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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그런 곳이 알래스카밖에 없겠지만, 특정 시즌에 온 나라가 백야를 맞이해야만 하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에서는 불면증이란 게 특별히 신경이 약한 사람이나 시달리는 질환일 것이다. 노르웨이에서 상당히 화제를 모았던 원작을, 배트맨 시리즈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알래스카를 무대로 리메이크한 영화이며, 여기서의 '불면'은 극의 공간적 배경 외에도, 수단과 목적 사이의 갈등, 개인적 가치와 직업 윤리의 상충, 고의와 과실을 가르는 종이 한 장격의 기준을 두고 벌어지는 양심의 가책 등 모두를 상징하는 단어이다.
줄거리 요약은 스포일러이니 생략하고, 우선 영화에서 드러나는 인물 간의 대치 모습이 (안 그럴 거 같았는데^^)매우 원색적인 점이 특이하다. 업무 이전에 인간적인 증오심을 주된 동기로 대립하는 윌과 나이백, 죽어가면서 윌을 일말의 의심 없이 원망해대는 햅 형사(윌의 죄의식을 희석하는 한 장치로 둔 것이라 추측함), 청소년에 대한 더러운 육욕을 거침 없이 드러내고 살인도 합리화하는 작가 핀치, 악마적 계산으로 딜을 제의하는 핀치에 대해 (정의감 以前에) 원초적 거부감을 거리낌없이 드러내는 윌의 모습 등 영화의 내러티브는 관객의 感傷을 허용하지 않는 하드보일드 피치이다. 마지막 장면 엘리(힐러리 스웽크 분)가 죽어가는 윌을 (놀랍게도) 이해하려 드는 장면은 그래서 약간 감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요소는 바로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이다. '아니 저 인간이 저런 작자였어?'같은 배신감까지 느끼게 할 정도로(^^), 우리가 아는 그 로빈 윌리엄스가 맞나 싶게 배역에의 철저한 몰입을 보여 준다. 대배우 알 파치노가 오히려 그 빛에 가려지는 느낌인데, 사실 아동용 영화에 그토록 단골로 출연할 수 있는 것도 예사 역량으로 될 일은 아니어서, 이 배우는 차라리 그동안 과소평가받아 온 게 아니었나 싶었다. 결국 드러난 이미지나 라벨에 맞추어 기계적으로 판단, 평가하는 멍청한 관객의 분위기에 그동안 너무 휩쓸린 것 아니었나 하는 짧은 자성까지 하게 하였다. ps 미국에서는 알래스카 하면 대뜸 '촌스러움'의 이미지부터 떠올리는데 다분히 그 점을 의식해 여기 나오는 대부분의 현지인(역)들이 또 그런 분장에 복장을 하고 출연한다. 근데 실제 그곳 사람들도 그런 걸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며, 실제로 재작년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경우 이를 이미지메이킹에 이용하는 영리함까지 보였다. 우리 같으면 대번에 발끈해서 들고들 일어날 껀덕지였을 텐데 말이다. 개인의 존엄과 개성보다 소속 집단의 명예를 더 중시하는 미개인들(내세울 게 없으니 그럴밖에)의 마인드하고는 차이가 많다는 걸 이런 걸 봐도 느낄 수 있다. ps 2 힐러리 스웽크 짜증나게 생겼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