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뤼팽 시리즈는 국내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모두 20여권이 되는 뤼팽의 완역본을 한권, 두권 출시될 때마다 읽고있다. 그러나 이번에 샘터에서 나온(샘터에서 뤼팽을 출간했다는 것이 좀 놀라웠다) 뤼팽은 '뤼팽의 여인들'이라는 이름의 시리즈로, 뤼팽이 처음 사랑에 빠지고 또 다른 여자들을 사랑하고 마지막으로 또 다른 사랑을 찾게 되는 이야기로, 어찌보면 추리와 연애가 한데 얽혀있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뤼팽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아마도 등장인물의 그 입체적인 성격 때문인 것같다. 다른 추리소설이나 모험소설에서는 주인공들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뛰어난 지능과 신체적 능력을 발휘하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뤼팽의 경우는 등장인물의 개인사적 배경이나 심리적 변화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뤼팽을 읽는 재미는, 복잡하게 얽힌 사건을 풀어나가는 뛰어난 두뇌에 매료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역시 그의 남성다운 매력과 듬직한 성품에서 풍기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남성들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정말 '큰 그릇'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와 함께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을 때 뤼팽은 자신의 목숨을 구할 생각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다. 백작부인의 결투에서 처럼, 자신이 사랑한 연상의 백작부인 조세핀이 악녀, 도둑, 사기꾼인 것을 알지만 끝까지 그녀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한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선 가진 것을 모두 바칠 수 있는 남자다. 그는 여자를 사랑할 때 '큰 그릇'의 남자가 아니면 도저히 보여줄 수 없는 큰 사람의 면모를 보여준다. 흥미진진한 사건의 전개를 따라가고, 뤼팽의 뛰어난 지략에 감탄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그의 남성적인 매력에 사로잡혔다. 오늘날...뤼팽같은 남자를 만날 수 있다면, 여자들에게 그것은 큰 행운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