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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증오의 추악함을 보여준 소설, 에드거상 수상작 《밑바닥》
"인종 증오의 추악함을 보여준 소설, 에드거상 수상작 《밑바닥》" 내용보기
1930년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당시 백인과 흑인 간의 인종차별 문제와 연쇄살인을 다룬 서스펜스 소설 <밑바닥>.여든이 넘은 해리가 요양원에서 칠십 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여동생 톰과 숲에 갔다가 발견한 시체. 가시철사에 감겨 참혹하게 살해당한 흑인 여자였습니다. "뭐 깜둥이 계집 하나 줄었다 한들 세상에 손해될 일 없겠지."하며 당시 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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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당시 백인과 흑인 간의 인종차별 문제와 연쇄살인을 다룬 서스펜스 소설 <밑바닥>.

여든이 넘은 해리가 요양원에서 칠십 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여동생 톰과 숲에 갔다가 발견한 시체. 가시철사에 감겨 참혹하게 살해당한 흑인 여자였습니다. "뭐 깜둥이 계집 하나 줄었다 한들 세상에 손해될 일 없겠지."하며 당시 흑인 살인 사건은 거들떠도 안 보는 시기여서 지역 경관 일을 하던 아버지만 관심을 가지죠. 

 

 

해리네는 백인이지만, 흑인에 대한 당시 일반적인 편견에서 벗어난 집안이었어요. 개인적인 신념이 있었고 인종 문제에서 흑인을 걱정하는 집이었습니다.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해리 아버지에게 마을 사람들은 못마땅한 시선을 보냅니다.

링컨이 흑인들을 해방시킨 지 한참 되었지만 당시 흑인들의 삶은 남북전쟁 이전과 별다르지 않은 시기. 흑인과 백인이 악수하는 것조차 드문 일이었고, 낮에는 평범한 이웃들이 밤에는 하얀 두건을 쓴 KKK단이 되어 마음에 안 드는 흑인을 무차별 살해하는 것이 일상인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시절에 흑인을 감싸는 백인 역시 표적이 될 수 밖에요.

 

 

이 사건과 비슷한 살인 사건이 이전부터 있어왔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연쇄살인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백인 피해자가 나오며 사건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피해자의 지갑을 주웠다가 용의자가 되어버린 흑인 남자. 기력이 쇠한 노인에 불과했지만, 흑인이라는 것 때문에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단죄합니다. 흑인의 목숨을 거둬버리는 것을 사냥하듯 쉽게 생각하는 마을 사람들에 의해 흑인 노인은 결국 목숨을 잃게 되지만, 그럼에도 연쇄살인은 이어집니다.

마을 사람들의 추악한 행동을 몸소 겪은 아버지는 폐인처럼 살기도 했지만, 자신의 신념을 다시 한번 믿어봅니다. 그래도 사건 해결의 진척은 없었어요. 그러다 해리의 여동생 톰이 납치되면서 급 긴박하게 진행되네요. 소설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범인의 행방이 오리무중이어서 결말이 무척 궁금했는데, 후반부 몇 페이지가 아주 제대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네요.

 

 

소설 <밑바닥>은 백인과 흑인 이분법적 사고방식, 백인과 흑인 간의 아이가 겪는 정체성 혼란 등 인종 문제의 뿌리 깊은 갈등을 보여줍니다. 주변에 무조건적으로 동조하는 사람, 믿고 싶어 한 대로 믿어버리는 사람 등 다양한 인간 유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인종 문제가 불쑥 튀어나옵니다.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서는 차별을 안고 사는 인간. 우리가 동남아시아인을 바라보는 태도에서도, 남녀 문제에서도. 묻지마 살인과 KKK단의 그 시절 행동이 다른 건 없어 보입니다. 아닌 척 숨겨도 혹은 인지하지도 못한 채 불쑥 솟아오르는 무시, 증오, 분노.  

그 증오와 분노의 깊은 뿌리 그 어딘가쯤을 그린 소설 <밑바닥>. 흑인과 백인은 근본부터 다르다는 인식에 흑인에게는 법을 적용할 필요조차 없던 시절. 피부색은 선악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신념 따위 펼치기 힘든 사회를 겪으며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알게 된 해리의 감정선이 돋보였습니다. <밑바닥>은 그런 시절을 감당해낸 해리의 성장기이기도 합니다.

"나는 알던 사람들이, 혹은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고 삶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 책 속에서

 

 

l****5 2016.09.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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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미국 현대사를 연쇄살인과 연결했다.
"불편한 미국 현대사를 연쇄살인과 연결했다." 내용보기
2000년 에드거 최고 장편소설상 수상작이다. 수상 이력을 생각하면 상당히 늦게 출간되었다. 장르소설 애호가의 한 명으로 이렇게 출간된 것만으로도 반갑다. 사실 이 작품은 한국의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내용이 아니다. 연쇄살인범이 등장하지만 이 살인범을 잡으려는 의지나 과학 수사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책 속에도 나오지만 합리적인 추론에 의해 범인을 잡는 명탐정도 없다. 어떻
"불편한 미국 현대사를 연쇄살인과 연결했다." 내용보기

2000년 에드거 최고 장편소설상 수상작이다. 수상 이력을 생각하면 상당히 늦게 출간되었다. 장르소설 애호가의 한 명으로 이렇게 출간된 것만으로도 반갑다. 사실 이 작품은 한국의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내용이 아니다. 연쇄살인범이 등장하지만 이 살인범을 잡으려는 의지나 과학 수사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책 속에도 나오지만 합리적인 추론에 의해 범인을 잡는 명탐정도 없다. 어떻게 보면 13세 소년의 성장소설이자 1930년대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을 다룬 소설이다. 억지스럽게 긴장감을 고조시키지도 않고, 불필요한 설명도 없다. 하지만 역사의 한 장면으로 독자를 끌고 가 현대사의 비극과 아픔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대공항기 텍사스 동부 지역의 13살 소년 해리가 주인공이다. 이야기는 노년의 해리가 과거의 한 연쇄살인 사건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풀어간다. 해리는 여동생 톰과 함께 허리를 다친 개 토비를 죽이러 갔다가 강에 놓여 있는 시체를 발견한다. 아이는 이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린다. 아버지는 마을의 보안관이자 이발사다. 다음날 흑인 여성 시체를 치운다. 그리고 이 시체를 흑인들의 마을로 데리고 가서 흑인 의사에게 해부시킨다. 이유는 간단하다. 백인 의사가 흑인 시체를 다루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인종차별주의가 너무나도 당연했던 1930년대 남부로 데리고 간다.

 

이 훼손된 시체는 이후에도 발견되었지만 이전에 발견된 흑인 여성의 시체가 또 있었다. 언론은 이 사실을 정면에서 다루지 않는다. 그녀들이 흑인 매춘부였기 때문이다. 만약 백인이었다면 흑인 중 누군가가 범인으로 지목되어 거세되고 살해당했을 것이다. 실제로 이 소설 속에서 한 흑인이 아주 사소한 이유로 범인으로 지목되고, 보안관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목 매달려 죽는다. 백인들이 흑인을 몇 명이나 죽여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시절이었다. 남북 전쟁 이후 흑인들이 해방되었지만 현실 속에서 그들은 여전히 백인을 나리라고 부르면서 자신을 낮춘다. 인종차별주의자들은 흑인 매춘부의 죽음을 흑인들의 타고난 천성인 것처럼 매도하고 무시한다. 남자들의 아내에 대한 폭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불편한 사실들은 언제나 마주할 때면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흑인들과 백인들이 사는 곳이 나누어져 있다. 백인이 흑인을 강간하는 것이 큰 죄가 되지 않지만 흑인이 백인 여성을 만나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해리에게는 다행히 이성적 판단을 하는 부모님이 있었다. 인종이 아닌 개인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이 시절 남부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개인과 민족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일들이 몇 번 있었다. 우리의 교육이 그런 식으로 흘러간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불합리하고 비정상적인 상황들이 이 시절에는 그렇게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현실에서 배심원으로 유죄와 무죄를 나누기에 백인들이 손해보는 일은 거의 없다. 존 그리샴이 <타임 투 킬>에서 다룬 것은 아주 먼 훗날이자 흑인의 인권이 아주 많이 신장된 후다.

 

긴박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와 연쇄살인범과의 밀고 당기는 대결이 이 소설에는 없다. 연쇄살인이 바탕에 깔려 있지만 남부의 현실을 살인 사건 속에서 하나씩 보여주면서 천천히 진행된다. 그렇다고 지루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현실이 강한 흡입력을 발휘해 어떤 마무리로 이어질까 하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읽으면서 혹시 이놈이 범인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그가 맞았다. 하지만 작가가 말한 것처럼 합리적인 추론에 의한 결과가 아니다. 한정된 공간과 등장인물 속에서 직관적으로 유추한 것이다. 물론 이런 종류의 소설을 많이 읽다가 얻어걸린 것이다. 현실에서 이런 식으로 수사를 하면 당연히 수많은 문제를 만들 것이다.

 

이 소설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에필로그를 꼽고 싶다. 연쇄살인범의 정체가 그 이전에 알려지고, 인종차별로 가득한 남부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 이야기도 좋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짧지만 강한 인상을 준 한 부분을 꼽으라면 이 에필로그다. 연쇄살인을 해결한 이후 현실의 삶을 요약해서 들려주는데 냉정하고 비정하다. 동화처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미담은 없다. 어쩌면 이 소설이 다루고 있는 주제를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보여주는지도 모르겠다. 지나간 역사라고 하지만 아직도 은연중에 미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인종차별을 생각하면 답답하고 섬뜩하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f***2 2017.01.3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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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그리고, 모든 것이 달라진다.
"《밑바닥》 그리고, 모든 것이 달라진다." 내용보기
어린 소년, 소녀가 주인공인 작품은 많이 있어 왔다. 그런 작품들은 일종의 성장 소설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그들의 눈에 비친 세상을 읽어내기에 감정 이입도 그만큼 쉽고, 순수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적나라하게 어른 들의 세계를 비춰주는 거울처럼 읽힌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의미에서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든, 모두 이따금씩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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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년, 소녀가 주인공인 작품은 많이 있어 왔다. 그런 작품들은 일종의 성장 소설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그들의 눈에 비친 세상을 읽어내기에 감정 이입도 그만큼 쉽고, 순수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적나라하게 어른 들의 세계를 비춰주는 거울처럼 읽힌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의미에서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든, 모두 이따금씩 뒤로 후퇴한다는 얘기도 하던? 뭔가 물건이 없어졌는데, 백인과 흑인이 근처에 있었다면, 대부분은 흑인이 그랬다고 생각하리라는 말도 하던? 흑인을 무능력자로 여긴다고? 우리 중 누구도 그렇게 선량하진 않단다, 해리. 다들 아직 많이 배워야 해."

"하지만 흑인이 훔친 것일 수도 있잖아요, 안 그래요?"

"물론 그랬을 수도 있지. 하지만 그저 그 사람이 흑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그렇게 짐작해선 안 된다는 얘기야. 무슨 말인지 알지, 해리?"

대공황이 이어지던 시절, 13세 해리는 돼지, , 채소를 키우며 사는 평범한 가정의 소년이었다. 해리의 아버지는 농사를 지었으며, 이발소도 운영하고 있었고, 치안 판사도 맡았다가 현재는 지역 경관으로 일하고 있었다. 비가 새는 지붕에, 무너질 듯한 헛간, 전기는 없었고, 석유 램프를 썼으며, 우물에서 물을 길었고, 사냥과 낚시를 해서 식료품을 보충하는 삶이었다. 이웃들은 따뜻하고 친근했으며 사슴과 다람쥐, 토끼 등이 숲을 돌아다니고, 염소 인간이 동물과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소문이 있었던, 그런 시골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해리와 여동생 톰은 숲에서 길을 벗어나게 되었고, 강의 저지대를 헤매던 중에 잔혹하게 훼손된 흑인 여자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 것이 달라진다.

그 순간 내 안에서 뭔가가 변화했다. 사람이 진짜로 죽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죽을 수 있다. 나도 죽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 가슴 속 무언가가 텅 비는 듯하더니 꿈틀하곤 완전히 편하진 않을지언정 그럭저럭 가라앉았다.

해리는 아버지와 의사가 시체를 조사하는 장면을 몰래 숨어서 지켜본다. 자신이 발견했을 당시에 그것은 3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주 끔찍했던 기억만 남아 있는데, 이제 보니 생각보다 작았으며, 그것이 사람처럼 보였던 것이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던 그 여자는 아마도 누군가에 의해 나쁜 짓을 당하고 살해당한 걸로 보였다. 하지만 해리의 아버지를 제외하고는 마을 사람들 누구도 그녀가 어떻게 죽었는지,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그녀가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말이다.

사람들은 흑인과 백인은 당연히 따로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성경에도 그렇게 나온다고, 흑인과 백인은 전혀 다른 종류의 인간이라고 여긴다. 그러니 당연히 백인이 이런 짓을 저질렀을 리가 없으며, 아마도 아무 짓이나 마구 저지르고 다니는 흑인이 그랬지 않겠냐고 생각한다. 게다가 흑인 마을 사람들 역시 이 사건을 파헤치길 원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흑인이 범인이라고 단정 짓는다며, 백인들이 흑인들 모두에게 무슨 행동을 할 지 알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리의 아버지는 혼자 꿋꿋하게 수사에 몰두한다. 왜냐하면 그는 백인과 흑인 중에 어느 쪽이 더 뛰어나고 나쁘고 그런 건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저 무슨 인종이든 남녀가 있고, 어떤 사람들은 좀더 나쁘고, 어떤 사람들은 나을 뿐이지 피부색은 선악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근심이라곤 없는 행복한 아이였다. 그때가 대공황인 줄도 몰랐고, 이발소에서 읽는 잡지 밖의 세상에 살인자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으며, 내가 읽은 잡지 속 살인자들은 그런 종류의 짓을 저지르지 않았다. 그리고 아버지는 잠시 엇나갔을지언정 신실하고 선량한 사람이었지만, 닥 새비지(1930-40년대 유행한 펄프 픽션 잡지 속 캐릭터로, 다재다능한 의사 겸 모험가)는 아니었다.

탐정 소설 잡지에서는 경찰과 탐정들이 단서 한두 가지를 보고선 모든 것을 꿰어 맞춘다. 사건을 말끔하게 해결해 버린다. 현실에서는, 단서야 남아돌지만, 사건 해결은커녕 더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다.

누가 봐도 살인 사건이라는 증거가 여실했지만, 희생자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면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흑인들이 죽임을 당하더라도 백인만 아니라면 아무 상관없다는 백인 사회의 지독한 이기심은 당시 미국 사회에 팽배한 인종차별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해리의 아버지 혼자 고군분투 하는 와중에 백인 여성이 두 번째 희생자로 발견되고, 백인들은 용의자로 지목된 흑인 남성을 재판조차 없이 단죄하려고 한다. 남북전쟁 이후로 칠십 년이 넘게 지났고, 흑인들은 노예 신세를 면하긴 했지만, 사실 백인들이 흑인을 대하는 방식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이 살인 사건으로 인해서 13세 소년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 하나 둘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막연히 좋아 보이던 이웃들은 저녁이면 의심 가는 흑인들을 단죄하려 하고, 냉철하고 사리분별이 확실하다고 여겼던 아버지는 한 순간에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해리가 점차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자신이 알고 있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고, 그 동안 모르고 있었던 세상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다. 자신이 안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알고 보니 너무도 낯설고 잔혹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13세 소년이라니. 하지만 우리는 모두 그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간다. 물론 살인 사건과 인종 차별과 편견으로 점철된 어른들의 모습을 통해서 성숙해지는 해리의 경우는, 어린 소년에게는 조금 잔혹한 성장 동화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리에겐 그 어떤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 현명한 아버지가 있었다. 백인이든 흑인이든 온전히 한쪽으로 치우친 사람은 없다고, 좋은 사람도 있고, 몹쓸 사람도 있는 거라고, 중요한 건 피부색이 아니라고 말이다. 이 작품은 분명히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는 작품인데, 이상하게도 범인이 누구인지 보다 그 과정에 더 마음이 가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그리고 스릴과 재미 보다는 뭉클하고 애잔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 다는 점에서 오래 기억에 남게 될 것 같다.

 

 

r*******n 2016.10.03.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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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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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모두가 조금씩 힘든상황이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의 입장따윈 모를뿐 그저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기에도 바쁜때 우연한 일로 숲속에서 길을 잃은 소년 해리와 여동생 톰은 저지대에서 묶인채 잔인하게 난도질당한 흑인여자사체를 발견하게 된다. 마침 소년 해리의 아버지는 마을에서 경관의 일도 맡고 있을때여서 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그 사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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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모두가 조금씩 힘든상황이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의 입장따윈 모를뿐 그저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기에도 바쁜때 우연한 일로 숲속에서 길을 잃은 소년 해리와 여동생 톰은 저지대에서 묶인채 잔인하게 난도질당한 흑인여자사체를 발견하게 된다.

마침 소년 해리의 아버지는 마을에서 경관의 일도 맡고 있을때여서 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그 사건을 조사하는 아버지의 일에 관심을 갖게 된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은 링컨이 노예를 해방한지 50년이 지난 후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흑인을 인간이하의 그 무엇으로 취급할뿐 아니라 흑인이 백인을 대상으로 저지른짓에는 재판따윈 필요없이 즉결심판처럼 반드시 보복이 따라 잔인하게 도륙하는 일이 횡행하고 그것이 죄라는 인식조차 없던 시기였다.

그나마 마을사람들에게 다행인것은 발견된 여자의 사체가 흑인이었다는것이지만 해리의 아버지는 백인임에도 다른 사람들과 달리 조금은 깨어있는 사람이자 흑인도 정당한 법절차를 밟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기에 그 사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흑인을 옹호한다는 의심을 사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된다.

자신이 발견한 사체에 대한 일종의 도덕적 의무감도 생긴 해리는 아버지를 졸라 사체를 조사할 때 동행을 하고 그 과정에서 죽은 흑인여성이 잔혹한 짓을 당했을 뿐 아니라 일반적이지않은 형태의 흔적을 봐서는 범인이 보통의 사람이 아닌..어쩌면 또다른 살인사건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렇지만 이렇게 잔혹한 살해사건에도 해리의 마을은 고요하기만 하다.

피해자가 흑인이라는 이유로...심지어는 다른 관할의 경관이자 아버지의 어릴적 친구였던 사람으로부터  더 이상의 조사에는 손을 떼라는 경고를 가장한 협박을 받게 되고 심지어는 당시에 활약했던 kkk단이 방문을 받는 일촉측발의 순간이 오기도 한다.이러한 때 처음에는 흑인인줄 알았던 여자의 사체가 백인임이 들어난 또다른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죽은 여자의 지갑을 주웠다는 이유로 한 흑인이 용의선상에 오르면서 마을에는 점점 더 긴장감이 흐르게 된다. 

누구봐도 늙고 지친 노인이라 젊은 여자의 반항을 제지하고 묶을수 있을만한 기운이 없다는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겁에 질려 몰려든 백인들에게는 힘없는 희생양이 필요했고 그런 희생양의 조건에 딱 맞는 흑인 노인은 잔혹하게 처형된다.

백인이라는 인종적 우월감에다 죄를 지은건 무조건 흑인이라는 오래된 편견,거기에다 절대다수의 힘이라는 폭력을 앞세워 저항하지도 못하는 노인을 잔인하게 죽이면서 스스로는 정당한 일을 한다는 합리화를 하지만 얼굴을 가리고 뭔가를 뒤집어 쓰는 모습에서 그들 내면에서는 의심과 죄책감 혹은 수치심이 존재했다는 걸 짐작할수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꼿꼿하고 정의로웠던 해리의 아버지 역시 엄청난 심리적 내상을 입고 휘청거리게 되지만 무엇보다 어린 소년의 눈으로 봐도 무조건 흑인들이 한 짓이라는 맹목적이기까지한 사람들의 믿음과 이상하기만 한 이 사건의 처리방식에 해리는 의문을 가지게 되고 스스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각도 못한 추악하기 그지없는 과거들이 밝혀진다.

얼핏봐서 조용하고 점잖은 사람들만 대대로 살아가는 것 같던 마을이지만 대를 이은 폭력이라든가,경멸하고 인간이하로 취급하던 흑인들과 남몰래 정을 통하고 심지어 애를 낳기까지 하면서도 겉으로는 신사인척 숙녀인척 위장하던 마을 사람들의 치부가 드러나면서 사건의 진상이 밑바닥부터 뿌옇게 떠오르기 시작한다.

잔인하기 그지없는 연쇄살인과 그 사건을 둘러싼 추악한 진실들 마침내 드러나는 범인의 진상...이 모든걸 아직은 어리다고 끼워주지도 않던 어린 소년과 소녀가 편견없이 그저 드러나는 증거와 정황을 통해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했을 뿐 아니라 늘 우상이자 굳건한 나무같이 의지했던 아버지 역시 좌절하고 상처받으면 흔들리기도 하는 약한 인간이라는 것을...그런 아버지여도 여전히 자신의 우상이자 사랑하고 있음을 소년이 깨달으면서 정신적으로 한뼘 더 자라게 되는 모습을 그린 소년의 성장소설 `밑바닥`

소년과 마을사람들입을 통해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염소인간의 실체를 보면서 결국 이런 전설이나 괴담따위보다 어디서든 숨어드는 잔인하기 그지없은 인간의 악의나 편견에 사로잡힌 대중의 광기보다 더 무서운건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가독성도 좋고 짜임새있는 전개도 좋지만 목가적인 풍경과 대비되는 잔인하기 그지없는 사건을 통해 사건의 본질속에 숨어있는 인종차별과 인종증오라는 감정이 얼마나 불합리하고 어리석은 감정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y******0 2016.09.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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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 조 R. 랜스데일
"밑바닥 - 조 R. 랜스데일" 내용보기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베스트셀러 작가 "조 R. 랜스데일(Joe R. Lansdale)"이 2000년에 발표한 작품 "밑바닥(The Bottoms)"입니다. 이 작품 "밑바닥"은 출간즉시 대중과 평단, 동시에 찬사를 받으며 뉴욕 타임즈의 주목할 책에 선정됨과 동시에 '대실 해밋' 상과 '마카비티' 상 최우수 작품 후보에 오르고, 2001년도 '에드거' 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요양원에서 튜브로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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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베스트셀러 작가 "조 R. 랜스데일(Joe R. Lansdale)"이 2000년에 발표한 작품 "밑바닥(The Bottoms)"입니다. 이 작품 "밑바닥"은 출간즉시 대중과 평단, 동시에 찬사를 받으며 뉴욕 타임즈의 주목할 책에 선정됨과 동시에 '대실 해밋' 상과 '마카비티' 상 최우수 작품 후보에 오르고, 2001년도 '에드거' 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요양원에서 튜브로 음식물을 섭취하며 죽음의 문턱에 서있는 여든의 노인 "해리"는 아주 오래전, 자신과 여동생 "톰"이 강의 저지대에서 흑인 여인의 시체를 발견했던 시절을 회상합니다. 순수하고 행복한 소년이었던 자신이 잔혹하고 비정한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한 그때. 자신이 알던 사람들이 모두 좋은 사람들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 시절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근심이라곤 없는 행복한 아이였다. 그때가 대공황인 줄도 몰랐고, 이발소에서 읽는 잡지 밖의 세상에 살인자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으며, 내가 읽은 잡지 속 살인자들은 그런 종류의 짓을 저지르지 않았다. 그리고 아버지는 잠시 엇나갔을지언정 신실하고 선량한 사람이었지만, 닥 새비지는 아니였다.

 

1933년, 텍사스 동부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며 지역 경관직을 맡고 있는 아버지와 주부인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넉넉하지는 않지만 행복하게 지내던 열세 살 소년 "해리"는 여동생 "톰"과 함께 숲에 너무 깊이 들어가서 길을 헤매게 됩니다. 강의 저지대까지 가게 된 "해리"와 "톰"은 우연히 나체의 흑인 여인이 나무에 매달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마을의 유일한 법 집행관인 아버지에게 그 사실을 알립니다. 흑인 여자의 시신은 기괴한 방식으로 가시철사에 의해 휘감겨있고 신체는 칼로 훼손되어 처참한 상태이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흑인의 죽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정식으로 법과 수사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은 이발사이자 농부로, 단지 명목상의 경관인 "해리"의 아버지는 범인의 실마리를 찾고 싶어 하지만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게 됩니다. 흑인 여자의 죽음이 마을의 화젯거리에서 사라질 때 쯤 또 다른 여인의 시체가 발견되고, 그 여인이 백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마을 사람들은 범인을 흑인이라고 단정하며 분노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알던 사람들이, 혹은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고 삶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에겐 과거가 있었다. 아버지가 방황하는 모습을 보았고, 한때는 어머니 역시 다른 방향이지만 방황했던 적이 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사라진 레드 우드로의 팔뚝에 문신으로 기록된 방황.

 

이 작품 "밑바닥"은 1933년과 34년 사이 텍사스 동부의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을 목격한 한 소년이 세상이 생각만큼 아름답지 않은 곳임을, 오히려 잔혹하고 비정하다는 사실을 깨달아 가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소설이자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살인사건과 그로인해 파생된 파장들을 통해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소년의 이야기는 이젠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여전히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들 중 하나입니다. 거기다 에드거 늙다리 심사위원들이 여전히 가장 선호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하지만 이 작품 "밑바닥"은 미스터리와 성장 이야기뿐 아니라 과거 미국의 인종차별을 정면으로 파고 듭니다. 그것도 아주 냉정한 시선으로.

흑인 여인의 시체가 발견된 후 마을 사람들은 어느 누구 한명 진심으로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깜둥이 하나 사라진 게 뭔 대수냐는 반응까지 나옵니다. 심지어는 백인 의사는 시신의 부검도 거부합니다. 그러나 백인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고 용의자가 흑인이라는 소문이 돌자 반응은 180도로 바뀝니다. 사람 좋아 보였던 철물점 주인같은 동네 사람들은 KKK단 두건을 쓰고 집단 광기에 빠져가게 되고,그나마 흑인들에게 우호적이었던 "해리"의 아버지 마저 광기들 속에 빨려들어가 좌절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목격하는 열세 살 소년 "해리"는 더 이상 순수한 상태로 머무를 수 없게 됩니다.

 

"내가 왜 살해당한 여자들의 가족을 하나도 안 만났는지 아니?"

나는 고개를 저었다. "하난 흑인이고, 다른 하나는 매춘부라서다, 해리. 난 모즈 말고는 잘 아는 흑인이 없어. 여러 흑인들하고 이야기하고, 그럭저럭 좋아하고, 그들도 나를 그럭저럭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난 그들을 모르고, 그들도 날 진짜로 모르기는 마찬가지지. 휴, 모즈도 잘 아는 건 아니야. 나하고 모즈는 낚시와 강, 그리고 이따금 담배 얘기나 했으니. 매춘부 어머니나 아버지하고 별로 상종하고 싶지 않아서 만날 생각을 안 했을 거야. 속을 들여다보면, 나도 다른 사람들하고 별다를 게 없지 싶다. 그리고 이거 아냐. 해리?"

"뭘요?"

"그게 마음에 걸려."

 

작가 "조 R. 랜스데일"은 국내에서는 생소한 작가이지만 미국에서는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중 한명입니다. 특히나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스릴러, 미스터리, 호러, SF, 서부극, 그래픽 노블 등 장르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작품들을 써냈습니다. 장편, 단편을 포함해서 '브람 스토커' 상을 6회나 수상하고 '에드거' 상 등 수많은 상도 수상했습니다. 얼마 전 미국에서 개봉되어서 호평을 받았던 수작 스릴러 영화 "콜드 인 줄라이(Cold In July)"도 "조 R. 랜스데일"의 소설이 원작입니다.(개인적으로 이 영화 추천드립니다. 상당히 재미있고 잘 만든 영화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돈 존슨"과 "샘 쉐퍼드"의 연기도 일품이고) 또 작가의 대표 시리즈 중 하나인 "Hap and Leonard" 시리즈도 올해 초 미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버지는 마치 우리 눈앞에서 희미하게 스러지는 것 같았다. 아버지는 내면의 어두운 바다로 휩쓸려갔고, 거기서 허우적거리다가, 허우적거림을 그만두고 아버지의 삶이라는 난파선에서 남은 널빤지에 몸을 싣고 표류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버지의 삶은 모즈라는 이름의 암초에 충돌하여 부서져 버렸다.

 

소설 "밑바닥"은 자신의 가장 행복했던 시절에 어쩔 수 없이 겪어야만 했던 비극을 회상하는 노인의 시선으로 흑백갈등, 냉혹한 현실, 분노와 차별, 무시, 증오로 형성된 집단 광기 속에서 성장통을 겪게 된 자신의 소년 시절을 이야기하는 훌륭한 성장소설입니다. 또한 인간 본성의 저 밑바닥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 본 좋은 미스터리 작품이기도 합니다. "소년시대""라스트 차일드","철로 된 강물처럼" 등의 작품들을 좋아하셨다면 이 작품 "밑바닥"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콜드 인 줄라이" 트레일러>

g*****r 2016.09.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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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운 이중적인 대중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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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에는 오래된 인종 차별이 남아있다. 지금은 다인종 국가가 되었지만, 불과 백년전만 하더라도 흑인과 백인은 한 장소에 있을 수 조차 없었다. 그런 시기에 일어났던 살인 사건은 대상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범인을 찾을 수도 있고, 찾지 않을 수도 있었다. 흑인이 죽었을 경우에는 다들 이상한 추측만 난무한다. 하지만 백인이 죽었다면 그 범인은 꼭 찾아야만 한다. 이런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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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에는 오래된 인종 차별이 남아있다. 지금은 다인종 국가가 되었지만, 불과 백년전만 하더라도 흑인과 백인은 한 장소에 있을 수 조차 없었다. 그런 시기에 일어났던 살인 사건은 대상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범인을 찾을 수도 있고, 찾지 않을 수도 있었다. 흑인이 죽었을 경우에는 다들 이상한 추측만 난무한다. 하지만 백인이 죽었다면 그 범인은 꼭 찾아야만 한다. 이런 것부터 사회적인 차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보았기 때문에 사건은 비교적 단순해지고 순수하며 직관적인 시각에서 서술되는데, 그 이면에 품고있는 사회적인 모순은 사라지지 않는다.

아직은 문명의 때가 덜 묻었던 목가적인 텍사스 동부의 모습을 배경으로 하고, 무지하고 단순했던 마을 사람들이 살았던 동네의 이야기이다. 언뜻 보면 허클베리 핀이나 톰소여의 모험과도 같은 분위기의 이야기인데, 주제가 살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 이야기가 좀 더 스릴있다. 약간 나른한 이야기 전개가 이어지기는 해도 마지막을 달려갈수록 과연 범인이 누구인지 종잡을 수 없게 된다. 덕분에 끝까지 독자를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실려있다. 고요할 것만 같은 강바닥에서 자꾸 시체가 튀어나오니 마을 사람들은 안심하고 잠을 잘 수가 없다. 아직까지 연쇄살인이라는 개념이 사람들에게 인식되지 않았던 시점이라, 범인은 조금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다. 

그저 작은 아이인줄만 알았던 소년이 이 사건을 통해서 어른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사회의 모순을 깨달아가는 과정 또한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항상 모든 것을 척척 해내는 아버지가 때로는 좌절하고 바닥까지 가는 모습에서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모든 이야기 전개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순리에 맞춰 전개하다가 갑자기 급격하게 새로운 사건을 등장시키며 그동안 있었던 모든 사건들을 단숨에 해결해버린다. 조금 급작스럽기는 해도 그리 어색하지는 않아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무지한 대중들이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새로운 생각을 하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어느정도 엿볼 수 있었다.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사회적인 편견이 한 사람의 목숨을 죽음으로 이르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섬뜩하다. 그래서 항상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공정하게 듣고 보다 폭넓은 시각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교육의 힘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이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지는 않지만, 이제는 인터넷 세상에서 어떤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일이 충분히 가능해졌다.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도록 나 하나부터라도 노력하다보면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사람들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k******8 2016.09.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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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 조 R. 랜스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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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인종차별주의자이자, 여성혐오주의자인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는데요..설마, 아무리 그래도 이런 사람을 대통령을 뽑을까? 싶었건만..ㅠㅠ정말..말도 안되는 일이 벌여졌습니다..과연 '무슬림'입국 금지공약이 실현될지....좀 걱정이 되긴 하는데 말입니다..이런 '인종차별'적인 이야기를 보면 우리는 마구 화를 냅니다..그러나 사실 우리 역시...어느정도 '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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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인종차별주의자이자, 여성혐오주의자인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는데요..

설마, 아무리 그래도 이런 사람을 대통령을 뽑을까? 싶었건만..ㅠㅠ

정말..말도 안되는 일이 벌여졌습니다..

과연 '무슬림'입국 금지공약이 실현될지....좀 걱정이 되긴 하는데 말입니다..


이런 '인종차별'적인 이야기를 보면 우리는 마구 화를 냅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 역시...어느정도 '인종차별'을 할때가 많은데요..

저는 야간근무를 하다보니, 아침에 퇴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 없는 한적한 시간....걸어가는 '백인'과 마주치면 산책하는갑다 이럽니다..

그렇지만 '동남아인'과 마주치면 저도 모르게 경계를 하는데 말입니다.ㅠㅠ


실제로 ...주위에서 이런일들 많이 겪게 됩니다..

경찰들은 성폭행범이지만, 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주 점잖게 데리고 가는 반면

동남아인들은 증거도 없는데..정황만 이유만으로 거칠게 수갑을 채우고 제압해서 데리고 갑니다.

이게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왜 이러는지..말입니다..ㅠㅠ


'밑바닥'은 1933년 '경제공황'시절을 배경으로 '해리'라는 소년의 시선으로 그려집니다.

작은 마을이라, 이발소를 경영하던 아버지가 지역경관을 맡고 있었는데요..

그의 주위에는 모두 착한 사람들뿐....그가 알던 세상은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13살이 되던 시절 그가 마주하는 현실은...

그가 아는 세상이 그렇게 아름다운 세상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는데요..


심하게 다친 개 '토드'를 안락사시키려...여동생 '톰'과 함께 숲으로 들어간 '해리'

그는 거기서 흑인 매춘부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가서 사실을 전하는데요...


사건을 수사하려고 하지만, 의사들은 '흑인'이 자신의 병원에 온것을 알면...사람들이 안 올것이라며

시체의 부검을 거부하고, 사람들은 '흑인' 한명 죽은것으로 무슨 상관이냐는 행동을 취합니다.

'해리'의 아버지는 '흑인'들의 마을에 그녀의 시체를 데리고 가지만..

그들은 '백인'경관이 자신들의 일에 껴드는것을 반가워하지 않죠..


연이어 '흑인'여성들의 시체가 발견되지만....전문수사관이 아닌지라 '해리'의 아버지의 수사는 진도가 없고..

마을 사람들은 '흑인'의 죽음에는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습니다..

그러나....드디어 '백인'여성의 시체가 발견되고...

사람들은 한 '흑인'을 유력한 용의자로 몰아 아무런 재판도 없이 끌고가 죽여버리는데요..


소설의 배경인 1930년대는 '노예해방'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시절이였고...

소년 '해리'는 자신이 잘 알던 선량해보이던 마을사람들이 'KKK'단이 되어 잔인한 짓을 하는것을 목격하므로..

자신의 생각과 달리, 세상은 아름다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말입니다..


이 작품은 '연쇄살인범'이 누구인가?는 부수적인 스토리입니다..

실제로 어린소년 '해리'의 눈으로 목격되는 '인종차별'의 현장이 주 이야기인데요..

제목처럼 인간의 본성의 '밑바닥'을 보게되는지라..아주 읽으면서 우울하고 답답했던 작품이였습니다.


현재 '흑인'들의 인권은 어느정도 보호되지만..

'트럼프'의 당선으로...'인종차별'의 대상이 '무슬림'들로 바뀐채 재현되지는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하는데 말입니다.

'트럼프'를 찍은 사람들이 많다는게...의외로 표현을 안하지만..그의 '백인우월주의'에 동의하고..

가면만 쓰면 'KKK'단으로 나설수 있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보여주니까요....무섭습니다..ㅠㅠ

s*****o 2016.12.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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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 1930년대 미국 남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성장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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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미국 남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성장 스릴러  지금도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자주 열릴 정도로, 미국 내 흑백 갈등은 여전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도 에드거 최고 장편소설 상을 수상한 조 R. 랜스데인의 <밑바닥>은 지금보다도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1930년대 초반 텍사스 동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소년 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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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미국 남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성장 스릴러

 

 지금도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자주 열릴 정도로, 미국 내 흑백 갈등은 여전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도 에드거 최고 장편소설 상을 수상한 조 R. 랜스데인의 <밑바닥>은 지금보다도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1930년대 초반 텍사스 동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소년 해리는 그 지역 이발사와 경관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는 아버지와 인자한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 톰과 함께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집에서 키우던 사냥개 토비가 다치자, 아버지는 해리에게 토비를 고통에서 덜어주라는 임무를 내린다. 토비를 안고 동생과 함께 숲을 누비던 해리는 강둑 근처에서 끔찍한 형태를 한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이 백인인 그 마을 사람들은 피해자인 흑인 여성의 죽음 자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해리의 아버지는 사건을 혼자 수사하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다른 피해자가 발견되고, 첫 번째 사건과 다른 한 가지 이유 때문에 큰 파장이 일어나게 된다. 


 스릴러 장르라고 해서 단지 범인의 동기나 범죄행각에만 초점을 맞추는 형식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 작품은 스릴러 장르 안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당시 미국의 시대적 상황을 담담하면서도 세밀하게 관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독자들은 그런 작가의 시점을 통해서 살아보지 못했던 당시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1865년 미국에서 노예제가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흑인들의 삶은 비참했다. 백인들이 키우는 애완동물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살았던 그들이 범죄의 피해자가 되어도 멸시와 비하는 이어졌다. 주인공 소년 해리와 해리의 아버지는 대다수 백인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이 행동으로까지 이어진다. 물론 해리의 아버지의 모습은 오늘날 현대인의 모습으로 보면 완벽하게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당시 현실에서 남다른 가치관을 간직한 이들을 현실적으로 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당시 미국에서 흑인들에 대한 차별과 멸시가 오늘날 완전하게 사라졌다고 말할 수 없다. 흑인이 아니어도 다른 사람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한 마을에 일어난 연쇄 살인사건을 통해서 사회와 인간이라면 마땅히 가져야할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소중히 전달하고 있다. 


 

y****7 2016.11.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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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의 분리가 만연한 시대에 가져온 날 것의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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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의 분리가 만연한 시대에 가져온 날 것의 폭력. ​ TV를 보다보면 일찍 미국으로 이민을 간 사람들의 경험담을 종종 들을 때가 있다. 그때마다 그들에게 가장 아픔을 준 사건은 서로의 피부색이 달라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점일 것이다. 지금은 많아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하고 있고, 누구나 그 장벽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발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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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의 분리가 만연한 시대에 가져온 날 것의 폭력.


 TV를 보다보면 일찍 미국으로 이민을 간 사람들의 경험담을 종종 들을 때가 있다. 그때마다 그들에게 가장 아픔을 준 사건은 서로의 피부색이 달라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점일 것이다. 지금은 많아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하고 있고, 누구나 그 장벽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발을 내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쓰라렸다.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다른 나라에서 살아본 적이 없던터라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도, 차별도 느끼지 못했지만 자국에서 떠나 타국으로 발을 디딜 때부터 사람들은 피부색이 다름으로서 느껴지는 차별을 온 몸으로 느낀다고 한다.


흑과 백의 분리가 만연한 시대에 가져온 날 것의 폭력들이 자행되던 1930년대 텍사스 동부에서 열 세살의 소년인 해리가 동생인 톰과 함께 키우던 개인 토비가 등을 다쳐 마지막을 함께 하려고 했지만 결국 두 아이들은 끝을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길을 잃어버리고, 껌껌한 밤에 집을 향해 길을 찾아 가던 중 잔혹하게 살해되어 나뭇가지에 손이 묶인 여자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늦은 밤이 되어서야 도착한 두 아이들은 부모님의 꾸중을 듣게 되었지만 오면서 보았던 흑인 여자의 시체에 대해 아버지 제이콥에 이야기를 한다.

 "그런 일 없다. 두고 보렴. 우리네 사람들은 왕겨 같아. 바람 불면 날아가고, 그대로 누구 하나 상관 않지. 누가 그 짓을 저질렀든 그 대단한 법에 걸리려면 백인 양반을 죽여야 하는 게야." - P.56


지역 전기 부서는 전선을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연결하고 있었지만, 흑인 집은 제외였다. 몇몇 흑인은 다른 집에 다 전기가 들어오고나서 한두 해 지나서야 되었고 어떤 집엔 아예 들어가지 않았다. 텍사스 동부는 다른 데보다 새로운 것이 들어오는 게 뒤처졌고, 그게 뭐든 간에 텍사스 동부 흑인들은 백인들보다 한참 지나서 손에 넣을 수 있었으며 그나마 보통은 질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링컨이 흑인들을 해방시키 지 한참 되었지만 당시 흑인들의 삶은 남북전쟁 이전과 별다르지 않았다. - P.79


1930년대는 조그만 마을에서는 행정기관이 발달하지 않다보니 해리의 아버지 제이콥은 이발사, 경관, 치안판사등 다방면의 마을일을 도우며 마을의 치안을 돌보고 있다. 무엇보다 조용한 마을에서 한 명의 시체가 발견 된 것이 큰 일 중에서도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했던 열세살 해리는 자신이 처음 발견한 흑인 여자의 시체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충격을 먹는다. 다행히 그의 아버지 제이콥은 흑인과 백인의 분리가 만연한 시대에도 서로의 피부색이 다를 뿐 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흑인 여자가 (흑인 매춘부)가 죽는 것은 별일 아니라는 생각이 팽배했고 그들은 그저 흑인은 자신보다 아래이면서 동시에 질적으로 그들과 분리되어 살아야 되는 인종이라고 생각해 왔다.


"왜냐하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지. 너도 생각해 보면 답을 깨닫게 될 거야." - P.116


(중략) 잘 들어라. 백인과 흑인 중 어느 쪽이 더 뛰어나고 나쁘고 그런 것은 없어. 무슨 인종이든 그저 남녀가 있고, 어떤 사람들은 좀더 나쁘고, 어떤 사람들은 낫지. 그 문제는 그렇게 봐야 하는 거야. 난 무식한 사람이다만 그건 알아." - p.117


흑인이 흑인을 죽이는 살인사건은 조용이 덮을 수 있지만 흑인이 백인을 죽였을 경우 그 흑인은 반드시 처단된다. 백인이 흑인을 죽였을 경우는 흑인이 흑인을 죽였을 경우와 같이 조용히 사건을 덮고 지나간다. 백인의 우월주의에 의해 흑인을 처단하는 KKK단은 미국의 우월주의가 얼마나 사회에 만연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예다. 이전에 도리스 레싱의 첫작품인 <풀잎은 노래한다>(2008,민음사)를 통해 인종적인 차별에 대해 깊이 느낄 수 있었지만 <밑바닥>이야 말로 1930대의 대공황의 기운이 느껴졌던 그 시대를 완연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당연하지. 하지만 다들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 흑인 매춘부라면 사람들은······ 본인이 자초한 일이라 여긴다고. 흑인이 저지른 짓이라면, 그냥 흑인 여자 한 명이 줄었을 뿐이니 몸 버린 여자 일에 뭘 마음 쓰고 안타까워할까. 만약 백인 직이라면, 그럼 그냥 내러버두기를 원하겠지. 그 사람들은 백인 남자라면 흑인 여자와 뭐든 재미 좀 본들 무슨 상관이냐고, 어떤 식으로든 대가를 치러선 안 된다고 생각할 거야. " - p.128~129


조 R. 렌스데일은 인종적 차별이 주는 날카로움을 그려냈고, 열세살 아이의 시선으로, 어른의 시선으로 백인의 시선으로, 흑인의 시선으로 다채롭게 씨줄과 날줄로 묶어 하나의 서스펜스적인 이야기를 묶어냈다. 무엇보다 가장 이상적이면서도 인간의 가장 추악한 면을 날렵하게 그려낸 것은 물론 시간이 지나 그들의 모습까지도 완벽하게 나타낸 것이 가장 좋았다. 이 사건을 통해 해리는 성장했고 훗날 그는 이 사건을 오랜 시간 그의 기억 속에 남겨 두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으로 머물렀던 시기의 해리까지 볼 수 있었던 시간이다.


시대의 폭력이 자행되던 그 시기를 해리는 잊지 않았고, 사람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행했던 일이었지만 조용한 마을에서 일어났던 그 사건을 훗날 해리는 인간의 탐욕이었다고 이야기 한다. 기억 너머로의 시간들. 성장소설이면서도 동시에 사회적인 서스펜스가 팽팽하게 묶인 작품이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작품이다. 그 어떤 인종차별에 관한 소설 보다 더 호소력이 짙은 작품이 아닌가 싶다.

l****9 2016.09.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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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조 R. 랜스데일 지음 황금가지   9월이 가기 전에 읽고 리뷰를 작성해야만 해서 마음이 급하다. 동고 독서모임에서 읽어야 하는 책, 『사피엔스』도 한켠에 밀어두고 서둘러 읽었다. 2000년 에드거 상 최고 소설상 수상작으로 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책이라고 한다. 13세 소년 해리가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면서 겪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점차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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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조 R. 랜스데일 지음

황금가지

 

 9월이 가기 전에 읽고 리뷰를 작성해야만 해서 마음이 급하다. 동고 독서모임에서 읽어야 하는 책, 『사피엔스』도 한켠에 밀어두고 서둘러 읽었다. 2000년 에드거 상 최고 소설상 수상작으로 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책이라고 한다. 13세 소년 해리가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면서 겪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점차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소설이면서도, 1933년에서 1934년에 이르는 대공황 시기의 미국 남부의 황량하고 빈곤한 마을을 배경으로 그 안에 내재된 뿌리깊은 인종차별주의와 참혹한 연쇄살인을 다룬 서스펜스 소설이다. 『스탠 바이 미』와 『허클베리 핀』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있다고 하는데, 오히려 흑인과 백인 사이의 갈등, 인종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앵무새 죽이기』  가 자꾸 떠올랐다.

대공황의 기운이 느린 폭풍의 기운처럼 다가드는 텍사스 동부의 1933년을 배경으로 13세 소년 해리는 여동생 톰(토마시나)과 강의 저지대를 헤매던 중 잔혹하게 훼손된 흑인 여자의 시체를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희생자 젤다 메이 사익스가 흑인 매춘부라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역 경관인 해리의 아버지 제이콥 만이 혼자서 조용히 사건 수사에 몰두한다. 그러던 중에 백인 여성이 두 번째 희생자로 발견되자 마을은 발칵 뒤집히고, 백인들은 용의자로 지목된 흑인 남성 모즈를 재판 절차 없이 단죄하려 하고 결국 린치를 가해 모즈를 죽이고 만다. 그러나 모즈는 범인이 아니였고, 피부색보다 더 깊이 파묻힌 진실은 그 추악한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연이어 미스 매기와 루이즈 캐너튼 부인 등 다른 피해자들이 속출하기에 이른다.

주인공이자 화자로 글을 이끌어가는 소년 해리는 여동생 톰과 함께 숲을 누비며 천진난만하게 살아가는 시골 소년이다. 지역 경관이면서도 이발과 농사를 부업으로 하는 아버지 제이콥은 해리에게는 절대적인 존재이고 어머니는 헌신적이고 아름답다. 또한 따뜻하던 마을 사람들은 살인사건이 떠오르면서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웃들은 저녁이면 하얀 두건을 쓰고 KKK단이 되어 흑인들을 단죄하려 하고, 냉철하고 사리분별히 확실하다고 여겼던 아버지는 한순간에 자신감을 잃고 밤마다 울거나 술독에 빠져서 이성을 참지 못하고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해리의 외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해 탐정단을 구성하게 되고, 뜻하지 않게 톰이 납치되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염소인간인 줄 알고 공포에 떨었던 인물은 바로 모즈의 아들인 텔리로 극적인 상황에서 텔리의 도움을 받게 된다.
촘촘한 심리묘사와 탄탄한 추리적 구성, 그리고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평단의 극찬을 받았으며, 현재 「몬스터」의 제작자 브래드 와이먼과 「내 생애 최고의 경기」를 감독했던 배우 빌 팩스톤과 함께 할리우드 영화화가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영화로 관람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저자인 조 R. 랜스데일은 영화 「콜드 인줄라이」의 원작자이며 무려 8회에 이르는 브람스토커 상을 수상한 바 있다고 한다.

2016.9.26.(월)  두뽀사리~ 

i***2 2016.09.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