸속에 화약저장고를 품은 채 다른 사람이나 심지어 너 자신까지 속이려고 너의 온갖 관심과 에너지를 다른 것에 쏟아부을 때 문제가 더 심각해져. 그렇게 하면 네가 진정으로 살아가고 네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볼 힘이 없어지기 때문에 안 좋아지는 거야. 탁구를 하고 분노를 분출하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엄마와 화해를 한다. 아빠에 대해 정상적인 질문을 통해 묻고 대답한다. 15년동안 궁금했던 질문을 하고 답을 얻는다. 동생의 아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미혼모 이야기까지는 많이 소재로 다루어졌는데, 미혼모의 자식까지 소재가 확장된 것은 처음이다. 혼전의 관계로 아이를 낳을까 말까를 고민하는 소설과 그 갈등의 결과로 낳아진 아이의 생활에 까지는 생각을 못했었다. 카린과 모이는 엄마의 보호아래 살고 있지만 어렵고 힘들고 답답하다. 엄마의 남자관계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고 진정한 사랑에 대해 의심스러워한다. 카린의 스스로도 이성관계를 하면서 어떤 한계상황을 느낀다. 그러나 엄마의 고백을 듣고 엄마도 힘든 결정을 했고 그동안 힘들게 가족과 떨어져 살았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자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꾸미지 않는 진실이 주는 힘이다. 카린이 남학생들과도 자연스럽게 교제하게 되고 일부러 인간관계를 어렵게 하지도 않을 것이다. 카린을 돌보아주는 의사선생님, 학교 선생님, 상담선생님 그리고 새아빠가 될 아저씨까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서 정말 다행이다. 카린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화를 받아주고 다독여주는 모습들이 감동적이었다. <쥐를 잡자>나 < 이름없는 너에게>를 같이 읽으면 그 후 이야기로 감상 할 수 있어서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