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만화 나온지도 참 오래됐다. 아주 옛날에 1권이 나오고 그 뒤로 한참의 공백이 있은 후에야 재연재가 시작됐는데, 어렸을 때의 나는 그들의 개폼이 마냥 멋있게만 느껴졌으나 지금은 그들의 치기를 어찌해야 좋을지 난감하기만 하다. 동성간의 사랑이 위험하고 힘든 것이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만화속의 제희와 다이를 보라. 그들은 정말 서로를 사랑하고 있기는 한 것일까? 이 만화의 중점을 이루고 있는 그들의 사랑이 나는 회의스럽기만 하다. 어쩌면 제희와 다이는 10대들이 흔히 꿈꾸는 환상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힘든 사랑을 하고 있다, 금지된 사랑을 하고 있다 라는 환상에 빠져서 개폼만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들은 제희의 어머니나 친구들과 같은 주변의 시선에 대해 어설프게 항변한다. '우리는 동성애자가 아니야. 그저 사랑하는 사람이 남자였을 뿐이야.' 그게 바로 동성애다. 동성애는 그것을 주제로 삼고 있는 이 만화에서도 여전히 꺼림직한 것으로 보여지며, 그 꺼림직한 것에서 벗어나 그들의 사랑을 정당화하고 미화하기 위해 그들이 사용하는 방법은 회피다. 남자가 아니라 너를 사랑하는 거라고. 하지만 그 '사랑하는 너'는 남자다. 이게 바로 제희와 다이가 졸라 폼 잡고 비극의 연인들을 찍다가도 자신들의 벽에 부딪혀 우왕좌왕하는 이유다. 온갖 잡스러운 철학을 끌어다 붙이고, 별별 사건들을 다 동원해서 그들의 폼잡기를 도와주고 그들의 사랑을 숭고한 것으로 만드는데 여념이 없는 스토리를 통해 작가가 말하려고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가 궁금할 밖에. |
| 단순히 하이틴 순정이라 일축시키기엔 이 만화는 굉장히 심오한 것 같다. 단순히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일 수도 있지만 일상적이지 못한 주인공들의 모습, 성격, 행동들에 있어서 '낯설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절로 동화되는 것은 나의 나약함일까? 하지만 원수연님의 그림에 있어서는 요즘의 만화들 처럼 올 스트레이트 생머리에 치렁치렁 피어싱, 눈크고 미소년 꽃돌이 와 같은 법칙이 적용되는 것도 아니고 풀하우스 처럼이나 고전적인 편안한 그림체라 생각된다. 원수연 님의 그림이 그렇듯 그리 가볍게 읽을 수 만은 없는책... 이렇게 9권이 나오기까지 꽤나 우여곡절도 있고 험난한 길을 걸은 작품이다. 그만큼 나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소중한 작품이고 또한 늦어지더라도 꼭 완결이 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
| 사실 내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요새 나오는 좀 인기있다 싶은 만화 중에 가장 소장가치가 높은 게 이 '렛다이' 라고 생각한다. 내용은 앞부분에서는 이문열님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을 연상시킬 만큼... 인물들의 행동이 다소 이해하기 힘들고 난해한 감이 있었지만, 점점 전개가 되어갈수록 갈피가 잡히는 것 같다. 우선 눈에 가장 먼저 띄는 게 그림체일 거다. 말할 필요가 없다. 그림 정말 예쁘고 멋있고 섬세하고 서정적이다. 아름답기까지 하다. 9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 만화 중 팬시상품으로 나와 가장 성공한 케이스가 오디션과 풀하우스·렛다이가 아닐까 싶다. 팬시상품으로도, 독자평가로도 성공한 오디션과 렛다이의 공통점을 꼽는다면 내용상의 깊이일 거다.(개인적으로 오디션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초기에 '렛다이' 두 주인공의 관계를 동성애니 뭐니 하는 말로 평가절하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도 있다. 국내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평가는 양대산맥을 이루어 극과 극을 달리는 관계로) 이 작품은 단순한 변태적 동성애를 다룬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단순한 동성애가 아니라 '인간애' 다. 흔해빠진 '그러한' 일본만화 (소위 말하는'야오이물') 와는 비교하지 마시라. 그런데 내용이 좀 심오하고 좀 철학적이기도 하다 보니 가끔가다가 좀 기분이 우울해질 때가 있다. 평가는 여러 가지로 내릴 수 있겠지만 직접 보시길 바란다. 책내용과 책상태와 소장가치는 각각 별 다섯개씩 주고 싶다. |
| 내가 알기로 렛 다이가 처음 나왔던 것은, 그 때가 언제인지 잘 짐작조차 가지 않을 정도로 꽤 오래되었다. 그때 당시 이 작품이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고 해서 출판을 하는데 꽤나 진통을 겪었다는 설이 있었는데. 글쎄, 정말 그게 맞다면 그저 씁쓸한 생각만 들 뿐이다. 원수연님의 만화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렛 다이 또한 가히 놓치기 싫은 그런 작품 중 하나인데, 특히나 이 만화는, 같은 십대로서 느끼는 정서적 공황이라던가 방황이 세심하게 묘사되어 있어서인지 공감대 형성이 아주 잘 된다. '우리에게 젊다는 것은 뾰족한 비· 우울한 태양· 무거운 바람' 이라는 이 책의 한 대목에서 알 수 있든. 우리내의 젊은 시절이란, 즐거움 보다는 끝을 알 수 없는 공허감과 현기증으로 가득차 있다. 그리고 다이와 제희의 녹아내릴듯한 사랑도 아마 그러 하리라. 작가 신경숙은 그의 장편소설 '깊은슬픔'에서 슬픔에는 더 큰 슬픔을 부어야, 그래야 흘러넘쳐 슬픔이 수그러 든다고 했다. 지금 말은 하고 있지 않지만 가슴 저 깊이, 쓸쓸하고 말로는 못내 표현하지 못할 감정에 슬픈 젊은이여. 이 책으로 그대의 슬픔에 더 가득한 슬픔을 부어. 슬픔을 흘러넘치게 하라. |
| 고딩때 모 만화잡지에서 연재 처음하던때부터 봐서 아직까지도 빠져있다. 한권분량의 책이 나오고 오랫동안 연재중단. 그후 2권이 나왔을때의 기쁨과 조금의 실망과 다시 기대. 몇권이였던가... 1권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만족해하며 보고있다가 어느순간 짜증이 났다. 너무 개그컷에 치우쳐있고, 단순한 말장난만 반복하고 대충 그린듯한 그림들이 중간에 많이 보여서 실망도 적잔히했었다. 그러나 8권부터 다시 정상괘도에 오르려고 하더니, 이번 9권은 어느권보다 성숙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완결까진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겠다. 중간에 또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책은 끝까지 수렁을 허우적대면서도 빠져나오길 바란다. 전혀 평범해 보이진 않는 만화지만, 사실은 의외로 평범한 만화일수도... 청소년 시절의 방황, 사랑, 존재가치의 상실, 세상에 대한 욕지기와 그러면서도 버릴 수 없는 현실들, 꿈에 대한 열망과 좌절등등이 곳곳에 묻어있다. 잿빛의 허무한 다이에게 무서워하면서도 빠져드는 재희는 얼마나 두려우면서 격렬한 감정에 두근거릴까. 나 역시 다이에게 빠져있다. 이 책은 가벼운 재미추구만을 위해서 만화를 읽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
| 성실하고 착실한 모범생같은 고등학생 재희. 성장과정에서의 상처로 비뚤리고 삐딱한 청소년기를 보내던 다이. 그들의 만남은 처음부터 결코 좋은 인연으로 시작하진 않았다. 하지만 다이는 재희에게 무섭도록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둘은 서로에게 이끌리지만 재희의 여자친구가 다이 일행에게 지울수없는 폭행을 당하며 둘은 재희는 큰 충격을 받는다. 시간이 지나 다시 재회후 계속된 인연의 끈 때문에 서로를 버릴수 없던 두소년은 점차 서로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며 성장기를 같이 하는데 사회의 시선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는 모르는 위태로운 십대라는 위험요소를 갖추고 아직 진행중이다. 원수연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세련된 그림과 진행으로 많은 만화팬들을 사로잡고 있는데 두소년이 사랑이란 감정에 눈뜨고 그리하여 점점 강해지는 성장과정을 세심하게 천천히 보여주고있다. 또한 마치 이상향이 근처에 있는듯 쉽게 진행되는 일본의 소년애적 만화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설정으로 훨씬 진지하고 현실적인 소년애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일단은 아름다운 그림이 시선을 확 사로잡는 만화인데 어떻게 그 두소년의 이야기가 전개될지 팬으로서 무척이나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있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