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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40억년의 비밀 3... [경계]
"생명, 40억년의 비밀 3... [경계]" 내용보기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을 바라보면 정말 장엄하면서도 불가해한 신비가 느껴진다. 현재까지 밝혀진 생물은 약 150만종!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을 합하면 1,000만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유기물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원핵세포가 자기복제를 거치면서 원시 생명체가 생겨났다지... 원시생명체는 원시 지구 대기의 환경과 상호작용을 거치면서 조금씩 진화하고, 드디
"생명, 40억년의 비밀 3... [경계]" 내용보기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을 바라보면 정말 장엄하면서도 불가해한 신비가 느껴진다. 현재까지 밝혀진 생물은 약 150만종!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을 합하면 1,000만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유기물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원핵세포가 자기복제를 거치면서 원시 생명체가 생겨났다지... 원시생명체는 원시 지구 대기의 환경과 상호작용을 거치면서 조금씩 진화하고, 드디어 약 5억 년쯤에 물속을 떠나 뭍으로 진출하여 다양한 생명군을 꽃피웠다고 한다.


언젠가 뉴스를 보니 물속에서 살던 생물이 땅 위로 올라오면서 지느러미가 다리로 진화하는 과정에 꼬리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연구결과를 소개 하더라. 그런데 그러한 일련의 유기적 진화가 그저 순탄한 적응의 과정이었을까? 그러진 않았을 거다. 지구는 이미 몇 차례의 대멸종을 겪었다는데, 약 2억 5000만년 전 페름기 말에는 당시 생물의 90% 정도가 사라졌단다. 그런 멸종의 위기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생명은 말 그대로 살기 위해 환경의 변화나 생존 경쟁에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적응시켜 왔을 것이다.

 

이번에 읽은 [경계 _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는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을 바탕으로 MID출판사에서 펴낸 생명진화 시리즈 세 번째 책_전작으로 <멸종>과 <짝짓기>가 있다_이다. 생명체가 고대의 바다에서 뭍으로 오를 수밖에 없었던, 뭍에서 하늘로, 뭍에서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존을 위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떤 생태계이든 그 열악한 경계까지 내몰린 생물들이 있고, 쫓겨난 이들이 살기 위해 새로운 환경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모험을 했다는 거다.

 

경계를 뛰어넘어 미지의 세계로 나아간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새로운 세상에서 오로지 자신의 생존가능성을 높이려고 그들의 자기복제 유전자를 고치고, 고치고, 또 고쳐 마침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지구의 생태계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 책의 부제는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라고 했을까? 한때 불가능하게 보였던 경계를 뛰어넘은 승리자들도 언젠가는 멸종하고 그 자리를 다른 누군가가 채워나갈 것이다. 승리란 그저 일시적인 수식어에 불과할 뿐, 영원한 승리자는 없다는 의미겠지.

 

1부 '뭍으로 밀려난 식물' 편은 대단히 상징적인 도전이었겠지만 그닥 흥미롭지는 않았다. 녹조류니 갈조류니... 선태식물이니 양치식물이니... 속씨식물이니 겉씨식물이니... 다만 몇 가지 기억해 두고 싶은 내용으론, "육상식물과 조류(藻類)의 가장 중요한 구분점이 바로 생식세포를 보호하는 세포층을 가지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11쪽)", "친인척이라곤 하나도 없이 은행문의 유일한 생존자로 몇 천만 년을 버텨온 외로운 은행나무는 생태계에서 쫓겨난 모습 그대로, 인류에 의해서만 그 고단한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31쪽).", "현존하는 식물 중 속씨식물의 조상과 가장 가까운 것은 목련(40쪽)" 정도였다.

 

2부 '뭍으로 밀려난 동물' 편부턴 꽤 읽는 재미가 있었다. 척추동물보다 먼저 뭍으로 올라온 벌레, 특히 절지동물이 동물계 전체 종 수 중 3/4을 차지하며 현재까지 알려진 생물종의 수만 80만이 훌쩍 넘는단다. 그중 75만 종이 곤충이라는데 이 지구라는 행성의 진정한 주인이 인간일까 곤충일까? 관점의 차이에 따라 다를 듯하다. 진화론 초기에는 발달한 척추동물이 가장 늦게 세상에 등장했으리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게나 지렁이, 문어의 조상들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타났다는 내용도 흥미로웠다. 아무튼 여기부터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래, 거북이, 악어, 물개... 3부 '바다로, 다시 바다로'는 뭍으로 올라왔다가 다시 바다 혹은 민물로 돌아간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볼만한 문제는 해양척추동물의 육상 진출은 단 한 번 이었는데 반해 육상동물의 바다로의 복귀는 왜 여러 번이었을까? 그 이유는 멸종 때문이란다. 멸종 사건은 생태계의 공백을 만들고, 일단 빈자리가 생기면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한 생명의 움직임(진화)이 일어난다는 거다. 아울러 현재 존재하는 해상포유류의 멸종 위기가 인간 때문이라는 것도 지적하고 있다.


하늘로 날아간 동물(4부)은 또 어떤가. 이카루스를 비롯한 수많은 신화가 하늘을 날고픈 인간의 꿈을 그려내고 있는 로망이다. 하지만 새들 또한 그저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것이 아니라 아주 긴 시간 동안 절박하고 힘든 진화의 과정을 거쳤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 먹이를 구하기 위해 나무 위에서 생활한 것이 새의 비상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거다. 날기 위해선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버려야 했다. 뼈의 내부를 비우고, 아래턱도 버리고 이빨도 버리고... 수컷은 하다못해 페니스도 거의 흔적만 남겼다. 이런 과정은 정말 절박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 깃털, 기낭, 온혈로 무장한 새는 진화 선점자인 익룡과의 경쟁에서 이긴 생태계의 진정한 승자라고 이 책은 평가한다.

 

땅 밑에는 얼마나 많은 생명체가 있는 걸까?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종의 거의 70%가 흙과 물 아래의 퇴적층에 살고 있단다. 대지를 생명의 어머니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구먼... 바다에 사는 환형동물 대부분이 아가미가 있는데 반해 지렁이는 아가미가 사라지고 오직 피부로만 호흡한단다. 비온 뒤 땅에서 지렁이가 발견되는 이유는 비로 인해 흙 속이 물로 가득 차 호흡을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고... 뱀은 땅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지상으로 나온 케이스인데, 퇴화되었던 시력 회복이 만만치 않아 현재의 뱀들도 고작 4~5미터 정도의 물체들만 분간할 수 있는 정도란다.


이 책의 마지막은 인류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무에 살던 유인원들이 초원으로 내려왔을 땐 사족보행이 어려웠을 것이다. 낯선 환경에서 이족보행은 선택이 아니라 유일한 대안이었을 것이고, 이런 진화는 생태계 내에서 독특한 지위를 형성하여 집단으로 사냥하는 최상위 포식자이면서 동시에 수렵채집을 하는 잡식성 동물이라는 역할을 최초로 이루어 낸다. 일반적인 생태계는 개체수가 증가하면 먹이가 줄어들면서 다시 개체수가 줄어들지만 인간은 그 경계를 뚫고 탈출하는 일대 사건을 일으킨다. 이런 인간의 만행(?)은 기존 생태계를 배제하는, 즉 생태계 파괴자의 모습으로 등장하게 된다.

 

생태계의 경계를 넘어서는 진화의 증거는 화석과 흔적기관의 추적으로 풀어나가는데... 이 책은 같은 원형에서 시작된 골격의 수많은 변형을 그들의 험난한 여정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인간에게 있다. 생태계 내에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면 경쟁에 진 생물종은 생태계의 경계까지 쫓기게 되고, 그곳에서 새로운 생태계로 자리를 옮기든가 아니면 종 자체가 사라지는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인간의 등장은 생태계의 모든 종들을 경계로 몰아붙이는 정도가 아니라 모드 생태계를 파괴해 나가며 경계를 넘어갈 수 있는 기회까지 차단해 버리고 있는 것이다(273쪽).


결국 이 책(다큐)의 핵심은 인간과 생물 모두가 불행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일종의 경고요 각성이라 볼 수 있겠다. 한정된 지구의 생태계가 인간의 공습으로 최초로 영역이 축소되고 있다는 것은 곧 여섯 번째 대멸종의 징조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보다 다른 종들과 공생하고 공진화하는 수밖에 없다. 종이 다양할수록 생태계는 안전한 공간이 된다. 아마도 지금이 다가오는 인류의 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른 종과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르겠다. 읽어볼만한 책이다... (G) 

e***i 2018.06.29. 신고 공감 15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진화는 경계에서
"진화는 경계에서" 내용보기
최초에 지구상에 생물이 생겨난 이래 생물들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비록 그게 의식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건 생명의 본능과 같은 것이었다. 그 도전이 이루어지는 곳은 이미 성공이 이루어진 곳이 아니라, 성공한 생물들은 거들떠 보지 않는 곳, 바로 경계였다. 성공의 대열에서 비껴나갈 위험에 처한 생물들은 경계를 탐했고, 새로운 기회를 엿보았고, 그 결과가 진화였다.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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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에 지구상에 생물이 생겨난 이래 생물들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비록 그게 의식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건 생명의 본능과 같은 것이었다. 그 도전이 이루어지는 곳은 이미 성공이 이루어진 곳이 아니라, 성공한 생물들은 거들떠 보지 않는 곳, 바로 경계였다. 성공의 대열에서 비껴나갈 위험에 처한 생물들은 경계를 탐했고, 새로운 기회를 엿보았고, 그 결과가 진화였다. 현재 지구의 생명체들이 바로 그 결과이기도 하다.

 

생명이 시작된 것은 바닷속이었다. 이른바 해수열수구라고 하는 것에서 생명은 배태되었고, 오랫동안 바닷속에서 생명은 번성했다. 그러다 물 속에서 배제의 위기에 처한 생물이 뭍을 기회의 장소로 삼았다. 더듬더듬 육지에 상륙한 식물은 잎을 만들기 시작했고, 큐티클층을 만들기 시작했고, 꽃을 만들기 시작했고, 중복수정이라는 놀라운 메커니즘을 개발해냈다. 선태식물에서, 양치식물로, 겉씨식물로, 그리고 속씨식물로의 진화는 그렇게 이루어졌다.

 

식물이 뭍으로 오르자, 동물들도 뭍을 엿보기 시작했다. 역시 그 동물들 역시 물 속에서 배제의 위기에 처했던 생명들이었다. 조그만 벌레가 뭍으로 오르기 시작했고, 척추동물의 조상(사지형어류)이 육상과 물에서 함께 번갈아 생활하기 시작했다. 양서류가 등장했고, 결국은 바다를 막 안에 가둔, 양막척추동물이 지구에 나타났다.

 

그러나 그렇게 동물들은 육상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 육상에서 밀려나기 시작한 동물들이 있었고, 그들이 찾은 곳은 어쩔 수 없이 바다였다. 지금은 멸종된 바다파충류가 있었고, 거북이 바다에서 진화했고, 바다뱀이 있다. 그리고 신생대의 제왕으로 재탄생한 고래가 있었고, 아직도 진화 중인 것으로 보이는 물개가 있다. 그들은 비록 육상에서 밀려났지만, 바다에서 새로운 번성의 기회를 찾았던 것이다.

 

바다와 육상, 그리고 다시 바다. 이제 하늘이 있다. 날개는 네 차례 진화했다고 보고 있다. 곤충에서 가장 먼저 진화했고, 척추동물 중 최초로 동력 비행을 한 익룡이 있었고, 공룡의 후예인 새가 있고, 그리고 박쥐가 있다. 그것들이 하늘이라는 새로운 경계를 찾기 위해서는 엄청난 변형이 이뤄져야 했다. 깃털이나 날개를 움직여야 하는 근육 말고도 뼈를 비워야 했고, 새로운 호흡 기제인 기낭을 만들어야 했다. 박쥐의 경우는 반향정위라는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어내야 했다. 진화는 쉬운 게 아니다. 더군다나 경계를 넘는 것은 더더욱.

 

이제 남은 곳이 있을까? 있다. 바로 땅 속. 땅 속을 새로운 터전으로 삼은 생물들 역시 배제의 위험에 처해 있던 생물들이었다. 지렁이, 무족영원, , 그리고 두더지. 사실 우리 눈에 잘 띄지 않아서 그렇지 정말 많은 동물들이 땅 속에서 자신들의 진화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의식하지 못한 채.

 

이제 인간이 남았다.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이 나무에서 내려와 직립하게 된 계기 역시 생존의 위험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모험을 시작한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 역사상 어느 생물도 차지하지 못했던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 순식간에 말이다. 종의 존재 자체로 다른 생명체를 멸종에 이르게 하는 최초의 생물이 된 것이다. 스스로 경계를 뚫어버린 최초의 생물.

 

ESB 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팀이 쓴 시리즈 중 하나인 경계는 생명의 역사가 도전의 연속이었음을, 그리고 그 진화의 찬란한 역사가 경계에서 이뤄졌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전공자들이 아닌 입장에서 매우 꼼꼼하게 조사하고, 어렵지 않게 풀어썼다. 아쉬움이라면 너무 학명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이 많은 것을 밝힌 인물들에 대해서도 조금씩 소개를 해줬으면 하는 정도다


(고독한 선택님 책 선물 감사합니다)

YES마니아 : 로얄 n*****m 2020.08.28. 신고 공감 9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삶과 죽음의 경계를 뛰어 넘은 승리자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뛰어 넘은 승리자들.." 내용보기
EBS에서 방송하는 역사채널이나 지식채널을 시청한 적은 없지만, 그 내용들이 책으로 엮으면 항상 찾아 읽는 편이다. 우연한 기회에 EBS에서 방송한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이 시리즈로 출간된 것을 발견했다. 망설임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하필 연작 3권중 맨 마지막 권인 [경계]부터 읽게 되었다. 굳이 순서를 따져서 읽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편집의도를 알기 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뛰어 넘은 승리자들.." 내용보기

  EBS에서 방송하는 역사채널이나 지식채널을 시청한 적은 없지만, 그 내용들이 책으로 엮으면 항상 찾아 읽는 편이다. 우연한 기회에 EBS에서 방송한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이 시리즈로 출간된 것을 발견했다. 망설임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하필 연작 3권중 맨 마지막 권인 [경계]부터 읽게 되었다. 굳이 순서를 따져서 읽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편집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순서대로 읽는 것이 낫다 싶었는데, 책 배송이 내 맘대로 되지 않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다.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말 그대로 경쟁에서 패해 자신이 속한 생태계의 주변부로 밀려났지만 결국 그 경계를 뚫고 삶의 반경을 확장한 생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화석을 중심으로 경계에서 사라져간 종이나 그 경계를 뛰어넘은 종들의 진화역사를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지구에 생명이 등장한 이래 생태계의 내부에서는 단 한번도 다툼을 멈춘 적이 없었다. 따라서 어떤 생태계에서든 그 경계에는 그곳까지 내몰린 생물들이 있었고, 그곳은 그런 생물들에겐 삶과 죽음의 경계이기도 했다. 경계에서의 머뭇거림은 수 천년 혹은 수 만년 이어졌고, 절대다수의 생물은 그곳에서 머뭇거리다 사라졌고, 소수의 생물은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세계에서 삶을 이어간 승리자가 되었다.

 

  지구가 탄생한 이래 처음으로 등장한 생물은 바다생물이었다. 육지는 따가운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으로 인해 어떤 생물도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자외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어떤 외부의 힘이 아니라 바로 생물들 자신이었다. 시아노박테리아 등이 내뿜던 산소가 물속에서 포화상태에 이르자 대기로 방출되기 시작했고, 그렇게 대기를 채워가던 산소는 성층권 위쪽에 오존층을 만들어 자외선을 차단시켰다. 한편 열대바다에서 경쟁하던 종들 중 패배한 종들은 위도가 높은 지역이나 해안가로 몰렸고, 그곳에서 패배한 종들은 민물로 찾아 들었다. 바다에서 경쟁하던 진핵생물 중 빙하기에 해수면이 낮아지자 경쟁에서 진 약자는 마른 땅이 드러나는 곳에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녹조류가 바로 그들이라고 한다. 바뀐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진화가 시작될 수밖에 없었다. 진화란 생태계에서 불리한 여건에 처한 생물이 만들어내는 것이지 만족한 생물이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뭍에 오른 식물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또 다시 경쟁에 돌입했고, 경쟁에 이기기 위하여 잎을 만들어내고, 종자를 만들어냈다. 이들이 만들어낸 잎이나 종자는 무에서 창조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지니고 있던 것에 용도를 추가하거나 바꾸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어서 동물들도 뭍에 오르는 것에 가세했다. 맨 처음 벌레들이 각개약진으로 뭍으로 올라왔고, 동물계 전체 종의 3/4을 차지하는 절지동물이 뒤를 따랐다. 이들의 짧은 수명은 빠른 진화를 보장했다. 한 세대가 짧으면 동일한 시간 동안 다른 종에 비해 더 많은 세대를 지날 수 있고, 그만큼 많은 변이가 축적되어 변화에 대응하는 진화의 속도를 빠르게 하기 때문이다. 이어서 척추동물이 뭍으로 올라왔다. 초기에 그들이 도착한 곳은 우기엔 강이었다가 건기엔 물웅덩이만 남는 곳 이었지만 바뀐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를 시작했다. 목이 생기고 눈이 위쪽으로 옮겨가고 지느러미가 다리형태로 변형되었다. 이후 물과 뭍을 오가며 다리가 생기고, 폐가 커지고, 갈비뼈가 입체적으로 변하는 진화를 각기 독립적이고 반복적으로 진행시킨 결과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조류로 분기되었다. 이렇게 육지생태계에서 각기 한자리씩을 차지하던 동물들은 다시 시작된 경쟁에서 밀리자 바다로 되돌아가거나, 하늘로 날아오르거나 땅속으로 파고 들었다.

 

  인간 역시 마찬가지였다. 열대 우림에 살던 유인원들 중 기후변화로 열대 우림이 사라지자 일부는 다른 열대 우림을 찾아갔고, 일부는 나무에서 내려왔다. 이렇게 나무에서 내려온 유인원 들간의 생존경쟁에서 패배한 종은 숲과 초원의 경계로, 그리고 초원으로 내몰렸다. 이들이 바로 인간의 선조인 셈이다. 초원에서 살아가기 위해선 진화가 필수적이다. 앞발은 손으로 진화했고 필요 없는 기관은 퇴화했다. 어떤 기관이 사라지는 것을 퇴화라 한다. 퇴화는 진화의 반대방향이 아니라, 그 기관을 가진 개체의 입장에서 보면 바로 진화의 한 과정이다.

 

  경계를 넘기 위한 수많은 동물들의 시도는 화석으로 우리에게 전해졌다. 경계를 넘지 못하고 멸종한 동물들도 부지기수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경계에 상관없이 멸종되어가는 생물의 수가 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생태계로 향하는 그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 대신 인간이 만든 극도의 인위적인 경계만이 존재한다. 수많은 경계를 뚫고 최종 포식자가 된 호모 사피엔스, 아마 지구상의 모든 종들에게 있어 그들의 등장은 불행이 아닐까 싶다.

k*****1 2016.10.31. 신고 공감 7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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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된 작은 생명들이 강자가 된, 숭고한 진화의 역사
"배제된 작은 생명들이 강자가 된, 숭고한 진화의 역사" 내용보기
흥미로운 책이다. 진화의 과정을 전혀 새로운 눈으로 보도록 만들어 준다. 바로 '경계'라는 책이다. '경계'는 EBS 다큐 프라임의 '진화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자, 그 완결편이다. 특히 부제가 흥미롭다. 이 책의 부제는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다. 부제대로, 이 책은 진화에 대한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완전히 바꿔 준다. 우리라고 성급하게 일반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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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책이다. 진화의 과정을 전혀 새로운 눈으로 보도록 만들어 준다. 바로 '경계'라는 책이다. '경계'는 EBS 다큐 프라임의 '진화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자, 그 완결편이다. 특히 부제가 흥미롭다. 이 책의 부제는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다. 부제대로, 이 책은 진화에 대한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완전히 바꿔 준다. 우리라고 성급하게 일반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적어도 나는, 진화가 정확히 양육강식 논리의 점철이라 생각했다고 고쳐 말하겠다. 즉 진화를 선도했던 것은 어디까지나 강자로, 생존 경쟁에서 승리한 주류가 진화를 이끌어왔다고 말이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 책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은 생존 경쟁에서 패배한, 그래서 더 어렵고 힘든 생존 환경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정말 부제대로 배제된 생명이자 그래서 한없이 약자였던, 아감벤의 표현대로 하자면 그야말로 '호모 사케르'와 같은 존재들이 지금까지의 진화를 이끌어온 장본인들이었다고 말이다. 정말 놀라웠다. 이제까지 진화에 대해 가졌던 내 생각에 그야말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가져다 주었다.




  이 책은 우리가 학창 시절에 배웠던 생물 교과서의 진화 과정을 그대로 담는다. 식물에서 인류에 이르기까지 다 담겨 있는 것이다. 하지만 듣게 되는 내용은 그것과 많이 다르다. 근본적으로 진화의 역사를 이끌어가는 주체부터 다르니까 말이다. 이 책을 보면, 진화의 강자는 자연의 강자와 전혀 다르다. 자연의 강자는 강한 것이 이긴다. 그러나 진화의 강자는 약한 것이 이긴다. 강하고 약한 것의 기준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얼마나 변화를 잘 받아들이느냐에 있다. 환경 앞에 자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겸허히 그 조건을 수용하고 거기에 맞춰 자신을 변화시켜 가는 것. 그것이 바로 진화의 강자였다. 사실 진화의 정의마저 정녕 그것이었다. 책은 진화에 대해 정확히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적응하고 변화하는 것(p. 8)


 지구라는 행성은 죽어있지 않다.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아주 역동적인 행성이다. 당연히 지구의 생태계 또한 이런 지구의 변화 때문에 필연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지구라는 별이 만들어져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45억년 내내 이런 과정이었다. 생명은 끊임없이 과거와 다른 새로이 변화된 환경에 자신을 적응시켜야 했다. 어제의 좋은 환경이 오늘 악조건이 되는 일도 흔치 않았다. '로머의 간격'이라는 게 있다. 고생물학자 알프레드 로머의 이름을 딴 것으로, 석탄기 3억 6천만년전 부터 3억 4천5백만년 전까지, 고생물학적으로 텅 빈 시기를 말한다. 흔히 말하는 '대멸종의 시대'다. 왜 이 시기에 갑자기 생물들이 멸종해버렸는가? 거기에 대해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식물들이 광합성 작용을 하게 되어 대기에 산소 농도가 높아지자, 온실 효과가 일어났다. 그러자 수온이 상승했고, 냉대의 바다가 온대의 바다로 되어가자 이전처럼 차가운 온도에 살 수밖에 없었던 생물들은 죽음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산소는 모든 생명이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것이 많아진다는 것은 모든 생명에게 좋은 일이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정작 산소가 많아지자 오히려 파국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환경은 늘 가변적이었고 예측이 불가능했다. 자신의 강한 힘만 믿고 환경에 맞춰 변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던 종들은 모두 멸종을 피할 수 없었다. 공룡만 봐도 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오로지 스스로의 한계를 잘 자각하고 환경의 요구에 맞게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종들만 미래의 지속이 허락되었다. 지금도 아주 소수이지만 잠자리처럼 수 억년에 나타났던 종들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그 종들 모두가 멸종을 피하고 인간보다 훨씬 더 긴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하나, 환경 변화에 발맞춰 자신을 기꺼이 바꿨기 때문이었다. '경계'는 그 여정을 충실히 보여준다. 쉽고도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쫓겨난 이들이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화려한 지구의 생태계를 만들어낸 것이다.(p. 9)


 원래는 수중에만 있었던 식물이 육지 위로 올라올 수 있었던 것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말에 닥친 빙하기로 인해 식물들이 적도로 몰려들게 되자, 한정된 공간에서 홍조류, 갈조류 그리고 녹조류들 간의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는데, 그 생존 경쟁에서 밀려나 육지 가까이에서 겨우 잔존하던 녹조류 중 일부가 아직은 블루오션으로 남아 있던 육지로 눈을 돌리고 당시 풍부해진 산소를 이용하여 표피에서 수분이 빠져 나가지 않도록 만드는 큐티클과 지금의 식물 물관을 형성하는 리그닌 그리고 건조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분을 일정 정도 보관할 수 있는 액포를 스스로 합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식으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식물의 모습과 조직 대부분은 가혹한 생활 환경 변화에 기존 방식의 고수 보다는 과감한 탈바꿈으로 대응했던 것의 결과였다. 식물만이 아니었다. 어류 역시 마찬가지였다. 바다의 생존 경쟁에서 밀려나 물이 부족한 민물에서 살게된 물고기들이 부족한 산소 때문에 아가미 이외에 래버런스 기관과 폐를 만들었고 결국 그 폐가 진화하여 수중 활동을 보다 원활하게 만드는 부레가 되었다. 그렇게 민물에서 살 수 있게 된 이들은 대멸종 시대인 로머의 간격에서도 살아남아 지구에 생명이 다시금 이어가도록 만들었다. 바로 이 폐를 가진 물고기들에게서 미치아강이란 사지가 달린 생물이 생겨났고 양서류까지 진화하게 된 것이었다. 이렇게 식물이 육지로 올라간 과정과 어류가 육지로 올라간 과정은 비슷했다. 주체의 처지도, 이유도 말이다.


 진화는 이렇게 어디까지나 생존 경쟁에서 가장 밀려나 있었던 약자의, 자신과 과거를 철저히 버리는 행위에서 이뤄졌다. 여기엔 결코 큰 승리가 있을 수 없었다. 부제에서 '작은 승리'라고 한 것은 부단히 변하는 지구 생태 환경에 있어서 항상 과거의 모습으로 있을 수는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진화란 그러한 것이다. 아주 오랜 시간과 무수히 많은 시도를 담보로 하여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시도들은 지구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남게 된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렇게 무수한 '그침' 속에 단 하나 '이어짐'의 역사다. 하지만 그 후손이 이어지지 않고 멸종했다고 해서 그들은 그저, 그 장소, 그 시간에서 유전자의 이어짐을 '그쳤을 뿐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그 수많은 유전자 중 운 조게 이어진 후손 중 하나일 뿐이다.(p. 9)


 우리 인간도 다르지 않았다. 인간은 소화기관의 한계 때문에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없었다. 과일과 동물밖에 없었다. 하지만 딸 수 있는 과일은 늘 턱없이 부족했고 초식 동물의 속도를 따라잡기엔 인간의 다리가 너무 느렸다. 그렇다고 자신보다 훨씬 강한 육식 동물에 덤빌 수도 없었다. 이런 열악한 생존 능력으로 인간은 결국 무리지어 살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보잘 것 없는 공격력을 보강하기 위해 손을 사용하게 되었다. 초기 인간들은 육식동물이 사냥하면 그 주위에 있다가 배불리 먹은 육식동물을 돌을 던져 쫓아내 그 동물이 먹다 남긴 것을 모여 앉아 먹는 것으로 연명했다. 인간은 꼭 육식동물이 배가 부른 뒤에야 돌을 던졌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들을 공격해 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인간은 포식자를 피해 떠돌아 다니던 약자였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직립 보행도 바로 이런 약자로서의 위치가 가져다 준 것이었다. 다시 말해, 선택이 아니라 유일한 대안이었다. 결국 두 팔이 자유로워져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인류 자체가 여타 모든 생명들에게 가혹한 환경이 되고 있다. 그것을 '경계'는 특히 고래와 바다소 그리고 물개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모두 인간의 탐욕으로 남획 당하여 이제는 멸종 위기에 처한 대표적인 생물들이다. 바다소는 인간에게 너무 사냥 당한 나머지 아예 '목(sirenia)' 자체가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모두 대항해 시대와 제국주의 시절, 백인들이 자행한 결과다. 그래서 책은 지금 유럽과 미국이 이누이트 족과 일본에 대해 고래 잡는 것을 금지시키는 것을, 취지는 이해하지만 어불성설이라고 못 박는다. 왜냐하면 지금 고래가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은 어디까지나 이들, 유럽과 미국 백인 탓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략 3세기에 걸쳐 마구잡이로 고래를 잡았다. 그랬던 그들이 고래잡이를 그만두었던 것도 고래가 멸종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잡을 고래가 정말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석유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그들은 결코 고래잡이를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석유 때문에 고래보다 더 싼 값에 기름을 얻을 수 있었기에 포경 산업은 자연 도태되고 말았다. 그저 상황의 변화였을 뿐, 자성의 실천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고래 멸종 위기의 주범인 자신들의 잘못은 전혀 반성하지 않고 오로지 이누이트 족과 일본만을 탓하고 있으니, 일본 포경 산업이 비난받는 것은 마땅하지만 그들의 주장 역시 선뜻 손을 들어줄 수는 없는 것이다. 인간의 이런 태도는 40억년 지구 역사에서 도태되고 멸종되어 버린 모든 자연의 강자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자신의 강한 힘 때문에 단기에는 군림할 수 있었지만 장기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모습들을. 결국 오만했기에, 자신의 잘못과 약점을 인정할 줄도 몰랐고, 자신을 변화시킬 수도 없었던 존재들을. 진화의 역사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 존재들에겐 멸종밖에 없다는 것을. 인간 역시 아무런 반성 없이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다간 그 운명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한 생존 환경의 경계로 내몰리게 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에게 지극히 불안한 일이다. 하지만 진화는 오히려 그렇게 내몰린 존재들에게서 태어났다. 닥쳐온 고난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거꾸로 생존을 위해 고난을 돌파하려 노력한 이들에게서. 그들은 자신의 생명을 구한 것만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진화의 역사마저 일구어냈다. 이런 진화의 궤적은 정말 많은 것을 달리 보게 만들었다. 무엇이 정말 강하고 약한 존재인가에 대해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편협한 시야를 가지고 있는지 일깨워주었고 내게 닥친 고난의 의미와 강도 역시 다른 시선으로 보게 만들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진화만큼 실감한 경우도 또  없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너무나 연약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생명에게도 거대한 진화의 역사를 태동시킬 역량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모든 생명에게 일차적으로 주어진 사명이 자신의 종을 보다 많이 번식시키고 오래 지속시키는 것에 있다고 볼 때, 그런 진화를 만들어 내는 힘은 생명이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힘이라고 해도 좋았다. 그런데 그 거대한 힘은  크기와 능력에 상관없이 지구 위 모든 생명에게 대등하게 나눠져 있었다. 이것을 깨닫고 보니 절로 모든 생명이 숭고하게 보였다. 여기서 숭고란 어디까지나 칸트의 정의를 따른 것이다. 칸트는 숭고를 '우리 자신의 사명에 대한 존경'이라 정의했다. 존재에 당위로 주어진 사명을 꿋꿋이 실천하는 모습을 볼 때 받는 감정인 것이다. 진화의 역사는 숭고의 역사 그 자체였다. 어쩌면 인간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숭고의 감정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존재들에 대한 숭고의 감정이 사라져 버렸기에, 인간은 훨씬 쉽게 다른 존재들을 자신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만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런지. 그리고 그게 또 연장되어 같은 인간마저도 그렇게 보도록 만들고 또 그렇게만 다른 존재와 타인을 보다 보니 자기 자신마저 한낱 사는 게 다인 존재로만 여기게 된 것은 아닌지.


 '경계'는 이 숭고의 감정이야 말로 우리가 되찾아야 할 것이라 말해주고 있었다. 인류 차원으로 보자면, 인간의 탈출이 기존 생태계에 대한 공습이 되어 생태계마저 지구에 태어난 이래 최초로 그 영역이 축소되기 시작한(p. 267) 현 상황에 있어 그것이 지구와 자신의 멸종마저 막는 길이고, 나 개인에 있어서는 그저 하루 버티기에 급급한 삶에서 벗어나 보다 높은 삶의 질적인 가치를 추구하게 만드는 동인(動因)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오늘 찾아온 고난도, 가지고 있는 불안도 지금과는 아주 다르게 보이리라. 


l****1 2016.09.25.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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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적응한 작은 승리자들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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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을 책으로 자세히 만날 수 있었던 멸종, 짝짓기. 이제 마지막 경계 편을 끝으로 생명 진화에 관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경계> 책은 환경에 적응한 작은 승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지구 환경 변화, 생태계의 변화는 원래 있던 곳에서 쫓겨난 이들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요구합니다. 그 결과는 생명의 생존과 멸종. 경계를 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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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을 책으로 자세히 만날 수 있었던 멸종, 짝짓기. 이제 마지막 경계 편을 끝으로 생명 진화에 관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경계> 책은 환경에 적응한 작은 승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지구 환경 변화, 생태계의 변화는 원래 있던 곳에서 쫓겨난 이들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요구합니다. 그 결과는 생명의 생존과 멸종. 경계를 뛰어넘은 승리자들이라고 해도 진화가 반드시 성공적인 것은 아니기도 합니다.

육지로 밀려난 식물과 동물, 다시 바다로 간 동물, 하늘로 간 동물, 땅 속으로 들어간 동물, 그리고 초원으로 나선 인류를 다루며 어떻게 적응했는지 보여줍니다.

식물 이야기는 교과서를 다시 보는 듯 조금 어질어질했는데, 그 와중에 재미있는 가십거리가 많아 지루하지는 않았어요.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은행나무에 관한 정보도 제대로 알게 되었고, 꽃가루 화석도 있다는 것 그리고 식물의 변화에 따라 공진화해 곤충이 번성하고 종 다양성을 불러오게 된 바탕을 자세히 알게 됩니다.

 

"영원한 승리자는 없다. 이들의 승리는 단호하게 일시적일 뿐이다. 언젠가는 지구 생태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역시 멸종하고 그 자리를 다른 누군가가 채워나갈 것이다." - 책 속에서

 

 

 

중심을 차지한 것들에게 밀리고 밀려 뭍으로 올라오게 되면서 몇 천만 년에 걸친 노력으로 육상동물이 된 생물. 하지만 어디서건 꼭 밀리는 애들은 자연에서도 있기 마련. 다시 바다로 되돌아간 생물도 있었습니다. 우파루파처럼 성체로 변하지 않고 물에서 사는 생물도 생기고, 그 외 다양한 바다 포유류와 바다 파충류들이 있습니다.

 

 

"생명이 위대한 것은 어느 위기의 순간에도 살아남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 책 속에서

 

날개가 생긴 동물 이야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감동이었어요. 날기 위해 버려야 했던 것들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최대한 몸이 가벼워야 하니까요. 땅 속으로 들어가게 된 동물들 역시 온갖 것들을 다 버리고 들어가야 했어요.

지렁이가 비 온 뒤 많이 보이는 이유도 이번에 알았네요. 빛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생물이지만 땅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땐 흘 속이 물로 가득 차 피부호흡을 할 수 없게 될 때라고 합니다. 아... 지렁이는 비 오는 걸 좋아해서 비만 오면 보이나 보다 했던 생각이 틀렸었네요.

 

 

뱀 역시 버려야 할 건 많았습니다. 그들이 버려야 하는 문제는 선택이 아닌 유일한 대안의 결과였습니다. 바다, 하늘, 육지, 땅 속 지구의 생물들 하나하나가 치열한 진화의 결과라는 걸 알게 되면 하찮게 여기는 마음이 사라집니다.

새의 날개, 박쥐의 날개, 인간의 팔, 고양이 앞발, 악어 앞다리, 고래 지느러미... 모두 같은 기원을 가졌지만 얼마나 많은 변형이 일어났는지 수렴진화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런 노력으로 현재에 다다른 생물들이 이제는 인간이 관련된 원인으로 멸종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계를 살펴보는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이젠 경계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사람이 만든 인위적 경계만이 남아있을 뿐이라고 말이죠. 그 경계를 넘어서버리면 생물은 예전처럼 진화하지 못하고 멸종의 길로만 가게 됩니다.

 

현재 최종 포식자인 인간. 지구 역사상 대멸종 때 어김없이 최종 포식자의 멸종이 있었다는 걸 알려준 <멸종>편에 이어, 넘을 수 없는 경계 때문에 종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음을 <경계>에서 문제 제기하고 있습니다. 부단한 노력으로 환경에 적응한 작은 승리자들로 채워진 지구 생태계. 생물의 역사 중 짧은 찰나일 뿐인 인류 역사. 지금 인간도 그저 스쳐 지나가는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l****5 2016.09.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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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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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심이 두터웠던 다윈의 아내 에마는 남편의 진화론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다윈은 딸까지 병으로 세상을 뜨자 신에 대한 회의감이 극에 달하고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진화란 인간이나 신의 의지가 아닌 냉엄한 자연의 법칙에 의해 진행된다는 확신이 갈수록 강해진다. 그러나 다윈은 자연선택으로 살아남은 개체적 특성이 세대를 통해 어떻게 전달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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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심이 두터웠던 다윈의 아내 에마는 남편의 진화론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다윈은 딸까지 병으로 세상을 뜨자 신에 대한 회의감이 극에 달하고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진화란 인간이나 신의 의지가 아닌 냉엄한 자연의 법칙에 의해 진행된다는 확신이 갈수록 강해진다. 그러나 다윈은 자연선택으로 살아남은 개체적 특성이 세대를 통해 어떻게 전달이 되는가에 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였다. 멘델과 드 브리스에 이르러서야 유전자와 돌연변이의 개념이 알려지면서 비로소 진화의 원인이 설명된다.

 

 

 

 

 

 

생물의 목적은 누가 뭐래도 다음 세대에 유전자를 남기는 것이다. 고등동물일수록 자식 사랑은 본능적이다. 고상하게 삶의 의미를 논하고 이 본능을 마다한 동물이 있었다면 틀림없이 이미 멸종했다. 진화론은 오늘날 과학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 스스로 진화의 정점이라 여기며 흐뭇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린 여전히 진화론에 파생된 오해를 믿고 있다. 진화론은 강자만이 살아남고 약자는 멸종할 수밖에 없다는 믿음으로 발전했다. 권력욕과 폭력은 강자의 권리로 포장됐고 사회적 약자의 문제는 패배자들의 약한 소리로 전락했다. 우파는 진화론을 인간이나 사회에 대한 이론으로 해석했고, 인간의 불평등을 합리화했다.

 

진화는 더욱 완전한 존재를 향한 발전 과정이 아니다. 꼭 강한 자만이 살아남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종의 동물과 식물은 진화라는 거대한 지구의 게임에 참가하고 있을 뿐이다. 최선의 적응전략을 갖춘 개체만이 진화 게임에 살아남는다. 반면에 운 없는 개체도 나온다. 진화 게임의 극명한 결과를 보여주는 생물이 바로 고래와 스텔라바다소다.

 

바다에 사는 포유동물 고래는 생물 계통상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유전자 분석상 하마에 가깝다. 고래의 조상은 몸길이가 3m가 채 되지 않는 곰만 한 육식동물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인 육상동물과 달리 두 눈의 간격이 좁고 주둥이가 길며 발달한 긴 꼬리를 갖고 있었다. 이와 함께 네 다리를 가졌으며 우제류의 특징적인 발목뼈 구조를 보여줬다. 그런 동물이 바다에 적응하더니 최대 150t이나 되는 초대형 고래로 진화했다. 고래가 코끼리보다 훨씬 큰 크기로 진화하게 된 이유는 체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덩치가 큰 개체는 적의 눈에 띄기 쉽다. 특히 인간의 눈에 띄면 씨가 마른다. 다 자란 놈의 몸무게가 10t이나 됐던 스텔라바다소는 한때 북태평양 전역에서 살았지만, 인류의 눈에 띈 지 단 27년만인 1768년에 종의 수명을 다했다. 움직임이 느리고 순해 선원과 상인의 손쉬운 식량감이었다. 스텔라바다소는 현존하는 듀공, 매너티와 비슷하게 생겼다. 이 세 동물은 바다소목에 속한다. 듀공과 매너티도 최근 그 수가 격감하여 멸종위기에 있다.

 

 

 

 

 

번식은 동물의 본성이다. 그렇지만 섹스가 불가피하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동물에게 섹스란 무척이나 복잡한 과정이며 성가신 일이다. 게다가 수명을 단축할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가 드는 중노동이다. 똘똘한 자식을 만들어줄 섹시한 파트너를 차지하기 위해 사투도 벌여야 한다. 수컷은 자신이 진화적으로 더 적합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거추장스러운 페니스를 과시한다. 그런데 진화를 위해서 페니스를 퇴화하는 종이 있다. 페니스가 없는 종은 번식에 불리하다. 하지만 닭과 타조 등을 제외한 조류는 하늘에 오래 날기 위해서 페니스를 포기했다. 그뿐만 아니라 조류는 작은 파충류로 진화의 여정을 시작하여, 깃털을 발달시키고, 서서히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형태로 진화했다. 그 과정에 뼈가 있는 꼬리와 이빨이 사라졌다. 꼬리가 있던 자리에 가벼운 꼬리 깃털이, 이빨 대신에 튼튼한 부리가 생겼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털이 없고, 눈은 좁쌀만 하다. 앞니만 톡 튀어나온 게 못생겨도 이렇게 못생길 수가 없다. 그러나 이 형태 또한 삶의 환경에 따라 진화한 것이다. 작은 눈은 평생 땅속에서 살기 때문에 빛만 감지하면 되므로 큰 눈이 필요가 없게 되었다. 따라서 입 주변에 있는 수염이 눈 역할을 대신해 사물을 감지한다. 또한 털이 없는 이유는 땅속은 기온이 일정하므로 털의 역할이 없어져서 저절로 퇴화했다.

 

경계 :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는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숙연한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진화는 있을지언정, 실패 없는 진보는 없다.’는 것. 냉정하게 돌이켜보면 인간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인류의 진보를 종교처럼 떠받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만일 진화론을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적용해보자. 수많은 종이 멸종하고 새로운 종들이 탄생해왔듯이, 인간도 언젠가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다거나 혹은 아예 멸종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인간이 멸종한 생물들을 진화에 실패한존재로 규정할 자격이 없다. 우리는 인류의 생태적인 성공이 수많은 시련과 난관을 거쳐 왔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류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시도라는 긴 대열에서 유래했다. 스텔라바다소의 사례에 볼 수 있듯이 진화가 오로지 진보와 발전이 아닌 퇴행도 함을 잘 보여준다. 진화는 크고 작은 시련의 연속이다. 살아남은 생명은 또 하나의 가능성에 매달리면서 마침내 새로 진화했다. 새롭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수천만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장대한 시련의 연속 속에서 종은 살아남기 위하여 나무로, 물로, 하늘로, 마침내 땅으로 내려와 도전과 실패의 과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진화 게임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 진화 게임은 완벽한 진보의 혜택을 누린 승자를 원하지 않는다. 진화의 의미는 막다른 환경의 골목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데 있다. 이는 인간도 예외일 수 없다. 따지고 보면 인간은 여전히 자연의 변화 앞에 미약하고 무력한 존재다. 이제 우리는 다른 차원의 시련에 맞닥뜨렸다. 진화의 세계를 혹독하게 경험했던 털 없는 원숭이는 자연을 점점 더 큰 재앙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g*******1 2016.09.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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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_ 위대한 진화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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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는 새로운 시도 속에 진화가 있다! 진화와 멸종을 거듭하여 탄생한 위대하고 아름다운 생태계의 역사!        그 어떤 위기의 순간에서도 살아남으려고 노력했기에 아름다운 존재, 생명. 45억년이라는 긴 역사 속, 끊임없이 변화하는 지구의 환경 속에서 어떻게 적응을 하고 변화를 하느냐에 따라 생존이 결정되었기에 생명들은 숱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맞서야
"경계: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_ 위대한 진화의 시작" 내용보기

 

경계를 넘는 새로운 시도 속에 진화가 있다!

진화와 멸종을 거듭하여 탄생한 위대하고 아름다운 생태계의 역사!

 

 

 

  그 어떤 위기의 순간에서도 살아남으려고 노력했기에 아름다운 존재, 생명. 45억년이라는 긴 역사 속, 끊임없이 변화하는 지구의 환경 속에서 어떻게 적응을 하고 변화를 하느냐에 따라 생존이 결정되었기에 생명들은 숱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맞서야 했다. 살아 숨 쉬는 이 지구라는 공간 속에서 필연적으로 ‘진화’와 ‘멸종’은 거듭되어 왔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인간 역시 늘 그 경계에 놓여 있었다. 유사 이래 영원한 단일 종은 없었고, 그 어떤 생물이라도 홀로만 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는 수많은 진화 끝에 마침내 승리한 생태계의 최종 승리자인 듯 착각을 하고 있다. 이 인간의 오만함 앞에서 우리는 애초에 강한 자만이 살아남아 역사를 만든 것이 아니라 한없이 작고 배제된 생명들이 진화를 통해 일구어낸 작은 승리가 결국 이 땅의 역사를 만들어왔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경계: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는 이러한 경계 너머의 세계를 향한 열망과 끊임없이 변화를 갈망하고 진화를 거듭하려 했던 생명들의 이야기이자, 인류에 대한 준엄한 메시지이다.

 

 

경계에 내몰린 생명들의 눈부신 진화

 

  40억이 넘는 지구의 오랜 역사 속에 수많은 대멸종의 시기들이 존재했다. 생물들이 육지로 대거 올라오는 계기가 된 오르도비스기 대멸종, 지구상 생명의 98%가 사라진 페름기 대멸종, 공룡이 세상의 주인이 된 트라이아스기 대멸종, 포유류를 역사의 전면에 내세운 백악기 대멸종이 대표적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수면의 높낮이, 온도, 산소의 농도 등 크건 작건 지구는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해왔고 그 간극 속에서 생물들은 기존의 생태계에서 새로운 생태계로 넘어가는 모험을 해야만 했다. 그들은 물가에서 밀려나 뭍으로 가야했고, 뭍에서 바다로 가야했으며, 땅에서 밀려 하늘로 날아가거나 지상에서 경쟁에 밀려 흙 속에 삶의 터전을 마련해야 하기도 했다. 더욱이 우리 인류는 숲에서 초원으로 경쟁에서 밀려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이족보행을 선택함으로써 진화를 거듭했다. 즉, 이들은 하나같이 변화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몸의 기능들을 버리거나 새로이 취득함으로써 이른바 ‘진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새로운 생태계 너머로 발을 내디뎠다 미처 적응하지 못하거나 변화를 멈추었던 다수의 생물들은 ‘멸종’의 비극을 맞았다.

 

 

진화란 그런 것이다. 아주 오랜 시간과 무수히 많은 시도를 담보로 하여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시도들은 지구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남게 된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렇게 무수한 ‘그침’ 속에 단 하나 ‘이어짐’의 역사다. 하지만 그 후손이 이어지지 않고 멸종했다고 해서 그들이 실패했다고 단정하지는 말자. 그들은 그저 그 장소, 그 시간에서 유전자의 이어짐을 ‘그쳤을 뿐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그 수많은 유전자 중 운 좋게 이어진 후손 중 하나일 뿐이다. / 9p

 

어떤 기관이 사라지는 과정을 퇴화라고 한다. 보통 퇴화는 진화의 반대방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진화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오해다. 진화는 애초에 어떤 방향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필요 없어진 기관을 줄이고 그 에너지와 노력을 생존과 번식에 필요한 여타 행위와 기관에 집중하는 일이 진화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한 기관의 퇴화는 그 기관을 가진 개체의 입장에서 보면 진화인 것이다. / 31p

 

 

  책에서 언급되는 많은 종의 생물들이 진화와 퇴화를 거듭하는데, 그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민물고기의 경우 수온의 변화가 잦은 민물의 특수한 사정 때문에 아가미 외에 래버린스기관이라는 별도의 호흡기관을 확보하거나 장호흡을 하기도 하고 부레를 통한 폐호흡을 하는 등의 다양한 진화를 이루어냈다. 뱀의 경우, 가늘고 긴 몸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폐가 퇴화되고, 땅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도 사라졌으며, 먹이를 통째로 삼키기 위해 미각도 버렸다. 흙 속으로, 땅속으로 들어간 무족영원, 뱀, 두더지를 비롯한 포유류 등의 생명들은 팔다리를 없애고, 눈이 멀고, 모습을 완전히 바꾸는 긴 세월에 걸친 진화를 버텨내고 이겨내기도 했다. 이렇게 자신의 한계와 자연의 경계를 넘어간 생물들에 의해 지구는 좀 더 거대하고 다양한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혜택을 받은 존재들이다. 숱한 생명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 진화를 거듭한 끝에 지구 역사상 가장 폭발하는 아름다움을 뽐내는 시기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빨라지는 ‘멸종’의 시계

 

  역사상 대멸종과 비할 수 없을 만큼 소소한 멸종은 그보다 더 많았다. 멸종은 생태계에 빈자리를 만들게 마련인데, 빈자리가 생기면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한 생명의 움직임이 일어났다. 하지만 인간이 최종 포식자가 되고 생태계의 영역에서 벗어나 모든 종들을 경계로 몰아붙이고 파괴해감으로써 생물들이 경계를 넘어가고 빈자리를 채우려는 진화, 그 위대한 기회를 막고 있다. 즉, 인간이 스스로 대멸종을 초래하고 있는 셈이다. 거북의 경우, 백악기 대멸종에서 의연히 살아남아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보기 드문 신생대 해양파충류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인간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먹고, 잡아가고, 산란할 장소를 뺏는 등의 행위로 2억 년이 넘는 역사가 막을 내리게 생긴 것이다. 고래 역시 마찬가지이다. 고래 고기와 고래 기름을 얻기 위해 포경산업이 활발했던 과거, 인간들이 자행한 무자비한 살포로 인하여 오늘날 고래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바다소 역시 인간들이 그들의 삶을 뒤흔들었고 결국 멸종해 버렸다. 살아남은 바다소의 나머지 네 종인 아마존 매너티, 서인도제도 매너티, 아프리카 매너티, 듀공도 오늘내일하는 운명이라 하니 인간이 초래한 멸종의 시계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빨리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인간이 변하지 않는다면 21세기가 가기 전에 현재 존재하는 해상포유류의 절반 이상이 멸종하고 말 것이라는 점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런 비극적인 일이 발생한다면 거의 2억 년에 달하는 중생대의 기나긴 시간을 전부 합쳐 멸종한 해상파충류의 종보다도 더 많은 종이 짧은 1만 년의 인류 역사 속에 일어나는 것이다. 세상의 어떤 생명이 같은 생명에게 이토록 폭력적인 역사를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암담해진다. 인간의 힘은 어떤 의미로든 대단하다. / 163p

 

인간이 개척한 곳마다 기존의 생태계는 배제된다. 농경지를 일구면 그곳에 살던 식물들이 사라지고, 식물과 함께 살던 동물과 균도 함께 사라진다. 도시를 세우면 숲이 사라지고 숲과 함께 하던 동물들이 사라진다. 도시를 세우면 숲이 사라지고 숲과 함께하던 동물들이 사라진다. 도로를 놓으면 도로 양쪽으로 자유롭게 오가던 동물들은 고립된다. 항구를 만들면 그 주변의 생태계가 파괴된다. 인간의 영역이 확장될수록 기존에 존재하던 지구 생태계는 줄어든다. 인간의 탈출은 이제 인간의 공습이 되었고, 한정된 지구에서 생태계는 지구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이후 최초로 영역이 축소되기 시작한 것이다. / 267p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시리즈 세 번째인 <경계>는 다큐를 텍스트로 전환한 만큼 다양한 시각적 자료와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꽤 좋은 과학도서로 완성되었다. 청소년들에게도 생명과 환경 보호를 일깨워줄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쪽과 저쪽 사이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스스로를 변화시킨 다양한 생물들의 진화 과정을 보며 경이로움을 금치 못했다. 나아가 우리 인간이 그러한 자생적인 노력을 우리의 기준으로 차단하고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스스로가 위대한 진화를 이루어왔던 인간에게 경의를 표하는 만큼 많은 생물들에게도 그러한 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YES마니아 : 로얄 h***s 2016.12.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경계,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
"경계,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 내용보기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을 책으로 만난다.다큐프라임은 6부작이지만 책으로는 3부작이다.<멸종>, <짝짓기>에 의어 마지막은 <경계>다.과학과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나면 어떻게 감상을 남겨야 할지 항상 고민이된다.간단한 요약이라면 노트에 적혀 있고... 과학적 사실을 공부하자면 책을 다시 읽고 머릿속에 암기하지만내 감상은... 어떻게 정리가 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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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을 책으로 만난다.
다큐프라임은 6부작이지만 책으로는 3부작이다.
<멸종>, <짝짓기>에 의어 마지막은 <경계>다.

과학과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나면 어떻게 감상을 남겨야 할지 항상 고민이된다.
간단한 요약이라면 노트에 적혀 있고... 과학적 사실을 공부하자면 책을 다시 읽고 머릿속에 암기하지만
내 감상은... 어떻게 정리가 되질 않는다.

책을 읽기전엔 수 많은 궁굼증이 떠오른다.
<경계>역시 마찬가지다.  EBS 다큐프라임을 보고 나면 그저 대단하다는 감탄만 내뱉는다.
책을 읽고 나면 궁굼했던 것들중 일부는 해결되고, 일부는 더 심한 갈증으로 남는다.

생명은 어떻게 경계를 넘었을까?
경계란 무엇일까?
지금의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생명이란 무엇일까?

단순한 정의만 내리자면 사전을 찾아보거나 인터넷 검색으로 찾을 수 있지만...
내가 진짜 궁굼한건 그런 것들이 아니다.

생명의 정의부터 의문이였다.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 생명일까?
살아있다는 것은 어떻게 정의를 해야 할까?
외부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번식을 한다. 이 두가지가 생명의 필수 조건이라면...
아니 '뇌'라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면...

에너지의 정의는 또 어떻게 해야 할까?
뇌는 무엇일까?

끝없이 질문들이 이어진다...
한 없이 넓혀가다 보면 어쩌면 우주 자체게 살아있는 생명 같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고 나면 감상을 남기는게 너무 어렵다.

지구상에 생명의 시작을 약 40억년 전이라고 본다.
겨우 100여년을 살아가는 우리의 시간에 비하면 감조차 잡을 수 없는 아득한 시간이다.
지구탄생부터 아니 우주의 시작이라는 빅뱅부터 본다면 순간이라는 짧은 시간.
지구에는 '생명'이라는 놀라움이 등장한다.
이것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감격? 감동? 우연? 혁명?
인간의 기준에선, 생명의 기준에선 척박했던 지구가 생명으로 가득찬 사건.
수십억년이란 시간이 필요 했고, 생물 종에겐 다양한 변화를 일으킨 사건.

첫 등장에서 아주 우연히 발생한 처음의 돌연변이
그로 부터 그어진 경계와 생명의 다양성

이번 책은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라는 부제가 붙었다.
경계에 몰린 생명들이 경계를 넘어서며, 진화의 압박을 받고, 성공적으로 살아 남았다.
그렇게 살아 남은 생명들이 지금 우리이기도 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만들었다.

배제되었던 자들은 새로운 장소에서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어 내지만, 그 세계가 그들만의 장소로 온전히 유지되지는 못한다. 지구의 어떤 생물이라도 홀로만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개척한 자리에는 그들과 함께 어울리고 경쟁하며 먹고 먹히는 다른 생물들이 하나둘 씩 자리를 잡았다. 한때 불가능하게 보였던 경계를 뛰어 넘은 승리자들은 다시 생태계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생물종처럼 다시 경쟁의 줄달음질을 쳐야 한다. 영원한 승리자는 없다. 이들의 승리는 단호하게 일시적일 뿐이다. 언젠가는 지금 생태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역시 멸종하고 그 자리를 다른 누군가가 채워나갈 것이다. 이 책의 부제가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인 이유다.


생명 3부작을 읽으면서 진화에 대해 항상 궁굼 했다.
진화는 적응일까? 우연일까? 생명이 신비로운 이유는 알 수 없다는 불확실 성 때문이다.
한계를 알 수 없다는 것. 언제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다는 것.

환경이 먼저 변화고 거기에 맞춰 진화하는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환경을 찾아 진화하는 것일까?
이런 의문들이 어느 순간 사라 졌다.

진화에는 방향이 없다. 우연한 돌연변이가 있고, 살아 남거나 멸종할 뿐이다.

지구의 환경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
생명역시 한 순간도 쉬지 않고 깨어 있다. 생명의 제 1의 목적. 생명유지.
삶을 위해서 지금 이 시간에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번식이 최우선의 목적일지도 모르겠다.

생명의 수 많은 비밀 중 우리는 극히 일부만을 알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왜 번식을 하고 개체수를 늘리게 되는 걸까?
생명의 목적은 무엇일까? 더 나아가서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리고 끝에 다다르면 하는 질문

나란 무엇인가?

지난 역사속에 생명의 흔적을 찾아 헤매는 이유는 여기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함을 아닐까?

유전자라는 이상한 녀석에 의해 지금의 내가 있다.
까마득히 먼 어디에서 인가 시작된 유전자로부터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유전자의 힘을 대단히 강력하다.
복제를 하더라도 유전자가 100%일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
사람만 하더라도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유전자가 전부 다르다는 것,
그 다양성 속에서도 비슷한 형질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유전자에 있어서 다름은 무엇일까?

책을 덥고 나선 경계를 넘기 위한 유전자의 전략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40억년이란 시간 속에서 많은 생물종들이 등장 했다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의 지구가 되어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

인간이 등장하기 전에는 진화에도 나름의 법칙이 있었던 것 같다.
비주류는 경계로 몰리고 경계로 몰리다 못한 생물종은 두가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멸종하거나 경계를 넘거나.

경계를 넘는 다는 것은 종에 있어선 대단히 위험한 모험이다.
그동안 전혀 접하지 못했던 환경에서 살아 남아야 된다는 것.
에너지를 얻는 방법, 숨쉬는 방법, 사냥하는 방법, 이동하는 방법.
살아남기 위해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벌여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졌고, 극히 일부만 살아 남았다.

이번 독서는 답을 얻기 위한 독서가 아니다.
까마득한 시간 속에 생명에 대한 생각을 잠시 해보는 그런 독서였다.

작고 일시적인 승리를 이루어낸 생명에 대한 경의이자
이들에 대한 작은 위로가 되길 기대한다.

저자가 바란대로 경의와 위로를 얻는다.

인류는 지난 40억년의 시간 속에서도 없었던 독특한 변화다.
인간이란 특수성이 앞으로 어떤 지구를 만들어 갈지 그 누구고 알 수 없다.
인류탄생 이전에는 자연환경이라는 공통적인 변화에 대한 진화과정이 있었지만
인간이란 종의 탄생이후 현대에는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낸
인위적인 환경의 변화가 더 큰 진화 압박을 주고 있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그 어떤 생명도 인간이란 환경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들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인간은 다른 생명이 가지지 못했던 것을 가지고 있다.
지구는 그전 처럼 지구라는 자연환경을 유지 할까?
아니면 인간이 지구에서 만들어낸 환경으로 인해 전에 없던 새로운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앞으로 우리가 고민해야 되고 답을 찾아야하는 문제다.

생물들은 인간의 도시와 인간의 농지와 인간의 초지,
인간의 바다, 인간의 강 어디에서도 삶을 허락받지 못하고
오직 '생물보호구역'에서만 존재하게 되었다.
생물보호구역은 경계가 되었다.

넘을 수 없는 이 경계는 인간과 생물 모두에게 불행한 지금 이 시간에 대한
하나의 상징일 것이다.
b********3 2016.09.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경계 -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
"경계 -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 내용보기
생태계의 경계, 삶과 죽음의 경계..<<경계>>는 EBS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을 텍스트화 하여 "생명 진화의 끝과 시작 - 멸종", "생명 진화의 은밀한 기원 - 짝짓기"에 이어 생명진화 시리즈 세번째로 나온 책이다. 책의 서두에 유전학적으로 우리 몸에서 퇴화하고 사라진 기관들에 대해 기술하며 이야기는 아이들에게도 익숙한 "인어공주"의 예를 들어 우리 몸에서 부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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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경계, 삶과 죽음의 경계..


<<경계>>는 EBS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을 텍스트화 하여 "생명 진화의 끝과 시작 - 멸종", "생명 진화의 은밀한 기원 - 짝짓기"에 이어 생명진화 시리즈 세번째로 나온 책이다. 책의 서두에 유전학적으로 우리 몸에서 퇴화하고 사라진 기관들에 대해 기술하며 이야기는 아이들에게도 익숙한 "인어공주"의 예를 들어 우리 몸에서 부득이 어느 기관이 사라지게 되었을 때 어떠한 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간다. 


이야기는 다시 원생의 생물체들을 식물, 동물로 구분하고.. 이들이 좀더 나은 환경을 찾아 물에서 뭍으로 나아가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자 몸의 생태를 주어진 환경에 맞춰 조금씩 진화하고 변해가는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그러다 다시 뭍에 적응하지 못하고 물로 회귀하면서 필요에 의해 진화해 가는 모습을 설명해 놓는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경계"..


경계는 어떤 변화의 시발점이자 끝이 되는 위치였다. 좀더 나은 찾아 이동해 갔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그동안 익숙했던 몸의 형태를 오랜 시간을 투자해 새로운 형태의 자신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경계"를 잘 극복해 낸 자만이 새로운 환경을 맞아들이고 새롭게 변화하여 현재까지 자신의 유전자를 이어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가장 극한의 환경으로 내몰린 "경계"에서 제대로 극복해 내지 못한 자들은 현실에 적응은 커녕 그 자리에서 자신의 존재 조차 유지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렇다고 그 시절의 최대 강자만 살아 남은 것은 아니다. 최대 강자가 아니었어도 가장 많은 번식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음에도 "경계"의 고비를 잘 견뎌낸 생명체 만이 현재까지 전해져 올 수 있었다.


"생명이 위대한 것은 어느 위기의 순간에도 살아남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익룡, 사족, 두더쥐의 눈, 사람의 이족보행 등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지금도 표시나지 않게 계속 진화하며 변해가고 있는 모든 생태계.. 삶이 그러하 듯.. 모든 시작은 미비하게 시작되지만, 생태계 역시 주어진 현실에 얼마만큼 충실하느냐에 따라서 현재까지 자신의 유전자를 이어올 수 있다.


<<경계>>는 부제로 사용된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처럼 최대의 강자가 아니더라도 주어진 현실에 끊임없이 적응하며 자신을 환경에 맞춰 변화시키고 진화시켜야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 가는 모든 것들에게 화이팅을...

"배제된 생명들"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하며 스스로를 변화시켜 가고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화이팅을 외쳐준다.

j*****v 2016.10.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진화 / 저자들의 글쓰기는 발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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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를 다루는 책이다. 지구가 생겨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생명체가 어떤 변천 과정을 거쳤는지 흐름을 정리해서 설명하며 그런 과정이 지닌 의미를 알려준다.  책에는 지구 상의 최초의 생명체는 무엇이며 그 생명체는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어떻게 생겨난 생명체든 처음 단계의 생명체는 바다에 있었다고 시작한다. 지구의 환경 조건이 변화하거나
"진화 / 저자들의 글쓰기는 발전하기를..." 내용보기

진화를 다루는 책이다. 지구가 생겨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생명체가 어떤 변천 과정을 거쳤는지 흐름을 정리해서 설명하며 그런 과정이 지닌 의미를 알려준다.

 책에는 지구 상의 최초의 생명체는 무엇이며 그 생명체는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어떻게 생겨난 생명체든 처음 단계의 생명체는 바다에 있었다고 시작한다. 지구의 환경 조건이 변화하거나 동일한 조건 하에서 생명을 유지하는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자 생명체 내에서 경쟁이 일어나면서 그들이 도달한 자리에서 발생한 진화의 과정과 결과를 보여준다.

 책의 깊이로 보면 학술적이라기 보다는 일반 대중을 위한 대중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창백한 푸른 점 안에서 어떤 흐름을 거쳐 지금의 생명체들이 형성되었는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도록 설명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쪽 배경 지식이 부족한 독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용어가 계속 등장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런 용어들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는데 본문에 추가되면 이해에 도움이 되겠다.) 저자들이 책의 제목을 일깨우는 글을 가끔 끼워 넣는데 그냥 마케팅 포인트라고 생각했고 실제 본문의 내용은 제목을 떠올리지 않고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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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책, 다루고 있는 내용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비문에 가까운 문장과 부적절한 낱말의 쓰임이 참으로 많은 게 간과하기 힘들 정도로 큰 흠이다. 서문-‘들어가며라고 되어있다-부터 답답하다. 한 문장 내에서 쓰이는 낱말들의 균형이 어그러져서 글답지 못하게 구성된 문장들이 지나치게 많다. 같은 문단 내에서 시제가 뒤죽박죽인 문장들이 등장해서 눈을 감고 싶어지기도 한다.

 

지구에 생명이 등장한 이래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생태계는 내부의 치열한 다툼을 멈춘 적이 없었고, 따라서 내몰린 생명이 없었던 적 또한 없다. (p. x)’ 이 문장 하나를 보면서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생태계 외부는 무엇일까? 어디로부터 어디로 내몰렸다는 것인가? 인과관계는 왜 이리도 불분명한가? ‘없었던 적 또한 없다.’처럼 동어 반복을 통해 문장의 지루함을 가중시켜야 했을까? (위 문장에서만 없다는 표현이 네 번 나온다) . ‘지구에 생명이 등장한 이래 생태계에서는 생존을 위한 치열한 다툼이 끊임없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생태계의 변방으로 내몰린 생명들이 계속해서 나타났다.’ 정도로라도 문장을 다듬었더라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이 정도는 양반이란 게 이 책의 큰 문제다. 심하게 얘기해서 저자들은 글쓰기의 기본이 되어있지 않다고까지 폄하하고 싶을 지경이다. (제대로 된 문장과 그렇지 않은 문장의 개수를 비교해서 세어 보고 싶을 정도였다)

 육지로 올라오기 전에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가 있었다. (p. 4)’에서도 선결은 불필요한 표현이다. 이미 전에’, ‘해결등의 낱말이 선결이라는 의미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천 번 수만 번 시행착오가 쌓이면서 백만의 실패에서 오직 하나의 성공이 작은 걸음을 딛게 했다. (p. 6)’에서도 수천 번 다음에 쉼표가 왔어야 하고 백만의 실패라는 쓸데없는 표현도 조정되었어야 했다. 백만 번이었을지, 천만 번이었을지 모를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거둔 단 한번의 성공으로 새로운 생명의 길에 들어서고는 했다.’라면 저자들의 의도를 해치는 것일까?

 그러던 것이 캄브리아기에 갑자기 척추동물, 연체동물, 절지동물 등 현존하는 거의 모든 동물들의 선조가 갑자기 나타났으니 ~~하다. (p. 63)’에는 문장 안에 갑자기가 두 번 나온다. 사실 나는 갑자기라는 낱말의 등장 자체가 불편하다. 진화의 과정에는 갑자기라는 표현이 적용될 사항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럴만했으므로 그런 과정이 나타났을 뿐이다.

 몇 쪽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눈에 걸리는 게 참으로 많다. 일부만 예시하였는데도 말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읽는 독자들도 많이 있겠지만 글쎄, 나는 이 수준이면 심각하다고 본다. 전반적으로 문장이 너저분하고 표현이 세련되지 못하여 글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옛날식 농담을 하자면 국어가 자기 나라에서 물먹고 있다.’고 까 내리고 싶을 정도이다.

 

게다가 ‘~~것이다.’라는 표현이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한다. 한 문장 안에서 여러 차례 반복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부지기수로 ‘~~을 낚아 올릴 수 있을 테다.

 생명과 생물을 계속해서 혼재하여 사용하는 것처럼, 유사한 표현을 동일 대상을 지칭할 때 섞어 쓰는 것도 불편하다. 문장의 저열함이야 그렇다고 해도 용어의 일관성은 유지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하 생물이라고 하겠다, 같은 설명이 주어지지도 않는다. (이런 류 또한 여러 가지 있다.)

 띄어쓰기도 군데군데 엉망이고 오타도 종종 보인다.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짜증이 치밀어 오를 정도이다.

 

아마 내가 이 저자들이 쓴 책을 다시 사보는 일은 없을 터이다. 하지만 이들이 책을 더 펴낸다면 제발 글이 되는 문장에 대해 고민하고 낱말의 선택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서, 읽기에 불편함이 덜 한 책을 독자들에게 제시하기를 바란다. 과학 책은 글이 엉망이어도 된다는 규칙 따위는 없지 않겠는가? 저자들의 글쓰기에 하자가 있다면 편집에서라도 거르기 바란다. 책을 꾸역꾸역 읽고는 내 뇌를 씻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a******9 2017.10.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