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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이라는 이름은 워낙 다양한 곳에서 거론되는지라 새롭지 않지만 철학사적으로 존재감이 큰 사람이라 막상 플라톤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껏 배운 내용들도 철학 조금, 법과 정치 조금, 미학 조금 이렇게 단편적인 지식들 뿐이었다. 내용이 짧고 쉬워 깊이는 깊지 않지만 플라톤의 생애와 사상을 개괄하기에 괜찮은 책이었다. 게다가 대화식으로 써 있고 가상의 플라톤이 직접 대답해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 잘 읽힌다. 철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나 중, 고등학생이 읽어도 무난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보인다.
책 전체의 기반이 되는 것은 대화법과 지식에 대한 것이다. 이 책에서 플라톤은 소크라테스 대화법의 열렬한 신봉자로 그려진다. 누군가 제시한 의견(가설)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철저한 추론과 논증의 과정을 거쳐야만 지식이 된다. 플라톤은 젊은이들이 정치를 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아카데미아에서 추론의 기초인 수학(천문학, 문답법)으로 철저히 기초를 닦아주고 철학을 배우도록 했다. 지금으로서는 수학과 철학은 전혀 동떨어진 학문 같아 보이지만 이 두 학문은 추론이라는 영역을 공유하고 있다.
정치가 먼저인가 철학이 먼저인가, 교육이 정치의 도구인가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시대에는 동양이건 서양이건 정치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하니 시대가 준 영향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간다. 책에 "공공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법을 제대로 만들 수 없다"는 구절이 나온다. 정치를 하고 법을 만드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대학교에서 정치철학을 배우고 플라톤의 사상을 공부했을텐데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공공선보다는 소수 기득권층을 위해 법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 아는 것을 실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일부 정치가들에게 '공공선'이라는 것은 머리 속에나 존재하는 이데아에 불과한 것일까. 플라톤에 따르면 이데아는 현상계에 반영되기 마련인데 이상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