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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금요일의 과음 때문에 애매한 상태가 찾아왔다. 무라카미 류의 '라인'은 몇달 전부터 이런 경우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주에는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이런 경우를 위해 헌책방에 들려야겠다.
머리는 맑은데 몸이 무거운 날이다. 책에선 어떤 친구가 이혼을 당하고 있다. 사진을 좋아해 사진 관련 일을 하는 얌전한 친구는 우연한 기회에 화려한 여성과 결혼 했나보다. 그 친구는 너무 얌전하게만 사는 것도 좋지 않다는 회사 여사장의 권유로 한달에 한번씩 매춘부를 만나고 있다. 그 취미는 결혼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SM 플레이를 즐기는 중이다.
아내에 대한 소문은 이런 것이다. 그의 아내는 원래 어느 유명인의 애인이었는데, 어떤 이유로 그와 결혼하게 되었다. 최근의 소문은 그 애인과 관계된 일로 아내가 자신과 이혼하려 한다는 것 이었다. 아내는 그는 받을 수 없는 전용전화를 가지고 있다. 그때 전화 케이블만 보아도 그 케이블을 통해 전달되는 내용을 읽을 수 있는 여인의 존재에 관해 듣게 된다. 만약 그 여인을 만날 수 있다면 아내가 전용회선으로 어떤 통화를 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된 책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연히 만난 TV 프로듀서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매춘부와 그 매춘부를 유인해 살해하는 남자. 어릴때부터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여인은 애인의 골프채에 두들겨 맞고 새벽 편의점을 헤매는 중이다.
케이블의 소리를 읽을 수 있는 유코에게 정신과 의사는 (소설에서만 볼 수 있는)음란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지하철에서 성욕을 느끼면서 그녀는 자신의 증세가 고독 때문임을 깨닫는다. 적어도 잠자리를 통해 그녀는 타인과 즐거움과 만족을 공유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모두 고독하다. 각자에게 고독할 이유가 있었고 지금껏 고독한 이유가 있다. 정상적이지 않은 가족과 믿고 의지할 친구와 애인의 부재가 공통점이다. 일반인들에게는 꽤나 낯선 풍경이다.
현대인들에게는 공통의 문제가 있다. 모두가 자신의 고독에 시달리다보니 타인의 고독까지 떠안을 여유가 없는 듯 하다. 그런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은 왜곡된다. 이 책의 사례들이 신기하게 보이면서도 그들과 나 사이에 어떤 끈이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작가는 이 작품이 실제 인물을 배경으로 씌여졌음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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