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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의 미켈란젤로와 죽음, 그리고 사후의 이야기까지
"노년기의 미켈란젤로와 죽음, 그리고 사후의 이야기까지" 내용보기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2 / 조반니 파피니/ 정진국/ 글항아리/2008이미 환갑에 이른 이의 이야기가 한 권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은 나이가 들 수록 점점 더 명망이 높아지고, 실제 이 조각가이자 화가였으며 시인이자 건축가였던 사람이 아흔이 넘게 살았기 때문이라는. 어릴 때 부터 병약했고 환란의 이탈리아 반도에서 여러 번 망명과 도피를 했으며 병으로 생사가 오락가락 한 적도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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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2 / 조반니 파피니/ 정진국/ 글항아리/2008
이미 환갑에 이른 이의 이야기가 한 권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은 나이가 들 수록 점점 더 명망이 높아지고, 실제 이 조각가이자 화가였으며 시인이자 건축가였던 사람이 아흔이 넘게 살았기 때문이라는. 어릴 때 부터 병약했고 환란의 이탈리아 반도에서 여러 번 망명과 도피를 했으며 병으로 생사가 오락가락 한 적도 여러 번이었지만 명의인 친구를 둔 덕분인지 오래도록 살아남아 마지막에는 로마에 정착했고 유언에 따라 피렌체로 시신이 돌아와 산타 크로체 성당에 안치되어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 있게 됩니다. 공화정을 사랑한 사람으로서 고향 피렌체의 군주가 된 독재자? 코시모 공작의 부름에도 듣지 않았으나 결국 시신으로 돌아왔고 코시모 공작은 장례를 위한 만반의 준비는 해 주었지만 장례식 자체에는 참가하지 않음으로서 소심한 복수?를 했다는 재밌는 일화. 
앞의 책과 마찬가지로 예순이 넘어서도 어찌나 할 일이 많고 신경써야 할 일도 많고 주변 사람들과 교류한 것도 많은지. 친했다가 소원해지거나 아니면 아예 척을 진 적도 있고 또 반대로 좋지 않게 시작했지만 점점 좋아진 관계도 있고 참으로 다사다난했다는. 요즘같은 SNS 시대에도 힘들 만큼의 교류가 아닐까. 거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 하인들과의 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참으로 쉽지 않은 게 갑을관계가 싶더라는. 
이 책을 통해서 확실히 하나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내가 어릴 적 위인전에서 읽었던 고독하고 외로운 미켈란젤로의 모습은 반쯤만 맞는 이야기라는 것. 그는 괴팍하고 고집스럽고 엄격한 면모가 있었고 실제 외모도 호감가는 형은 아니라서 미켈란젤로 스스로도 자신의 모습에 무서운 구석이 있다고 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정말 많은 이들의 그의 주변에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그의 곁을 지낸 우르비노 같은 하인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 헌신적으로 대한 거장의 모습은 감동적이었고 또 어느 제자의 경우는 제자의 사후 가족까지 돌봐주기도 했다. 그의 제자 중에는 자신에게 남겨질 오명을 불사하고 최후의 심판이 외설스럽다는 이유로 사라질 위기에서 구한 볼테라 같은 이도 있었으며 그에게 배운 자산을 평생 잘 살려서 이후에도 예술가로 활약한 이들도 많았습니다. 시를 좋아해서 이를 글로 남겼고 많은 이들과 서신을 주고 받았으며 숱한 문인들과 예술가들과 교류를 했으며 비록 재주가 출중하지 않다 해도 성실하고 진심인 이들에게는 그 역시 다정하게 대했다는. 물론 그만큼 성공하려다 실패하고 쓸쓸하게 사라져버린 가엾은 이도 있었고(1권에 등장) 그와의 친분을 과장하여 이득을 보려한 이도 있었고(이 정도는 봐줄만 하다) 자신의 의도대로 되지 않자 중상을 일삼는 이도 있었지만(이를테면 난니 디 바초 비지오 같은) 거장에게 이런 인물들이 생기는 거야 당연하지 않을까. 하지만 쳔재적인 재능과 스스로에 엄격했던 절제로 일생 예술에 헌신했던 미켈란젤로는 고독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었을 듯. 스스로 완벽주의자였고 내성적이었던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고 그로인해서인가 자신이 찬양했던 미인들과의 결혼은 꿈꾸지 않았던 듯.  
이 책에서는 이전에 그에 대한 전기를 남긴 조르조 바사리와 아스카니오 콘디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의 측근이자 문인이었던 콘비디는 사실상 마켈란젤로가 자신이 전기를 쓰는 것을 일임했다 할 수 있는 사람이었던 만큼 좋게 평가하고 있는 것에 반해 동시대 예술가였던 바사리에 대한 평가는 박한 편입니다. 그리고 그럴 만한 나름의 합당한 이유도 잘 전하고 있습니다. 또 재밌었던 것은 프레드 베랑스의 라파엘로 전기에서는 천사처럼 나오는 우르비노 공작 귀도발도가 살짝 나쁘게 언급되는 것( 그런데 이 귀도발도가 그 귀도발도가 맞는감? ^^).
인상적이었던 것을 하나 더 꼽자면 바로 뒤러에 대한 이야기. 이들은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만난 적은 없고, 다만 뒤러의 인체소묘에 대한 책이 라틴어로 번역되어 이탈리아에 들어왔는데, 라틴어를 읽지 못했던 미켈란젤로는 아마 그림만 봤을 듯. 그런데 살아있는 동작이 없이 딱딱한 해부도처럼 보여서 별로 탐탁지 않게 여겼다나. 실제 뒤러의 그림을 봤다면 어땠을까. 그는 정물, 동식물, 풍경화도 잘 그렸고 멋진 자화상도 여럿 남겼으며, 섬세한 작품들로 유명한 판화가였다. 목욕하는 남자들과 여자들 같은 작품을 보면 인간의 여러 동세에 대해서 잘 표현하고 있으니 아마 훨씬 좋은 평가를 하지 않았을까. 
평생 조각을 사랑했고 조각이 예술 중의 최고라고 여겼던 미켈란젤로. 그래서인가 회화에도 인간만이 등장하고 자연이나 동식물은 거의 없는 편. 그가 그토록 완성하고자 애썼던 율리우스 2세의 영묘 조각은 여러 세력들의 알력으로 자꾸만 미뤄지고 축소되었으며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조각에서 떠나 회화와 건축 쪽의 일들을 많이 하게 만들었습니다. 저자의 말 처럼 율리우스 2세의 영묘 조각을 그가 다 완성했다면 얼마나 찬란했을까 싶기도 하고, 만약 그랬다면 그 아름다운 회화들은 못 보았겠지 하는 생각이 드니 또 아쉽기도 합니다. 신은 우리에게 두 명의 미켈란젤로를 주진 않았으니. 
너무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다 싣는다 싶기도 하지만 또 그 행간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기도. 미켈란젤로 덕후들이나 그 당시 복잡한 정세 속 한 인물의 다사다난한 이야기를 알고 싶은 이들(저는 여기에 속함)이라면 권할 만한 책이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굳이.. 싶기도. 한 사람의 진면목을 제대로 안 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니 말이지요.  
이달의 사락 r*******n 2024.10.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