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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 렘브란트를 자주 만났다. 우선 렘브란트의 집을 갔었다. 말하자면 그곳은 그가 식사를 하고, 잠을 자고, 그림을 그리고, 에칭화를 제작하고, 사람들을 만났던 곳이었다. 그의 숨결은 이미 바람이 되어 사라지고 없었지만, 그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에칭화가 어떻게 제작되는지를 한참 지켜봤었다. 렘브란트는 에칭화의 대가였다.
국립미술관인 레이크스 미술관(Rijksmuseum)에서도 렘브란트를 만난 것은 당연했다. <야경(Night Watch)>가 걸린 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가슴이 마구 뛰던 게 지금도 생각난다. 감동이라기보다는 위압감 같은 걸 느꼈다. 그리고 렘브란트거리도 있었다. 그곳의 작은 공원 같은 곳에 <야경>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동상이 놓여 있었다. 그곳 근처 스타벅스에서 지친 다리를 쉬면서 그 동상들을 한참 봤었다. 암스테르담은 렘브란트의 도시였다.
못내 아쉬웠던 것은 렘브란트에 대해 좀더 공부를 하고 갈 걸 하는 거였다. 렘브란트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베르메르(페르메이르)에 대해 거의 열 권이 넘는 단행본을 읽었던 데 비해 렘브란트에 대해서는 단행본으로는 읽지를 않았었다.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찾아봤고,이제야 읽은 책이 로베르타 다다 등이 지은 『렘브란트』다.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앞은 <렘브란트의 생애와 예술>이라는 제목으로 말 그래도 렘브란트의 삶과 예술 세계를 조망하고 있다. 그가 어떻게 살았고,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에 관한 짧은 전기인 셈이다. 그러고 나서 <작품세계>가 이어진다. 거의 수십 점에 이르는 렘브란트의 그림 자체를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무엇을 그렸는지, 렘브란트는 어떤 상황이었는지, 언제 그렸는지, 그림에 얽힌 신화와 성경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어떤 경로로 그림이 돌아다녔는지, 어떤 기법으로 그렸는지 등등 그림 하나마다 길지는 않지만 꽤 충실한 설명이 붙여 놓았다. 말하자면 렘브란트에 관한 기초 길잡이 역할이다.
렘브란트는 베르메르에 비해서 훨씬 더 역동적이다. 삶도 그렇고, 자신이 모습도 거의 드러나지 않는 베르메르에 비해 렘브란트는 자신의 모습을 자주 그렸고, 역사화에 자신 주변 인물들을 모델로 많이 그렸다(이 책에서는 많은 그림들이 역사나 신화 인물의 모습을 한 초상화인지, 주변 인물을 모델로 쓴 역사화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얘기를 아주 자주 반복한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그림들이 인상 깊다. <야경>도 그렇고, 그 유명한 <툴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도 그렇다.
그런데 다시 눈에 확 꽂히는 그림이 생겼다. 바로 <도살된 황소>. 전에도 본 그림인데, 이 그림이 렘브란트의 것이란 걸 잊고 있었던 것 같다. 렘브란트가 이런 것도 그렸구나 싶다. 루브르에 있다는데, 이 그림을 직접 보면 전율이 일 것 같은 느낌이다. 뒤쪽에 빼꼼히 나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를 바라보는 여인은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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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생애와 화가의 작품관, 그리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다. 여러가지 심도있는 내용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