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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환경에 관한 에세이적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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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책제목을 유심히 보자, 《휴대폰이 말하다》. 음, 말하는 주체가 휴대폰이다. 사람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이 사람을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기술의 부작용인 역전된 주인과 노예의 위치가 휴대폰에 대한 극단적 비평 중의 하나일 것이다. 책제목은 비평적 관점으로 휴대폰을 보겠다는 저자의 선언일까. 읽어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란 걸 알게 된다
"모바일 환경에 관한 에세이적 글쓰기" 내용보기
먼저 책제목을 유심히 보자, 《휴대폰이 말하다》. 음, 말하는 주체가 휴대폰이다. 사람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이 사람을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기술의 부작용인 역전된 주인과 노예의 위치가 휴대폰에 대한 극단적 비평 중의 하나일 것이다. 책제목은 비평적 관점으로 휴대폰을 보겠다는 저자의 선언일까. 읽어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일단 저자가 말하는 휴대폰은 무엇인지 여러 글에서 직간접으로 정의된 휴대전화의 의미를 한군데로 모아 재구성해 보자.

●전화는 발신자 중심의 매체다. (p.120)
●전화는 예측불가능한 메신저다.(p.120)
●휴대전화는 인간의 마음, 그 오묘한 코드를 정밀하게 집적한 기계장치다.(p.26)
●휴대전화는 자동차혁명을 완성시켰다.(p.28)
●휴대전화는 나의 분신이다. 의복처럼 패션의 일부로 정착되어가고 있다.(p.59)
●휴대전화는 삶의 질서를 배열하고 인간관계를 편집하는 미디어다. 또한 마음의 지문을 추적하는 회로다(P.68)
●휴대전화는 자아와 사회가 만나는 접점이다. 세상으로 드나드는 커다란 관문이다. (p.125)
●정보네트워크는 이제 문명의 신경망 또는 생명줄과도 같다. (p.125)

누구나 알다시피, 모바일 환경의 특색은 시공의 제약을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하다는 점이다. 흔히 유비쿼터스로 지칭되는 모바일 연결기술의 발전으로, 「나의 모든 것을 라이브로 발신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위에서 정리한 휴대폰의 정의에서 즉각성과 직접성, 그리고 유목적 기질을 강조하는 유동성과 유연성, 장신구 역할 등 「패셔놀로지」적 측면을 부각시킨 완구성 같은 여러 기본적 특성을 읽어낼 수 있다.

통신기술은 장단점을 동시에 가진 야누스의 얼굴과 같다. 모바일 시대의 실재적 또는 잠재적 미덕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 책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휴대전화의 장점을 이야기한다. 가장 중점적인 건 재테크만큼 중요한 「네트테크」의 사회적 가치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 인맥지능의 모바일형이라 할 수 있는 「네트워크지수NQ」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그러나 저자도 지적하듯 이건 직장동료나 연인 등 또래집단의 공고화지, 세대를 넘어선 소통의 확대가 아니란 점을 주목해야 한다. 모바일 미디어의 특성에 기인한 휴대폰 문화의 폐해성도 만만치 않다. 소음공해와 셀리켓(휴대전화 에티켓),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 보이스 피싱 같은 사기행각, 심지어 유령진동 증후군이나 벨소리 환청과 같은 신경생리학적 증후들, 그리고 「스팸문자나 음란 메시지, 금융사나 기획부동산회사가 각종 가입과 구매를 권유하는 전화」같은 정보의 쓰나미 또한 대표적인 폐해사례다.

이젠 책의 부제에 대해 살펴보자. 부제는 「모바일 통신의 문화인류학」이다. 과연 명실상부한 부제인가란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겠다. 여기서의 문화인류학은 엄정한 이론적 관점이 아닌 단지 글쓰기의 분위기를 묘사한 수식어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문화인류학적 시각이 완전히 배제되었다는 얘긴 아니다. 비록 명백히 얘기하진 않지만 이 책은 적어도 문화인류학적 시각의 전제를 바탕에 깔고 논의를 전개한다. 그 기본전제란 바로 모든 매체는 기술과 욕망의 변주곡이란 관점이다. 이는 맥루한 스타일의 매체철학적 시각과 중첩되는데, 저자의 문제의식은 크게 두가지로 정리된다. 핵심은 이런 문제의식에 대한 저자의 해답이 상당히 미숙하다는 점이다. 이런 용두사미식의 글쓰기가 나오는 까닭은 무얼까? 그건 문제의식을 담은 아래의 글이 맨마지막에 씌여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언제든, 누구든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 속에서 우리의 자의식과 인간관계는 어떻게 변용되고 있는가. 몸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거의 무한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정보환경은 생각과 감정을 어떻게 빚어내고 있는가」. (p.11)

그래도 칭찬할 건 해야겠다. 비교적 문화인류학적 시각에 충실한 논지로, 개인적으로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란 제5장의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 「생명줄 또는 흉기」란 소제목하에 휴대폰이 가진 긴급재난상황에서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살핀다. 911테러와 같은 사태 말고도 각종 재난영화나 공포영화를 떠올려보면 핸드폰이 차지하는 비중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저자는 아프리카 같은 제3세계의 휴대전화 보급상황을 논하면서, 휴대폰의 보급이 빈곤극복의 경제적 순기능을 한다는 논의를 전해준다. 끝으로 모바일 통신이 장애인과 노약자의 삶의 질적 개선에 큰 도움을 준다는 자료를 제시한다.

저자의 글쓰기에 대해 몇 마디 해야겠다. 저자 김찬호가 서문에 밝히듯 이 책은 에세이적 글쓰기이지 결코 사회과학적 글쓰기가 아니다. 실망했는가? 그러나 책의 최대장점은 저자가 최대한 쉬운 말로 휴대전화의 사회문화현상을 풀어나가려 한다는 점이다. 대중 눈높이에 맞춘 글쓰기를 통해서 휴대폰의 문화적 의미를 설명하려고 한다. 저자의 평이한 표현 속에 학술적 이론의 그림자가 희미하게 비친다. 그러나 관련된 전문적인 이론을 결코 상술하지 않는다. 일례로 이론이 주는 딱딱함을 상쇄하기 위해 소설과 시 같은 문학이나 광고문구 그리고 대중가요에서 많은 예를 차용하고 있다. 이런 문학에서 가져온 예들은 부차적인 장식기능만 수행한다. 의미기능을 잃고 있다는 얘기다. 심한 경우, 어떤 예들은 자체가 해석이 필요한 이슈인데, 오히려 이런 미결된 사례를 임의적인 그리고 상식적인 해석기제로 남용한다. 저자는 자주 유선전화와 연관된 여러 노래가사를 빗대어 모바일통신을 해석하려 한다. 사실학계에선 휴대전화보다 유선전화에 대한 연구가 더 부족한 편이란 걸 잘 모르는 것 같다. 글에서 유선과 무선의 차이점을 일단 정리하고 논의를 전개해 나가는 것이 더 올바른 방향이 아닐까 싶다.

난 글을 접할 때 최대한 동정적인 이해의 관점에서 읽는다. 이런 태도가 저자에 대한 일종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도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 글을 읽으면 마치 이 분야의 참고문헌이 없어서, 기존의 선행연구가 없어서 불모지대인 듯한 착각이 든다. 서구이론의 수입상 노릇을 하고 싶지 않다는 저자의 태도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주의를 살펴보라. 순한국적인 것을 찾아볼 수 있는가. 어렵다. 혼종과 다문화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사물도 그러한데 지식이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더구나 휴대전화는 서구보다 아시아권에서 더욱 논의가 활발한 주제이고 국내연구도 10여년이란 세월을 거쳐 이미 상당한 성과물이 축척되었다. 그런데 저자는 용감하게도 이런 기존의 결실을 이용하지 않았다.

이론면에서 이 책은 낙제점이다. 비록 마샬 맥루한의 매체은유와 전화에 관한 두 인용문이 발췌되어 나오지만, 캐나다 토론토학파의 종사인 그의 통합적인 매체이론은 등장하지 않는다. 저자의 논의 중에서 비교적 이론적 정리가 된 작업은 엄지족이 문자메시지를 선호하는 이유이다. 저자는 경제성, 편리성, 보안성, 시각성, 창조성, 친밀성, 긴장감으로 이를 정리한다.

전문가의 눈으로 볼 때 이 책은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 그러나 교양문고로서 이 책이 갖고 있는 정보적 가치는 무시할 순 없다. 앞서도 제5장은 읽어볼 만하다고 말한 바 있다. 교양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교양의 진정한 의미는 이어령씨도 언급한 바 있는「DIKW모델」과 겹친다. 바로「주어진 데이터Data를 한 군데에 모아 정보Information를 얻고 그 정보에서 다시 지식Knowledge을 쌓아 삶의 지혜Wisdom로 업그레이드해 가는 과정」이자, 그걸 가능케 하는 능력을 아울러 말한다. 이 책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사가 발간하는 교양문고「아로리총서」의 기획서에 속한다. 2012년까지 총 100권의 문고본이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아로리란 「지식인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1449년에 완간된 《석보상절》에 처음 등장한 단어」라고 한다. 정말 고운 말이다. 앞으로 단순한 현상묘사가 아닌 양질의 문고본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z***a 2009.06.02.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휴대폰이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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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8년 전 쯤 신입사원들을 교육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 한 친구가 자기는 무조건 휴대폰을 만드는 부서에 지원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휴대폰이 인간 생활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기본 기능인 전화 기능 이외에도 시계, TV, 카메라 , MP3, 네비게이션, 인터넷, 게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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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8년 전 쯤 신입사원들을 교육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 한 친구가 자기는 무조건 휴대폰을 만드는 부서에 지원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휴대폰이 인간 생활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기본 기능인 전화 기능 이외에도 시계, TV, 카메라 , MP3, 네비게이션, 인터넷, 게임기의 기능까지 하고 있는 휴대폰을 보면 참 식견이 넓은 후배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일상 생활하면서 소유 여부를 가장 자주 확인하는 물품이 지갑에서 휴대폰으로 변한 것만 봐도 요즘같은 황금 만능시대에 돈을 넘어선 유일한 상품으로 생각되는 것은 과장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휴대폰을 기능별로 기술적으로 설명하면 이 책의 분량 만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은 그동안 개인적으로는 관심을 기울여왔던 분야이기도 한다. 반면에 이 책은 휴대폰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인간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 분석한 책이다. 휴대폰 자체의 특성에 관한 내용은 없고 휴대폰을 사용하는 인간, 사회, 문화에 관한 내용이므로 이 책의 제목이 왜 휴대폰"을" 말하다가 아닌지 또한 이해가 된다.   

 읽는 내내 작가의 세심한 통찰에 고개가 끄덕여지곤 했는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버스 등 공공 장소에서는 대화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보다 아주 작은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더 신경에 거슬린다는 머리글의 내용이었다. 인간은 단절이라는 느낌에 자극되기 때문에 한 쪽의 소리만 들리는 것은 단절된 한쪽 때문에 더 거부감이 든다는 것이다. 양쪽 귀 막고 자신만이 생각하는 엉뚱한 경제 살리기 방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정부를 보면서 왜 더욱 짜증이 났는지 느꼈고 자연스럽게 소통의 기술이라는 측면도 생각하게 된다.  
 
 문자 메세지에 관한 내용도 흥미롭다. 사람들은 처음에 휴대폰의 기능 중 문자 메세지 기능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유는 버튼을 누르는 복잡함과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었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1초에 3000건이 넘는 문자 메세지가 날아간다고 하니 놀랄만한 일이다. 이 책에선 문자 메세지가 널리 사용하게 된 7가지 이유를 담고 있는데 경제성, 편리성, 보안성, 창조성 등이다. 한편으로는 타당하면서도 다른 측면에선 오히려 단점으로 생각될 수 도 있다. 역시 인간의 감성과 문화를 예측한다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사업적으로도 글로벌 일류 업체가 판단하는 내용이 시대 흐름과 동떨어진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데 소니의 베타 방식의 비디오, 대형 TV 중에서 PDP 등일 것이다. 이런 장치들은 결국 VHS, LCD 에 패하게 되는데 가장 주요한 특성의 장점으로 낙관론이 우세했겠지만 패인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지 못한 데 있을 것이다. 물론 주변 환경이나 마케팅의 직접적인 원인도 있지만 PDP의 예를 든다면 동영상 특성은 우수하지만 휘도가 밝은 LCD가  매장에서의 선택 시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은 간과했었다. 베타 방식 비디오 또한 상대적으로 작은 비디오 Tape의 Size가 사람들에게 특성의 단점으로 오인되는 등 인간의 감성 공략에 실패한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역시 기본으로 돌아가 인간, 사회에 대한 고찰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낀다.
 
휴대폰이 말한다. 
직업적인 이유가 크겠지만 핑크빛 표지와 더불어 이 책의 제목이 강렬하게 느껴지고 휴대폰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 이제 인간의 삶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 고.

l*****n 2009.01.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