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크네르가 그린 몽당연필 같은 이 시대 아버지들의 초상
사랑이 식어버린 아내… 166㎝의 남자 레옹은 180㎝의 육감적인 여인 솔라스와 결혼했다. 그들이 사랑하는데 14㎝정도의 키 차이는 숫자일 뿐, 방해가 되지 않았다.
이 때부터 이들 부부의 애정전선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두번째 아이와 세번째 쌍둥이를 출산하게 되면서 총 156㎝가 줄어 몸이 10㎝까지 작아졌다. 처음 병을 접했을때만 해도 솔라스는 변함없는 사랑을 표현하지만, 레옹이 몽당연필만한 소인으로 변해가자 점차 사랑이 식어 버린다.
물론 비현실적인 설정을 담은 재미있는 소재의 소설일 뿐이지만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에 소름 끼친다. |
|
신체의 팽창, 확대, 축소 등을 다룬 작가는 라블레로부터 스위프트, 볼테르, 발자크, 루이스 캐럴, F.S. 피츠제럴드, 리처드 매티슨을 거쳐 마르셀 에메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다.
이 소설은 신체 축소라는 상상을 통해 우리네 아버지들의 공통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과 편견, 정절과 배신, 의무와 자유에 관한 날카롭고도 풍자적인 고찰이 탁월한 유머와 풍자라는 옷을 입고 있다. ----'작가의 말' 및 '책소개' 인용----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을 '사회소설'이며, '성인동화'이다.
나름대로 포착한 소설 속의 풍자를 기록해 본다. # 166센티미터 레옹과 180센티미터 솔랑주의 열애와 결혼 레옹이 솔랑주와 사랑에 빠진 이유는? 자신의 작은 키를 솔랑주를 통해 보완하려는 생물학적 본능이 작용했다. 네 살에 고아가 되어 장학금과 각종 정부 보조금으로 학업을 했던 레옹이 딸의 아파트 구입에 필요한 계약금을 빌려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집안의 솔랑주에게 끌리는 건 당연해 보인다. 사랑은 어느면에서 '동경'이란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솔랑주에게는 충성스런 심부름꾼 같은 레옹이 신랑감으로 딱이었다. 사람의 결혼은 '우성인자'를 물림하려는 생물학적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아이 한 명을 낳을 때마다 39센티미터씩 작아지는 레옹 설정은 특히 가정에서 이루어진다. 가정에서의 아버지 모습이다. 레옹의 가 작아질수록 이비인후과의사로서 그의 명성은 높아가는데, 아이 한 명이 증가함에따라 더 많은 사냥감을 잡아야하는 아버지의 사냥기술은 나날이 발전하지만, 가족의 삶에서는 나날이 소외될 수밖에 없다. 레옹은 솔랑주가 쌍둥이를 낳자 급기야 78센티미터가 작아져서 겨우 연필만큼 작아지는데, 이 사건부터가 이 소설의 절정부분이다.
# 줄어든 키 그러나 '그것'은 줄어들지 않은 레옹과 솔랑주의 관계 쌍둥이를 낳기 전만해도 둘은 불안해보이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신앙의 힘' 내지는 '사랑의 힘'으로 이어간다. 이때까지만해도 레옹의 '그것은' 변함이 없었다. 조금 불편하기는 했지만 극복할 수 있을 정도였다. 쌍둥이를 낳고 다시 연필만해지면서 모든 것이 축소되면서-심지어 '그것'까지- 둘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치닫는다. '성격(性格)차이'라고 하면서 끝나는 이혼의 본질은 사실 '성적(性的)차이'라지 않는가. 미국부부가 밝힌 이혼사유 중 50퍼센트 이상은 바로 '성적만족도' 때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속물처럼 보이지만, 본능은 이성보다 훨씬 강하다. 배고픔을 신앙과 이성의 힘으로 이겨 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 아버지를 창피해 하는 아이들 아이들은 급기야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기에 이른다. 자식은 언제나 아버지에게 완벽을 기대하는 모양이다. 자식은 늘 아버지를 자기 자신 혹은 다른 아버지들과 비교하는데, 이때 내 아버지가 비교우위에 있다고 믿을 때 비로소 존경심을 갖게된다. 아이들에게 어머니는 무조건적 사랑의 대상이지만, 아버지는 그렇지 않다. 아버지로서 존경받기 위해서는 필요조건을 충족시켜야한다. 아버지로서의 서글픈현 실이다.
# 레옹을 지켜준 고양이 변해버린 아내와 아이들로부터의 갖은 핍박으로부터 레옹을 지켜준 유일한 생물은 바로 고양이였다. 핍박하는 가족들(사람)의 모습을 선명하게 대비시키기 위해 동원한 장치(짐승)이다. 그런데, 왜 강아지가 아니고 고양이인지 모르겠다. # 레옹, 까마귀로부터 박새를 구하다. 소설의 '결말'부분이다. 자신의 처지를 연상하게 하는 박새를 구하느라 자신의 한계를 체험한 레옹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는다. '나사로가 무덤에서 살아나듯' 새로운 레옹이 되는 것이다. 레옹은 비로소 자신의 참모습에 눈을 뜨게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는 키 작은 남편이 되지는 않으리라.'(소설의 마지막 문장) |
|
아는 엄마를 통해 추천받아 읽게 된 책...남편이 작아졌다~~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특유의 필체와 프랑스 배경이기는 하지만..요즘 우리네의 남편
상과 남자들을 보는 거 같아 가슴 한켠이 아려왔던 소설이다.
생각보다 술술 읽혀서 이틀만에 다 읽었고...남편에게도 추천해 주었던 책..
약간은 씁쓸하기도,,약간은 통쾌하기도 했던 책....
가정을 이룬 여자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 한 책이다^^ |
|
꽤 오래 전에 읽었던 작가의 <아름다움을 훔치다>라는 소설은 꽤나 충격적이었고 도발적이었다. 이번 소설에서 작가가 툭 던지는 소재 또한 다르지 않다. 어느 날 당신의 남편이 점점 작아지게 된다면? 그러니까 소설은 자신보다 조금 적은 키를 가진 남자 레옹 그리고 레옹보다 훨씬 큰 키를 가졌지만 주변의 시선과는 무관하게 꽤 행복한 결혼생활을 지속하던 솔랑주가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
|
모든 것이 완벽하고 아름다운 솔랑주. 그녀보다 머리하나는 더 작은 레옹.
의대에서 만나 사랑하고 결혼까지 하게되면서 모든 남자들의 적개심을 한 몸에 받는 축복받은 남자 레옹.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레옹과 결혼하는 솔랑주.
각자의 일도 열심히 하면서 서로를 만족시키며 살아가는 그들에게 첫 아이가 태어나면서 갑자기 시작된 레옹의 신체 변회 그뒤로 아이가 태어날때마다 35인치씩 작아지는 레옹,
쌍둥이가 태어난 후론 이 세상에 사는 사람이라는 존재감이 사라지게되는 레옹이 모든걸 이겨내고 그 집을 벗어나면서 제자리로 찾아드는 그의 신체는 작아지는 남편들의 요즘의 모습일까?
아이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존경받지 못하는 현대 아버지들의 모습일까?
참 독특한 프랑스 소설.
맨 마지막장 레옹의 한 마디 "다시는 키작은 남편이 되지 않으리..." 막막한 느낌을 전해준 한 문장이였다.
한 여자를 많이 사랑했고 그들의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면서 열심히 살았지만 자신은 너무 작아져버려 나중엔 그 존재감이나 현존감마져 사라져 버려야 했던 한 남자. 더 이상은 작아져 버리고 싶지 않다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나를 생각해 봤다.
나 역시 지금 이 생활에서 그냥 묻혀버리고 싶지 않다고... 조금씩 사라져버리는 내가 완전히 없어져 버릴까 무섭다는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