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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목을 다는 나는 20대의 자유업에 종사하는 여성이다. 이런 제목을 달았다고 오해는 하지 마시길. 난 이 책에 대한 가치를 폄하할 생각은 결코 없다. 나는 '신들의 사회'를 읽었을때 부터 젤라즈니를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이번에도 기대를 갖고 이 책을 사게 됐다. 확실히 젤라즈니의 소설은 남성적이면서 매우 화려하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인간본질에 대한 고뇌는 그의 소설이 왜 이토록 많은이들에게 인정받고 있는지를 잘 말해준다. 하지만 여자인 나로서는 그의 소설의 남성성때문에 읽으면서 불편함을 느꼈다는 건 부정할 수가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에 있는 단편들 중 읽으며 불편하지 않았던 것들은 여자가 나오지 않는 단편들이었다. 그 원인에는 번역자인 김상훈씨의 번역 탓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김상훈씨가 물론 일련의 과학소설의 번역자로서, 이 분야에 권위가 있으신 분이란 것은 잘 알고 있다.
다만 내가 문제삼고 싶은 건 '무조건 남자는 여자를 하대하고, 여자는 남자를 존대하는'말투이다. 특히나, '이 죽음의 산에서'에서 남주인공이 처음 마주친 여자에게 반말부터 해대는 장면을 보고는 솔직히 매우 기가 막혔다. 만약 그 마주친 상대가 여자가 아닌 남자였어도 과연 그렇게 번역되었을까? 남자는 무조건 여자에게 하대를 해야만 남성적인 것인가? 아마 이것은 김상훈씨가 (내 추측으로는)장년의 나이인 남성분이라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외화를 봐도 남성과 여성은 말투상에서 서로를 동등하게 대하는 것으로 번역되는 추세이다. 김상훈씨는 앞으로 이것하나만 조금더 배려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와같은 과학소설을 읽는 여성들을 위해서 말이다. [인상깊은구절] 이런 연유로, 이제 쟈리 다크는 보랏빛 하늘에서 지는 해를 매일 바라보며, 그 움직임을 지켜본다. 왜냐하면 이제 그는 더 이상 얼음과 바위 속에서 꿈이 없는 잠에 빠져 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동포들의 새로운 알료날을 두 눈으로 보는 것을 그만두고, 수명이 다하 ㄹ때까지 전체 <대기>기간의 한순간에 불과한 자신의 인생을 그냥 살아가기로 결정했던 것이다.대기> |
| 너도 나도 책 읽기를 권하는 사회로 변하고 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정서적으로도 지적으로도 혹은 입시용으로도 여러모로 좋다는 현실적인 잇점이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주로 현실적인 잇점을 찾아 독서를 하고 권하는 사랄믈은 책 읽는 자체에도 등급을 매기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인문서나 교양서등의 책 읽기는 교양 있는 독서형태이고 만화나 연애 소설등의 책 읽기는 권장할 만한 독서형태가 아니라고 심하면 독서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식의 인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좁은 독서에 대한 시각은 SF나 판타지 소설에까지도 확대된다. SF는 그저 단순한 오락거리용 책이 아닐 때가 많다. 오히려 SF는 두 세번은 읽어야 그 참 줄거리를 이해할 만큼 심오할 때가 많다. 물론 단순히 그 깊이의 깊고 얕음으로 독서의 질을 매길 수는 없다. 누가 뭐래도 책을 읽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게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만화이든 판타지이든 잡지이든 그것이 진짜 책 읽기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그런 맛을 아는 사람은 책 읽기에 등급을 매기지 않고 그것으로 교양의 유무를 결정짓지도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에 걸 맞는 책이다. 한 번 읽을 때와 다시 되새겨 읽을 때의 맛이 다르게 그 깊이가 있다. 12월의 열쇠를 비롯한 17편의 중단편을 모은 로저 젤라즈니의 작품집이다. 로저 젤라즈니는 시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답게 서정적인 문체를 구사한다. 필립 K.딕 등의 SF 작가들의 놀라우리만치 섬뜩하거나 뒤통수를 치는 이야깃거리를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그의 작품들은 어쩔 땐 SF라기 보다는 한편의 서정적인 단편을 읽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문장 하나 하나는 비유와 시적 묘사로 가득해서 단지 이야기의 처음과 끝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쉬운 독서로는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그의 작품은 또한 신화적인 요소가 많다. [화이올리를 사랑한 남자]에서는 죽을 수 없는 불사의 운명을 가진 남자와 죽을 운명을 가진 살아있는 사람만 볼 수 있는 여신 화이올리와의 불안하고도 슬픈 운명을 이야기한다. 아서왕과 성배 전설을 기본으로 한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는 그의 다른 장편 [빛과 어둠의 존재들]이나 [신들의 사회]처럼 신화와 전설을 SF속에 잘 버무리는 그의 장기가 잘 나타나 있다. SF룰 앍울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인간의 상상력이란 참 끝이 어디일까 하는 의문이다. 그리고 인간과 신과 자연의 서로 다른 시각들을 교묘히 섞어서 짐승의 눈으로 우리 자신을 보게 되고 신의 가슴으로 인간을 연민으로 바라보게도 된다. 오직 인간만이 절대 유일하고 특별한 종인 거도 아니고, 오직 인간만이 자연을 마음대로 지배할 권리를 가진 것도 아니라는 것을 지루하지 않게 기발한 이야기들로 알려준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나서 잠시나마 세상에 대한 내 편협한 시각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하게 되고 막혔던 상상력의 벽을 조금이나마 허물게 해 준다. 만원이 채 안되는 돈과 하루 이틀 정도의 시간이라는 비용으로 얻게 되는 행복과 교훈치고는 무척 인심이 후하지 않는가…난 이 수지 맞는 계산법을 계속 유지 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계산법은 내가 원하는 만큼의 행복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그래서… 오늘도 난 또 다른 행복을 찾기 위해 서점을 기웃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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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러즈니의 단편들은 각각 한 편의 시와 같다.
단편집의 첫 작품은 '12월의 열쇠' 이다. 신의 마음을 탐구하고자 한 이 단편은 가슴을 묘하게 후벼판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잉태되었지만, ... 우주 어느 곳에서도 살아가기 적합지 않은 '고양이 형태' 의 종족들의 이야기이다.
로저 젤러즈니는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거는 작가들 중 하나이다. 독자에게 말을 거는 작가하니 생각나는 작품이 아이작 아시모프의 '흑거미 클럽'이다. 작가는 글을 쓰고, 독자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혹은 판단은 독자에게 맏기겠다. 내지는,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는가? 따위의 질문들을 직접적으로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대답으로 소설속으로 더 더 깊이 몰입해간다.
이 단편집에 속한 작품 어느 것 하나 뺄 것 없이 다 아름답지만, 그 중에서도 신의 마음이 되어버린 고양이종족의 이야기 ' 12월의 열쇠', 거대한 어류와의 싸움, 이 백경을 떠올리게 하는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 야생차와 길들여진 첨단차의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이야기를 다룬 '악마차' 혹은 단편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전도서에 바친 장미' 등등등 어느것 하나 인상깊지 않은 것이 없다.
혹자는 ( 나도 동의하는 바이지만) 젤러즈니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특히 남자주인공) 들이 과한 카리스마와 마초적인 면, 신격화로 유형화되는 것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그리고 그런 주인공들에 어쩔수없이 반해버리고 말지만, 그와 어우러지는 차가웠다 뜨거웠다 하는 로저젤러즈니식의 사랑. 상상력이 무궁무진하게 뻗어나가는 배경. 주제의 압축, 신화의 은유. 건조했다 화려했다 극과 극을 자유롭게 오가는 그의 문체 등은 그의 소설들에 반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그 모든 면중에 나를 가장 끌어당기는 것은 작품 속의 '슬픔' 이다. 이 작품집에 속해 있는 열일곱편의 단편들은 하나같이 슬프다. |
| 이런 류의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슐라 르 귄을 이후로 관심이 부쩍 늘어서 찾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오호 아주 멋진 내용이 많았다. 어슐라 르귄도 물론 좋지만 개인적으로 로저씨가 더 마음에 든다. 뭐랄까 쿨하고 담담한 모습이 훌륭해 보인다고나 할까. 내가 제일 좋았던 건 이책의 원제인 단편. 등불이랑 입이랑 나오는 그 이야기가 좋았다. 미래나 혹은 다른 행성이나 다른 차원의 우주건 사람사는 모습이 다르지 않다는 가정은 언제봐도 재밌다. 정말 비슷할까? 또 하나는 우주여행자의 이야기. 정작 먹은 나이는 35이지만 냉동된 수면시간이 무려 몇백년이 넘어서 왠지 모르게 특별한 사람이 되어버린 사람. 대단히 기발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대개 오래산다면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간달프같은 모습을 생각했지 수면시간이 대부분인 사람을 생각해보진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이란 대단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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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편집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젤라즈니표 SF작품의 성찬’이다. 젤라즈니의 작품은 다른 작가의 작품과 어떻게 다를까? 그것은 이 작가가 모든 신화를 SF 작품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장편 <신들의 도시="">에서도 알 수 있었지만 모든 종교의 성서, 신화, 신들을 작품속에 녹여내고 있다. 이 작가의 이런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이 단편집에서는 많은 다른 작가들이 그렸던 것처럼 가장 기본적인 화두,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표현하고 있다. 아마 SF 작가들이 이 인간에 대해 서로 그려내는 것들만 따로 모아 단편집을 만들어도 재미있고 우수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집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만큼 이들처럼 인간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실제적으로 간단하고 접하기 쉽게 보여주는 이들도 없을 것이다. 이 단편집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눈다면 신화를 차용한 단편과 인간에 대한 고찰을 한 작품으로 나눌 수가 있다.
<12월의 열쇠>는 가장 기본적인 신이 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떻게 신은 만들어지는가, 신은 어떤 존재여야 하는 가 에 대한 원론적인 문제를 미래 변형된 종족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가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우주의 진화된 어떤 종족에게서 뿌려진 씨앗들의 후손은 아닐까 하는 공상...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이 말로 나타낼 수 있을 것 같다. 화성에 생명체가 산다. 그들에게도 문명과 문화가 있고 신전이 있다. 그런데 그들을 가르치려 들다니. 이것은 다른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는 것과 남성적 중심의 사고가 만들어낼 수 있는 기막힌 아이러니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지금 이런 일들을 행하며 자신만의 옳음에 도취되어 사명감에 불타는 이들에게 헛된 일이라 말하고 싶다.
<사랑은 허수="">는 한마디로 인간이기보다는 신이 되기를 원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인간에게는 사랑이 실수이지만 신에게 사랑은 허수다. 어렵다. 여기에서까지 실수와 허수에 대해 알아야 하다니. 하지만 허수가 어렵듯, 인간에게 사랑은 그보다 더 어렵고 사랑보다 더 어려운 것이 신에 대한 믿음과 신이 되려는 자의 몸부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실 뭔 말인지 나도 모르겠다.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를 보면서 아더왕의 전설과 성배라는 소재가 끝없이 등장함에 감탄하는 한편 언제 이들이 이런 꿈에서 헤어날지가 궁금해졌다. 정복과 증거에 집착하는 이들에게 믿음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인지... 신화가 그렇다지만 요즘의 팩션과 맞물려 이미 나온 작품이지만 이 작품처럼 ‘이제 그만’을 외치고 싶다. 하지만 반면 이렇게 다양하게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여러 작품을 만들어내어 사라지지 않게 하는 그들의 힘과 창조정신은 배우고 싶다.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는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의 무모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품이다. 더 큰 것, 더 대단한 것, 더 위대한 것, 더, 더, 더, 외치고 있는 지금 우리의 미래는 정말 아무 생각 없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뇌의 크기가 진짜 그리 중요한 것도, 고등생물이라는 것의 증명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라는 거 이미 우린 알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면에서 이 단편집에서 단연 으뜸인 작품으로 꼽고 싶다.
<이 죽음의="" 산에서="">는 젤라즈니의 또 다른 한 가지 문제인 남성지향적인 문제점을 잘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산이 있어 오른다. 산을 타는 사람들은 누구나 말한다. 그것은 다시 말하면 정복욕이고 그것은 남성의 상징이다. 그리고 그 끝에 등장하는 여인은 아직도 남성들이 버리지 못하고 있는 기사도 정신을 느끼게 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 산은 그렇게 어렵게 목숨 걸고 오를 필요가 없는 산이라는 점이다. 아직까지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남성들은 그 부분에서 웃지 못했을까? 나는 그 부분에서 너무 웃었다. 이제 제발 그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갑옷을 좀 벗어버리기를 남성 여러분께 호소하는 호소문같이 느껴졌다. 뭐, 작가의 의도가 어떠했든지 간에...
<완만한 대왕들="">은 정말 재미있는 작품으로 이 단편집에서 최고의 유머를 뽐내는 작품이다. 우와! 젤라즈니가 이런 작품을?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기가 막히게 재미있는 작품이다. 대왕들, 너무 웃겼다. 뭐, 웃을 상황은 아니지만 인간이란 어차피 웃기는 존재 아니던가 싶다.
<폭풍의 이="" 순간="">은 서글픈 작품이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인간이 왜 우주로 나아가야 하는가. 인간이 오래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한한 것들과 무한한 것들을 통해 미래 인간이 지향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우주전쟁>에서의 시간 점프라던가, 다른 작품에서 등장하는 냉동 수면 같은 것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잃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 불멸, 불사가 진짜 우리가 원하는 삶을 주는 지는 미지수이지만 인간이 그것을 지향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니 이런 작품을 통해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인간에 대해 정의한 것이 참 마음에 들었다.
<화이올리를 사랑한="" 남자="">는 죽음과 불사에 대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신화적이기도 하고 인간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게는 인간적 몸부림이 더 크게 느껴졌다. <이 죽음의="" 산에서="">와 마지막이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프로스트와 베타="">는 기계가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인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인간이 되기로 한 기계 프로스트의 마지막은 감동적이기까지 하지만 인간이 이런 대접을 받을 만한 존재인지는 의문이고 거부감이 든다. 작가가 무엇이든 인간의 신격화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 아니었다. 단편이라지만 작품들마다 분량도 서로 다르고 각기 다른 모습에 적응하기도 벅찼다. 이렇게 다양하면서도 일관되게 글을 쓰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정말 장르 소설이라는 분류 없이 그냥 문학 작품, 소설로 읽어도 이보다 좋은 작품을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나를 혹사시킨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인상깊은구절] 65 p 「이키가 뭘 하고 있다고 생각해?」 「해저 침대에서 이키 마누라하고 쿨쿨 자고 있겠지. 조금이라도 그럴 만한 두뇌가 있다면 말이야.」 「그런 건 없어. ANR이 해변으로 밀려온 뼈를 가지고 추정해 낸 골격 모형을 보았는데 ㅡ」 「두뇌가 없기로는 우리 모두 피차일반 아닌가?」 248p 「알았어. 난 허세를 부렸어. 하지만 자네에겐 동정심이라는것이 없나? 나는 조그만 자갈돌이었을 때부터 몇 세기 동안이나 이고에서 지내 왔어. 우리 조상들이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말이야. 나는 정말 주의 깊게 내 원자를 수집해 왔고, 이 근처에서는 가장 훌륭한 분자 구조를 구축해 왔단 말일세. 그런 나를, 디블할 시기가 오기 전에 떼어 놓으려 하다니 ㅡ 이건 정말 비암석적인 행위야.」 262 p 「인간이란 그가 그때까지 한 모든 일, 하고 싶거나 하고 싶지 않은 일들,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안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들, 이 모든 것의 총합이다.」프로스트와>이>화이올리를>우주전쟁>폭풍의>완만한>이>그>캐멀롯의>사랑은>전도서에>신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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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었다. 단편집 모음이라 짧게짧게 읽으면서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한편한편 짜릿한 쾌감을 맛볼수 있었다. 어찌 이리도 문장이 수려할수 있을지, 다양하고 수준있는 어휘들을 적절하게 구사하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젤라즈니만에 카리스마, 대단하다. 특히 프로스트와 배타를 읽을때는 흠집없는 완벽한 결정체를 보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그외 다른 글들에서도 나름대로의 독특함이 있었고 평범한 판타지물에서는 접할수 없는 고도의 짜임새를 맛볼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에 죽음은 안타깝지만, 그는 애독자들에게 신화적인 존재로 남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그들은 그를 프로스트라고 불렀다. 그들은 그녀를 베타라고 불렀다. |
| 젤라즈니의 단편집이다. [신들의 사회]로 이미 유명해질도 유명해진 젤라즈니를 나는 앰버시리즈로 알았다.(여전히 신들의 사회를 읽지 못했다. ;;) 그 유장하고 수려한 문장과 주인공의 강렬한 인상, 강한 신화적 상징성 등으로 단번에 그를 좋아하게되버렸다. 가장 인상에 남았던것은 역시 표제작인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였다. 마지막 반전부분, 그리고 그 나무나도 강렬한 이미지의 화성문명과 종교, 마지막 반전 등. 그리고 본래 표제작이었던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은 좀 실망했다. 마음에 든 것들은 ㅇ 12월의 열쇠 - 음..창세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뒤집어서 생각해볼수있을듯. 그리고 새로운 고향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그 긴 시간 - 아직 인간이 개인적으로 겪어보진 못한 - 에 대한 체험 등이 즐거웠다. ㅇ 악마차 - 음하하 그냥 보라! 재밌다! 윌리엄 깁슨의 Dog Fight랑 비슷한 느낌.. ㅇ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 마지막 반전도 멋있었고 마치 빛바랜 귀족집을 안내받는 느낌이라니.. ㅇ 이 죽음의 산에서 - 마지막 반전부분이 약간은 실망적이기도 하면서도 웃기기도하고..신비로운 느낌과 음..젤라즈니적이다!! ㅇ 폭풍의 이순간 - 내이름은 콘라드같은 느낌을 준다. 영원한 생명..그리고 영웅.. ㅇ 성스러운 광기 - 미안하다는 말을 할수있을때 하자. ㅇ 사랑은 허수 - 앰버연대기를 보는 듯한 이 느낌! ㅇ 화이올리를 사랑한 남자 - 역시 젤라즈니적이다.. ㅇ 프로스트와 베타 - 내이름은 콘라도에 수록된적 있는 단편. 아주 마음에 드는 단편이다. 폐허가 주는 느낌과 먼 과거의 기억을 찾아가고 재생하는 과정. 처음 봤을땐 흔한 sf단편이란 느낌이었지만 다시보니 참 마음에 든다. ㅇ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 - 아더왕 이야기라 무조건 한표! 음..거의 다잖아. 마음에 안든 것은. ㅇ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 - 음..노인과 바다의 재탕일까. 주인공이 젤라즈니적이라는것 외에는 그다지.. ㅇ 완만한 대왕들 - 약간 아이디어 위주의 SF에 그친 느낌이다. 나머지는 그런대로 만족이었다. 젤라즈니의 다른 작품들도 빨리 번역되어 나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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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즈니의 이야기를 처음 만난 것은 대학교 2학년 무렵, 그 당시 나름 힘들고 어려울 때였다. 학교 생활도서관에서 그저 작가의 이름자 줏어들은 인연으로 집어든 로저 젤라즈니의 '앰버 연대기'. 그 1권 '앰버의 아홉 왕자'는 오래 전부터 한국의 토속 판타지(속칭 양판소)에 학을 뗀, 주제에 눈만 높아서 명작이 아니면 읽으려들지 않는 나쁜 버릇의 시험을 쉽게 이겨냈다. 기억을 상실했던 한 남자가 침대 위에서 일어나면서 자신을 둘러싼 음모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구성이 건조한 문체와 어우러져 이야기 속으로의 몰입을 북돋웠다. 특히,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지나치는 환경이 조금씩 왜곡되면서 진정한 세계 '앰버'로 들어가는 장면은 1권의 백미일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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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이글루 블로그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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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 작가의 명성에 기죽은 채로 읽기 시작한 책이기에 작가의 생동감넘치고 재기발랄한, 그러면서도 진지한 문제의식까지 겸비한 작품에 주눅들어하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어느새 그 재미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게다가 김상훈이라는 대단한 역자의 노력으로 이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아직은 판타지 소설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긴 하지만 이 책의 중단편은 SF로 삼을 수 있는 소재와 주제의 무궁무진함을, 그 참신함을 가르쳐 주는 교과서같다. 특히,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짊어지는 우수를 그린 <폭풍의 이순간="">과 진실된 인간성이란 끝없는 자유에의 의지가 아닌가싶은 <악마차>, 성배 전설에서 모티브를 따온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 쟈리가 흘린 얼음장같은 눈물이 슬픈 <12월의 열쇠>, 사랑으로 아파하다가 기어이 울고싶어지는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젤라즈니의 장편 <신들의 사회="">나 로버트 홀드스톡의 장편 <미사고의 숲="">를 읽기 전에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들 두 책도 같은 역자가 옮긴 것이라 믿음이 간다. [인상깊은구절] 이렇게 해서 나는 인간이 이성적 동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인간이 웃는 존재이며, 인간은 짐승과 천사의 중간에 있는 존재이고, 인간이란 자신의 행동의 부조리함을 자각하면서도 그런 행동을 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존재이고, 인간은 문화를 전달하는 동물이며, 인간은 동경하고, 긍정하고, 사랑하는 정신이며, 도구 사용자이며, 망자를 매장하는 존재이며, 갖가지 종교를 발명하는 생물이며, 자기 자신을 정의하려고 시도하는 존재인 것이다.미사고의>신들의>전도서에>캐멀롯의>악마차>폭풍의> |
| 예전에 SF라는 단어를 들으면 황당함, 말도 안됨, 우주선이 나옴 등등의 구절과 등가를 이루곤 했었다. 왜 이런 편견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SF를 책 취급도 하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단 한 편도 읽지 않은 자의 오만함으로 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SF에 무릎을 꿇었다. 한동안 책을 읽으면서 아~ 하는 느낌이 없었는데 SF 걸작선 등을 모아 놓은 책을 읽은 어느 날, 나는 여기에 빠져 있는 나 자신을 만났다. 물론 과학적으로 아는 바 없음을 자랑하는 나로서는, 과학적으로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정체성이 목에 걸리는 일군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다음부터는 눈에 불을 켜고 SF가 붙은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만난 책 중의 하나가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다. 처음엔 제목만 보고 종교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서도. 내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았지만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의 기조에는 휴머니즘의 냄새가 난다. 인간 정신의 숭고함같은, 그래서 디스토피아의 냄새가 어느 정도 지워지면서 그 자리에 희망을 올려 놓는.전도서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