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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 인도의 무엇을 그렸을까 와 어느 나라사람이 쓴 인도에 관한 글인지 궁금했다. 저자의 이름이 세노 갓파라는 좀 익숙하지 않은 이름과 인도 스케치여행이라기에 더 궁금했다. 막상 보니, 의외로 일본 작가였다. 그것도 1985년 일본에서 나온 책, 우리나라에는 2008년에 번역되어 나온 책. 명작도 아닌 이런 여행서적이 우리나라에 소개되기까지 상당한 기간(23년)이 흘렀다. 왜 철 지난 이런 책을 번역했을까? 라는 의문과 몇몇 분의 평가를 보니 여행기로써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받고 있는 책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물론 이 책을 지금 여행에서 가이드북으로 삼기에는 상황(물가, 시설 등)은 많이 변했고, 저자의 성향 등 많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인도 가이드북이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인도를 알려주는 여행의 수필이라고 보면 상당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정말, 그의 그림에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한 노력들과 놀랄만한 그림, 왜 이런 책이 진작 번역되어 나오지 못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정보를 모으기 위한 그의 노력들과 어울려 인도의 다양한 면을 간단히, 잘 소개하는 글이어서, 과거에 내가 보았다면 나의 여행에 더 많은 도움을 주었을 만한 책이다. 인도의 관광지와 일상적인 모습을 담았기에 더 정겹게 느껴졌다. 여행에는 배낭 하나 짊어지고, 적은 돈으로 알뜰살뜰하게 하는 배낭여행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여행이 있다. 여러 가지 여행의 형태에서 자신만의 여행이 좋은 여행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런 책들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책의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모든 여행은 나름 장단점을 지닌다. 그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가가 여행의 참 맛이 아닐까 인도에서도 점점 사라지는 것이 많아지는 것 같다. 왜 우리는 인도라는 이국으로 향할까? 무엇을 보기 위해 얻기 위해서 이 광활한 대지를 떠돌아 다니는지? 의문투성이다. 나는 왜 인도로 향했을까? 라는 의문도. 인도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의 패기와 고생, 중년들의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는 여행 등, 많은 사람들이 꿈을 꾸며 인도로 향한다. 그리고 그들만의 소중한 인도를 창조하는 것 같다. 인도가 너무 좋아지는 사람들, 인도가 너무 싫어지는 사람들. 그는 주로 대도시와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여행을 했다. 가족들의 안전에 대한 염려 때문에 돈을 많이 드려서 좀 고급스럽게 인도를 여행했다. 하지만, 그가 모은 정보는 책의 두께에 비해 어떤 인도에 관한 책보다 풍부하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글과 그림으로 인도의 문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그의 그림은, 사진이 담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그림의 세세한 표현과 짧은 글은 실상을 더 잘 보여주는 것 같다. 그가 가본 호텔의 정보는 시간의 경과로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지만, 많은 호텔이 지금도 남아있고, 배낭여행객으로써 접하기 힘든 고급호텔의 모습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렇지만, 과연 특별한 추억 만들기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호텔에 묵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실제로 이 인도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이 적은 경비로 여행하는 젊은이들이기에. 하지만, 너무 싸게 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 장기적인 여행이 아니면, 항공권의 가격이나 기타 부수적인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과 그러기에 두 번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일들에 돈의 제약을 너무 받으면 충분히 느끼고,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인도에서 중급 정도의 숙소와 식당, 그렇게 비싼 편이 아니다. 단지 상대적인 물가의 수준에 의해 비싸게 느껴졌을 뿐이다. 우리나라에는 일본인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방랑”이 소개되어 비교적 호평을 받고 있다. 같은 인도지만, 갓파의 인도와는 좀 다른 느낌이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방랑이라는 이미지, 하지만 인도는 다양한 천의 얼굴을 가진 존재이다. 누구에게나 같은 인도이면서도, 다른 인도이다. 우리들만의 이미지의 인도만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인도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다. 그 속에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기에 더 인도스럽고, 우리를 이끄는 것 아닐까. 인도의 다양한 모습을 바라보기가 인도 바로보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도에서 관광객의 시선보다는 함께하는 모습으로 그 사회 속에 들어가면, 정말 다양한 인도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주요 관광지를 조금밖에 소개(?)하고 있어 못내 아쉽다. 더 많은 곳,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책을 한국인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저도 한때 인도의 바람을 가르며 거리를 떠돌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나이는 사람을 변하게 하지만, 그때의 나의 모습은 항상 내 마음에 자리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방랑과 방황은 젊은이의 특권은 아니지만, 젊은시기가 아니면 누려보기 힘든 경험이 아닌가 합니다. 갓파는 조심스러운 여행을 했지만, 그가 바라 본 인도는 큰것 같습니다. 여러분 인도를 한번 만나보시기를, 삶의 다른 면을 발견하고, 자기를 발견할지도 모르는 일, 행하라 그럼 얻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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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사진이 함께 실려있는 여행기는 많이 보았지만 이책은 내게 너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책이 일본에서는 1985년에 출간되었는데 15년만에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왔다고 했다. 출판 계약을 하는데 1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는데, 이는 세노 갓파가 해외 출간에 아주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한다. 20년도 더 된 옛날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현재의 인도 여행기들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만큼 내용면에서 매우 훌륭한 것 같다.
세노 갓파는 두번의 인도 여행을 통해 이 책을 완성시켰다. 몇 개월에 걸쳐 인도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그가 머물던 호텔방을 세밀화로 표현했는데 정말 인상적이다. 위에서 내려다 본 각도로 사물의 위치를 표시했고 침대와 커튼의 색깔까지도 꼼꼼하게 적어뒀으며 자로 재서 대략의 크기들도 표시해 두었다. 방뿐만 아니라 사원의 모습이나 거리와 사람들의 모습마저도 세밀하게 그려 마치 그곳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곳들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담겨 있어 인도의 곳곳을 여행하고자 하는 이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고 싶어하는 곳, 바로 인도. 나도 언젠가 그곳에 꼭 가보고 싶다. 그때는 나도 저자인 세노 갓파처럼 나의 느낌과 그곳의 풍경을 나만의 방법을 이용해 남겨오고 싶다. 그게 그림이든 사진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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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집어들게 된 이유는 전적으로, 표지에 그려진 정교하고 예쁜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인도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알고 싶다는 생각도 별로 해본적이 없다. 고대 인도 신화라면 확실히 관심대상 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신화가 아닌 현실속의 인도라는 나라는 나에게 있어서 그저 물이 더럽고 소가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며 아직도 신분제가 남아있는 외국의 어느 나라, 정도로만 인식되어 있었을 뿐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니었다. 여행기를 읽고 싶다는 기분보다는 순전히 이런 멋진 그림이 곁들여진 책을 펼쳐보고 싶다는 충동에 가까웠는데, 그런데 처음 몇페이지를 읽는동안 서서히 눈이 휘둥그레지게 하더니, 다 읽고난 지금은 정말로, 절실하게, 인도에 가보고 싶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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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는 등 몸소 체험한 값진 여행에 대한 추억을 정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대부분의 여행 에세이는 주로 저자가 찍어온, 혹은 출판사쪽에서 취재한 사진과 글이 적절하게 고루섞여 여행에서 얻은 감상을 독자에게 전해준다. 그러나 <세노갓파의 인도 스케치 여행>은 앞서 언급한 전형적인 여행에세이와 사뭇다른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인도에서의 감동을 전했다. 바로 저자 세노 갓파가 손수 스케치한 그림들이 사진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정밀하고 사실적인 사진을 스케치보다 더 선호할지도 모르나, 2페이지에 한번꼴로, 특히 하나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그냥 대충 백과사전이나 인터넷에 있는 사진을 모사하는게 아닌 직접 찾아가는 그의 투혼이 인상적이다. 그의 열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대부분의 여행객들뿐만 아니라 인도내에서도 힌두교가 아니면 겐지스 강에 발끝도 대지 않고 플래쉬 두세방만 터뜨리며 사진찍기가 전부일텐데 직접 강물에서 목욕제계를 한 세노갓파씨의 도전력이다.
또 자신이 직접 투숙했던 호텔객실 내부를 스케치하고 그것도 성에 차지 않은 독자들도 있기 마련임을 알고 있는지 꼼꼼하게 주요 특징들과 자신의 에피소드, 감상을 적은 부분이 획기적이었다. 여행시 관광명소 못지않게 우리가 투숙하는 객실 역시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는 곳이다. 여행지를 떠나면 다시 그곳을 찾아오지 않는한 관광명소처럼 두번다시 찾아갈 수 없다. 게다가 유명지역은 다른 책자나 TV 인터넷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행전후에도 볼수 있으나, 객실은 그렇지 않다. 나 역시 여행을 다녀온뒤 그 사실을 몸소 체험했다. 여행 뒤 인화한 사진속에 한두장 섞여있는 일본민박집 사진... 내가 그곳에서 현재인처럼 먹고 자고 했던 곳이구나!란 추억이 담겨 있다. 그런점에서 인도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조차 다 체류해보지 못했을 많은 호텔 중 대부분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소개한 저자의 기록정신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더불어 우리 독자들에겐 선물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최대 장점으로 흔치않은 여행지와 날카로운 관찰력이 없으면 무심코 치나쳤을 민간인들의 모습들을 소개하고 있음을 꼽을 수 있다. 인도 내에는 쇠철장같이 생긴 세네평짜리 방이 물품보관소로 쓰이고 있고, 인도인이라면 대부분 직접 오토락샤등 차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밥통에 자물쇠를 채우는 이색적인 풍습과 인도엔 많은 인종못지않게 다양한 전통이 있음을 알게되었다.
이책을 매우 흥미롭게 읽은 탓이라 더 많은 정보를 찾으려고 웹서핑을 해 세노갓파씨의 책이 인도 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여행편도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 무려 20년전 책이지만, 현재에도 위화감이 없는 그의 작품들... 부디 세노갓파씨의 다른 책들도 우리나라에 번역되길 기대해본다.
인도를 찾는 사람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두번 다시 가지 않을 거야!" 하는 사람과 "또 한번, 아니 몇 번이든 다시 가고 싶어." 하는 사람. 나는 후자이지만, 두 번은 싫다는 사람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 (중략).... 궁합이 맞는 사람들 중에는 내가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의 열혈과를 포함해서, 그야말로 사랑에 빠진 것처럼 "어디에서 살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인도라고 답하겠어요. 인도에서 삶의 근원이 있으니까. 인도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라고 단언하는 사람도 있다.
확실히 "인도에는 근원이 있다." 하지만 나약한 나는 누가 내게 그 그원속에서 살라고 하면 뒷걸음질하게 된다. 근원과 대면하는 건 힘겨운 일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다시 인도에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셈이니, 불가사의한 매력이 있는 나라임은 분명하다. <본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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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노 갓파의 인도 스케치 여행 세노 갓파 글․그림/ 김이경 옮김/ 서해문집 직접 스케치하며 여행을 하고, 그림을 담은 여행서라기에 꼭 읽어보고 싶었다. 책을 받고 즐거웠고, 읽는 내내 즐거웠고, 책을 덮는데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글도, 그림도 모두 정성이 담긴 책이라서 느껴질 만큼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도라는 나라는 그저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을 뿐, 많은 정보가 없다. 그저 살면서 한번쯤은 방문해보고 싶은 나라. 그것도 절대 혼자가 아닌 안전한 루트를 통해 가보고 싶은 나라 (아마도 나의 마음에는 인도라는 나라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자리 잡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인도, 그리고 인도에 관한 여행서를 통해 본 인도는 그리 좋은 인상은 아니다. 인도에 가려면 무언가 많은 대비를 하고 가야할 것 같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나라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인도에 대한 그런 편견 아닌 편견을 조금은 없애주었다. 일본인 세노 갓파는 인도를 두 번 다녀오고 이 책을 썼다. 이 책에는 저자가 일본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글로,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른 책처럼 사진이 아닌 그림, 그것도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을 담고 있어서 더 특별하고 멋진 책이란 생각이 든다. 그림이 정말 사진 같고 실제 같다. 비록 흑백으로 밖에 표현이 되지 않은 그림이지만 그림만으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인도에 관한 사진은 쉽게 볼 수 있지만, 그것을 카메라의 눈이 아닌 사람으로 눈으로 표현한 그림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그런 특별한 경험을 해주었기에 좋다. 그리고 실제로 인도에 간다면 사진, 이 책의 그림, 그리고 실제의 모습을 비교해볼 수 있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으리란 생각에 흥미롭기만 하다. 인도로 출발하기 전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많은 걱정과 당부를 듣고, 약속을 하고 떠난 저자, 그러나 “온 다음부터는 내 마음대로다!”라고 표현한 그의 마음가짐이 있었기에 이런 좋은 책이 나왔으리라 생각한다. 14개 언어로 표현된 인도 화폐에 쓰여진 글이 어느 나라인지 치밀히 조사하여 책에 담은 그의 열정이 느껴지기에 이 책은 소홀히 읽혀지지 않았다. 콜카타 공항에 도착해서 소지품이 없어진 것을 알았을 때, 그는 그것을 인도라는 나라에 대한 편견으로 삼지 않고, “인도식 환영”이라고 해석하지 말자라고 스스로 다짐하며 인도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편견, 읽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지 않으려 했다. 이 표현 외에도 글 곳곳에 그런 저자의 마음이 담겨있다. 다른 책에서는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인도이기에 그랬으리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담겨있는데 반해 이 책은 인도에 대한 편견을 많이 씻어버리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인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해주는 책이다. 인도는 여러 가지가 예사롭게 혼재하는 나라이지만, 철도조차도 정말 ‘인도적’이다(p.79). 지극히 인도적이다(p.79). 저자는 이렇게 인도적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를 통해 인도는 다양하게 표현 할 수 있는 나라, 또는 어떻게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혼란스러움이 있는 나라지만 인도는 인도만의 특징이 분명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호기심이 영순위가 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다(p.188). 높은 곳에 올라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에서 “유유히 스케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발은 뻣뻣하게 굳어 있다.”(p.189) 라는 표현이 재미있으면서, 저자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저자의 강한 호기심 덕분에 인도이야기가 더 재미있게 다가오는 듯 보인다. 이 책이 더 재미있는 것은 그의 재미있는 표현과 함께 그림이 주는 재미 때문이리라. 그는 자신에게 이야기하듯, 혹은 마주 앉아 이야기하듯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역사적인 사실이나 종교적인 이야기 등을 실을 때는 잘 설명해주려는 노력이 보인다. 그래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실속 있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그의 그림에는 단순히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숫자도 있다. 기차내부의 수치, 묵은 호텔 방의 온도(어떤 방에서는 그것을 잊고 온도를 재지 않았다고 적어놓기도 했을 정도로 철저히 그려 넣었다), 방값, 구입한 물건 값 등도 함께 기록했다. 그림을 정말 잘 그렸다는 생각과 함께 그림이 정말 자세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성격 때문에 성의 창문 개수까지 빠뜨리지 않고 그린다는 표현을 통해 그의 꼼꼼함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니 그의 그림이 더욱 값지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레이크 팰리스 호텔에서는 그의 그림을 본 직원들이 방값을 5분의 1도 안 되는 값으로 깎아주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p.304).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인도를 여행하면서 느낀 점, 혹은 인도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가 실린 책이 아니다. 인도의 유명한 곳을 소개하는 내용도 있지만, 인도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나 그림을 통해 인도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 책이다. 이 책이 나온 것이 20년이 지났지만 그런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인도에 대한 세노 갓파의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인도에 간다면 꼭 이 책을 가져가리라. 그리고 이 책의 그림과 실제모습을 비교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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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인도 여행을 하며, 나는 인도를 일기장에 담고, 사진에 담고, 내 마음에 담았다. 하지만 인도를 그림으로 담을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나는 그림을 못그린다고만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사실 그림은 잘 그리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내 눈에 비친 그곳을 나만의 생각을 담아 표현해내면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여행 스케치 노트>라는 책을 읽다가 더 많은 책을 검색해보는 과정에서였다. 그런데 놀랍다. 저자 세노갓파는 "내 여행은 첫 번째가 1978년, 두 번째가 5년 뒤인 1983년으로 두 번 다 겨우 한 달 반의 짧은 기간이었습니다."라고 밝힌다. 이 책은 일본어판으로 1985년에 출간된 책을 이제야 번역해 2008년에 발행한 것이다. 그럼에도 그리 오래 전 여행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나의 여행과도 다를 바 없는 이야기들이 흔하게 담겨있다. 호텔의 가격만이 이상하게 생각되었을 뿐. 지금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인도의 모습에 새삼 놀라게 된다.
한 사람이 몇 년 뒤에 찾아가도 변함이 없는 게 인도다 싶지만, 반면 격렬하게 요동치는 게 또한 인도입니다.
1985년 봄, 세노 갓파
인도의 지폐에는 앞뒤에 14종의 문자로 금액이 씌어 있고, 영어와 아라비아 숫자까지 더하면 열여섯 가지로 표기되어 있다. 가이드북이나 직접 지폐를 보았을 때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 이상으로 궁금해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세노 갓파는 직접 음행원에게 각각의 문자가 어디 말인지 물어보았다고 한다. 세관원에게도 마찬가지. 세 가지밖에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었다.
사원, 기차, 상인들, 호텔 등 세노 갓파는 자신의 여행을 그림과 이야기로 남겼다. 지금도 변함없이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우다이푸르 레이크 팰리스 호텔의 경우, 비싸기도 하고, 한 달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가볼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듣고 지금껏 가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나에 비해 일단 부딪치고 보는 세노 갓파의 모습에서 여행의 기술을 배운다.
다음에 다시 인도 여행을 하게 된다면 스케치북은 기본으로 가지고 가고 싶다. 여행의 기억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느낄 때에 여행을 스케치한 노트는 사진보다 더, 일기장 보다 더, 여행을 또렷하게 떠오르게 하는 매체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으로 이런 방법으로 여행을 하는 것도 색다르고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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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책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을께 뻔하지만 그렇다고 속일수는 없는 일이니 최대한 안보이는 첫페이지 시작전 하단에 일러두기로 이 책은 무려 삼십년전 여행기임을 밝히고 있다.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에 인도를 여행한 이야기. 하지만 지난 몇십년간 인도라는 나라가 국가는 눈부시게 성장했는지 몰라도 일반 소시민의 삶은 그리 달라지지 않은 모양이다. 인도 여행책을 서너권 같이 보고있는데 물가를 직접 언급한 부분이 아니면 그리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여러차례 인도를 방문해서 거의 전역을 여행했는데 책에 나온 순서대로 살펴보면, 콜카타에서 출발해서 델리로 간후 인도 최남단까지 내려왔다가 저 북쪽의 스리나가르에서 끝이난다. 주로 데리부근 트라이앵글과 뭄바이 주변을 제외하면 인도 남부여행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프렌즈 부록 인도 전도에 저자의 여행일정을 책의 순서대로 표시한 지도^^) 이 책의 인상적인 부분은 사진 대신 디자인 미술을 전공한 본인이 직접 그린 세밀화 그림으로 모든 여행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사람이 직접 본 눈으로 사람이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관광지보다는 일반 소시민들의 가게나 이동하는 전철 칸의 모습등 일상 생활의 모습들을 그려놓은 장면이 더욱 인상적이다.
일단 인도인에 비해 돈이 많은 일본인 여행객 답게 호사스러운 여행이다. 조금만 거리가 멀다 싶으면 이동은 비행기가 당연하고 호텔은 최소한 화이브스타의 동네 최고 호텔을 이용한다. 하지만 인도인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며 인도인과 부딛쳐 직접 그들의 상황을 체험하는 등 돈많은 부자의 여행기라기 보다는 인도를 직접 체험하는 인도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여행기다. 물론 몇십년전 책이지만 내가 인도를 간다면 무엇을 보길 원하는지 내 여행의 목적은 무엇으로 할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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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나녀온지 벌써 10년이 자났다. 타지마할 앞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새천년을 맞이했었던 기억이 새롭다. 탄도린이라 불리던(기억이 맞나?) 바베큐를 앞에 두고서. 당시도 21세기가 언제부터인가 하는 논쟁과 컴퓨터 대혼란 등 세상은 참 시끄러웠었다. 그 복새 통에도 새해를 맞이하는 아그라는 참 조용했고, 야무나 강도 말없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해에 쿤쿠멜라 축제가 12년만에 가장 크게 열리는 해였고, 그것을 구경하러 세계적 연예인들이 인도로 몰려왔었다는 것 등 몇가지 이외에는 기억에 가물거린다.
기록되지 않는 기억은 이렇듯 허무하게 사라져 버린다. 기억력이 흐미한 나에게는.... 10년만에 다시 인도에 가고 싶어졌다. 북인도 중심의 여행이었기에, 이번에는 남인도 중심으로 말이다. 인도 관련 서적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 세노 갓파의 책이다. 갓파란 말이 일본의 물의신이라 했던가? 이 사람 '상선약수'의 도교적 도인 같은 사람이다. 글 속에서 수줍움이 많으면서도, 사물을 꼼꼼하게 관찰해 나가는 갓파씨의 성품이 돋아난다.
나도 예전에 스케치북을 들고 여행지를 그려보고 싶어 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형편없는 그림 실력 때문에 한장만에 포기했지만, 여행지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해는 할 수 있다. 더구나 작렬하는 태양 아래서, 사진기의 유혹을 뿌리치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여행을 즐길수는 있지만 말이다.
그림을 통한 여행기는 이전에 박재동화백의 실크로드 여행기를 읽은 적이 있다. 박재동 화백이 실크로드의 삶의 모습을 그리는데 열중했다면, 특이하게도 갓파씨는 호텔이나 열차 그리기에 아주 관심이 많다. 그렇게 세세한 그림을 그리다니, 참 대단한 분이다.
그러나 그림만이 책의 전부는 아니다. 여행기의 내용 자체도 그의 품성답게 과장하거나 현학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인도의 감성을 적절하게 전달해준다. 특히, 남인도 여행을 구상하고 있는 나에게는 이 기행문의 상당수가 남인도에 할애되고 있어 더욱 좋았다.
30여년전에 인도를 한달반의 기간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는 것은 갓파씨가 일본인이기에 누렸을 행운이다. 그러나 만약 나에게 그런 행운이 있었다면, 나는 아마 연일 이어지는 술의 향연에 대한 기억 밖에 남지 않았을 것이다.
글로 추측하건데, 여행 중의 갓파씨는 50대다. 그렇다면 아직 나도 나만의 여행기를 만들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내년에 예정대로 여행을 갈 수 있다면, 나름대로의 인도 여행기를 만들어보자.
결론적으로 갓파의 여행기는 인도 여행을 꿈꾸는 분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실용 여행서는 아니지만, 인도에서 무엇을 만날 것인지, 어렴풋한 상은 잡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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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인도 이야기
놀라울만큼의 꼼꼼한 스케치와 빼곡히 들어있는 글들의 특징이 금새 파악되면서 세노 갓파의 눈과 귀 그의 손을 통해 만나게 될 인도에 이미 빠져들었다. ‘세노 갓파의 인도 스케치 여행’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 세노 갓파가 천의 얼굴을 가진 광활한 대륙 인도를 여행하며 마치 건축 도면을 그리듯 세심하고 정교하게 인도의 자연 환경과 건축물, 그리고 인도인의 생활상을 스케치한 인도 여행기이다. 저자는 일본 고베 출생으로 그래픽 디자이너를 거쳐 독학으로 무대 미술가가 된 조금은 엉뚱하고도 독특한 인물이다. 본업은 무대미술가이나 독특한 그림과 함께 재미있는 여행기를 쓰는 에세이스트로, 베스트셀러의 작가로 더 유명하다. 세노 갓파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지만 그가 특이하고 엉뚱한 사람이라고 느꼈던 부분은 일본 전설속의 요괴란 뜻을 가진 그의 이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책을 보면서 난 세심하고 꼼꼼한 묘사의 글과 그림으로 점점 그의 매력에 빨려들고 말았다. 갓파의 묘한 매력의 글과 그림은 일반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만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콜카타 공항에 도착해서 짐가방을 잃어버리고, 택시비용때문에 택시기사와 실랑이를 벌였던 아주 사소한 일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의 인도 여행기는 출발한다. 인도의 10루피짜리 지폐에는 무려 14가지 언어가 인쇄되어있는데 인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한 두가지만 알아보는 장면에서는 참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나라 땅의 32배에 가까운 인도는 땅이 넓은만큼 민족과 문화가 다양하고, 풍토나 습관도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나라이다.
인구의 83%가 힌두교도인 인도인에게 가장 성스러운 곳은 바라나시이다. 언젠가 TV에서 바라나시강에서 목욕을 하고 기도를 올리는 인도인을 본 적이 있는데, 그들에게 그 의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성스러운 의미가 있었고, 축복이란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이유로 바라나시는 힌두교도라면 죽기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가보고 싶은 성지인 것이다. 힌두교 사원의 건축 양식을 그렇게 정교하게 스케치했을 것이라곤 상상을 못했기 때문에 그의 스케치는 나를 계속 놀라게했고, 사람들의 표정이나 일상적인 풍경등에 이르기까지 그의 그림은 모두 작품이었다.
헤이안 시대의 찬드라 왕조부터 무굴제국의 제6대 아우랑제브시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았던 건축물중에 카주라호의 사원을 비롯해 미투나 상, 아프사라스 상, 타지마할, 파테푸르 시크리에 이르기까지 스케치를 해가며 역사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던 부분도 책을 보며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인도에 관해서 어느 한 부분 빼놓지 않고 역사, 문화, 생활양식과 또 현재 사람들의 사는 모습들까지 스케치하고,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성격이 어떨지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하면 빼놓을수 없는 카스트제도와 우리나라에선 카레로 더 유명해진 델리와 인도의 아버지 간디이야기도 아주 흥미로웠고, 인도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륜 택시 오토릭샤도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침묵의 탑이 있는 뭄바이, 빅토리아 터미널역과 골콘다 성, 차르미나르, 첸나이, 에캄바레스와라 사원의 고프람, 카일라사나타 사원, 바이쿤타 페루말 사원, 바라다라자 사원의 고푸람, 마하발리푸람의 해안 사원, 미낙시 사원의 전경등을 소개하는 부분에선 자세한 설명과 함께 사진으로도 이만큼 정교할 수 있을까싶을 정도로 스케치를 보는 흥미로운 마음이 이미 내 마음속에 가득했다.
인도의 최남단을 거쳐 아잔타 석굴, 엘로라, 우다이푸르, 자이푸르, 마지막 최종 목적지인 스리나가르에 이르기까지 볼거리로 가득했던 새로운 인도여행에 이번에는 세노 갓파의 스케치가 더해져서 정말 인상적인 여행이 되었고 또다른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인도는 알면 알수록 신비한 대륙이었고, 광활한 영혼의 땅이라는 내 생각이 맞았다. 그리고 인도 스케치 여행에서 주인공인 인도 못지않게 내게 흥미롭고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부분은 세노 갓파의 인도 구석구석을 정밀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던 스케치였다. 세노 갓파의 스케치를 만났다는 사실이 인도를 한층 더 가깝게 느낄수 있었고, 그와 함께여서 이번 인도 여행이 더욱 행복했다고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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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인도란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이 책 <세노 갓파의 인도 스케치 여행>을 손에 들고 이런 생각을 해봤다. 힌두교, 어마어마한 인구대국, 타지마할, 카주라호, 아잔타석굴, 카레, 카스트제도, 중국에 버금가는 만만디……. 수많은 신들을 믿는 다양성의 나라 인도를 이런 몇 마디로 정의할 수가 있을까? 인도를 한 번 찾은 사람들은 그 마력에 빠져 두 번 세 번 연달아 찾게 된다고 한다. 아니면 극단적으로 인도를 혐오하게 되거나. 그런데 작가 세노 갓파는 1978년 그리고 5년 뒤인 1983년에 다시 인도를 찾은 것으로 보아 후자에 속하는 것 같다.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으로 무대미술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세노 갓파는 자연의 풍광도 풍광이지만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보통의 관광객들에게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대상들일 수 있는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게 그의 스케치를 통해 여실히 들어 나고 있었다. 그는 길가에서 노점을 펼치고 있는 이들에게 주목을 하고 그들의 모습을 스케치한다. 그야말로 콩나물시루처럼 사람들이 매달려 타고 가는 버스도 그의 스케치 대상이다. 또 이 책에서 계속해서 반복해서 등장하게 될 숙소에 대한 묘사 또한 일품이다. 일반 배낭여행자와는 달리 게스트하우스나 유스호스텔 같이 저렴한 숙소가 아닌 일반 호텔 혹은 이름난 호텔에 투숙하는 세노 갓파는 자신이 묵었던 호텔들을 하나하나 스케치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하루의 일정이 끝나면 자신이 묵을 숙소로 돌아와 마치 엄숙한 일과를 반성하듯, 실내의 온도를 재고 방값이 얼마며 호텔 객실 넘버를 달고 내부 묘사에 열중하는 그의 모습이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꼭 가보고 싶은 타지마할 관광을 끝내고, 델리로 가는 길에 탔던 타지 익스프레스 기차 안의 스케치에선 그의 편집증적 면모가 적나라하게 들어난다. 아마 줄자를 들고 재었는지 열차 내부의 객실의 폭과 넓이 등이 아주 자세하게 기입되어 있었다. 작가는 어느 나라에서 자신의 방식대로 여행을 하다가 스파이로 몰려서 경찰서에 끌려간 적도 있다고 했는데, 정말 누가 보면 스파이라고 의심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콜카타(캘커타), 갠지스 강의 바라나시, 미투나 상으로 유명한 카주라호, 타지마할의 아그라로 이어지는 세노 갓파의 첫 번째 인도여행은 델리에서 끝이 난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카스트 제도에 대한 이야기로 한 달 반 정도의 여정을 매조지 짓는다. ‘카스트’는 혈연 혹은 종족을 뜻하는 포르투갈어에서 유래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거의 3,0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거쳐 형성된 철저한 계급의식은 건국 30년이었던 1978년에도 여전히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었다. 특히 이성적으로는 타파해야 할 악습이라는걸 모두가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세노 갓파는 적시한다. 아울러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저자는 인도에서 현지 음식을 먹는데 주저 하지 않는다. 자신을 특별한 미식가가 아닌 일개 먹보라고 자칭하면서, 노상에서 파는 밀크티를 비롯해서 차파티 같은 인도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들을 섭렵한다. 비록 나그네이긴 하지만, 그네들의 삶을 체험해 보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선의가 좋은 결과만을 불러 오는 것만은 아니어서 장장 3일 동안 배탈이 나서 고생하기도 한다. 이 얼마나 인간적인 모습이던가, 세노 갓파 식 현지화를 위한 적응통(適應痛)이라고 해야 할까. 세노 갓파의 두 번째 인도 행은 남과 북을 관통하는 대장정이다. 델리를 기점으로 해서 파시들이(인도의 조로아스터 교도들을 부르는 표현) 경제권을 장악한 뭄바이(봄베이)를 거쳐, 데칸 고원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여행에 나선다. 하이드라바드-첸나이(마드라스)-마두라이를 거쳐 세 개의 바다(벵갈만, 아라비아해 그리고 인도양)가 만난다는 카냐쿠마리 다시 말해 인도의 최남단을 찾는 세노 갓파. 세 개의 바다의 접점이라는 상상만으로도 짜릿했다. 여전히 천일염으로 소금을 채취하고, 금속 농기구라고는 낫 외에는 거의 전부를 인간의 노동력으로 쌀을 생산하는 과정들을 면밀하게 그려낸다. 오늘날 선진기계화가 최우선시 되는 사회에서, 모두의 노동력으로 비록 소출이 적을 진 몰라도 모두가 생산에 기여를 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공동체의 모습이라고 세노 갓파는 조용하게 말하고 있다. 느리다는 것이 마치 큰 범죄라도 되듯이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우리네 삶과는 전혀 다른 신의 영속적인 신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세노 갓파는 코친-마이소르-방갈로르-아잔타-엘로라-우다이푸르-자이푸르를 거쳐 인도의 최북단 히말라야 언저리의 스리나가르에서 4월의 흰 눈을 보며 긴 여정을 맺는다. 바보와 연기는 높이 올라가는 것을 좋아한다는 표현으로 자신의 행동을 희화화하긴 했지만, 그 높은 힌두사원들의 고푸람에 오르기도 하고, 발로 하는 여행이야말로 진짜 여행이라는 믿음으로 발바닥이 다 익는 역경 속에서도 방갈로르의 스라바나 벨라골라 마을의 고마테시와라 상을 보러 나서기도 한다. 그에 스케치에 대해 책을 읽는 내내 궁금한 점이 하나 있었다. 세노 갓파의 세밀한 스케치를 보면 제법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은데 그 많은 그림들을 여행 도중에 모두 스케치를 했단 말인가? 아니면 초벌 스케치를 하고, 나중에 찍은 사진을 참조하면서 다시 그렸을까 하는 점이 참 궁금했다. 느릿한 시간을 사는 인도인들의 눈에 평범한 관광객이 아닌 세노 갓파의 비상한 호기심은 색달라 보였을 것이다. 세노 갓파가 말한대로 타인의 삶에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본인들과는 달리, 공동체 의식이 강한 신실한 힌두교도들은 간섭정신과 시니컬한 유머는 책의 다양성의 확장에 큰 몫을 해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인도에 가지고 있던 편견과 선입견을 모두 떨쳐 버리게 되었다. 아니 그런 생각들은 모두 인도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대체되어졌다. 그나저나 이런 에세이를 읽고 나면 생기는 역마살이 다시 도질 것 같아 두렵다. |