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 때까지 누가 나에게 가장 재미있게 본 소설을 물어보면 주저없이 말했던 책이다. 그 당시만 해도 일단 이 10권의 분량에 달하는 방대한, 역사까지 아우르고 있는 이 책을 읽었다는 자부심 아닌 자부심이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요 또 한편으론 실제 재미있기 때문이다. 나는 소설이라면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치있는 소설이 되기 위해선 여러 지식도 담고 있어야 하겠고 좋은 생각이나 사상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단지 흥미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뭔가 남길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소설이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말로는 쉽지만 재미와 교훈, 지식, 긍정적 사상, 가치관 등을 모두 담고 있는 것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나는 장길산을 그러한 요소들을 모두 담고 있는 소설의 하나로 자신 있게 소개한다. 사랑 이야기도 있고 의리와 배신이 있고 신념이 있다. 제각기 다른 무기를 쓰는 독특한 캐릭터들의 활극도 있다. 대결구도 또한 신분 제도로 비롯된 갈등이라는 점에서 더없이 명확하고. 조선이라는 역사적 배경으로 그 시대에 대해 알게 되고 많이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소설이다. 한마디로 갖가지 요소들의 종합선물세트 라고나 할까? 좀 야한 장면들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소설을 더 맛깔스럽게 만드는 양념이라고 생각한다. 최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